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Lion Heart
아이돌아이
- 01% Lion Heart -
"언니, 안녕하세요!"
"아이코, 깜짝이야...! 예림이 너? 자꾸 언니 놀래켜?"
"헤헤, 그럴려는 의도는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근데 언니 오늘도 되게 일찍 오셨네요?"
"하하... 나도 그러고 싶지 않다만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단다."
'무슨 사정이요?', '언니, 나 궁금해 죽겠어요!!', '이제 말해줄때도 됐잖아요오-!'
정말 궁금하다는 듯 내 팔을 붙잡고 찡찡거리는 예림이에게 '다음에 기회가 되면 말해줄게!'라며 마음에 있지도 않은 말을 건넨 뒤,
어깨를 두어번 토닥여주며 탈의실을 나왔다.
그 날 있었던 일을 절대, 절대! 예림이에게 말해줄 수는 없다. 무슨 쪽을 당하려고 말을 하겠는가-.
그 사건(?) 이후, 나는 혹여라도 또 황민현을 마주칠까, 일부로 회사에 수업이 있는 시간보다 2시간 씩 일찍 출석을 했다.
나의 피땀나는 노력에 보답이라도 하듯 오늘까지 딱 2주, 그 동안은 황민현을 마주치지 않았다.
마음 한 켠으로는 피곤한 일이 안생겨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이 되면서도, 다른 한 켠은 '왜 한 번도 마주치지 못하는 걸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황민현, 최근에 드라마 주연으로 발탁됐던데 그것 때문에 많이 바쁜건가…. 아니면 3주년 기념 콘서트 준비로 바쁜건가….
아, 혹시 오해할지도 몰라서 하는 말이지만, 이건 관심이 아니다. 절대, 네버! 이건 단지 궁금증일 뿐이다!
"...아주 그냥 관심 달라고 사정을 해도 안줄거다!"
"에이, 그럼 나 서운해지는데 누나?"
"아, 깜짝이야...!"
"전 아직 누나의 관심이 필요한 19살 애깅이라구요."
"진영아, 미안한데 너처럼 딥다크한 애깅이는 없어. 지훈이라면 모를까."
"와, 누나 나 진심 서운."
정말 오늘따라 왜이렇게 날 놀래키는 애들이 많은 건지 모르겠다.
나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싶다며 시작한 진영이와 나의 투닥거림은 성운쌤이 들어오심과 동시에 멈췄고, 그렇게 우리는 열심히 보컬 수업을 받았다.
"자, 오늘 레슨은 여기까지 하고, 공지사항이 하나 있는데, 너네 이번에 황민현 3주년 콘서트 하는거 알지?"
성운쌤의 말씀에 나를 비롯한 연습생들은 고개를 끄덕이거나, '네-.'라며 대답을 했다.
"그래서, 이번에 그 콘서트에 우리 연습생들을 몇 명 세워볼까하는데, 물론 너네 모두가 무대에 설 수 없다는 건 알지?"
다시 울려퍼지는 성운쌤의 말씀에 아까와는 달리 연습생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선발인원은 7명, 다음주 수요일에 오디션 진행될거야. 물론 심사는 황민현-."
"아...?"
가슴이 철렁였다. 지금까지 황민현을 마주하지 않기 위해 했던 나의 모든 행동들이 성운쌤의 말씀 한 번에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황민현이 심사하는 오디션이라니! 나는 아직 황민현을 마주할 자신이 없단 말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딱딱하게 굳어버린 나와는 달리, 다른 연습생들은 황민현이 직접 심사를 한다는 말에 설레여하고, 기뻐하는 등 여러가지 긍정적인 반응들을 보였다.
특히 여자연습생들이 아주 격렬한 환호를 했다지-.
"매스컴에는 연습생들과 함께 무대를 꾸밀 예정이라고 홍보할거고, 지금 황민현이 대세이다보니 취재도 많이 올거야.
너희에게는 너희라는 존재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이 된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준비 열심히 해야 돼! 알겠지?"
'네!' 우렁찬 연습생들(물론 나 제외하고)의 대답에 성운쌤은 만족한다는 듯이 활짝 웃어보이고는 '공지사항 끝!'이라며 정리해놓은 수업자료를 챙기고 레슨실을 나가셨다.
끝없는 막막함에 나도 모르게 땅이 꺼질듯한 한숨이 계속 나왔다. 진짜 어떡하지...?
나의 이런 복잡한 심정을 알리 없는 예림이와 진영이는 '오디션에서 무엇을 선보여야하는가'에 대하여 서로의 얼굴에 침까지 튀겨가면서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언니! 언니는 어떤거 할 거에요?! 언니 춤선 대박이던데, 댄스들고가는게 어때요?!"
"야, 김예림. 네가 아직 뭘 몰라서 그러는데, 여주누나는 무조건 보컬이다."
"야! 네가 언니 걸스힙합 추는거 봤어?! 너보면 코피 팡팡이야!!"
"여주누나 노래듣고 네 귀 녹는게 내 코피 터지는 시간보다 더 빠를걸?"
"하?! 치킨내기 콜?"
"콜."
"얘들아, 나 그냥 이번 오디션 보지 말까봐..."
예림이와 진영이는 나의 발언에 [볼케이노로 내기를 해야한다 vs 요즘 대세는 치토스 치킨이다]로 새로운 논쟁을 벌이려던 것을 중단하고는
나를 바라보며 진영이의 '누나 미쳤어?'부터 시작해서 예림이의 '언니 왜그래요? 어디 아파요?' 등등 잔소리+걱정 폭격을 시작했다.
애들의 격한 반응에 잔소리만 듣다가 오늘 날새겠다 싶어서 나는 결국 3주간 꽁꽁 숨겨왔던 나의 비밀을 진짜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며
신신당부를 한 뒤에서야 애들에게 털어놓았다.
아이들의 반응은 역시 대폭소였다. 이래서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정말 너무 창피해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 진짜 언니 너무 재밌게 사시는 거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
"인정, 여주누나 인생 대유잼인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그르드 쯕플르느끄 그믄 읏으르(안그래도 쪽팔리니까 그만 웃어라)."
"알았어요 누나, 안웃ㅋㅋㅋㅋㅋ 아니, 진짜 안웃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안. 근데 민현선배님이 잘못하셨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요! 언니가 왜 숨어다녀요! 이참에 오디션에서 당당히 언니가 연습생인것도 밝히고, 실력도 입증하고 하면 좋을거같은데요?!"
"에이... 난..."
"언니, 제가 진짜 이 정보는 너무 좋은 정보라 나 혼자만 알고 있으려고 했는데요, 이번에 1등한 연습생은 민현선배님이랑 단.둘.이 무대를 한다는…."
아이돌아이
드디어 수요일이다. 예림이의 정보때문에 진짜 이악물고 연습했던거 같다.
절대, 황민현과 무대를 서고 싶다던가 그런건 아니다! 단지 내 실력을 입증하고 싶었을 뿐!
...이라고 하면 말이 안되겠지... 하하.
사실, 나는 이번 오디션을 준비하면서 황민현에 대한 나의 관심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관심이 꼭, 이성으로서의 관심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지금은 뭐, 연예계 후배로서의 관심쯤으로 해두자!
"다음, 김여주 연습생 들어가세요-."
꽤 길었던 대기 시간이 지나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고, 한번 쉼호흡을 크게 하고 들어간 오디션룸에는…
진지한 모습의 황민현이 있었다.
한 달만에 본 황민현은 그 동안 정말 많이 바빴는지 안그래도 마른 몸에서 살이 조금 더 빠진 듯한 모습이었고,
여전히 멋졌다.
"..."
"..."
짧은 순간이지만 황민현은 나와 시선이 맞닿았다.
이건 나 혼자만의 착각인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는 나를 향해 살짝 미소를 지었고,
내 마음은 큰 너울이 일어나 요동치기 시작했다.
"준비해온 거 보여주세요."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강한 떨림에, 준비해온 특기를 어떻게 선보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상태로 오디션이 끝이 났다.
아, 이번 오디션은 망했구나… 라는 생각에 대충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오려던 찰나,
"김여주양."
"..."
"저번에 회사 앞에서 오해한거, 미안해요."
"...네?"
"같이 무대 잘 만들어봤으면 좋겠네요, 우리."
그렇게 황민현과 단독무대를 꾸미게 될 연습생은 나로 선발이 되었고,
나는 그날 밤, 황민현의 입에서 나온 '우리'라는 단어에 설레어 잠을 못 이루었다.
작가의 티타임~~匸Pヽ(・ω・`)
웨 도데체 글 숨기미 안뒈눈고니 쪽짱하게..
능글맞은 진영이는 작가의 사심픽이랄까요 허허.
한달만에 본 민현이는 여전히 멋있고 잘생겼다고 하네요...
잘생긴건 늘 새롭고 짜릿해...
민현이 짜릿해... 큼큼
♥ 암호닉 ♥
붕어
정태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