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printing on someone is like, when you see her, everything changes. All of a sudden, it’s not gravity holding you to the planet. It’s her. Nothing else matters. You would do anything, be anything for her. >
그 남자는 나와 눈이 마주친 후 자신의 친구들이 올 때까지 그 자리에 계속 서있었다.
내가 민망해서 눈을 피해버렸지만 그 남자의 시선은 계속 느껴졌다.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라고 착각할 정도로
그 시선은 기분 나쁘고 불쾌하기 보단 설레고 두근거렸다.
내가 다시 남자 쪽으로 시선을 향했을 땐, 남자의 친구들이 그 남자를 데리고 가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아빠가 이 주변에 한국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 있다고 들은 적이 있었다.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인 것 같았다. 그 남자의 친구들도 모두 동양인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노트북을 두드리다가 그 남자 생각에 한 페이지도 쓰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을 때쯤, 퇴근하신 아빠께 물었다.
“ 아빠, 이 주변에 동양인들 모여 사는 곳이 있다고 하셨죠? ”
“ 아.. 그 지성이네? 아까 바닷가 간다더니 봤구나. 걔네가 바닷가 근처에서 살거든. ”
“ 지성이요? 그 사람들 한국사람이에요? ”
“ 응. 한국 사람이야, 아 대만에서 온 애도 한 명 있고. 지성이, 다니엘, 재환이,우진이,지훈이,관린이 이렇게 6명이서 같이 살더라. 같은 동양인이라 그런지 정이 많이 가더라고. 너 오기 전엔 같이 저녁도 먹고 그랬어. ”
아빠가 그릇에 시리얼을 따르면서 말씀하셨다.
“ 그러고 보니 걔네 줄 책들 있는데 가서 같이 가서 주고 올래? 인사도 할겸 ”
“ 인사요? ”
“ 지성이가 워낙 성격도 좋고 애들도 다 착해. 너 여기서 계속 있는 것보단 친구라도 만들어야 되지 않겠어? 한국 사람이니 말도 잘 통하고 ”
한국에서도 딱히 많은 친구가 있지도 않았고 낯도 가리고 대학에서도 사람들과 두루 친하진 않았던 나였지만 왠지 바닷가에 그 남자는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네, 같이 가요 ”
그렇게 쌀쌀한 날씨에 한국에서 가져온 대학 과잠을 둘러 입고 아빠와 밖으로 나왔다.
“ 포크스는 어때? 지낼만해? ”
“ 뭐.. 아직 일주일도 안되었는데요 ”
“ 불편한 거 있으면 말하고.. 학교에 물어보니 사무직이 많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계속 여기서 일해도 아빠는괜찮아. ”
1년 더 있어도 괜찮다는 말을 꼭 돌려말하는 아빠가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하고 싶은 말을 직접적으로 못하는 나는 아빠의 말에 정확히 대답하지 못했다.
차로 10분쯤 달렸을 때, 1층짜리 작은 집이 나왔다.
아빠가 문을 두드리며
“ 지성아, 안에 있니? 저번에 부탁한 책 가져왔다. ”
안에서 막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다.
“ 아저씨? 지성이 형! 아저씨 오셨어 ”
“ 형 지금 설거지 중인데.. 재환아! 아저씨 책 좀 받아! ”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나왔다.
“ 아저씨, 감사합.. ”
아빠에게서 책을 건네받은 그 남자는 고개를 들다 옆에 있는 나를 보았고 받은 책을 떨어뜨렸다.
“ 어이고 재환아, 괜찮니? ”
아빠가 책을 줍고 계셨고 그 남자는 소리치며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다.
" 지성이 형! "
집 안으로 들어가버린 그를 대신해 뒤에 온 새로운 남자아이가 아빠와 나를 맞아줬다,
" 아니 저 형 왜 저런대.. 아저씨 죄송해요..
아까 바닷가에 앉아있던 분 맞죠? "
나를 보고 물었고
" 아, 여기는 우리 딸이고 여기는 이 집 사는 지훈이."
" 박지훈입니다. 안으로 들어오세요 "
다시 책은 그 남자 아이의 손에 들리게 되었다.
“ 어, 지훈아 말이라도 고맙다. 이제 집에 가야지. ”
지훈이라는 아이의 뒤에 다른 남자가 나타났고
“ 아저씨.. 오늘은 저희가 할 일이 있어서.. 다음에 오세요, 다음에 ”
눈 꼬리를 내리며 말하는 저 다정한 사람이 그 지성이 일거라 생각했다.
“ 아니 우리가 할 일이 뭐가 있다고 ”
“ 박지훈! 조용히 해. 아저씨 정말 죄송해요.. ”
아빠와 나는 어리둥절했다. 나를 보고 책을 떨구고 방금 전까지 들어오라고 하다가 갑자기 할 일이 생겼다고 하는 것이 이상했다.
오두막을 나오며 내가 아빠께 물었다.
“ 원래 저렇게 갑자기 할 일이 생겼다고 해요? 왜 그런 거지? ”
“ 아니.. 지성이가 저런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
그 남자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이름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집으로 향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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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 그 저번에 얘기해준거 있잖아요. 늑대인간이 한 여자한테.. ”
“ 뭐, 각인? ”
저녁준비를 한참 하고 있을 무렵 지훈이 지성의 옆에 다가와 묻는다.
“ 네.. 그거.. 아직까지도 각인한 늑대인간이 있어요? ”
“ 글쎄다.. 나도 들어본 적은 없는데.. 왜? ”
“ 아무리 생각해도 니엘이형이 각인한 것 같아서요.. ”
“ 뭐??!! ”
놀라서 채소를 썰던 지성의 손가락이 베었다.
“ 아니.. 그게 그렇게 심각한 일이에요? ”
베어진 손가락은 지성이 대답을 다시 시작할 때쯤, 다시 아물기 시작한다.
" 김재환 데리고 와봐. 지금 당장. "
재환이 오자, 지성은 음식을 하던 바쁜 손을 멈추고 탁자에 앉아 한숨을 쉬며 머리를 쓸어올린다.
재환은 지성의 표정을 보자마자 자신을 왜 불렀는지에 대해 알아차렸다.
" 재환아, 니엘이.. "
" 형.. 니엘이가.. "
둘은 동시에 입을 열고 그 둘을 지훈이 궁금한 듯 쳐다본다.
“ 니엘이가 어떤데, 지금 ”
" 좀 이상해요. 아까 그 여자 본 이후로 부터 애가 약간 정신이 나간 것 같아요. 첫눈에 반했냐고 물었는데 그런 가벼운 감정이 아니라는 둥, 그 여자 없이는 이젠 못 살겠다는 둥.. "
" 그 때 알파랑 비슷해보여? "
" 네.. 아직 늑대로 변신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제 느낌상.. "
노을이 지는 창 밖에는 농구를 하는 다니엘과 관린, 우진이 보인다.
지성이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얼굴을 찌푸린다. 손은 이미 다 아물었다.
" 각인이.. 뭔데요? "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지훈이 묻는다.
“ 누군가에게 각인된다는 건.. 그 사람을 보자마자 모든 관점이 변하는 거야. 그 순간부터 늑대인간을 이 세계에 묶어두는 힘은.. 더 이상 중력이 아니라 그 사람이 되는 거지. 다른 건 중요치 않아. 그 사람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어. ”
지성이 대답한다.
“ 그냥 사랑에 빠지는 그런거 아니에요? ”
“ 그런 거랑 차원이 달라, 예전 우리 알파의 각인 현상을 목격했었는데.. 마치 <한 여름 밤의 꿈>을 생각나게 해, 마법 같아. 그래서 잘 일어나지 않는 현상이라고.. 나도 예전 우리 알파 늑대 이후로 못봤고.. ”
“ 근데 이렇게 갑자기 각인이 일어나요? ”
“ 그러니까.. 이상하지.. 아 재환아 저번에 누가 포크스에 이사왔다고 하지 않았어? ”
“ 네, 저번주인가..? 그 사람도 동양인이랬는데.. ”
“ 봤어? ”
" 아뇨, 못 봤어요. 지훈아, 넌 봤어? "
" 저도 못 봤어요.. 근데 이사온 게 그렇게 큰 일이에요? "
" 늑대인간이 각인하는 것에 대한 많은 가설이 있는데 그 중 하나를 확인하려는 거야. "
" 그 가설이 뭔데요? "
지훈의 눈빛엔 호기심이 가득하다.
" 뱀파이어가 주위에 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거지. "
" 에이.. 포크스에 뱀파이어가 오겠어요? "
재환이 괜히 장난을 친다.
" 그냥.. 저번주부터 괜히 싸해.. 마치 그 때 그 성당에서처럼. 그나저나 우리 니엘이 어떡하냐.. "
지성이 창 밖에 환하게 웃는 다니엘을 걱정스레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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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부엌에 나와보니 접시가 있었고 그 위헤 포스티잇이 붙어있었다.
' 지성이네 갖다주고 와. 어제 깜박하고 안 가져다 줬네. '
오늘은 그 남자를 꼭 보리라 다짐을 하고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오랜만에 화장도 하고 바다로 향했다.
그들의 집에 정확한 위치를 기억하지 못해서 바닷가 근처에서 헤매이다가 겨우 오두막을 발견했다.
오두막의 옆에선 그 남자가 혼자 농구를 하고 있었다.
" 저기요! "
내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그 남자는 하던 농구를 멈춘다.
" 지성이 형 안에 있어요 "
" 아니, 저 그 쪽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
내가 다가가니 그 남자는 나에게서 멀어진다.
" 다가오지 마요. "
잔뜩 경계하는 채로.
" 저기.. "
등 뒤에서 들리는 말에 고개를 돌려보니 웃는 지성이 보였다.
" 접시 주시고 가시면 될 것 같아요. 아니면 데려다 드릴까요? 재환이 안에 있는데 "
" 아니 잠시만요.. "
고개를 다시 돌리자 그 남자는 이미 숲 속으로 사라진 뒤였다.
내가 왜 이렇게 이 남자를 만나고 싶은지, 왜 이 남자에 대한 생각으로 어젯밤을 설쳤는지에 대해서 내가 내릴 수 있는 답은 없었다.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 일단 그 남자를 알게 되어 이야기를 한다면 이 모든 의문들이 풀릴 것 같았다.
" 아.. "
아쉬웠다. 도대체 무슨 핑계를 대야 저 남자를 계속해서 만날 수 있을까.
한 번의 눈맞춤을 도대체 잊을 수가 없었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남자도 나와 같은 감정일거란 확신도 들었다. 근데 왜 저 남자는 나를 게속 피하려는 걸까..
오늘도 그렇게 바닷가에서 그의 생각만 하다가 날이 어두워지자 집으로 돌아왔다.
학교에서 일을 하든 공부를 하든 어떤 생산적인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찰나,
" 근데 너 과외 맡을 생각 있니? ”
아빠가 퇴근하시자 어제 먹다만 시리얼을 부으며 말하신다.
“ 네? 여기서 과외요? ”
“ 지성이가 그러는데 우진이랑 지훈이가 한국을 가기 전에 SAT든 수능이든 봐야할 텐데 애들이 공부를 놓은지 너무 오래되었대. 작년에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 책을 제대로 보질 않는다네. 내가 여기 처음왔을 때 지성이 신세를 많이 져서 너라도 도와주면 어떨까 하고.. ”
생각해보니 엄마의 손길에 익숙한 아빠나 나나 밥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이 없다.
"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애들 잠깐 잠깐 봐주면 될거야. "
아빠 말을 들어보니 내가 오기 전엔 책을 가져다주는 감사로 밥을 얻어먹으셨다 했는데, 그 집에 과연 몇 명이나 책을 제대로 볼지 의문이다. 그냥 착한 지성씨가 아빠께 대접해드리기 위한 핑계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과외 핑계로 집에 자주 가게 되면 같이 밥 먹기도 편할 것이고 마침 생산적인 일도 필요하던 참이었다. 한국에서도 과외는 여러 번 해보았기 때문에 익숙한 아르바이트였고 아이들도 착한 것 같았다.
그리고 또,
그 남자도 만날 수 있겠지.
" 할래요, 과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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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CM입니다.
생각보다 되게 일찍 오게 되었는데요.. 응? 이게 일찍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전 초고를 쓰면 진짜 수 십번을 고치기 때문에 되게 오래 걸리는데 여러분들이 기다리실 것 같아서 빨리 왔습니다~~!!
기다린 사람 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네 그리고 제가 한 가지 여쭤볼 게 있는데 제목을 이제 설정하려고 해서.. 이에 대한 독자님들 의견을 받으려 합니다!!
Full Moon(보름달)과 IMPRINTING(각인) 중에 골라주시면 됩니닷!!
물론 투표 결과가 제목 정하는데 '반영'이 되는 거지 무조건 투표 결과로 갈 생각은 아니구요.. (답정너 아닙니당..)
그리고 제가 그 문단띄기라고 해야하나요? 그걸 잘 안하는 편인데 읽으시기 불편하시거나 하다면 고쳐보도록 하겠습니다!!
피드백 주시면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ex. 사진크기가 이상해요. 문단 좀 길게 띄어주세요.. 등등)
댓글 남기고 포인트 받아가세용~~!!!
안 클릭해도 상관없는 신비한 CM |
여러분들께서 생각하시다시피 이 글은 트와일라잇의 배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설정 상 원작과 달라진 설정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원작에 대한 오마주라고 하나요? 하튼 비슷한 장면들이 있을 것입니당. 트와일라잇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찾아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ㅎㅎㅎ 혹시 설정에 대해 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기본 설정이든 아무거나 상관없습니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다 해결해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