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럽게 이상한 꿈을 꿨다. 이상한 괴물들에게 쫓기는 꿈. 일어나자 어젯밤에 샤워한걸 비웃기라도 하는듯 온몸이 땀으로 뒤덮혀있었다. 아침에 샤워를 하고 화장대 거울앞에서 화장을 했다. 뭐. 생각외로 크지 않는 고통에 살짝 의아했기도 했지만 별 상관없다고 느꼈다. 오히려 도경수가 더 고통스러워 보였기에 놀랐다고나 할까…. 아침을 간단히 먹고 출근을 했다. 다행이 늦지 않은 시각이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늦지 않은 시간이란건 회사 선배들이 다들 나오시지 않으신 시간이지. 신입사원에겐 그게 늦지 않은 시간이다. 어제 봐뒀던 청소용구함에 가서 사무실 안을 청소했다. 상사들의 쓰레기통은 버리지 않는게 최선이다. 버릴땐 쓰레기통을 비워도 되겠습니까. 가 예의고. 팀장실 안은 어떡할까 하다가 치워야겠다. 라고 생각해서 팀장실의 문을 조심히 열었다.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는 도경수가 보였다. 이시간에 출근을 했다고?. 난 당황해 다리가 얼어버렸고 도경수는 인기척에 눈을 떠 날 바라봤다. 도경수의 입이 열리기 기다렸다. 그 기대를 산산조각 나게 만들었고 우린 말이없이 계속 서로를 탐색했다. 오늘 그, 그녀의 기분은 어떤지. 오늘 그,그녀의 코디는. 오늘 그, 그녀의 피로는. 서로의 침넘김 소리까지 다들릴 정도의 적막이었다. 도경수는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고 난 움직였다. "안녕하십니까 팀장님. 처음뵙겠습니다." 이렇게 라도 하지 않는 다면 우리의 옛 추억이 떠오를것 같았다. 그런 내 노력이 가상하지도 않은지 도경수는 내 마음속으로 한발씩 다가오고 있었다. "○○○. 처음 보는 걸로 단정 지으려고 하면 난...나는..." 도경수가 끝말을 늘리며 잇지 못했다. 그뒤의 말이 궁금한 마음보다 경멸의 마음이 더 커 도경수에게 다가가 가식적인 웃음을 담아 도경수의 책상위를 닦았다. 그의.말에 대답하지 않은것은 필수옵션이었다. "팀장님은 어느 브랜드에 무슨 커피 좋아하시나요?" "잊진 않으셨을 건데요." "잊을 기억이 없는데요 팀장님." 결국 내 말에 도경수는 마른세수를 했다. 팀장실안을 둘러보다 깨끗한 환경에 도경수에게 구십도로 허릴 숙이고 나왔다. 걸레나 쓰레받기 빚자루를 정리하자 백현이 허겁지겁 뛰어 들어왔다. 헉헉 거리며 숨을 가다듬는 백현을 보고 웃어보였다. "뭘 그렇게 열심히 뛰어오세요 변사원님?" "헐 나 안늦었지. 그지?" "네네 안늦었어요. 안늦었어 근데 팀장님 와 계셔." 백현은 축쳐진 눈꼬릴 들어올리며 큰눈으로 떠보였다. 어어..어.. 안되는데! 약간 바보 같은 모습에 난 웃음을 터뜨렸다. 옷을 추스리며 팀장실로 가는데 그 모습이 여간웃긴게 아니었다. 팀장실 문고릴 잡고 내게 돌아봤다. "야 ○○○." "응?" "너 되게 사람 심장 떨리게 한다." 응? 내 대답을 듣기 전에 백현은 팀장실에 노크를 하고 문을 열었다. 묘한 말에 백현이 혹시 내게 마음을 품은 것이 아닌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백현은 곧 팀장실에서 나왔고 후련한 표정으로 내 옆에 위치한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기분 좋나보네? 내 물음에 강아지 같은 얼굴로 히히 하고 웃음으로 답했다. 그러고 나혼자 청소를 다한걸 알아버린 백현은 하루종일 내게 낑낑 거렸다. 상사들이 모두 퇴근하고 난 후 백현과 난 가방을 들고 일어섰다. 하루종일 키보드만 두들기니 어깨가 빠질듯이 아팠다. 백현도 마찬가지인듯 어깰 잡고 주물주물 거리길래 백현에게 다가가 어깰 몇번 두드려주고 스쳐지나 가는데 백현이 내 어깰 잡고 다시 자리에 앉혔다. "왜?" "팀장님 아직 안가셨어." 작게 속삭이는 백현의 말에 짧은 신음을 내고 어깰 주물러 주는 백현의 손을 가만히 받고있었다. 꽤 시원하고 간간히 장난치며 목을 간지럽히길래 나답지 않게 꺄르르 거렸다. 백현은 나의 반응에 재미가 들린건지, 계속 내 어깨와 목을 간지럽혔다. "으아... 하지마 변백현.. 푸흐.." 조용하게 웃음을 참는다고 힘이 다 빠질것 같다. 오랜만에 아이처럼 즐겁게 놀고 있었을까 팀장실의 문이 열렸다. 우리둘은 짠듯이 그자리에서 굳었고 평소보다 더 날카로운 눈매로 나와 백현을 노려보고 있었다. 백현과 난 도경수에게 허릴 구십도로 숙였다. 들어가시라고 인사를 하자 도경수는 아까 우릴 본게 거짓이었듯 몸을 틀어 사무실을 나섰다. 우린 그모습을 보고 나서 사무실을 나설수 있었다. 백현의 차를 타고 집에 도착 했다. 백현은 내가 내리려던 찰나에 전화가 울려 내게 잘가라 손짓하며 전화를 들었다. 내가 내려도 움직이지 않길래 전화를 하고 가려 하나 보다. 했다. 내가 빌라 입구로 들어서려 하자 검은색 고급 차량이 멈춰서더니 안에서 도경수가 내려 내게 급하게 걸어왔다. "○○아." "도경수..." 도경수는 내게 와서 할말이 있다며 내 손목을 잡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도경수에 흠칫 놀라기도 했지만 잡혔던 손목을 도경수에게서 벗어나게했다. 도경수는 그런 날 허탈하게 바라보며 내 이름을 불렀다. 난 그자리에서 얼른 벗어나야만 했다. ○○○! 뒤에서 들리는 내 이름을 무시하고 얼른 뛰어 들어가 집으로 들어갔다. 난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백미러로 나와 마주쳐 버린, 내 심장을 스친 백현의 시선을.
조금.어두 침침 하니... 좋네여...ㅋㅋㅋㅋㅋㅋㅋ 백오빠의 그 시선이라면 몇번이고도 심장스칠게요.. 나와도 눈쫌 맞춰져...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