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뭐라고?"
"몰라,그..그냥 갑자기 쓰러지셔서..내가 지금,"
"경수야."
"....."
"정신차려.할머니 지금 어디계셔."
넋이 빠진 경수를 간신히 추스려 할머니가 계신 병원으로 달려왔다.
"경수야."
"....."
"할머니 괜찮으시대.단순한 쇼크래."
"괜찮으셔?"
"응.안정만 좀만 취하시면된대."
숨을 턱하고 몰아쉬며 경수가 울음을 뱉어낸다.
"울지마.경수야.응?"
병원 복도에 종인과 경수의 대화소리가 조근조근 울려퍼졌다.
"괜찮으시대여?"
'응.내일에 퇴원하실거야.'
"다행이네여."
'그러니까..세훈아.'
"네?"
'경수네 집가서 정리 좀 해주고 와라.'
"...뭐여?"
'정리 좀 해주고오라고.부탁한다.'
"헐...."
끊긴 전화를 붙들고있던 세훈을 보던 준면이 다가왔다.
"왜 그래?"
"경수형네 집 갔다와야대여."
"왜?"
"할머니 쓰러졌대여."
"뭐??어쩌시다가???"
"몰라여,무튼 다녀올게여."
준면이 같이 가자며 얼른 외투를 뒤집어 썼다.
낡은 간이침대에 경수가 잠들어있었고 종인은 그런 경수를 보고있다가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아..."
"놀라지말게,시체가 다시 깨어난게 아니니까 말야."
침대에서 죽은듯이 잠들어있던 할머니가 호흡기를 떼고 누워있던 몸을 반쯤 일으켰다.
"경수가 날 많이 좋아해."
아무말도 없이 창밖을 보던 할머니가 종인에게 혼잣말을 하듯 말을 걸어온다.
"지 애미애비보단 나하고 지낸 시간이 더 많으니 그럴만도 해.나 아파서 요양해야된단 소리에 바로 지 하던 일 그만두고 나랑 같이 내려온 애야.
시골생활 힘들텐데도 나만 보며 방글방글 잘도 웃는데 속은 그렇지 않는거 다 알고있지.
저 좋자고 못난 맘에 청춘인 애를 시골에서 썩혀두고있었어..이 늙은이가..."
할머니의 깊게 패인 주름을 타고 눈물을 뚝뚝 떨어졌다.
"이게 다 늙어서 뭐하는 짓인가싶어서..우리 경수 보내줘야지.보내줘야지.하는데 마음이 영 안 놓여서..우리 경수 누구 의지하고 사나 싶었는데
..염치없는거 아는데 경수 좀 부탁하면 안될까?늙은이 소원 좀 들어주게나."
종인은 조심히 경수의 머리칼을 쓸어내렸다.
"경수 데리고 올라가줘요.종인군."
경수의 머리가 조용히 떨려왔다.
"진짜 갈거에여?"
"자주 올게."
"찬열님 데리고 와여."
"...종교믿냐?"
"찬열님은 빛나는 햇살이십니다."
미쳤네 이새끼.종인은 마저 짐을 쌌다.
일은 빠르게 진행됐다.종인의 집은 나오자마자 팔렸다.
백현에게.
"왜 그러냐고 진짜!!!!!!!!!!!!!"
"조용히 해요.골 울려요."
"아니!!!!우리가 같이 산지가 얼마나 됐다고!!!!날 버리고 시골로!!!!!!"
"찬열아.골아프다고했지."
"저는 독수공방이 싫어요!!!!!"
찬열은 한때 공산당이 싫다고 했던 소년처럼 두팔을 벌렸다.
"야..넌 그거못하다 죽은 귀신이 붙었냐?"
"니만 보면 바짝바짝 스는데 어떡하라고!!!!!"
"이 종간나 새끼가.."
백현이 다리미 줄을 채찍처럼 휘두르는 걸 본 찬열이 입을 꾹 다물었다.
"무튼 인테리어도 다시 해야되고 이럴거같아서 이번주안으로 나 시골 가야돼."
"...이번주에 나 원정간단말야.."
"헐.."
"좀만 미루면 안돼?응?"
"그건 안돼."
"제발~"
"안돼."
"자기야!!!"
"안되는 건 안돼."
찬열은 허벅지로 바늘을 쿡쿡 찌르며 밤을 지샐 날이 멀지않았다는 걸 느꼈다.
"준면이 형."
"응."
"형은 떠나지 말아여."
"뭐?"
세훈이 문서를 준면에게 건네고 준면이 어리둥절해하며 문서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땅문서야?"
"형.저는 형을 책임질수있는 재력이 갖고이써여.날 믿고 떠나지말아여."
이게 어디 아픈가..준명이 조심스레 세훈의 이마를 짚었다.
"열은 없는데."
"마을의 반절이 내 땅이에여."
"말은 똑바로 하자.너네 아버지 땅이지."
"곧 나의 땅이 될거에여.순."
"순?"
"에스 오 오 엔.순."
"세훈아.."
"형이 원하면 사과를 심을게여.형이 원하면 마늘을 심을게여.대마도 심을수있써여."
"..잡혀가고싶어?"
한숨을 내쉰 준면이 세훈의 손을 잡고 눈을 맞춘다.
"나 어디 안가.세훈아."
"불안해여.각서라도 써여."
"내가 너때문에 여기있는데 어딜 가."
"진짜져?"
"진짜지."
세훈의 손에 도장을 찍듯 입술을 내리찍었다.
"그건 그렇고 쓸건 쓰져."
"뭘?"
"각서여."
혈장도 찍자고 그러지.왜.
"경수야."
"응?"
"진짜 가도 괜찮아?"
"안 괜찮을게 뭐가 있어."
짐을 싸던 경수가 종인을 올려다보며 싱글싱글 웃는다.
"일주일마다 할머니 보러올까?"
"..같이 와줄거야?"
"당연히 같이 와줘야지."
"고마워.종인아."
종인이 꼼지락거리는 경수를 내려다봤다.
"뭐가?"
"우리 할머니 부탁 들어줘서 고맙고..같이 올라가줘서 더 고맙고...사실 안 들어줘도 되는거였는데."
"고마워할필요없어."
"응?"
경수의 동그란 눈을 바라다보며 입을 열었다.
"좋아서 하는거야."
니가 좋아.경수야.
"진짜 갈거에여?"
"응.가야지."
"내일?"
"응."
"미워여."
"끝장볼래.세훈아?"
"이제야 정들었는데.."
"귀여운 새끼..자주 올거야."
"진짜여?"
"응."
"그럼 올때마다 전화 좀 하고와여."
"왜?"
"던킨도넛 사다주세여."
여기엔 없다말이에여라며 불평하는 세훈이다.
"크리스피도여."
퍽이나.종인이 일어나 준면에게로 향했다.
"어디 잔치해?"
"너 간다는데 이정도 멕이고 가야지."
"..오세훈 먹일려는거아니고?"
준면은 말없이 생선을 뒤집었다.
"너무해."
"니가 더 너무해."
"내가 뭘?"
"시골에서 얼굴 맞대고 산지 얼마나 됐다고 또 뜨냐."
"형."
"응?"
"형은 만약에 세훈이가 같이 서울로 같이 올라가자고 하면 올라갈거야?"
"당연하지.시골에 있는 것도 세훈이때문인데."
"나한테 경수가 그래.형."
부엌엔 탄내가 진동했지만 준면은 생선을 뒤집을 생각을 하지않았다.
"경수가 시골로 가자고해도 서울로 가자고해도 다 좋아."
"....."
"형 혹시 울어???나때문에???"
"아,연기때문에 우는거야."
"아..."
"니가 경수 좋아하는건 내가 너한테 할말은 없어.근데 나 지금 좀 충격이다."
"물론 동생이 남자를 좋.."
"우리집 대는 너한테 맡기고있었는데.니가 갑자기 이런식으로 나오면.."
"뭐?"
"이럼 곤란한데.."
"형!!!!"
"왜!"
준면이 심각해진 표정으로 눈꼬리를 닦아냈다.눈 따가워.
"나 어제 준면이 형 만났어."
"형을???언제?"
"밤에 잠깐?"
"형을 왜?"
옆좌석에서 통감자를 입에 넣고 우물거리는 경수를 힐끔 보았다.
"준면이 형이 불렀어.너 잘 부탁한다고."
"나?"
"응.옆에서 꼭꼭 지켜주래.그래서 알았다고 했어.잘했지?"
"응.잘했어."
"내가 종인이 지켜줘야지."
경수는 의지있게 통감자를 씹었다.어느새 차는 서울로 진입을 했다.
"근데..종인아."
"응?"
"준면이 형이 나보고 종인이 조심하래."
아씨발브레이크잡을뻔했어.종인이 이마에 흐르는 식은 땀을 닦아냈다.
"그래서 내가 뭐라고 했는줄알아?종인아?"
"..그,글쎄?"
"싫다고했어."
기어를 잡고있던 종인의 손위로 경수의 손이 겹쳐졌다.
"나는 종인이 조심안할거야."
그날 결국 종인과 경수는 견인차에 의해 집으로 향해야했다.
+굉장히........이상하게 끊겼네요.그죠?
알아요.나는 왜 끝이 이렇지?결말이 아,이게 아닌데 하면서 쓰게되네요.
무튼 그렇답니다.아진짜 이게 뭐야.
텍파는 무슨..이건 텍파를 드리면 안되는 픽이야.
안돼.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발판삼아 쓰레기같은 픽에서 벗어나겠습니다.
급전개안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