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철없는 하숙생들 4
"김여주, 너 진짜 스키장 안 갈 거야?"
"응. 그냥 집에 있을래"
"네가 가고 싶어 해서 가기로 한 건데 안 가면 어떡해"
"그러게, 미안해. 4명이서 잘 놀고 와. 난 집에서 쉴래"
"너 이제 4학년이라서 놀 시간도 없잖아, 개강하기 전에 놀아야지"
"생각해줘서 고맙다. 근데 진짜 집에 있을래 피곤해"
여주의 말에 재환이 알겠다며 여주의 방 문을 닫고 나갔다.
"우리 간다"
"같이 가자니까, 아쉽네"
"후회하지 말고 지금 얼른 옷 챙겨 입어"
"됐어, 안 간다잖아. 가자"
다니엘, 성우, 재환, 성운의 연이은 말에 여주는 본인 몫까지 재미있게 놀고 오라며 얼른 가라고 배웅해줬다.
부부동반 모임으로 아침 일찍 집을 나간 부모님과 다니엘, 성우, 재환, 성운까지 집을 나가자 집은 고요했다.
여주는 혼자 집에 남아 집안 곳곳을 청소했다.
이리저리 움직인 여주는 마지막으로 소파 앞에 있는 테이블을 닦고 소파에 대자로 뻗어 누웠다.
시간은 오후 2시를 가리키고 있었으나 혼자 점심 먹기도 귀찮다고 생각한 여주는 그대로 잠이 들었다.
몸 위에 뭐가 덮어지는 기분에 눈을 뜬 여주는 눈에 보이는 민현의 모습에 씨익 웃었다.
"춥게 왜 여기서 자고 있어"
"언제 왔어?"
"스키장 안 갔네"
"응. 누구 때문에"
"갔다 오라니까"
"됐거든, 오빠 지금도 화났잖아"
"화 안 나겠어? 오빠도 못 가는데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남자 4명에 혼자 여자인데"
"그래서 안 갔잖아, 오빠도 오늘 과 친구들끼리 1박2일로 놀러가기로 했는데 그냥 집에 온 거 보면 당연히 나 안 갔다고 생각한 거 아니야?"
"응. 집에 왔는데 없었으면 울 뻔했어"
민현의 말에 여주가 웃으며 민현의 손을 잡아당겼다.
민현이 여주 옆 소파에 앉자 여주는 민현을 끌어안았다.
'미안해, 가고 싶다고 떼써서' '다음에 오빠랑 둘이 가자'
"여주야, 떡볶이에 파 얼만큼 넣어야 해?"
"아냐, 오빠 내가 할게"
"이거 한 개 다 넣어야 할까?"
"오빠, 그거 한 개를 다 넣으면 떡볶이를 먹는 건지 파를 먹는 건지 모르지 않을까?"
"오빠도 도와주고 싶은데"
"그러면 이거 주먹밥 모양 잡을 수 있지? 떡볶이는 내가 할게"
"그럼, 이 정도는 뭐 눈 감고 하지"
요리를 마치고 식탁에 나란히 앉은 둘은 '잘 먹겠습니다' 외치고 음식을 먹었다.
여주는 민현이 떡볶이를 먹는 모습을 긴장하며 쳐다보다가 민현이 맛있다고 하자 그제야 웃으며 떡볶이를 먹었다.
민현이 여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이고, 잘 먹네' 말하자 여주는 오글거린다며 하지 말라고 하자 민현은 더욱더 여주에게 치대며 '예쁘다'말을 남발했다.
"아, 근데 나 저번에 다니엘한테 들킬뻔했잖아"
"언제?"
"저번에 걔랑 밖에서 밥 먹었는데 오빠가 좋아하는 음식이 있는 거야, 그래서 '이거 민현 오빠 좋아하는데' 말했다가 다니엘이 '뜬금없이?' 그래서 식겁했잖아"
"그래서 그냥 얼버무리고 넘어갔어?"
"응. 근데 또 다 먹고 나와서 걷는데 가게에 코트가 너무 예쁘길래 '오빠한테 잘 어울리겠다'고 혼자 중얼거리다가 다니엘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어"
"니엘이는 관심 없어서 모를 거야"
"응. 모르는 거 같더라, 걔는 뭐 워낙 관심 없으니까. 강아지 같아 다니엘"
"강아지? 오빠는?"
"오빠는 내 거 같지"
"아 뭐야, 그게"
이번에는 민현이 오글거린다며 정색을 하고 말하자 여주가 '뻥치지 마 좋아하는 거 다 알아'라고 말해도
민현은 '아닌데, 아닌데?'라고 자꾸 장난치자 여주가 '너무해'하며 등을 돌리고 앉았다.
민현이 그제야 장난이라며 웃으며 뒤에서 여주를 껴안고 어깨에 턱을 올렸다.
"여주야, 우리 오늘 둘 밖에 없네"
"그래서?"
"들어갈까?"
"어디를?"
"저기"
여주 방을 가리키는 민현의 모습에 여주가 변태라 하며 민현의 품을 벗어나 도망쳤다.
민현은 그런 여주의 모습에 입술을 삐죽 내밀고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에 여주가 미안한지 민현에게 다가오자 민현이 얼른 일어나 여주를 공주님 안기로 안아 올렸다.
'아, 오빠 이건 반칙이지!'
황민현, 24살, 경제학과 3학년, 군필
군 제대하고 하숙집에 들어 옴.
여주랑 비밀 연애 중
오늘도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