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열/백현]장난전화
모두 잠든 새벽에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시계를 보니 3시 25분 정도? 이 시간에 전화 올 사람이 없는데.
그래도 전화는 받아야한다는생각으로 무거운몸을 일으켜 전화를 받았다.
"네, 여보세요."
여보세요? 저기요, 전화를 하셨으면- 말을 하셔야ㅈ…
아,뭐지. 전화가 끊겼다 이게 그 장난전화인가
이 나이 쳐먹고 장난전화질이야,장난전화질은.
신경질적으로 다시 누워 눈을 감았지만 아까의 장난전화때문에 잠은 오지 않았다.
다시 일어나서 물을 마시려고 거실로 나가려는 중 다시 전화벨소리가 울렸다. 이것도 장난전화기만해봐,진짜
"여보세요"
"안녕"
"네? 누구신데…"
"너가 아는사람,눈치도 없는 변백현"
야,너 누구야. 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전화는 또 끊기고 말았다.
목소리가 딱 남잔데 말이지.
음,박찬열…? 일리가 없지. 걘 분명 지금 자고있을시간이고.
아, 몰라. 내일 교수님한테 과제내러 가야되는데 잠도 못자고…이게뭐야
지금이라도 자야한다는 생각으로 이불을 머리끝까지덮었다.
장난전화 그자식.
다시 이불을 던지고 전화기를 들었다.
"야,박찬열"
"누구…"
"어,자고있었어?"
"이시간에 왜 전화…"
"자고있었으면 미안,내일보자"
"너도 빨리 자… 키 안큰다"
킥킥거리는 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들렸다.
새벽부터 이게 뭐야.
[찬열아,언제와]
[나 지금 눈치보인다고]
[빨리와ㅠㅠ]
[나 거의 도착]
카페에서 딸랑-소리와 함께 박찬열이 들어왔다.
아,저거 진짜…
"늦었네요,죄송합니다"
"크흠,과제는"
교수님께 과제를 드렸다, 2명에서 하는 과제라 쉬울줄 알았는데 박찬열때문에 더 힘들었어…
이제 박찬열이랑 하나봐라, 도경수랑 할꺼야. 너 버리고!
"잘했네,이만 가봐"
"네,감사합니다"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카페에 나왔다.
배고파… 어제 잠도 못자서 아침도 못먹고
"야 변백현, 아침 먹었어?"
내 어깨를 쿡쿡찌르며 말하는 박찬열을 한번 쳐다보고 고개를 젓고 다시 고개를 숙여 주변 벤치에 앉아 발장난만 치기 시작했다.
"밥 안먹어? 난 아침먹었는데"
"그래서 늦은거지! 내가 얼마나 눈치보였는지 알아? 어?"
"미안,미안 밥 사줄까? 밥먹을래?"
다시 고개를 들어 환하게 웃었다.
진짜? 진짜 사줄꺼지?
설렁탕을 시킨 후 찬열이에게 어제 일을 말했다
"어제 진짜 웃긴자식을 한명봤어"
찬열이가 웃으며 누군데라는 말과 함께 궁금해했다.
"어제 밤 3시쯤 전화가 오는거야, 그래서 받았지 근데 어떤자식이 끊는거야 그래서 다시 잤는데 또 와! 그래서 또 받았지… 근데 내가 아는사람이다그러고 나보고 눈치가없대! 아 기분나빠서 나…참-"
박찬열이 반댓쪽에 앉아 보는사람도 웃기게 만들정도로 웃어댔다.
웃기냐? 웃기지?
팔을 쭉 뻗어 박찬열의 볼을 꼬집었다.
으- 아파!라고 말하며 능글거리게 웃는 박찬열을 보고 나도 웃음을 터트리는동안 설렁탕이 나왔다. 되게 빨리나오네.
"잘먹었어. 찬열아"
"많이먹어야 키크지, 키크라고 사준거야"
"닥쳐,제발"
"헐… 변백현 욕한거야 지금?"
"너무 피곤하다. 나 먼저 집에갈께."
푸스스 웃고 손을 흔들고 집에 가고있었다.
벨소리가 울려 핸드폰을 꺼냈지만, 아 장난전화- 장난전화? 어우, 이자식. 끈질기네
"야"
"안녕"
"뭘 안녕이야, 야 너 누구야. 한번만 더 전화하기만해봐라 아주"
"오늘은 좀 바빠, 끊을께"
"야, 너 박찬열이야? 김종인이야? 누구야!"
이젠 별 느낌이 없다,진짜… 집에 오자마자 과제를 해야겠다.
의상학과를 왜 선택한거야,의상학과!
오늘도 전화가 오겠지. 천장을 바라보고있으니 잠이 슬슬 오려고한다…
"으음… 여보세요"
"나야"
"아 뭐, 또… 나 자야되"
"좋아해"
"……"
"좋아한다고"
"…뭐야 너"
전화가 끊겼다, 오늘은 전화내용이 되게 이상했는데…
내가 잘못들었나, 분명… 좋아한다고?
진짜 얘때문에 내가 잠도 못자고, 아침도 못먹고, 피부도 푸석해졌네.
거울을 보니 한숨만 나왔다, 뾰루지는 언제 올라온거야
아으, 심란해. 뭘 좋아하긴좋아해… 남자가 아닌가? 여자는 아닌데,분명.
"변백현,자?"
"아니… 지금 일어났어"
"아,내가 잠 깨운거면 미안. 오늘 만날수있어?"
"어… 언제?"
"1시에 너희집앞으로 갈께-"
"응,그럼 끊는다"
[찬열아,집앞 놀이터로 가있을께 심심하다. 빨리와ㅋㅋ]
야상 지퍼를 잠구고 집밖을 나왔다. 오늘 날씨 따뜻하다더니, 뭐가 따뜻해… 춥다.
약간 빠른걸음으로 놀이터로 걸어갔다.
…역시 오늘도 아무도 없네-
그네에 살짝 앉아 눈을 감고있었다.
옆에 인기척이 느껴져 이어폰을 빼고 옆을 쳐다봤다.
갑자기 날 안는 박찬열을 보고 눈을 꿈뻑이며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박찬열은 날 더 꽉 안았다.
낮은 목소리로 내이름을 부르는 박찬열을 보니 몸이 굳어버렸다.
"ㅇ…야, 박찬열 왜이래"
"백현아"
"…"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