망자들의 거리
부제: 그땐 알지못했던...
사무실에 있을 지성오빠의 커피와 내가 마실 음료를 시키고는 카페의자에 앉아서 진동벨이 울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카페바닥을 기어다니는 귀신을 응시하고 있었다. 맛있어? 맛있어? 나도 한입만 줘 휘핑크림이 잔뜩 올라간 커피를 마시는 여자의 다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하는 귀신의 모습에 인상이 찌푸려졌지만 토가 나올정도로 징그럽지는 않았다. 나도 참 많이 컸다. 옛날에는 저런 귀신이랑 눈이 마주치면 고개를 돌리고 도망가기 바빴는데. 지금은 다른 남자의 다리를 붙잡으며 혀를 낼름거리던 귀신과 눈이 마주쳤음에도 참을만했다.
"저기, 죄송하지만 잠깐 시간 좀 있으세요?"
눈밑으로 다크써클이 진하게 내려오고 볼이 홀쭉하게 들어간 여자가 조심스럽게 내게 말을 걸어왔다. 다짜고짜 시간이 있냐고 물어보는 여자의 말에 경계어린 표정으로 여자를 바라보자, 여자가 다급하게 손을 내저으며 '저 이상한 사람은 아니구요, 그쪽이라면 제 고민을 해결해주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쪽 귀신볼 줄 아시죠, 없앨줄도 아시고.' 여자는 의문형이 아니라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을 했다.
"그러니까 최근에 가위에 자주눌려서 잠을 제대로 못 주무신다고요?"
"네, 처음에는 밤에만 가위를 눌렸는데, 지금은 낮에도 가위에 눌려요...제발 도와주세요."
"저도 가위눌리는 건 해결해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오빠한테 말해서 도와드릴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아직 아무것도 한게 없는데요. 저..그런데 제가 귀신을 본다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 그리고 그 퇴마를 할 수 있다는 것도요.."
"아 그건..그냥 어쩐지 여주씨라면 그럴것같았거든요. 느낌이 그랬어요."
수상한 여자의 말과 힘들어 보이는 모습에 앞자리를 내어주며 앉으라고 말을 하였다.
여자는 한달전부터 매일 가위에 눌리고 있다며 울먹이며 말을 하였다. 처음에는 얼굴도 제대로 보이지않는 어떤 하얀물체가 제 어깨를 밟고 서있다는 것만 알 수 있을 정도로 흐릿하게 보였는데, 가위에 눌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부터는 점점 그 형태가 뚜렷해졌다고 했다. 똑바로 서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물구나무를 서서 두 팔로 자신의 어깨를 잡은채로 제 얼굴을 마주보면서 입이 찢어질듯이 해가 뜰동안 웃어대고 있었다고 했다. 그 웃음 소리는 얼마나 소름이 끼치는지 온 방안이 그 귀신의 웃음소리로 깔깔깔깔깔 하고 울려퍼지는데, 귀를 막지도 못하고 눈도 감지못한채 그 귀신과 눈을 마주하며 밤이새도록 그 웃음소리를 듣는다고 하였다.
매일 가위에 시달린탓에 낮에 자기도 모르는새에 잠깐씩 졸기도 하는데, 그럴때면 그 귀신이 자신의 목을 조르며 죽어죽어 어서 피를 구해와 어서라고 눈이 시뻘개져서는 말을 한다고 했다.
여자의 사연까지 들은 마당에 미안하다고 거절을 할 수도 없어서 연락처를 알려주면서 오늘 가서 오빠에게 말을 해둘테니 내일 괜찮은 시간에 이 번호로 전화를 하라고 말을 하였다. 내 긍정적인 대답에 여자는 눈물을 흘리며 내 손을 잡고는 고맙다는 말만 반복하였다.
"어서오세요, 어제 여주한테 얘기들었어요. 저는 강다니엘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잘부탁드립니다. 저는 이해선이라고 해요."
어젯밤에도 그 귀신에게 시달린 모양인지 어제 낮에 봤을때보다 안색이 더 안좋아진 여자가 힘겹게 입꼬리를 올리며 다니엘오빠가 내민 손을 맞잡으며 자신의 소개를 하였다. 그러고보니, 아직 저 여자의 이름도 모르고 있었네. 어? 저 여자는 내 이름을 알고 있었는데 어제 분명 나한테 여주씨라고 했었는데... 다니엘오빠와 얘기를 나누고 있는 이해선씨를 바라보며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다가 어제 얘기를 하다가 내가 이름을 말해줬나보다 하고 기억을 되짚어봤다.
"지금 해선씨한테서는 특별하게 다른 기운이 느껴지지는 않는데...혹시 괜찮으시다면 이따가 집을 한번 둘러봐도 될까요?"
"네 당연히 괜찮아요. 그럼 제가 다시 연락드릴게요."
다니엘오빠는 이해선씨에게 부적을 한장 건네주며 일단은 이거라도 임시방편으로 지니고 있으라고 말을 하였다. 부적은 두손으로 받아든 이해선씨는 고맙다고 꾸벅인사를 하며 가방을 챙기며 일어섰다. '오빠 그럼 내가 여기 앞까지만 배웅하고 올게.' 뭔가 찝찝해서 이해선씨에게 물어보려고 따라서 일어서려는 다니엘오빠를 다시 앉히며 내가 갔다오겠다고 말을 하며 이해선씨와 함께 사무실을 나왔다.
"다니엘오빠, 나이는 어리지만 실력은 좋으니까 걱정안하셔도 돼요."
"네, 그렇게 보이네요."
"저..근데..이해선씨....제 이름 어떻게 아셨어요?"
".....조심해라.."
"네?"
"아니요. 이름은 어제 여주씨가 얘기하다가 알려주셨잖아요. 그래서 알았죠."
"아니, 방금 조심하라고.."
"아, 요새 날이 꽤 쌀쌀해졌는데 감기 조심하시라구요. 그럼 가볼게요. 조금 이따가 다시 봐요."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냐고 묻는 내 말에 이해선씨는 작게 뭐라고 중얼거리다가 조심하라는 말을 하였다. 뭘 조심하라는 거지? 다시 한번 더 물었으나, 이해선씨는 감기를 조심하라는 말이었다고 말을 하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제대로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분명 감기를 조심하라는 그런 짧은 말은 아니었다. 그리고 난 아무리 다시 생각을 해봐도 어제 내 이름을 알려준 기억이 없었다.
"조만간 너와 같은 문양을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될것이다. 원래는 사람들을 만나야했지만, 어쩌다보니 한명밖에 남지 않았구나. 너처럼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어둠에 물들어 버리고 말았지. 너의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너는 어둠에 물들어서는 안된다. 항상 빛을 잃지않아야해. 그리고 그 사람을 만나거든 망설이지않고 단번에 여주 너가 편안하게 보내주어야한다. 더이상의 악행을 막기위해서, 더 큰 위험을 막기 위해서. 너의 손을 어둠에 물들이더라도, 너의 목숨을 걸고서라도 너의 사람들을 지켜주어야한다.
너를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오늘은 여기서 그만 헤어져야겠구나. 부디 내가 한말을 가슴에 새겨두고 항상 조심하여야한다. 너는 내가 선택한 아이니 잘 해쳐나갈것이라고 믿는다."
왜 일까. 갑자기 그때 빛이 내게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조만간 그 사람을 만날거라고 했었는데, 이제 곧 만나게 되는건가...심장이 엇박으로 조금 빨리 뛰기 시작했다.
끼히히히 귀를 파고드는 익숙한 음성, 절대로 내가 잊을 수 없는 저 웃음소리.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재빠르게 돌리는 반대편 도로에서 나를 응시하며 재미있다는듯이 웃고 있는 악귀가 보였다. 엄마를 죽였던 그 악귀가.
100점을 받은 수학시험지를 손에 들고 엄마를 열심히 부르며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는데,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문을 여는 소리를 듣고 나와서 '내 딸 잘 다녀왔어?'하고 다정하게 말을 해야할 엄마의 목소리대신, 쎄한 기분과 함께 생전 처음 맡는 역겨운 냄새 그리고 살짝씩 코끝을 파고드는 피릿내까지...손이 덜덜 떨려왔다. '엄마, 나 왔다니까. 낮잠자?' 애써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말을 하며, 굳게 닫힌 방문 손잡이를 잡는데, 이 문을 열면 안된다고 그럼에도 열어야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강하게 울렸다.
'엄마, 나 왔다.....엄..ㅁ..마..' 몇번이나 미끄러진 손에 힘을 다시 주어 손잡이를 잡고 돌려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나를 반기는 건 낮잠을 자고 있는 엄마가 아닌, 엄마의 옆에 떨어져 있는 칼과 바닥을 가득 적시고 있는 피...그리고 이미 싸늘하게 죽음을 맞이한 엄마...그런 엄마의 시체 위에 앉아서 장난을 치고 있는 악귀의 모습이었다.
'니가 우리 엄마를..주..죽인거야..?' 엄마를 계속해서 괴롭히고 있는 악귀를 향해서 말을 하니 썩어 문드러진 이를 가득 보이며 웃던 악귀는 글쎄 그럴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아, 이건 내가 한게 맞아. 소름끼치게 말을 하던 악귀는 엄마의 뱃속에 있던 장기를 꺼내며 이건 자신이 한짓이라고 말을 하며 바닥으로 내던졌다. 속이 울렁거렸다. 먹은것도 없는데 속에 있는 것을 몽땅 뱉어버리고 싶었다. 나때문에 엄마가 이렇게 된것같아서 내 몸을 저기 떨어져 있는 칼로 찌르고 싶었다.
넌 아직은 죽으면 안되지. 다음에 나를 위해서 죽으라고 끼히히히 그럼 다음에 다시보자고, 악귀는 칼을 발로 걷어차서 옷장밑으로 밀어넣으며 내게 말을 하고는 사라져버렸다.
이번에는 절대 그냥 보내질 않을거야. 내가 그동안 얼마나 찾으러 다녔는데, 내가 그동안 뭐때문에 살았는데, 죽일거야 내가 없애버릴거야. 우리엄마를 죽였던것처럼 죽일거야 더 아프게 죽여버릴거야.
건너편에서 악귀는 여유롭게 웃으며 내게 자신에게 오라는듯 손짓을 하고 있었다.
"야! 김여주 너 미쳤어?!"
"이것 좀 놔봐요, 빨리 가서 내가 죽여야 돼요!!!! 어떻게 만난건데!!"
"누굴 죽여? 정신차려 김여주"
건너편에 있는 악귀만 보고 도로를 살피지도 않고 뛰어들었다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는 트럭에 치여버릴뻔한걸 성우오빠가 구해주었다. 계속 다시 도로에 뛰어들려는 나를 꽉 잡고 놓지않는 성우오빠는 정신을 차리라며 내 어깨를 흔들어댔고, 방금전까지 건너편에 있던 악귀는 사라지고 없었다.
"이제 정신이 좀 드냐?"
"네...죄송해요.."
"뭘 봤길래, 그렇게 정신을 못차려서"
"악귀를 봤어요. 우리엄마를 죽였던, 내가 보는 앞에서 죽은,,우리 엄마를 가지고 논.....그때는 무섭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보고만 있었어요. 말리지도 못하고. 역겨운 행동을 보고만 있었어요. 비겁하게 딸이라는게...근데 그 악귀를 방금 도로에서 봤어요. 이제 그 악귀를 만나면 뭐라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또 아무것도 못했어요..."
"너는 나이도 어린게 인생에 굴곡이 왜 이렇게 많냐."
"..."
"다음에 또 그 악귀보면 말해, 내가 뭐든 해줄테니까."
"여주야 어디까지 데려다주고 왔길래 이제 들어와?...어? 울었어? 야, 옹성우 니가 울렸지"
"내가 너냐? 그리고 울긴 뭘 울어, 얘 원래 이렇게 생겼잖아."
진정을 하고 사무실안으로 들어가니 사무실을 왔다갔다하던 다니엘오빠가 달려와서 장난스럽게 말을 하다가, 코가 빨갛고 눈이 살짝 부은걸 보고는 울었냐면서 웃음기를 싹 거두었다. 바로 알아챈 다니엘오빠의 말에 대답을 못하고 있으니, 성우오빠가 다니엘오빠를 내게서 살짝 떨어뜨려놓으며 아니라고 대신 말을 해주었다. 다니엘오빠의 관심을 돌려준건 고마웠지만, 이 기회에 내 외모를 까는 성우오빠의 말은 전혀 고맙지않았다.
다니엘오빠에게는 미안하지만 오빠혼자 이해선씨의 집에 다녀와달라고 부탁을 하고는 재환오빠에게 연락을 했다.
"어, 오빠 빨리 나왔네요. 아직 약속시간 남았는데."
"무슨 일이길래, 술을 다 먹제? 그것도 벌써 혼자 꽤 했는데?"
오자마자 질문을 퍼부어대는 재환오빠에게 앉으라고 손짓을 하며 빈잔에 술을 가득 따라주었다. 내 행동에 피식웃던 재환오빠는 잔을 입으로 털어넣었다. '일단 마시라는 거지? 알았어 알았어.' 금세 잔을 비운 재환오빠는 다시 잔을 채우더니 쭉 들이켰다.
'오빠, 오빠는 귀신도 찾을 수 있어요? 막 못된 귀신도 찾아주고 그러나' 재환오빠에게 말을 하자 '찾으려고 하면 찾을 수야 있겠지..? 근데 뭐하러 굳이 못된 귀신을 찾아다녀 위험하게.'라고 대답을 하였다. '찾아야 되는데, 찾을 수 있다고 해줘요.' 무작정 떼를 쓰는 내 모습에 재환오빠는 내가 술수정을 한다고 생각을 하는지 '그래 찾아줄게 찾아준다.'라고 웃으며 말을 하였다. '오빠, 약속한거에요. 꼭 찾아줘야 돼요. 오늘 그 악귀 만났단 말이에요. 우리 이쁜 엄마 죽였던 그 악귀....' 내 말에 재환오빠가 동작을 멈추며 나를 쳐다보았다. '우리 엄마 아프게 한 그 악귀 똑같이 해줘야 되는데, 오늘 봤는데 금방 없어졌어요..진짜 봤는데..잊으려고할수록 더 선명하게 기억이나요.그날 방안의 풍경이.....피가바닥에 흥건하고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잠들어있는 엄마..그리고 그런 엄마를 가지고 노는....' 재환오빠가 계속 횡설수설하며 말을 하는 내 손을 잡으며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만 말해도 돼. 오빠가 꼭 그 악귀 찾아줄게. 여주 이제 그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줄게.'라고 말을 하였다.
눈을 뜨니 매일 보는 내 방 천장이 아닌, 익숙하지않은 천장이 보였다. 어쩐지 익숙한 느낌이 드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방안을 둘러보다가 생각이 났다. 아, 여기 다니엘오빠방이다.
방문을 열고 나오니,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직 아무도 안일어난건가하는 생각을 하며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나오니, 2층에서 대휘와 관린이가 투닥거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그러니까 좀 빨리 일어나라니까 너때문에 늦었잖아.' , '먼저가라니까 니가 안갔잖아.', '내가 먼저 가면 니가 퍽도 혼자 잘 일어나서 오겠다. 너 잔다고 학교 안오면 또 나만 혼난다고.', '아, 안들린다. 하여튼 잔소리는 너 지성형한테 과외받냐?' 졸린지 제대로 눈도 못뜨고 내려오는 관린이게 잔소리를 퍼붓는 대휘의 모습을 보니 웃음이 새어나왔다.
'좋은 아침, 지금 학교가는 거야?' 먼저 인사를 하니, 눈도 제대로 못뜨고 내려오던 관린이가 재빠르게 계단을 마저 내려와서 내게 안겼다. '와, 아침부터 누나 얼굴보니까 진짜 좋다. 누나 나랑같이 살면 안되요?' 아침부터 귀여운 투정을 부리는 관린이의 등을 토닥이며 대휘에게도 인사를 하니 얼굴이 뾰루퉁해져서는 '누나, 언제까지 쟤만 안고 있을거에요.' 투덜거렸다. 다른 한팔을 벌리며 대휘에게 안기라는 제스처를 보이자 대휘가 금세 웃으며 안겨왔다. 진짜 애다 애야.
학교에 가기싫다는 관린이와 대휘를 겨우 학교로 보내놓고, 쇼파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위에서 지훈이가 내려왔다. '와, 지훈아 진짜 오랜만이다.' 지훈이에게 인사를 하니 눈을 비비며 내려오던 지훈이가 나를 발견하고는 재빠르게 내게 다가와서 이마에 꿀밤을 한대 놓았다. '아씨, 아침부터 왜 시비야!' 지훈이가 때린 이마를 문지르며 신경질을 내자 '누가 술마시고 뻗어서 들어오래? 잘하는 짓이다.'라고 말을 하며 꿀밤을 한대 더 때렸다.
'그래서 어제 술은 왜 그렇게 많이 마신건데.' 내 앞에서 취조를 하듯이 말을 하는 박지훈의 모습에 주눅이 들어서 '안 좋은 일이있어서..'라고 눈치를 보며 말을 하자 박지훈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정신잃을때까지 술을 마시면 돼, 안돼?', '..안..돼..', '잘못했지?', '응.' , '잘못했으니까 오늘 저녁은 나랑 같이 먹어, 우리 둘만.' 왜 결론이 그렇게 나는지는 모르겠으나, 기분이 풀어진것같은 지훈이의 모습에 연신 고개를 끄덕여댔다.
어제 재환오빠도 술을 많이 마셨던것같은데,,, 나때문에 고생했을 오빠를 생각하며 지훈이에게 잠시 부엌을 빌리겠다고 양해를 구한후에 콩나물국을 끓였다. 뭔가 맛이 부족한것 같은데, 이정도면 그래도 괜찮겠지? 시간을 확인하고는 재환오빠를 깨워야하나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마침 머리에 까치집을 얹은 재환오빠가 부엌으로 들어왔다.
"오빠, 잘 잤나보네요. 오빠 그 머리는 처음 봤을때랑 달라진게 없네요."
"여주야, 오빠 속이 쓰리다. 계속 웃을거야?"
"죄송합니다. 콩나물국 끓여놨으니까 여기 앉아요. 한그릇 줄게요."
"역시, 여주밖에 없다."
재환오빠를 처음봤을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친해질줄 몰랐는데, 아니다 오빠가 성격이 좋으니까 친해졌으려나. 국그릇에 얼굴을 박고 국물을 떠먹는 재환오빠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물을 마시기 위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쨍그랑
'아...' 손이 미끄러져서 컵을 바닥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유리컵이 깨지는 소리에 열심히 국을 떠먹던 재환오빠가 놀라며 내게 다가와서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소리를 쳤다. '죄송해요. 손이 미끄러져서..' 몸을 숙이고 급하게 재환오빠를 따라서 컵을 줍다가 그만 손을 베여버리고 말았다. 놀러와서 쓰라고 지성오빠가 사다준 내 전용유리컵이었는데, 산산조각이나서 유리조각이 되어버린 컵고 피가 송글송글 맺힌 손가락을 바라보는데 느낌이 좋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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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본편을 쓰려니까 갑자기 애들 성격이 매치가 안되서 어렵네요...ㅋㅋㅋㅋ 조금 이상해도 넘어가줘요.
이제 마지막 에피의 막이 올랐습니다. 다음편부터 본격적인 얘기가 시작될 것 같네요. 오늘은 떡밥만 마구 흘리고 가요.ㅎㅎㅎㅎ
오늘 특별편 2개 올렸으니까 혹시라도 한개밖에 못본사람들은 뒤에 올린 2도 보고 오세요오
아 그리고 차기작 투표(많은 투표 감사합니다♥)는 꽤 표차가 크게 남사친들로 뽑혔더라구요. 오~! 뭔가 예상하지 못했는데 의외였습니다. 아쉽게 2위를 차지한 지훈이의 양아치물은 짧은 단편으로라도 쓰도록 해볼게요!!
(워호!이렇게나 많은 암호닉분들이!!ㅠㅠㅜㅠ감사해요 ♥)
♥사랑스런 나의 암호닉 69명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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