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The Thieves
W. 호두
Prologue.
손을 뻗으니 걷힌 소매사이로 웃고 있는 조커가 드러났다. 오늘따라 더 매혹적이게 보이는 것은 착각인가. 눈앞에 목표물이 보이니 없던 여유가 생긴 듯 저 또한 여유 로이 미소를 지으며 그림을 손에 넣는다.
삐이이-
그림에 손을 댐과 동시에 보안장치에서 고막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경보음이 흘러나온다. 누가 보아도 서둘러야 할 상황인데도 약간의 인상을 찌푸릴 뿐, 그림에 입을 맞추는 여유로움까지 보인다. 그리곤 휘파람을 불며 유유히 사라지는 이 남자.
좁디좁은 환풍구를 기어 밖으로 나오니 아찔한 칼바람이 뺨을 때렸다. 민첩하게 움직이기 위해 티셔츠 위엔 아무 것도 입지 않은 탓에 몸속의 장기들까지 움츠러드는 듯 한추위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미리 준비되어 있던 안전장비를 능숙한 손길로 저의 몸에 착용한다. 안전장비를 몸에 착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몇 초. 곧 파트너에게 내려간다는 제스처를 취하고는 줄에 몸을 맡기며 건물을 내려왔다.
미끄러지듯 내려와 안전하게 착지하고는 파트너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상황 종료. 텅텅 비어있던 가방이 그림으로 인해 느껴지는 무게감 때문인지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급으로 따지자면 국보급의 그림을 이리도 손쉽게 손에 넣는 것을 보아하니, 아마 이 바닥에서 꽤나 알아주는 사람인 듯하다.
**
꽤나 후미진 골목길의 제일 끄트머리에 자리 잡은 아지트. 금의환향인데도 반기는 사람은 고작 조직원 한 두 명이라니. 열렬한 환대를 바랐는지 꽤나 실망한 표정이 역력하다.
"L, 보스가 호출하셨습니다."
뭐야, 오자마자 호출?
구석에서 노닥거리던 조직원의 말에 약간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보스에게 발걸음을 옮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반기는 것은 뿌옇게 앞을 가린 담배연기. 손으로 담배연기를 내치며 나아가자 시야에 들어온 것은 재떨이에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와 자신을 응시하고 있던 보스이다.
한 건 했다며. 담배 한 모금을 빨아들인 보스가 입에 머금은 담배연기를 입술 새로 가느다랗게 내뱉으며 말했다.
"예"
"너 홍콩 좀 다녀와야겠다."
"홍콩 말씀이십니까?"
"요정의 눈물인가, 그거 말이다."
잠시 공기 중에 정적이 맴돌았다. 땀으로 축축해진 손을 애써 바지자락에 문댔지만 이내 다시 축축해져버린다.
요정의 눈물이라 하면 이미 여러 번 기사에 오르기도 했던 유명한 보석. 확률로 따지면 꽤나 해볼 만 했지만 그래도 위험한 것은 사실이었다.
아직 부족합니다. 아까 전 보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을 하자 방 안이 쩌렁쩌렁 해질 정도로 한참을 껄껄거리며 웃는 보스. 왜, 자신이 없나?
".........."
"김명수"
보스의 입에서 튀어나온 자신의 본명에 흠칫했다. 항상 L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져 왔던 그였기에 자신조차도 익숙하지 않은 본명을, 다른 사람도 아닌 보스가 자신의 본명을 꺼내니 꽤나 당황스러운 듯하다.
"모든 조직이 노리고 있는 걸 손에 얻는다는 거다."
"......"
"해 볼만 하잖아? 김명수인데"
모두가 노리고 있는 것을 손에 얻는다 라. 마음 한 구석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욕심에 저도 모르게 땀에 젖은 손으로 주먹을 쥐었다. 상상해 볼 필요도 없이 이미 머릿속은 짜릿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집착하면 김명수, 김명수 하면 집착이 아니던가. 자신의 집요함이 어느 정도인지는 그 누구보다도 자신이 잘 알고 있을 터였다.
"맡겨주십시오"
동공이 일렁이며 이내 욕망으로 차올랐다.
+)공커만 파다가 약빨고 마이너 팝니다. 처음하는 거라서 아직 서툴지만 둥글게 지적해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