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그렇게 집 와서 다 씻고 편하게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우연히 닿은 시선이 책상 위 이동혁이 준 곰돌이 초콜렛인거야. 받아놓고 시험 직전이라 먹을 겨를이 없어서 올려두었다가 그대로 놔둔거지. 그 때 양치하긴 했었는데 또 하자는 마음으로 책상 의자에 앉아서 초콜렛 봉투를 열었어. 울퉁불퉁하긴 해도 그 나름대로 매력있더라고. 맛도 있었어. 계속 먹고 있는데 갑자기 인증샷을 보내주고 싶은거야. 그래서 한 입 깨문 초콜렛 찍어서 보내려는데 너무 뜬금없나 생각 돼서 몇 분동안 카톡 채팅방에서 고민하다가 보냈어. 그 뒤로 고맙다는 메세지를 줄줄 적고 있는데 얘가 보내자마자 읽는거야. 그래서 말을 대충 마무리하고 빨리 나왔어. 몇 초 안 돼서 답장 오더라. 'ㅋㅋㅋㅋㅋ 이제 먹어요? 맛있게 먹어주셔서 감사해요 ? 다음 시험에는 더 예쁘게 만들어드릴게요!' 다음 시험 때는 내가 만들어줘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말이지.
동혁이가 준 쪼꼬렛 느낌... 초록창에서 구해봤슴니다... 20. 이 쯤 됐을 때는 나도 이제 이 상황들이 의문이긴 했어. 내가 전남자친구 사귈 때랑 비슷한거같은? 이동혁은 내 남자친구도 아닌데 점심시간마다 만나서 대화하고 거의 매일 맛있는거 사다주고 가끔 운동장도 같이 돌고 시험 기간에도 나한테 초콜렛 만들어주고 둘이 학교 밖에서 밥도 먹고... 아, 이 때 생각보다 얘랑 했던거 진짜 많네. 이렇게 많이 적을 생각은 없었는데. 쨌든 얘가 나한테 고백 안하는게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거야. 처음에 나 좋다했는데 딱히 뭐 크게 사귀자는 뉘앙스로 얘기한 적도 없고. 혹시나 내가 먼저 얘기했다가 차이면 어떡해. 가끔은 안사귀는데 이렇게 지내는게 더 몽글몽글하고 설레여서 좋다 생각했는데 이젠 확신이 없으니까 조금 그렇더라. 초콜렛 잘먹었다는 연락 했을 때 이후로 연락도 안끊기고 있었고. 친구한테 지금 상황을 얘기했더니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동혁한테 이렇게 관심을 가지게 됐냐는거야. 사실 생각해보면 그동안 나도 편견 속에 살았던거지 뭐. 그런 소리 말고 진지하게 어떻게 하는게 좋겠냐고 했더니 고민하다가 그런 말을 할 상황을 유도하라는거야. 뭔 제대로 된 연애를 자주 해봤어야 알지. 이동혁이 어떤 스타일인지 모르니까 나보고 알아서 잘 해보라더라. 21. 친구 말이 정말 미세먼지 하나만큼도 도움이 안될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 얘기 들으니까 뭔가 상황 유도 정도는 할 수 있을거 같은거야. 그래서 그냥 점심시간에 또 만나서 복도 벤치에서 평소처럼 얘기하는데 뭐 이동혁도 평소처럼 하루 있었던 일 얘기하더라고. 얘가 얘기할 때 나는 머릿속에 어떻게 그 쪽으로 대화를 유도해야할까 뿐이었어. 그래서 골똘히 생각하면서 얘 입을 쳐다봤지. 언제쯤 얘기가 끝날까, 어떤 타이밍에 들어가야할까. 웃긴건 신나서 얘기하다가 내 시선을 느꼈나봐. 갑자기 놀라면서 입을 가리는거야. "헐. 왜 그래요..." "왜." "...아닌가." 난 이 때도 그 생각 뿐이어서 계속 쳐다봤지. "아니야. 누나 지금 저한테 뭐 할 말 있죠. 평소랑 달라." "야." "네?" "...하아, 아니다." 말이 턱 끝까지 걸렸는데 차마 입 밖까지는 안나오는거야. 그렇다고 이대로 아까 그 대화를 이어서 하기에는 내가 계속 멍때리고 있을 것 같고. 그냥 말하려고 다짐하고 입을 열었는데 얘가 갑자기 일어나는거야. "누나. 이제 들어가요." "갑자기?" "점심시간도 끝나가고 교실 가서 할 일도 있고." "..." "계속 이렇게 얘기해봤자 오늘따라 이상하기도 하고." "아니," "아니면요?" "..." "이따가 집 같이 갈래요?" "어?" "오늘 끝나고 뭐 하는거 있어요?" 고개를 도리도리했지. 그랬더니 가볼게요. 하면서 교실로 가더라. 결국 얻은게 하나도 없고. 22. 그렇게 수업이 끝나고 교문 앞에서 이동혁을 만나서 같이 가는데 이제 얘 얼굴볼 때마다 자꾸 그 생각밖에 안나는거야. 아니, 어쩌다가 내가... 뭔가 상황역전된 느낌? 괜히 억울하고 그런거지. 그런데도 얘는 눈치가 없는건지 계속 또 오늘 점심시간 이후에 학교에서 뭐했는지, 친구들이랑 장난쳤는데 뭔 일이 있었는지 얘기를 막 늘어놓는거야. 난 진짜 전혀 단 일퍼센트도 집중이 안되는데 뭔 이렇게 할 말이 많은건지. 그래도 난 엄청 열심히 듣는 척 하면서 대답도 해주고 반응도 해주고 그랬지. 정말 당황스러웠던건, "오늘 점심에 감자튀김 나왔었잖아요." "응." "그게 진짜 맛있어서 그러는데." "응." "저랑 사귈래요?" "응." "응?" "어?" "어떻게 하구 싶다는거에요, 네?" "뭐?" 진짜 개깜짝 놀랐어. 얼굴 들이밀면서 물어보는데 전혀 예상도 못했던 타이밍이라 어떻게 반응을 해야할 지 모르겠는거야. "이제는 저랑 사귈 때도 되지 않았어요?" "어..." "저 한 이틀 전부터 이 생각하고 있었는데." "..." "누난 생각 안해봤어요?" "아니... 나도 생각해봤지. 아까도 그거때문에 너 말 제대로 안듣고 있던건데." "헐. 그래서 입을 그렇게 본거에요...? 와, 누나." "아니아니, 언제 얘기 꺼낼까 타이밍 보려 너 입 쳐다본거지. 절대로 그런 의도 아니였어." "어, 저 오해 안했어요. 걱정 마요." 그 순간조차도 얘는 개구져가지고 또 막 나 몰아가는 식으로 장난치는거야. 그래서 일부러 다른 데 쳐다보고 그랬어. 그랬더니 다시 어깨 톡톡 건드리는거야. "대답 안해주시는거에요?" "뭐." "뭐게요." "아까 대답했잖아..." "언제요?" "아까 응 했잖아. 왜 자꾸..." "알겠어요." "..." "반응이 너무 귀여워서 그냥." 얘가 순식간에 대담해져가지고는. 내가 이 때 간과했던게 뭐냐면 얘 처음 봤을 때가 교문에서 친구랑 장난쳤을 때라고 했잖아. 그게 원래 얘 성격인데 나는 어려워했으니까 내 앞에서는 조용했던거지. 얘가 원래 적극적인 성격이라는걸 잊고 있었어. 결과적으로는 5월 중순에 사귀기 시작한거지. 안녕하세요! 원래는 8시 전에는 오려고했는데....눈물눈물 조금 늦었지만!!!!! 오늘은 분량이 적죠 ㅠㅠㅠㅠㅠ 그래도 문맥상 여기서 끊는게 맞다고 생각했기 때무네....★ 늘 봐주시는 독짜님들 늘 감사드립니다!!!! 저의 x....같은 글을.... 늘...좋다고 봐주시는...... 감사해요 ♥ 암호닉 론리갈맹 숭아숭아 알지알지 토깽이 런츄 어드 달 도랑 요드림 기린 0229 동혁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