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c Nam, CHEEZE - Perhaps Love (사랑인가요)↑
여주는 정신을 차리고선 덜덜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었다. 그리곤, 민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가는 동안, 초조해진 여주는 손톱을 뜯었다. 몇 번 신호음이 들리다가, 자고 일어난건지 꽤 잠긴 목소리가 들렸다. 여주는 주먹을 꼬옥 쥐고선 말했다.
"어... 여주야."
"...민현아 시간 있음 만나자, 할 말 있어."
유아교육과 황민현에게 사랑받는 법
아 홉 번 째
종현과 민현의 자취집 근처 공원, 여주는 그저 달아오른 볼을 식히려 입엔 아이스크림을 물고선 그네 위에 앉아있었다. 실질적으로 공원에 도착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체감상으론 몇 시간은 된 거 같았다. 그렇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을까, 저 멀리서 누군가가 이 쪽을 향해 뛰어오는 게 보였다. 아이스크림을 먹던 여주는 뛰어오는 모습만 봐도 민현임을 알 수 있었다. 달리기도 느리면서... 아이스크림을 쪽쪽 빨아먹으면서 자신 쪽으로 뛰어오는 민현을 계속 보고 있던 여주였다.
민현은 혹여나 오래 기다렸을 여주를 위해서 전속력으로 달려왔다. 공원 안으로 들어와선 여주 옆 그네에 앉고선 가파르게 숨을 쉬었다.
"그러게 왜 뛰어왔어?"
"너 기다릴까봐... 많이 기다렸어?"
"딱히..."
여주는 민현을 쳐다볼 용기가 안 났다. 눈이 마주치면 금방이라도 제 마음을 말해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괜히 멍하니 산 쪽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네를 살살 움직이던 민현은 그런 여주를 바라보다가, 물었다.
"무슨... 할 말 있다고하지 않았어?"
"...그, 그게..."
망했다. 민현의 얼굴을 보니 몸에 열이 화끈화끈 달아오르고 심장 한 켠이 찌르르하게 울린다. 몸 전체에 열이 올라서 그런가, 술기운도 다시 되살아나는 거 같았다. 정신이 말도 아니게 헤롱헤롱해졌다. 여주는 침을 한 번 꿀꺽, 삼키고선 민현을 쳐다봤다. 내가, 내가 뭔 말 하려고 했지... 다시 술기운이 살아나서 그런가, 맨정신이 아닌 거 같다. 여주는 눈을 도르륵 굴리며 곰곰히 생각을 했다. 그때였다. 가만히 여주를 지켜보던 민현이 여주의 양볼을 턱, 하고 제 손으로 잡더니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안 그래도 떠오르지 않았는데, 그런 행동을 하는 민현에 머릿속 회로 모두 정지해버린 여주였다. 민현은 여주를 그 상태로 계속 쳐다보다가 한 마디 툭 내뱉었다.
"너 술 마셨지?"
"많이는 아니고 조오금... 너는 자다가 막 일어난 거잖아..."
여주가 기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자 민현은 푸핫, 하고 눈을 접어가며 예쁘게 웃었다. 곧 민현의 웃음소리가 끊기고, 그네가 움직이는 소리만 둘 사이를 매꿔갔다. 삐걱삐걱, 그네를 움직이던 여주는 사뭇 진지한 말투로 나지막히 민현을 불렀다.
"민현아."
"응?"
"너 성격 나때문에 바뀐 거 맞아?"
"아? 아니...? 그냥 바꾼건데... 불편할까봐, 애들이. 근데 할 말이 이거야?"
그네를 살랑살랑 움직이던 여주가 민현을 쳐다봤다. 말하며 눈을 빠르게 깜빡이는 걸 보니 아마도 거짓말을 하고있는 게 분명하다. 이런 걸 왜 거짓말하는건지... 이해가 안 갔기도 하지만, 그냥 민현이 귀여웠다. 이젠 정말 부정할 수 없나보다. 그만큼 민현을 제가 좋아한다는 뜻이겠지. 버벅거리며 변명 아닌 변명을 하는 민현의 모습이 자꾸만 생각나 그만 여주는 푸하하, 하곤 웃음을 터트렸다.
"사실 할 말은 이게 아니야."
"......뭐, 뭔데?"
"아, 진짜..."
다 먹은 아이스크림을 손에 꼭 쥐고선 여주는 쉼호흡을 했다. 아무리, 다니엘에게서 민현이 저를 좋아한다는 그런 말을 대신 들어도 떨리는 건 어쩔 수 없다. 꽤나 볼이 발갛게 변한 여주는 고개를 민현 쪽으로 돌리고선 말했다.
"나, 있잖아... 아직까지 너 좋아하는 거 같아."
덜컥, 여주의 말에 민현은 사고회로가 정지되었다. 제가 잘못 들은 거겠거니... 했지만 아무리 다시 생각해봐도 제가 생각한 말이 맞았다. 분홍색이던 민현의 귀는 새빨갛게 붉어져왔다. 내가 들은 말이 진짜인가 믿기지 않는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민현은 아... 하고선 탄식을 터트렸다. 그러고보니, 여주가 먼저 또 민현에게 고백을 해버렸다. 민현은 제 마음이 정리되면, 그때 말하려고 했는데... 또 여주가 먼저 타이밍을 빼앗아갔다.
"아, 그거 내가 말하려고 했는데... 우리 진짜 타이밍 안 맞다, 그치."
"거짓말, 너 지난번만 해도 나 사랑할 자격 있냐며 물어봤다며?"
"어... 어? 그거 누가 말해줬어? 다니엘? 종현이? 민기?"
"비밀이야."
여주는 방싯 웃으며 말했다. 쿵쾅쿵쾅, 민현의 심장이 빠르게 뛰어왔다. 그런 제 마음을 진정 시키려 후우, 숨을 내뱉고선 민현은 머리를 쓸어넘겼다. 그러다가 웃음기 하나 없는 표정으로 여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미안해, 여주야. 아직까지 나는... 내가 여주 너를 좋아해도, 사랑해도 될까..."
"...그래서, 거절하는 거야?"
"내가 널 사랑해도 되는지... 난 모르겠어."
"......"
"....."
다시 민현과 여주 둘 다 아무런 말도 없었다. 여주는 아래를 쳐다보다, 고개를 휙 들고선 민현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찌릿찌릿, 심장이 저려왔다. 누군가가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 했다. 그래, 나는 아직까지도 민현이 좋다. 그것도 엄청나게. 여주와 눈이 마주친 민현은 숙쓰러워 귀를 붉히며 머리를 긁적였다. 물론, 제 마음으론 여주를 좋아하지만, 머릿속으론 안 그랬다. 마음과 머리가 따로 놀았다. 마음은 계속 사겨도 된다고 하지만... 머리는 안 된다며 붙잡았다. 민현은 골이 띵하게 아려오는 거 같았다.
"...바보야. 그거는 옛날이잖아. 물론, 너가 잘못했고 백 배, 천 배 돌려받아야지. 근데... 중요한 건 내가 너를 아직까지 좋아한다는 거고, 너도 날 좋아한다는 거잖아."
"......."
"방금 전에 마주쳤을 때, 난 엄청 좋았어. 너무 가슴이 뛰어서 가슴 한 켠이 저릴 정도였어. 난 너를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야. 난 너를 사랑해."
"......"
"난 지금 너의 사과를 들으려 온 것도, 너가 고민하는 모습을 보려고 온 것도 아니야. 그냥, 너가 확신을 줬음 좋겠어, 너도 날 사랑하는지 내게 보여줬음 좋겠어. 난 그런 모습을, 그런 대답을 보고 싶을 뿐이야. 그러니깐... 너는 어때?"
여주의 말을 점잔히 듣고있던 민현의 귀는 곧 불타오를 것처럼 붉어졌다. 민현은 손을 쥐었다가, 폈다가를 몇 번 반복하다가 여주를 쳐다보았다. 여주와 눈이 마주치니 확실히 느껴졌다. 제 몸 안에서 울리는 고동 소리가, 붉게 타오르는 귀가, 잘게 떨리는 손이, 모든 게 다 느껴졌다. 몇개월동안 풀리지 않던 물음이었던, '내가 여주를 좋아하는 걸까?'에 대한 대답은 정해졌다. 민현 역시 여주를 좋아했다. 아니, 사랑했다.
"...사랑해. 너무, 많이. 사귀자."
"...나도, 사랑해."
여주가 탄 그네의 줄을 말아쥔 민현은 제 쪽으로 잡아 당겼고, 남은 한 손으로 여주의 뺨을 가볍게 그러쥐었다. 그리고선 천천히 입을 맞춰왔다. 여주는 처음에 당황하다가, 살며시 눈을 감아왔고 자신의 손으로 제게 입을 맞추는 민현의 뺨을 살살 쓰다듬었다. 그 날은 여주와 민현이 다시 만난 날이기도 하고, 민현이 여주에게 처음으로 먼저 스킨십을 한 날이기도 했다. 입을 맞추는 순간에도 서로는 서로의 파동을 느꼈다. 여주가 민현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민현이 여주를 못 되게 굴었다는 사실을 이젠 후회하지 않기로 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들었음 그걸로 된 거지. 늦은 밤 가을바람이 살살 기분 좋게 둘 쪽으로 불어왔다.
황민현에게 사랑받는 법이란 딱히 없었다. 그저, 늘 있었던 자리에서 변치않는 마음을 가지고 그를 좋아하면 됐다. 좋아하다보면, 언젠간 제 마음이 그에게 진심으로 전해질테니깐.
유아교육과 황민현에게 사랑받는 법
아 홉 번 째
입맞춤을 끝내고, 민현이 여주를 쳐다보려 하는데 여주가 영 고개를 들지 않는다. 민현의 어깨에 잔뜩 붉어진 얼굴을 파묻고선 민현의 손만 꼬옥 잡았다. 전에 사귈 때엔 그저 입맞춤이 별 거 아닌 거 같았는데... 막상 해보니, 너무 부끄럽고... 기분이 묘하다. 좋아한다고 말했을 때보다 가슴이 몇 천 배는 뛴다. 여주는 자꾸 아까 전 민현이 제게 입을 맞춰오는 게 떠올라 손을 더 꽉 쥐었다. 민현은 그런 여주를 쳐다보다, 낮게 웃으며 여주를 꼬옥 안아줬다.
"얼굴 보여주면 안 돼?"
"지금 얼굴 터질 거 같아, 안 돼. 부끄러워..."
"예쁘기만 한데, 뭘."
훅, 치고 들어온 민현의 말에 여주는 더더욱 민현의 품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갑자기 확 치고 들어오는 게 어디있어... 더욱 자신의 품에 파고드는 여주를 보던 민현은 아프지 않게 여주의 어깨를 잡고선 살살 떼어냈다. 발갛게 상기된 볼과, 번지르르한 입술이 눈에 띄였다. 예쁘다,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뚫어져라 제 입술을 쳐다보는 민현의 시선에 여주는 고개를 휙 돌리는데 집요하게 민현의 시선이 따라온다.
"......러워."
"뭐라고?"
"부끄럽다구..."
"예쁘다고요, 여주야."
적응 안 되는 민현의 말에 놀라 벌떡, 일어선 여주는 머리를 정리하며 버벅거리며 말을 했다.
"나, 나 늦었어... 너도 푹 자야 내일 수업 들을 수 있고... 어... 그, 그러니깐, 가볼게. 푹 쉬어."
"데려다줄게. 잠이 안 와서..."
여주의 말에 덩달아 일어선 민현에 여주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이게 아닌데... 자신이 고개를 끄덕였음에도 당황한 여주는 머리를 긁다가, 이미 저만치 간 민현의 뒤를 종종 쫓았다.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길거리엔 사람 한 명 지나가지 않았다. 가로등만 아무도 없는 거리를 비추고 있었다. 둘이서 나란히 거리를 걷는데, 자꾸만 아까전부터 여주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걸을 때마다 부딪히는 민현의 손등이었다. 걸을 때마다 제 손등과 부딪히는데 그게 얼마나 신경이 쓰이는지 모르겠다. 따지고보면 아무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얼굴에 또 열이 오르는 거 같았다. 계속 신경이 쓰인 여주는 손을 다른 곳에 돌리려 하는데, 민현이 덥썩, 손을 잡았다.
"아."
"불편해? 뺄까?"
"...아니, 괜찮아. 그냥 놀랐어."
다정한 말투로 물어보는 민현에 마음이 평온해진 여주였다. 민현의 손은 생각보다 따뜻했다. 민현의 손에 제 손이 맞닿는 느낌이 낯설기도 했지만, 부드러웠다. 둘이선 아무말 없이 그저 깍지 낀 서로의 손가락으로 손등만 문지러주며 걸었다.
그렇게 몇 분 걸었을까, 여주의 집이 나왔고 대문 앞까지 민현은 여주를 데려다주었다. 이제 들어가려 대문을 여는데 어찌된지 민현이 여주의 손을 놓아주지 않는다. 여주가 고개를 갸웃하고 민현을 쳐다보는데 민현이 여주를 꽤나 뚫어질 듯 쳐다보고 있었다. 봐도봐도 적응이 안 되는 건 마찬가지였다. 여주의 얼굴이 다시끔 붉어지고, 민현의 귀 역시 붉어졌다. 그렇게 쳐다보다가 민현이 와락, 여주를 껴안았다. 민현의 품에 안긴 여주는 눈을 꿈뻑이는데 민현이 행복하다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아직까지 꿈같아......"
"......"
민현의 말을 들은 여주는 민현의 품에서 살짝 빠져나와선 까치발을 들고선 민현의 입에 쪽, 하고 자신의 입을 맞췄다.
"꿈 아니야, 바보야."
여주의 갑작스러운 뽀뽀에 순간 당황하던 민현은 눈이 동그랗게 커져 어버버거리다가 정신을 차리고선 다시 여주를 꽈악 안았다. 그리곤 따발총처럼 '사랑해.'를 수백번, 수천번 말했다. 여주는 그런 민현에 푸하하, 하고 웃다가 나지막히 '나도.'라고 말했다. 민현이 여주를 제 품에서 떼어내고선 손등을 쓰담아주었다. 그리고선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좋은 꿈꾸고, 잘 자, 여주야."
"너도, 좋은 꿈 꿔, 민현아."
헤어지기 싫은 마음을 뒤로하고선 여주는 손을 흔들다가 집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도 없이 조용한 집 안에 들어오니 심장이 쿵쾅거리는 게 더욱 잘 들리는 거 같았다. 예전에 처음으로 사귈 때보다 더 떨리고, 기분이 좋았다. 이상하다, 그땐 제 일생에서 제일 행복한 날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하긴, 그땐 민현이 저를 안 좋아했으니깐. 여주는 옷을 갈아입고선 민현과 있었던 지난날들을 버리겠다고 다짐하였다. 그땐 그때고, 민현은 많이 바뀌었으니깐. 지나간 일을 신경써봤자 무슨 이득을 얻겠는가, 제 감정만 소비할 뿐이었다. 민현이 제게 사과하기도 했고... 괜히 또 지난 얘기를 하니 기분이 꿀꿀해진 여주는 벗은 옷을 가지런히 정리하며 기분을 바꾸려 오늘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냈다.
어느새 샤워까지 다 마친 여주는 침대에 누워선 휴대전화를 들어, 카톡에 들어갔다. 민현의 프로필을 보다가, 너무 딱딱하게 저장된 듯한 '민현.'이라는 두글자가 신경 쓰였다. 예전엔 못 느꼈는데, 꽤나 딱딱해보여 여주는 입을 꾸욱 다물고선 무어라 저장해야할지 곰곰히 생각해냈다. 그러다 떠오른 좋은 생각에 실실 웃으며 민현의 이름을 바꾸었다.
?❤
이정도는 괜찮겠지. 사귀는 사이인데, 뭘. 민현의 이름을 바꾼 여주는 민현이 잘 들어갔는지 궁금해졌다. 민현과의 채팅방에 들어간 여주는 '도착했어?'라고 보내려다가 또 너무 딱딱해진 거 같은 말투에 몇 번을 지웠다가 고쳤다가를 반복해졌다. 남들이 보기엔 신경 안 쓸 거같은 세밀한 부분이 이젠 신경이 쓰였다. 그렇게 몇차례를 반복하다가 결국은 처음 타자 친 걸로 보내려는데, 민현에게 카톡이 왔다. 이번은 민현이 먼저 타이밍을 낚아챘다.
?❤
좋아해, 많이. 여주야. 오전 1:18
어? 읽었다. 오전 1:18
너무 갑작스러워 여주는 눈만 깜빡이다가, 혹여나 안 좋은 쪽으로 생각할까봐 빠르게 타자를 쳤다.
오전 1:19 내가 더 좋아해, 민현아.
오전 1:19 그나저나 잘 들어갔어?
?❤
응. 오전 1:19
아까 전에 도착했는데, 씻느라 못 보냈어. 오전 1:19
오전 1:19 괜찮아, 나도 방금 막 씻어서 너한테 카톡 보낼까 생각 중이었어.
?❤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 얼른 자 여주야. 오전 1:20
내일 또 수업 들어야하잖아. 오전 1:20
오전 1:20 아 맞다. 내일 1교시부터 있는데...
오전 1:20 1 민현이 너도 얼른자.
오전 1:21 1 나는 지금 잔다!
오전 1:21 1 잘자 민현아!! 좋은 꿈 꾸고!
민현의 말에 얼른 스텐드 조명의 불을 끈 여주는 이불을 머리 끝까지 올리고선 잠에 청했다.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아까 전의 일과 카톡 내용에 입꼬리가 자꾸자꾸 올라갔으나, 피곤한 기운이 여주를 눌려와 몇 분 안 가 여주는 잠에 빠졌다.
종현과 얘기하느라 여주가 보낸 카톡을 못 본 민현은 침대에 누운 그때서야 확인 할 수 있었다. 여주가 보낸 내용을 보고 입꼬리가 슬금슬금 올라간 민현은 애써 올라간 입꼬리를 감추려 내려보지만, 기분이 좋은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이젠 뭘해도 여주가 귀여워보이고, 예뻐보인다. 민현은 예전에 했던 제 행동이 기억나지 않게, 여주를 좋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때문에 여주가 또 마음 아픈 일이 생기지 않았음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민현이 여주를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서 좋아해주는 것밖에 없었다. 민현은 타자를 치고선, 휴대전화 화면을 껐다. 여주와 함께 생겨날 행복한 일들을 상상하며 민현도 잠에 빠졌다.
?❤
여주 네 밤은 그 누구보다 편안하고, 너처럼 예뻤음 좋겠다. 오전 1: 58 1
학교에서 보자, 여주야. 오전 1: 58 1
그리고 그 누구보다 좋아해, 여주야. 오전 1: 58 1
진짜 잘 자. 오전 1: 58 1
Epilogue? |
여주가 집 안에 들어가고, 창문에 불이 켜지기까지 앞에서 기다리던 민현은 창문에 불이 켜지자 안심을 하고선 뒤돌아선 반대편인 자신의 집으로 걸어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민현은 많은 생각을 했다. 지금 상황이 믿겨지지도 않았다. 깨고싶지 않을 꿈 같았다. 걸어가는 도중, 꿈이 아닌지 확인하려 민현은 제 볼을 꼬집어보기도 하였다. 꼬집으니, 얼얼하게 볼이 아픈 게 꿈이 아님을 증명해주었다. 헤어지고 나서 바라던 게 현실이 되니, 민현은 지금 죽어도 좋을 지경이었다. 그나저나, 대체 누가 여주에게 제가 그랬다고 말해주었는지... 영 감이 안 갔다. 민현은 가면서 곰곰히 생각하다가 한 사람이 떠올랐다. 유력한 사람은 다니엘이었다. 이어준다고 말은 했는데, 누가 진짜 해줄지 알았겠는가. 민현은 다니엘이 한 편으론 고마웠지만, 한 편으로는 너무 안쓰러웠다. 모든 걸 포기하고, 저와 여주를 이어준거니깐......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민현은 어느새 종현과 같이 사는 제 자취집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오니, 금방 씻고나온 걸로 보이는 종현이 수건으로 머리를 털고 있었다. "어딜 갔다오길래 이제 와?" "종현아... 나 너무 행복해." 민현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고선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 머리를 털던 종현은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민현을 쳐다봤지만, 민현은 신경쓰지 않고, 더 크게 웃었다. 머리를 털던 종현은 그런 민현을 쳐다보다가, 저도 웃음이 터져 같이 웃다가 민현에게 질문을 던졌다. "대체 무슨 일이야... 미녀나. 나 너무 웃겨. 너가 그렇게 크게 웃은 거 이번년도에 처음 봐..." "진짜 듣고 놀라지마, 종현아." "안 놀랄테니깐... 웃음 멈추고 말 좀 해봐." 종현은 웃음을 참으려고 입을 꾹 다문채, 민현을 쳐다보았다. 민현은 방긋, 눈을 접어가며 웃은 채 종현에게 저와 여주가 사귄다며 말했고, 종현은 '아, 그래?'라며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다가, 갑자기 눈이 커진 채 다시 되물었다. 되물어도 같은 말이 나오자, 종현은 혼자서 머리를 털며말도 안 된다며 중얼거렸다. 민현은 그런 종현을 지켜보다, 계속 아까 전 일이 떠올라서 귀가 붉어진 채 소파 방석을 꼬옥 끌어안고선 웃으며 혼잣말하듯 말했다.
"나 이제 죽어도 여한 없을 거 같아, 종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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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과 황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와아) (짝짝) 근데 사실 번외 2편정도가 남아있다는 사실... ^ㅁ^
아 그리고 아실지 모르겠지만 이번화 브금은 여섯번째화 브금이랑 똑같답니다 (Inst이고 아니고의 차이...)
제가 여주를 대하는 마음이 사랑인지를 헷갈려하다가, 결국은 사랑이라고 정의를 내리는 민현의 마음을 브금으로 말하고 싶었어요...
번외는 차기작 후보 2편(원래 3편인데 하나는 특별편으로 썼던 재규어 민현이라...)이 올라가고, 업뎃 될 예정입니다!
유교과 황민현을 쓰고, 매주 댓글이나 반응 보는 재미에 살았어요...! 독방에 가끔씩 제 글이 추천받을 때마다 신기하기도 하고...
그리고, 매일같이 예쁜 댓글 보면 제가 힐링이 많이 된답니다 ㅜㅅㅜ
열심히 차기작 후보도 쓰고 있는 중이라서, 곧 올라갈 예정입니다... (아마도 빠른 시일내에 올라갈 거예요...)
어쨌거나, '유아교육과 황민현에게 사랑받는 법'이라는 글을 너무 사랑해주셔서 감사해요!
너무 두서없이 쓴 글이라서, 전개가 이상할 수도 있는데... 매번 초록글 올라가고, 신알신 수가 올라가는 걸 보면 되게 기분이 오묘하더라구요...
원래는 그냥 재미삼아 올린 글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지켜본다는 그런 점에서 더욱 잘 써야지... 잘 써야지...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뭔가 하나의 문장에도 몇 번 보면서 표현을 고치려고 하고 그러는데, 그럴 수록 뭔가 더 이상해지는 느낌이 들고...
신경 쓸 수록 스트레스 받더라구요 ㅜㅜ 그래서 중간에 글이 잘 안 써질 때가 있었기도 하고...
근데 독자님들이 격려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ㅜㅜ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감사하다는 말 밖에 전하지 못 하네요 ㅜㅜ 근데 정말 감사합니다!...
약 며칠 뒤면 수능인데 꼭 좋은 성적이 나오셨음 좋겠어요! 원하는 대학 들어가시고 행복한 대학생활 보내셨음 좋겠네요!ㅁ!
그리고, 감기 걸리지 마시고...... 독자님들이 아프면 저도 아파용 ㅜ^ㅜ
사랑하는 암호닉 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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