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 - Sextape
브금을 꼭 들어주세요
직장 상사 너탄 X 사원 민윤기 조각
[뭐 해요] - 13:50
[읽었으면 답장은 좀 해 주지] - 13:55
[민윤기씨] - 14:05
14:20 - [데이트 합니다]
[누구랑] - 14:22
14:42 - [사적인 연락은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분명히 말씀 드린걸로 알고 있는데]
" 하, 이렇게 나오겠다 이거지. "
이마를 타고 흘러 내린 머리카락을 손으로 한번 쓸어 넘긴 채 곧바로 너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루한 연결음만이 귓가에 이어지고, 지금쯤 누군가와 태평한 데이트를 즐기고 있을 민윤기를 생각하니 화가 머리 끝까지 솟구치는 느낌이었다. 지금 내가 누구한테 매달리는데, 애꿎은 손톱만 물어 뜯고 있었을까...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짜증이 잔뜩 묻어나는 나른한 네 목소리가 들려왔다.
- 네.
" 누구랑 데이트 하냐고 물었는데. "
- ... 사적인 이야기 하시려고 전화 하신거면 끊겠습니다.
" 난 하고 싶은데 사적인 이야기. "
" 알잖아요, 나 민윤기 너한테 관심 많은거. "
- .. 공과 사 구분은 하셨으면 좋겠는데.
" ... 뭐? "
- 하실 말 없으시면 먼저 끊겠습니다.
아, 한방 먹었네. 너보다 나이도 어린 내가 사장이랍시고 네 위에 앉아 있으니 맘에 안 든다 이건가. 꼴에 자존심은 강해서... 회사에서는 내가 널 아무리 이리 저리 굴려도 찍소리도 못 하더니, 회사가 아니어서 그런가 싸가지가 없네. 아무리 내가 맘에 안 들어도 넌 날 이렇게 대하면 안되지. 회사 안이던 밖이던 내가 네 직속 상사인 점은 안 변하는데, 안 그래?
* * *
" 민사원 들여 보내세요. "
1번을 꾹, 누르고는 비서에게 널 불러 오라는 메세지를 전달하자, 몇 분 후 문을 열고 들어오는 네 모습에 웃음이 나 피식 - 하고 웃곤 소파에 앉아 널 지긋이 올려다 봤다. 무언가가 마음에 안 들어도 단단히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을 한 널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를 승리감에 사로 잡혔달까. 우뚝 내 앞에 망부석처럼 서 있는 너에게 내 기다란 손을 뻗어 네 검은색 넥타이 아랫쪽을 지분거리자 움찔거리는 네 모습이 보였다.
" ... 뭐하는, "
" 아, 미안. "
" 넥타이 밑이 접혀 있어서 나도 모르게. "
" .... "
" ... 민윤기씨는 그쪽 상사가 썩 맘에 들지 않나 봐요? "
" 친절을 베풀어도 고맙다는 소리 한 마디가 없네. "
" ... 아닙니다. "
" 그럼 내가 좋다는 뜻인가 그거. "
" .... "
" 어제 데이트는 재미 있었어요? "
" .... 데이트 아니었습니다. "
" 근데 왜 나한테는 데이트라고 ... "
" 아, 설마 질투하라고 그러는건가 지금. "
" 귀여운 면이 있네요? 몰랐네. "
나는 지금 너와의 이 상황이 꽤 재밌어서 즐기고 있는 나와는 다르게 너는 모든게 귀찮다는 듯이 삐딱하게 서서 날 노려보고 있었다. 몸을 일으켜 너에게로 가까이 다가가 네 귓가에 아슬아슬하게 내 입술을 대고는 조용히 속삭였다. 네 눈빛 지금 되게 섹시해요 민사원.
" ... 아, 민사원이 어제 그랬죠. "
" 공과 사는 구분하라고. "
" .... "
" 근데 나는 너랑 사적인 거만 하고 싶은데. "
" ... 하. "
" 너랑 입 맞추고 싶어 지금. "
" .... "
" 아, 아니다. "
네 귓가에 뜨거운 숨을 달싹이며 속삭이다가 내 아랫입술을 혀로 한번 훑은 후 네 귓바퀴를 아프지 않게 살짝, 물었다.
" ... 사장... "
" 여기서 민사원이 신음소리라도 흘리면, "
" 너랑 나랑 사적인거 한다고 저 밖에 다 소문 나려나. "
" .... "
" ... 난 좋은데, 넌 어때요? "
네 귓바퀴를 살살 혀로 쓸어 올리자, 눈썹을 찡긋거리며 붉게 달아 올라가는 네 귓볼이 보였다. 귀엽네, 여기야? 입꼬리를 올려 웃고는 이빨을 세워 네 여린 살을 질겅대며 씹자, 너는 씨발... 하고 낮게 욕을 읊조렸다. 한번도 상사 앞에서 욕을 한 적이 없던 네 모습에 놀라 잠시 당황하고 있었을까, 네가 갑자기 내 뒷목을 잡아 고개를 비틀고는 강하게 내 입속을 탐하기 시작했다. 뜨거운 내 입안을 제 멋대로 탐하는 너에 난 점점 내 책상 쪽으로 밀려 났고, 책상 위로 거의 다 눕혀졌을 때 즈음 너는 타액으로 인해 축축하게 젖은 네 입술을 떼고는 내 귓가에 속삭였다.
" 하아.. 봐 드리는 것도 한계가 있는데. "
" ... 아, "
" 그렇게 원하시면, "
" ....민, "
" 끝까지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