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트와이스 - WOW
방송부 막내라니, 이거 실화냐?
01. 방송부 미모 실화입니까...
w. 포포도
"아니, 그래서 뭐 어떻게 된 건데?"
제 앞에서 이 상황이 흥미롭다는 듯 얼굴에 미소를 띠는 둘에,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러니까 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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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왜."
일요일 오전 9시, 평소 같으면 한창 꿈에서 헤매고 있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전화 좀 받으라며 성을 내는 핸드폰 덕분에 겨우겨우 깨어있는 중이시다.
"야, 너 오늘 방송부 면접 아니냐? 11시라며."
"... 지금 몇 시야?"
"9시 반. 퍼뜩 인나라, 문디야."
시계를 대충 확인한 뒤, 화장실로 가 샤워를 끝마치고는 멍한 채로 화장대 앞에 앉았다. 무슨 방송부 면접을 일요일에 보냐며 속으로 투덜대던 중, 학교 행사가 끝난지 얼마 안 되어 밀린 일처리로 면접을 미루게 되었다는 문자가 떠올랐다. 그래, 그렇다는데 뭐 어쩌겠냐.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도중에 또다시 핸드폰이 울려대기 시작했다.
"야, 김여주! 오늘 뭐 하냐!!"
"야, 마침 잘 됐다. 나 오늘 뭐 입을지 좀 골라줘."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오늘 뭐 하냐니까? 어디 가?"
"어, 중요한 자리. 뭐 입어, 나?"
뜬금없이 뭐냐며 투덜대다 결국 내 질문에 심각하게 고민하던 수영이는 이내 그냥 저번에 산 수트를 입으라는 해답을 내렸고, 나는 알았다며 옷장에서 수트를 꺼내 침대에 올려놓았다. 그래서 어디 가냐는 수영이의 물음에 답하지 않은 채 전화를 끊고, 준비를 시작했다.
카톡-
김여주 너 어디 가냐고!
남자 만나러 가냐?
진짜 너 배신이다...
(이모티콘)
남자는 무슨, 얼어 죽을. 동아리 면접 보러 간다. 화면에 대답하듯 혼잣말을 내뱉고는 머리를 말리기 시작했다. 잘 할 수 있으려나, 연습 같은 거 하나도 안 했는데.
뭐, 어떻게든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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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날씨 미쳤다."
집 밖으로 나오자마자 탄성을 내뱉었다. 이런 날씨에 면접이냐. 문을 열자마자 제 얼굴로 내리쬐는 햇빛을 대충 손으로 가리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자취를 해15분도 채 되지 않아 학교에 도착했고, 면접이 진행되는 건물 앞에는 대문짝만 한 방송부 면접 안내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아, 어떡하지. 일단 오긴 왔는데. 면접 대기실이라고 광고하듯 붙어 있는 안내판 앞에 서, 조심스레 강의실 창문으로 안의 분위기를 살피는데 누군가 멀리서 제게 말을 걸어왔다.
"어, 방송부 면접 보러 왔어요?"
"아, 네. 이거요."
사전에 미리 받은 동아리 가입 지원서를 내밀었고, 고개를 저으며 들고 안으로 들어가라는 선배님의 말에 심호흡을 한 번 크게 쉬고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내 예상과 다르게 꽤나 시끄러운 분위기였고, 다들 친구와 같이 접수한 모양인지 서로 수다를 떨기에 바쁜 것 같았다. 뭐야, 나만 긴장되는 건가... 박수영 데려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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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혼자 있기 민망해. 박수영 데려올걸. 이 생각을 지금 몇 번째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선배들과의 친목을 위해 면접을 보는 선배님들을 제외하고는 대기실에서 후배들과 간단한 대화를 나눌 것이라는 공지가 끝난 뒤, 첫 번째 팀이 면접실로 떠났고 대기실은 여전히 시끄러웠다. 물론, 난 제외하고.
"저기."
"네?"
혼자만 멀리서 떨어져 있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누가 내 옆에 앉아 말을 걸기 시작했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눈이 마주쳤다. 방송부에 기필고 들어가야겠다고 느낀 게 아마 이때부터인 것 같다. 사람의 얼굴이 아니다. 천사다, 이건.
첫 눈에 반했다는 느낌이 이런 건가.
"왜 혼자 있어요, 저쪽에 같이 있지."
"네? 아, 전 괜찮습니다. 제가 낯을 많이 가려서."
"내가 안 괜찮아서 그래요. 나 여기 있어도 되죠?"
오, 신이시여.
웃으며 의자를 제 옆으로 더욱 끌어 앉는 선배님에 심장이 요동쳤지만 가볍게 웃어넘기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 우리 여주 후배는 어디 지원했어요?"
"아, 저는 아나운서요."
"어, 합격하면 내 직속 후배 되는 거네요?"
살면서 동아리 활동을 해본 적이 없는 나였지만, 간절하게 되고 싶었다.
선배님의 직속 후배가.
"야, 황민현!! 여기서 뭐 하냐! 아, 치사하게 혼자 예쁜 애랑 얘기하고 있네.
아, 이름이 황민현. 근데, 여긴 뭐 얼굴 보고 뽑나. 생각해보니까 아까 문 앞에 있던 선배님도 엄청 잘생기신 거 같았는데. 혼자 초점 없이 창문을 보며 생각하던 중, 내 가입 지원서를 유심히 보던 여자 선배님이 제 얼굴 앞으로 손을 흔들었다.
"근데 여주야, 너 계속 보니까 그 배우 김유정 닮았다. 여기 지원서 사진도 그렇고."
"예? 선배님 저 돌 맞아요... 그런 소리 마세요..."
"왜... 진짜 닮았는데. 야, 황민현. 여주 김유정 닮았지, 그치."
"오, 진짜 닮았네. 왠지 낯이 익더라. 야, 근데 여주 후배 아나운서 지원했대."
방금 지원서 본 거 못 봤냐며, 제 앞에서 투닥거리는 선배님들을 빤히 바라보다 문 앞에서 들려오는 제 이름에 선배님들이 동시에 내게 시선을 고정했다.
"여주 화이팅! 잘 하고 와요. 떨지 마! 내가 촉이 꽤 좋은데, 왠지 넌 우리 후배 될 거 같아."
아, 예쁘다. 어떻게 사람 얼굴이 저래. 선배님의 귀여운 응원을 뒤로하고, 대기실을 나섰다.
우리 조의 첫 번째 순서는 나였고, 대기실에서 꽤 먼 면접실이기에 우리 조 인솔은 황민현 선배님이 맡았다.
대학 면접 다음으로 보는 두 번째 면접이라 그런지, 앞에 도착하자 심박수가 빨라지는 게 느껴졌다. 아, 망했다. 박수영 데려올걸. 긴장한 걸 눈치챘는지 선배님이 웃으며 내 귀에 작게 속삭였다.
"별거 아니니까, 떨지 말고. 잘하고 와요."
오, 마이 갓.
다시 한 번 다짐했다. 기필코 선배님의 직속 후배가 될 것이라고.
면접 질문은 흔하디흔한 질문이었다. 지원동기, 사고에 의한 대처 방안 등. 평소에 잔머리가 좋은 나는 대충 말들을 이어 능숙하게 답했고, 내 예상과 다르게 면접은 순조롭게 끝나가는 듯 싶었다. 하지만, 내가 모르고 있었던 것이 있었고, 그건 장기자랑이었다. 방송부 면접의 전통이라느니, 가산점이 있다느니, 노래나 반주는 틀어주겠는 둥, 안 하면 너흰 떨어질 거라는 말을 저렇게 잘 돌려 말하는 건지. 장기자랑은 반대 순서로 하겠다는 말에 한숨 놓았지만 소문이 있었는지, 다들 하나씩 준비해온 모양이었다. 벌써 세 번째 순서가 끝이 나고, 네 번째 학생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냥 도망 갈까 싶었지만, 머릿속을 맴도는 황민현 선배님의 얼굴이 잊히지 않았다.
결국 내 이름이 불리며, 시작하라는 말이 들리자 눈을 질끈 감고,
"춤이요. 소녀시대의 I GOT A BOY 추겠습니다."
황민현 선배님이 이 면접장 안에 없다는 게 신이 내게 베푼 최고의 배려라고 나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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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차례가 끝나자, 무표정을 일삼았던 선배님들이 꺽꺽대며 웃고 있었고, 옆에 서 있던 지원자들까지도 풉하는 소리를 내며 웃고 있었다. 돌아가 봐도 좋다는 말에, 도망치듯 면접실을 빠져나왔고 그대로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야, 강의건. 술 좀 사와라, 누나 지금 술 안 마시면 죽어..."
"누나는 무신. 짐 오후 4신디 뭔 술이고, 문디야."
"야, 오라면 좀 와... 지금 전화로 말할 기분 아니니까 집으로 와서 얘기해."
"웃기는 아네. 일단 알따, 내 짐 간디."
핸드폰을 대충 침대 위로 던져 놓고는 옷부터 갈아입었다. 아, 맞다 나 오늘 수트 입었었지. 뭔 패기로 그 춤을 춘 거냐, 김여주. 아, 수영이한테 답장해야 하는데. 아, 일단 나중에... 머리를 질끈 묶고는 소파에 누워 티비를 틀으려는 참에, 초인종이 울렸다. 예의 상 누른 건지 바로 뒤에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고, 양손에 검은 비닐봉지를 든 강의건이 보였다.
"야, 문 따고 올 거면서 초인종은 왜 누르냐."
"오빠의 세심한 배려?"
"지랄."
그렇게, 우리의 술자리는 시작되었고
그 이후는... 으, 상상도 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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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된 거야. 나 진짜 왜 사는지 설명해 줄 사람."
"그래도 그 선배 다시 볼 수 있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군 지금 심각해 죽겠는데, 남 일이라고 웃고 있는 애들을 보고 있자니 밥맛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요. 폭력을 행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주먹을 휘두르자 동시에 소녀시대의 노래를 부르는 두 명이었다. 한숨을 내쉬고는 다음 수업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짐을 챙기고는 씩 웃으며 가게를 빠져나와 학교로 발걸음을 옮겼다.
"야!!!!!!!!!! 김여주!!!! 계산!!!"
물론, 둘의 마지막 말은 무시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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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방송부 막내라니, 이거 실화냐? 의 작가 포포도입니다!
오늘은 민현과 우리 여주의 첫 만남 얘기로 준비했습니다!
저의 이런 누추한 글에 귀한 우리 독자님들이 와주셔서 읽어주시고...
너무 너무 감사드립니다. ㅠㅠ ♡♡
다름이 아니라, 제가 아직 서브 남주를 결정하지 못해서 독자님들이 선택해주시는 건 어떨까 하고 이렇게 조심스레 글을 남깁니다!
제가 후보로 두고 있는 사람은 권현빈님과 강다니엘님 두 분인데요!
시간 여유가 있으시다면 밑에 투표로 독자님들의 소중한 의견을 투표에 반영해주시면 너무나 감사하겠습니다ㅠㅠ ♡
그럼 독자님들의 원 픽! 꼭 투표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암호닉♡ |
스리님, 빗자루님, 황민현님, 레피님, 황황님. 혹시라도 제가 보지 못하고 빠트린 분이 계시다면 꼭 꼭 말씀해주세요. ㅠ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