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헤어지기 30초 전 나는 도저히 그 말만큼은 나오지 않기를 기도했다. 바보같은 소리지만 이 기도가 이뤄지길 바랬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그 말을 뱉어버렸다. "민현아, 우리 이제 그만하자." "...그래" 뭐라 할 말이 없어서 그냥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미안해. 내가 좀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우린 이렇게 되지 않았겠지... 헤어지기 365일 전 우리의 만남은 김재환으로 부터 시작되었다. "안가" "아 한번만~ 신비야 한번만" 재환이는 안간다는 신비를 붙잡으며 그녀를 내가 상대로 나가는 소개팅에 내보내려 애쓰고 있었다. "안간다니까?" "하...정말 비장의 카드를 꺼내야겠군. 다음주 과제 대신 해줄게." "갈게" 재환이가 저렇게 신비를 소개팅에 내보내려는 이유는 바로 나와의 약속 때문이다. 이주 전 나와 재환이는 술 오래버티기 대결을 했다. 이에 대한 승자의 조건은 바로 소개팅이었다. 결과는 당연히 내가 이겼다. "자 그러면 내일 5시 30분에 학교 앞 카페로!" 헤어지기 364일 전 단정한 차림으로 차려입고 오랜만에 무스도 사용했다. 간단히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가자 쌀쌀한 추위가 온 몸을 휘감았다. 하지만 소개팅을 한다는 기대감에 의해 되려 입가엔 미소가 피었다. "황민현! 학교가?" 내 친구 성우가 뒤에서 달려와 내 목에 팔을 건다. 현재 원대학교 의예과 4학년인 성우는 만나기 힘든 친구다. "관린이 고3이라며. 잘 있냐?" "에휴 몰라 다음달이면 수능이야 벌써" "그렇네..." "야 근데 너 오늘따라 왤케 기분이 좋아보이냐? 어쭈? 머리에 무스까지?" "아이 참 부끄럽게 그걸 굳이 말로 하냐" "소개팅하지" "헐 어떻게 알았음??" "김재환이 입을 가만히 냅둘리가. 이름이 이신비였나?" "아니, 스포 와우" 그렇게 김재환의 입에대해 심각한 토론을 하다보니 어느새 교문에 도착했다. "잘가라 의사야" "응 잘가라 사업가" 그렇게 헤어지고 난 경영학과 4학년 답게 취업 정보를 알러 정보통 윤지성 조교님께 갔다. 윤지성 조교님은 거의 모든 취업 정보를 꿰뚫고 있다. 왜인지는 나도 잘... "윤조교님! 무슨 정보 없어요??" "에고고 민현이 네가 원하는 회사들은 다 아직이네..." "아...그래요?? 하핫 괜찮아요. 좀 더 기다려보죠 뭐." '띵똥' '아버지다. 오늘 7시 30분까지 집으로 와라." 윤 조교님과 얘기중에 문자가 와서 보니 아버지 문자였다. "하..." 아버지 문자를 받은후 조교실에서 나와 벤치에 앉아 깊은 고민에 빠져있으니 저 멀리서 김재환이 뛰어온다. "야!!!황민현!!!" "왜" "아니, 하 와 힘들어. 여튼 지금 6시 15분이야!!빨리 가!!!" "아...그래?" "아 그래???그래! 누구 욕먹을 일 있냐?? 빨리가!" "알았어 신비 만나러 갈게" "어...? 네가 어떻게...옹성우!!!! 이씨!!" 재밌는 녀석일세... 여튼 잡생각 탈탈 털어버리고 카페로 갔다. "안녕하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이신비라고 합니다." "아, 저는 황민현입니다." 이 것이 우리의 공식적인 첫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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