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누구를 죽여먹기 딱 좋다.
이 의미를 목적으로 탄생한 것일까 의심될만큼 말이다.
대놓고 면전에서 욕 하는 것 보다,읽으면서 얘 나에 대해서 썼구나,하고 깨닫는 쪽이 훨씬 기분 드럽다는 얘기다.
그 왜 '그남자 작곡 그여자 작사'라는 영화에도 한 개자식이 여주인공인 소피에 대해 쓰레기를 휘갈겨놓아서 소피가 무척 상처받지 않았던가.가엾은 소피....
안 본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미리 스포한다.그 개자식 영화 망한다.
결론은,나는 지금 누군가를 겨냥하고 글을 쓸 예정이다.
그 애가 이 글을 볼지 안 볼지는 나도 모른다.아마 후자가 아닐까 생각한다.본다고 해도 자기 이야기인지 모를 수도 있다.그냥 아예 글을 못 읽는다.그 애는.
그래도 나는 내 개인적인 분노를 그 애에게 폭력적으로 행사하기보다는 글로 그 애를 죽이기로 결심했다.
아,이 얼마나 고상한 살인인가.
"야!!!야!!!!"
뚱뚱하고 못생긴,얼굴에 곰보가 핀 비만 뻐꾸기가 계속해서 아이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일어나!!!일어나!!나랑 놀자!!"
뻐꾸기는 괴상한 목소리로 아이의 귀에 대고 외쳤다.아이는 졸린 눈을 찌푸렸다.
"넌 누구야?"
"난 세상에서 가장 망할 미친놈이란다."
"그래 보여!"
아이는 다시 잠에 들었다.미친놈은 계속해서 아이의 머리를 툭 치고,배를 뻥 찼다.무척 참을성 없고 생각 없는 존재임이 분명했다.
아이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버리고 말았다.
"이 미친놈아!!!안 꺼져?"
"차례대로 누르시오."
미친놈은 배에 보여진 지렁이 모양의 숫자판을 아이에게 들이대며 웃었다.아이는 꺼져!!!꺼져!!!를 반복했다.
졸린 아이의 손이 숫자판을 제대로 눌렀을 리가 없었다.
미친놈은 그럼 그렇지,하고 깔깔 웃어댔다.웃음소리도 고약했다.
"꺼져."
"나랑 놀아주면 꺼질게."
"get away말고,shut off라고!"
착한 아이는 미친놈을 때리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순 없었다.너무나도 심성이 착했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의 착한 심성에 감동먹은 미친놈은 알아서 꺼져줬다.
읽어 보니 정말 유치하다.부끄러울 정도다.
형편없는 글솜씨는 둘째치고 무척이나 부실한 스토리다.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상대는 휴대폰 알람소리일 뿐인데...이보다 더한 내용을 짜기는 무리이다.
죽여버려.그만 좀 울리라고.
이제 죽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