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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이스트/JR/김종현] 익숙함에 속아 A | 인스티즈

 

 

 

 

익숙함에 속아 A 

 

 

w. 미이 

 

 

 

[뉴이스트/JR/김종현] 익숙함에 속아 A | 인스티즈

 

 

 

 

1. 눈을 떠보니 깜깜했다.  

본능적으로 이불 속을 더듬거리다 손끝에 느껴진 찬 기운에 급하게 집어 들어 올렸다. 

 

어두운 방 안을 채우는 휴대폰 속 불빛은 냉정하게도 고요히 새벽 5시를 알리고 있었다.  


언제부터 잠이 들었는지, 얼마나 잤는지. 또 눈물로 하루를 보내다 지쳐 잠이 들었겠지. 

 

 

 

2. 무언가 잘못되었다. 

깨닫는 데에 고작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요즘 들어 늘 그래왔듯 귀찮아하는 내색을 팍 풍기며 30분이나 지각을 했음에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나와 

 

그런 나를 말 없이 묵묵히 내려다보던 너. 

 

따뜻한 카페 속에서 점점 식어가는 커피. 우리의 온도는 항상 그랬었다.  

 

아무것도 안 할 거면 왜 불렀냐는 나의 물음에 보고만 있어도 좋다며 항상 내 머리를 지분대던 네가 왜 그날따라 아무 말도 없었던 것을. 


" … " 

 

[뉴이스트/JR/김종현] 익숙함에 속아 A | 인스티즈

 

 뒤늦게 느껴진 무거운 분위기에 휴대폰에서 눈을 떼고 마주한 너의 눈은 빨개지다 못해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 한 두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 … 어. " 

 

당황스러웠다. 7년간의 연애 기간 동안 너의 눈물을 마주한 게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드물었던지라.  

사람을 불러놓고 이렇게 아무 말 없이 울어버리면 어쩌라는 건지. 짜증이 났다.  

 

예전 같았다면 토닥여주며 너를 달랬겠지. 

 

이렇게 마주 보고 있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연애 초반엔 안 그랬는데. 살다 보니 바빠서, 항상 나만 바빴지만. 

 

너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 큰 눈에서, 눈물은 참 서럽게도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지금 우리의 사이가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알고 있었다. 


" ...로워. " 

 

" 응? " 

 

" 외로워. " 

 

" … " 

 

" 여준아 " 

 

" 응 " 


" 나 너무 힘들어 " 

 

" … " 

 

" 난 너를 계속 사랑하고. 있는데. 왜 계속 외로워. " 


" 너.. 이렇게 차가운 사람, 아니었잖아. " 


발음이 뭉개지고 말이 눈물에 먹혀 끊여져서 내뱉는게 답답한지 숨을 헐떡이는 넌 괴로워 보였다. 무엇이 널 그렇게 괴롭게 했을까. 


" 무서워. 무섭고 괴로워... " 

 

여준아. 내 이름을 끝으로 넌 아무 말 없이 울기만 했다.  어깨를 들썩이며 동글동글한 뒤통수를 손으로 감싸고 주저앉은 채 서럽게 울었다.  

  

" 종현아. " 


" 우리.. 이제. 그만해... " 

 

" 그래. 그렇게 하자. " 

 

종현아. 네 이름이 낯설었다. 요즘 들어 이름만 불렀던 적이 없었는데. 


7년간의 사랑이 생각보다 많이 식어있는지 김종현의 헤어지자는 말에 쉽게, 가볍게 대답을 뱉은 내 모습에 놀라 주춤거리자 더 놀란듯한 김종현이 고개를 들고 내 얼굴을 응시했다. 

내 어깨에 걸쳐진 손의 떨림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3. " 음, 고마웠고. 조심해서 가. " 

 

이미 끝난 결론 질질 끌기 싫다는 생각에 어깨 위의 손을 조심히 밀어내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떴다. 

 

7년 연애의 마침표가 찍히는 순간은 생각보다 허탈할 만큼 가벼웠다. 넌 어떨지 모르지만 난 예전보다 너에 대한 마음이 식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고 말투나 행동으로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으니. 

 

어차피 끝내야 할 인연이었다 우린. 

 

 허하지만 곧 채워지겠지. 너에 대한 마지막 기억까지 버려두고 가야겠다며 먼 길을 돌아왔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심했나. 달래주고 왔어야 했나.  

 

돌이 가슴에 박혀있다 빠져나간 기분이 이질적이었다.  

 

그 생각이 하루도 못 넘길 것이라고 생각도 못 한 채 돌아온 집은 여전했다. 늘 그랬듯 더듬거리며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켰다. 

 

작은 자취방은 생각보다 너의 흔적이 많았다. 

 

여자 혼자 살면 위험하다며 가져다 놓은 신발부터 밥 챙겨 먹으라고 냉장고 앞에 작게 공간을 차지한 쪽지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인형들을 지나 화장실 선반에 나란히 놓인 칫솔까지. 가볍게 시선을 돌리는 곳마다 너의 흔적은 묵직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다 치우려면 이사를 가야 하나. 막막하기도 했지만, 


괜히 찡했다. 참 많은 시간을 나눈 사람이었구나.  

 


4. " 종현아 " 

 

" ... " 

 

" 종현아..? " 

 

여러 번 불러도 대답이 없길래 부르는 것을 포기하고 숟가락을 들었다. 9시 뉴스가 그렇게 재밌는지 미간을 좁히며 TV에 집중하는 너는 가끔 입술을 깨물었다. 

 

 

[뉴이스트/JR/김종현] 익숙함에 속아 A | 인스티즈

 

 

" 여준아 " 

 

마침내 TV에서 눈을 뗀 너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대체 무슨 뉴스였길래 찌개가 다 식을 때까지 눈을 떼지 못한 것이지 

 

" 너 집에 잠금장치 하나 더 달면 안 돼? 아니 내일 당장 나랑 같이 가서 사자 " 

 

불안할 때 나오는 네 습관은 동공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굴리는 것 이었다. 흔들리는 네 눈을 보다 이게 또 무슨 소리인가 싶어 뉴스를 보니 혼자 사는 여자 주택에 강도가 침입했다는 내용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심지어 내가 사는 지역이었다. 

 

" 설마 뚫고 들어오겠어. 여긴 안전해서 괜찮아. " 

 

가난한 대학생이 도어락에 투자 할 만한 돈이 어디 있겠는가. 솔직히 범인을 아직 못 잡았다는 말에 조금 불안했지만, 괜히 네 걱정을 사기 싫어서 아무렇지 않다는 듯 대꾸했다. 

 

" 그래도 내일 가보자. 내가 불안해서 안 돼. " 

 

" 밥이나 먹어. 절대 그런 일 없거든요 " 

 

밥이나 먹으라는 내 핀잔에도 넌 나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보나 마나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있을 네 눈을 생각하니 귀여워서 먹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올렸다. 

 

" 불안해서 어떡해. "

 

갑자기 와락 나를 안는 너의 모습에 숟가락을 놓쳐 손을 더듬었다. 머리가 아직 다 안 말랐는지 촉촉한 네 머리에서 샴푸 향이 가득 올라왔다.  

 

" 왜 이래. 밥 먹어 식겠다. " 

 

" 안 되는데 정말.. " 

 

밥 먹다 말고 이게 뭐야. 너를 밀어내려고 어깨를 툭툭 치니 더 세게 나를 안아왔다. 

 

" 종현아. 나 숨 막혀.. 밥 먹고 안아줄게 "  

 

숨이 막혀 답답한 기분에 어깨를 힘을 줘서 밀치니 그제야 손을 풀고는 나를 뚫어져라 처다보는 넌 여전히 불안해 보였다. 

 

" 나 여기서 살까. " 

 

" 어디서 개수작이야 " 

 

[뉴이스트/JR/김종현] 익숙함에 속아 A | 인스티즈

 

" 그렇긴 해.. 내가 여기서 살아도 위험하네. 어떡하지. " 

 

왜 위험하냐며 소리를 지르려다가 갑자기 얼굴에 열이 올라오는 것이 느껴져 고개를 숙이고 입 안 가득 밥을 떠넣었다. 

 

" 그러게 왜 예뻐서 " 

 

뭐라는 거야 진짜. 눈을 흘기며 입을 열심히 우물거렸다. 이것만 다 먹고 나면 쫓아낼 계획으로. 

 

" 예쁘지만 않았어도 내가 여기서 살아도 안 위험한 건데 " 

 

" 밥 다 먹고 쫓겨날래 지금 쫓겨날래 " 

 

미안해. 전혀 미안해 보이지 않는 능글거리는 말투로 실실 웃는 게 얄미웠다. 물론 밥을 다 먹자마자 가기 싫다는 너의 등을 떠밀어 내보내는 건 잊지 않았다. 

 

머리가 덜 말라서 지금 나가면 감기에 걸린다고 징징거리는 네 말에 대꾸도 없이 무시하는 것은 사소한 나의 복수였다는 건 비밀 

  


5. 김종현이 집에 돌아간 후 뒷정리와 샤워까지 끝내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한밤중이었다.  

많고 많은 TV 프로그램 중에 왜 하필 뉴스를 봐서, 김종현 앞에서는 안전하다며 큰소리쳤지만 사실 엄청 불안했다. 

 

미친 척하고 다시 김종현을 부를까 생각하다 그건 내 자존심이 허락해주지 않아 들었던 휴대폰을 다시 내려놓았다. 

 

잘려고 침대에 누워도, 인터넷에서 클래식 음악까지 찾아가며 노력해도 이미 내 신경은 9시 뉴스에 쏠려있었다. 

 

결국, 오늘 잠드는 것을 포기하고 TV를 켰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겨울바람에 현관문 덜컹거릴 때 마다 내일 김종현이 집에 오거든 내 소중한 금요일 저녁과 토요일 새벽을 이렇게 허비하게 된 것에 대해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다짐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6. 아침 7시. 눈이 풀려서 반쯤 감긴 채 소파 위에서 졸고 있을 때였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현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나 왔어. 하핫 " 

 

이른 아침부터 빨개진 볼을 내밀며 집에 온 너를 머릿속으로는 이미 반쯤 조져놨지만 계속해서 감기는 눈이 더는 무리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어째 김종현도 눈이 풀려 피곤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그 뒤로 쭉 잠이 들었는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내 침대 속이었다. 어째 좀 따뜻하다 했더니 날 품속에 넣고 세상 모르게 잠들어있는 김종현이 보였다. 

 

괘씸해서 확 밀어낼까 생각하다 그래도 이 시간까지 잠들어 있는 것을 보니 피곤한가 싶었다. 늦게 잤는지 모르겠지만 일어나면 잔소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너의 얼굴을 천천히 뜯어보고 있던 그때였다.  

 

쪽- 

 

여전히 감겨있는 네 눈이라 내가 방심하던 틈을 타 고개를 내려 예고도 없이 입을 맞추는 너였다. 놀래서 움찔했더니 숨이 막힐 정도로 꽉 안아버린다.  


이렇게 하면 내가 욕할 거 어째 알고 말할 틈을 안 줘버리는 너에게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 그런데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 

 

[뉴이스트/JR/김종현] 익숙함에 속아 A | 인스티즈

 

풀린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넌 여전히 피곤해 보였다 

 

" 아니.. 그 어제 뉴스에서 나온 거…. 그거 불안해서.. 잠이 안오더라고… " 

 

" 그래서 안잤어? " 

 

" 방금 잤잖아. 그런데 너무 불안해서.. 신발 가지고 왔어. " 

 

갑자기 신발은 왜?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보고 있으니 네가 느릿하게 다시 말을 이어갔다. 어째 둘 다 똑같이 잠을 못 잤는데 더 피곤해 보이는지 

 

" 남자 신발 놔두며는… 혼자사능거.. 티 안난대에.. 하핫 " 

 

많이 졸린 지 발음까지 다 뭉개가며 천천히 말을 잇던 너는 잘 보이는 곳에 놔두라며 중얼거리다 다시 잠들었다. 

 

 고개를 살짝 틀어 신발장을 보니 아침에 갖고 왔는지 너의 운동화가 놓여있었다. 

 

" 종현아 " 

 

" …"  

 

" 자..? " 

 

" … " 

 

" 고마워 " 

 

난 봤다. 자고 있던 네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7. 씻고 침대에 누웠다. 요즘들어 쌀쌀맞게 군 것도, 힘들다며 헤어지자는 네 말에 쿨하게 돌아선 것도 나였는데 뒤늦게서야 생각이 많아졌다. 우리가 이렇게 쉽게 끝내도 되는걸까. 어딘가 허전했다. 7년간의 관계가 끝이 났는데 허전하지 않는다는 게 이상한 거지만. 

 

 언젠가는 분명 끝날 관계가 맞았다. 더 이상 너에게 설레지 않았고 너의 눈물에 아프지 않았다. 아프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그 큰 눈에서 뚝뚝 떨어지던 눈물이 염치도 없게 나를 괴롭게 했다.  

 

 

이젠 너와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는구나.  

 

이런 날이 오기는 오는구나.  

죄책감이라던가 허전했을 뿐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다. 

 

잠만 잘 오더라. 점점 잠이 드는 내 모습은 꽤 뻔뻔하고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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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3.125
작가님 ㅠㅠㅠ
뭔가 후회뭏인것같은 느낌적인 느낌 ㅠㅠㅠ
저 이런내용 사랑합니다ㅠㅠㅠㅠ
암호닉 신청가능한가여????
그렇다면 금붕어로 신청할게요!!!

7년 전
독자1
헐 너무 재밌어요ㅠㅠㅜㅠㅠㅠㅠㅠ 종현이 넘 머싯고 귀엽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 신알신 해놓을게요 재밌는글 더 써주세요!!!!!❣️
7년 전
독자2
A니까 후편도 있는거죠?ㅠㅜ 완전 기대돼요
뒷내용 완전ㅠㅠㅠㅠ 두근두근...
신알신 눌러놓고 갈게여!! 하핫

7년 전
독자3
와 너무 좋아여.. 분위기 진짜 발려버리고... 여주 너무 나쁘고... 다음편 기다릴게여 꼭 돌아오세요!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4
너무 좋아요 지쨔........ 다음편 꼭 써주세여 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5
앗 하핳 제가 기다리던 글이 이 글이 맞나봐요!!! 독방에서 보고 기다리고있었는데 헿헤 다음편 기다리고있어도 되는거겠죻헤헤헿
7년 전
독자6
아ㅠㅠ 왜 이렇게 분위기 취향저격인거에요ㅠㅠㅠ 처음에 종현이가 마음이 식고 이러쿵 저러쿵인줄 알았는데 반대였어ㅠㅠㅠㅠ 종현이 눈에 눈물이 고이게 하다니 나쁜 여자ㅠㅠㅠㅠㅠ다음 화 진짜 짱짱 기대돼요! 후회하고나서 다시 잡을 때 쯤 종현이는 다 잊었을라나요...? 약간 어두운 분위기?글 되게 좋아하는데ㅜ 넘나 취향 저격해버리신것 ㅜㅜ 신알신 걸고 갈께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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