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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전체글ll조회 2502l 2
<자동재생이 되지 않습니다. BGM과 함께 읽어주세요.>









오늘 문득 길을 걷다가 그 노래를 들었어. 너랑 나를 이어줬던 그 노래를 말이야. 완전히 잊고 살고 있었다고 생각했는 데, 머리는 완전히 잊었다고 생각했는 데 그 노래가 내 귓가에 들리자마자 가슴이 먼저 대답을 해 버렸어. 최신 노래도 아닌데 하필 그 노래가 그 길가에, 그리고 내 귓가에 울려퍼지더라. 그리고 나도 모르게 내 가슴 속의 너를 불러내었어.

넌 잘 지내고 있니?











오래된 노래
Written by Re.D














대학교 입학 후에 관례라도 되는 듯 제일 무난한 동아리에 가입했지만 재수를 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족보를 꼬아버린 꼴이 되서 그저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한동안 지냈던 걸로 기억해. 여느 대학과 마친가지로 축제의 계절이 돌아왔고 동아리도 여느 동아리처럼 축제 준비에 여념이 없었지. 그래도 나름 동아리의 일원이라고 내게도 할 일은 산더미처럼 주어졌지. 서로 얼굴만 알고 지나가며 가볍게 인사 정도만 하던 너와 처음 제대로 이야기라는 것을 축제 준비 덕에 했었던 걸로 기억해.






어, 나도. 작게 동조하며 웃는 넌 하얀 강아지 같았어. 학년은 한 학년 차이가 났지만 동갑인 우리는 좋아하는 작가도 같고 자주 읽는 소설의 장르도 비슷하고 노래 취향 마저도 비슷했어. 서로 좋은 노래도 추천해주고 특히 그 노래는 너와 내가 참 많이 들었었잖아. 그 계기로 너와 나는 참 많이 가까워졌어. 덕분에 동아리에서 외부인처럼 겉돌던 내가 누구보다 열심히 동아리에 참여하고 동아리 사람들하고도 친해질 수 있었어. 근데 그 때는 왜 몰랐는 지 몰라. 그저 네가 좋아 너 밖에 안 보였었나봐.

네 옆에 그 녀석이 항상 같이 있었는 데 그걸 나만 몰랐어.





모든 사람들이 암암리에 다 알고 있는 너희 둘의 관계를 나만 몰랐어. 내가 내 스스로 네가 좋아졌다고 인정한 그 날, 하필 그 날에 알아버렸어. 내 마음 때문에 네 눈 조차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상태로 나는 너에게 잘 어울린다며 억지 웃음을 지었어야 했어. 내 표정 되게 이상했을 거 같기도 한데 넌 그저 평소처럼 그 하얀 강아지 같이 웃어줬어. 거기에 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어. 내 마음도 그래서 묻어야겠다고 그저 잠시 네가 잘해줘서 느끼는 그저 스치는 감정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말이야.

근데 그게 안됐어.






결국에 도망쳤어. 아무도 모르게 교환학생 신청을 했어. 동아리 사람들도, 같이 다니던 동기들도 그 아무도 모르게 말이야. 운이 좋았던 건지 교환학생으로 내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어. 그리고 바로 네가 생각났어.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떠날 채비를 했어. 평소처럼 행동하는 나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그렇게 조용히 사라질 준비가 차곡차곡 됐어.







다들 미안해요. 이렇게 갑자기 훌쩍 떠나버려서.
아무런 예고도 없이 내색도 없다가 떠나간다고 해서.
그치만 정말 고마웠어요. 잊지 못할 거에요.
한 시간 후면 전 더이상 한국 땅을 밟고 있지 않을 거에요.
인연이 된다면 또 만나길 바라요.                                  15:36








마지막 인사는 간단했어. 항상 시끄럽던 동아리 단체 채팅방이 조용한 틈을 타 간단한 메세지 하나를 남긴 채 채팅방을 나와버렸어. 한 시간 동안 선배들이고 동기들이고 후배들까지 참 많이 시달렸는데 끝끝내 너에게는 단 한 통의 메세지도 오지 않았어.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다행이었던 거 같아. 너에게 아무 미련도 없이 떠났었으니까. 그 때 너에게 안녕이라는 말 하나라도 받았다면 떠나지 못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시간은 금새 흘러갔고 21살의 나는 27살의 직장인이 되었어. 교환학생 신분으로 갔지만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갔던 내가 일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어. 너와 다시 만나게 하려는 신의 장난이었는지 일 때문에 만난 사람은 너와 동기고 나한테는 선배였지만 나이는 동갑인 동아리 사람이었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 그저 웃음 밖에 나오지 않더라. 반갑다며 인사를 건내고 일사천리로 동아리 사람들과 약속을 잡는 선배를 차마 말릴 수가 없었어. 난 그저 딱 하나만 바라고 있었어.

너만은 나오지 않아 달라고.







수없이 망설였지만 조금은 그립기도 했고 나 하나 보자고 모이는 사람들이라서 발걸음을 옮길 수 밖에 없었어. 들어갔을 때 네가 없어서 사실 안심했지만 조금 아쉬웠어. 27살의 넌 어떤 모습일까 조금 궁금했었거든. 풋풋한 대학생에 불과하던 나를 기억하던 사람들은 변한 내 모습을 신기해하더라. 그래서 궁금했어. 내가 바뀐만큼 너도 바뀌었을지, 하얀 강아지 같던 그 웃음은 아직 변하지 않았는지.





정말 신의 장난이었는지 한창 술자리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즈음 네가 나타났어. 반가운 얼굴을 하고 손을 내미는 너의 모습에 술기운이 돌아서인지 정말 밝게 웃으며 인사할 수 있었어. 속에서 울컥 치고 올라오는 감정도 그저 술기운이라고 치부해 버리면서 웃었어. 예전에도 그랬듯 넌 금새 사람들 사이에 섞여들었어. 그 자리가 마치 대학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어. 그 때랑 모든 게 똑같은 데 나만 달라진 것 같았어. 속이 울렁거리더라.





술을 깬다는 핑계로 주인공이 나가는 법이 어디 있냐며 붙잡는 사람들을 피해 잠시 밖으로 피했어. 술 기운 탓이었을거야. 밤이라서 쌀쌀한 기운에 문 앞에서 무릎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내 앞으로 까만 구두 하나가 다가왔어. 그냥 보고도 모른 척 눈을 감아버렸어. 고개를 들지 않는 내 모습에 넌 내 옆에 나와 똑같은 자세로 앉아 내 쪽을 빤히 쳐다봤어. 보지는 않았지만 느낄 수가 있었어. 날 빤히 쳐다보는 네 눈빛을.





여전히 고개를 묻고 있는 내 귓가에 이어폰 하나가 불쑥 꽂아졌어. 그리고 낯선, 아니 낯설지 않은 노래가 들려왔어. 너와 내가 자주 듣던 그 노래, 서로 좋아하던 그 노래가 참 오랜만에 내 귓가에 들려왔어. 네 생각이 날까봐 한국을 떠나고 한 번도 듣지 않았던 노래인데 듣자마자 전부 다 기억났어. 가사도, 멜로디도, 그리고 우리 추억들도. 놀란 눈을 감추지 못한 채 고개를 든 내 눈에는 내가 참 좋아했던 하얀 강아지 같은 웃음을 짓는 네 얼굴이 들어왔어. 그리고 네 손에 든 하얀 종이 하나도 동시에 눈으로 들어왔어.

나 결혼해.






네 웃음이 그렇게 잔인해 보인 것도 처음이었어. 그 종이를 어색하게 받아들여 조심스래 펴 보았어. 너와 그 녀석의 이름이 참 예쁘게 새겨져 있었어. 신랑과 신부가 아닌 그저 조그마한 하트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너희 둘의 이름이 그렇게 눈물나게 예뻐보였어. 결혼식에 날 초대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네 말이 콕콕 박혔어. 그 말에 그저 웃어줄 수 밖에 없었어. 무릎 위에 턱을 올려놓은 채 경수야. 하고 듣기 좋은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 네 모습에 목이 메어서 대답도 못하고 그저 너를 쳐다봤어.

부탁이 있어. 이 노래, 식장에서 축가로 불러주라.




아무것도 모르는 너는 참 잔인했어. 그치만 아무것도 몰라서 그저 난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어. 그 모습에 누구보다 환하게 웃던 네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



너와 그 녀석의 결혼식은 참 단촐했어. 동아리 사람들과 지인들 몇 명과 함께 치뤄졌고 난 그 노래를 너와 그 녀석 앞에서 불렀어. 둘이 마주보며 행복하게 웃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게 각인되듯 남아있어. 너희 둘은 한국에서 생활을 정리하고 일년 후 해외로 떠난다고 했던 걸 기억해. 사실 귀담아 듣지는 않았어. 그래서 아직까지도 몰라 너희가 어디로 갔는지. 일년은 널 볼 기회가 남아있었지만 너의 결혼식이 끝난 후 난 다시 한국을 떠났어. 견딜 수 없을 거 같았거든.





그리고 이 년 이 지난 지금 난 다시 서울 거리를 걷고 있어. 우리가 함께 듣던, 내가 너에게 불러줬던 그 노래가 울려퍼지는 이 거리에서 난 너를 생각해 백현아. 보고싶어. 그립다. 행복하니?



넌 잘 지내고 있니?



레디 액션

전 뭐 글을 지르고만 보나요...

이 글은 제 경험에 좀 더 살을 붙인 글입니다. 픽션이 더 커요. 모티브만 경험에서 따왔습니다.

여기서 백현이의 연인 그 녀석과 경수가 불러준 그 노래는 독자 분들의 상상에 맞길게요.

마땅한 인물과 노래를 생각하지 못해서요. 일종의 열린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면 편할 거 같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디패포 1화와 바람소년 다음 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 이 글은 경수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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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춘천닭갈비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님 너무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빈말이 아니고 너무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S2S2S2S2S2S2S2S2S2S2
11년 전
독자2
됴종이에요ㅠㅠㅠㅠ아련ㅠㅠㅠㅠㅜㅜㅠㅜㅜㅜㅜㅜ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다니 경수는 어떤 마음이었을지......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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