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철없는 하숙생들 2
"김여주, 나 들어간다"
"어, 들어와"
여주의 대답에 재환이 여주의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침대에 놓인 여러 벌의 옷들이 여주가 지금 입은 옷을 고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게 보인다.
여주는 화장대에 앉아서 고데기로 머리를 정돈했다.
재환은 침대에 놓인 옷들을 한쪽으로 치우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야, 웬 치마? 얼어 죽어"
"얼어 죽더라도 네 탓은 안 할 테니까 상관 마시죠"
"저녁 먹고 들어올 거야?"
"응. 저녁 약속이야, 그리고 지금 시간이 5시인데 당연히 저녁 약속 아니냐"
"엄마, 아버지 저녁에 모임 있다고 해서 우리끼리 치킨 먹을 건데"
"너는 꼭 우리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더라, 사교성도 좋아"
"아 그래서 치킨 안 먹을 거냐고"
"나 지금 저녁 약속이라고 3번 말했다"
"그래라 그럼, 우리끼리 다 먹어야지"
집을 나갈 때까지 재환은 여주에게 그냥 롱패딩을 입으라고 했지만 여주는 그런 재환의 말이 시끄럽다는 듯이 귀를 막는 시늉을 하며 차 조수석에 올라탔다.
재환은 그런 여주의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운전석에 올라탔다.
여주는 친구와 약속을 잡고 방에서 나와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노크와 동시에 방문을 열자 재환이 들어오라는 말을 하면 들어오라고 소리쳤다.
여주는 그런 재환의 머리를 헝클이며 알겠다고 하며 재환의 침대에 앉았다.
'성운 오빠는?' '약속 있다고 나갔어' '그 오빠는 약속이 없는 날이 없어' '왜 왔는데'
'나 저녁 약속 있는데 ㅇㅇ역까지 태워줘' '귀찮은데' '30분 후에 내방으로 내려와' '아니 귀찮다고'
여주는 그런 재환의 말을 듣지 않고 고맙다고 재환의 방을 나갔다.
재환은 그런 여주의 행동의 어이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고는 하던 게임을 계속했다.
"진짜 내가 약속 없어서 태워다 주는 거다 감사히 생각해"
"넵, 감사합니다~"
"건성으로 대답하지 말고, 영혼 넣어서 대답해라"
"아, 고맙다고, 그리고 우리 엄마 차잖아"
"뭐 차가 알아서 굴러가냐? 운전은 내가 하잖아. 얼마나 신경을 쓰고 긴장을 해야 되는지 알아?"
"다음에 치킨 사줌"
"콜"
여주가 차에서 내리기 전에 재환의 볼을 쓰다듬었다.
'고마워 우리 재환이'
재환은 그런 여주의 손을 쳐내며 하지 말라고 하자 여주는 그런 재환의 반응이 재밌다는 듯이 웃으며 차에서 내렸다.
'이따 집에서 봐' '일찍 들어와라'
일찍 들어오라는 재환의 말에 여주가 또 귀를 막자 재환은 피식 웃으며 차를 운전해 갔다.
집에 온 지 1시간쯤 흘렀을까, 게임을 하고 있던 재환은 여주에게 걸려오는 전화에 하던 게임을 멈추고 전화를 받았다.
"친구랑 있을 때 전화하는 거 싫어하면서 뭔 일로 전화를 다하냐"
"재환아, 아까 그 역으로 내 롱패딩 가지고 와주면 안 돼?"
여주의 말에 재환이 자신의 입을 막고 웃음을 참느라 입술이 씰룩거렸다.
"왜?"
"그건 오면 말해줄게"
"귀찮은데"
"그럼 기다릴게, 누나 얼어 죽는다~~"
그냥 끊긴 전화에 재환은 후, 한숨을 쉬었다.
이미 죽은 자신의 게임 캐릭터와 채팅창은 친구들의 욕으로 가득 찼지만 재환은 모니터를 끄고 옷을 챙겨 입었다.
"야, 김여주"
"왜 택시 타고 와?"
"엄마 모임 나갔잖아, 차 끌고 가셨어"
"아, 맞다. 그러면 나 그냥 버스 타고 가는 건데, 나는 차 끌고 오는 줄 알고"
"웬일로 일찍 들어오냐"
"아, 친구과 선배들 존나 빡세잖아, 집합하러 갔어"
"여자 선배들은 다 동갑 아니냐, 네 친구도 재수해서 고생한다"
"그러니까, 나이 먹고 왜 그러나 몰라. 나는 후배들한테 진짜 잘해주는데"
"뭐 먹고 들어가자 저녁도 못 먹고 헤어졌을 거 아니야"
"집에서 다 같이 치킨 먹기로 했다며"
"아, 뻥인데"
"......?"
"그냥 너 일찍 들어오라고 뻥친 거야"
김재환, 23살, 실용음악과 2학년, 군필
하숙집에는 군 제대하고 들어와서 제일 늦게 들어옴.
여주 짝사랑 중.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ㅁ^
이번 편은 재환이 편입니다.
아마 여주와 관계성(?) 이 보이는 에피소드로 한 명씩 등장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