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오는 18살,
누구는 첫사랑을 해보는 나이이기도,
또 누구는 공부에 미쳐 살기도,
또 누구는 연예인에, 아니면 드라마에
또 누구는 가장 상처를 많이 받는 나이이기도 하다.
누구나 청춘이라고 말하는 18살.
나에게 18살은
오직 너 하나였다.
18살 01화
w by 바지
18살, 3년이 지난 후에 그 시절을 생각해 봤을땐,
넌 나에게 흑역사와 첫사랑 그 사이 어디쯤 이였다.
흑역사라고 하기엔 내가 너를 너무 좋아했고,
첫사랑 이라고 하기엔 어디서 말하기 부끄러운 그런 사람.
딱 넌 나에게 그정도 사람으로 생각 되고 있었다.
넌 학교에 인기라고 해야하나,
너의 이름만 대면 다 ‘아 그 선배?’ ‘아 그 오빠 알아,’ ‘응 걔 아는데?’
이런 위치에 너였다.
나는 굳이 말하자면 ‘엥 걔가 누구야?’ 이정도의 사람.
물론 나도 너를 알고 있었다.
학교에 유명한 랩 잘하는 선배, 축제때나 게릴라때나 너는 언제나 마지막으로 나타나
마지막 무대를 죽이게 하고 간다고, 학교의 애들에겐 적어도 나와 학교를 같이 다니던
1,2,3학년 아이들에게는 이름만 대면 아- 하며 안다고 하는 사람이였다.
네가 유명한 이유는 너는 꽤 생긴 얼굴에 키도 어느 정도 컸고, 옷도 잘입는데,
거기에 한창 유명하던 랩도 굉장히 잘했고, 네가 유명한 가장 큰 이유는
인기가 굉장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너는 여자를 안사귄다는 이유였다.
그렇게 많은 여자 선배와 아이들이 들이대는데도. 철벽이 깨지지 않는다며 알게 모르게 뒤에서 소문이 돌았다.
“ 야 저 선배 지나간다. 미친 옷 봐 개잘입어”
“...그러네 저 옷 비싼데 돈도 많다.”
네가 지나가면 여자 아이들은 뒤에서 조용히 한마디씩 했다.
물론 널 칭찬하는 말.
내 친구들도 모두 너에게 관심이 많았다.
네가 지나가면 꼭 애들 중 한명은 “야! 저 선배 지나간다!” 라며 애들 사이에 알리기 바빴다.
“야 선배다. 오늘 머리 올렸네 개존잘,,”
“에이 난 내린게 더 좋던데? 남자는 앞머리지”
“개소리 남자는 자고로 머리를 올려,, 눈썹이 보여야해! 울 서준 오빠처럼”
“밥이나 먹어 이것들아”
너에게 관심이 많은 내 친구들에 반해
나는 너에게 관심이 정말 하나도 없었다.
대화의 마지막말이 거의 내 친구들이 너를 칭찬 할 때 하는 내 마지막 말이였다.
어쩌다가 너와 내가 이 사이까지, 결국 서로를 생각하면
흑역사와 첫사랑 그 사이 어디 쯤의 사이라고 생각이 되는 사이가 됐는지.
"....보고싶네"
3년 후에 내가 3년 전의 나를 뒤돌아 보았을땐,
애매하게 가슴이 살짝 아려왔다.
너는 내 흑역사도 맞았지만, 분명히 첫사랑 이였으니까.
아무런 접점도, 서로의 이름도 모르고 관심도 없던 너와 내가,
서로 죽고 못사는 사이가 된 계기는
학교 동아리가 모든 것의 시작이였다.
원하던 동아리에서 떨어진 후 친구들하고도 떨어져 절망하며
어딜 들어가야 하나 학교 게시판 앞에서 서성이고 있을 때 였다.
"어- 지연아!"
뒤 돌아 보니 작년 동아리때 알게된 호석오빠였다.
선배를 어려워 하던 나에게 정말 서글 서글하게 웃으면서
늘 "지연아!" 하며 편하게 다가와 주던 선배였다.
덕분에 호석오빠는 웃으며 장난 칠 수 있는 몇 안되는 선배 중 하나였다.
"오빠! 오랜만이네요."
새학기가 시간되고 한해가 지난 후에야 만난 호석오빠는
방학 전보다 좀 더 말랐고, 목소리는 더 커졌다.
"응 지연, 오랜만이네 여기서 뭐해?
"저 동아리 구하려구요, 가려던 곳이 떨어져서"
"어디 가려고 하는데?
"갈 곳이 없어요,,"
내 마지막 말에 나와 대화 내내 줄곧 게시판을 보던
시선을 나에게 돌렸다.
"진짜? 대박"
나의 말에 갑자기 목소리가 커지며 눈이 땡그래진 오빠는
자신의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핸드폰을 찾는 듯 했다.
저런 오빠의 행동이 한두번이 아닌 나는 '오빠 눈이 굉장히 커지네,,'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게시판을 쳐다봤다.
"...어 진짜? 그럼 데려간다?"
누군가와 통화를 하던 오빠는 표정이 더 밝아지며, 나에게 가지런한
하얀 치아를 보이며 밝은 목소리로
"가자!"
라는 말을 하고
"따라와 지연!"
이라는 말을 하며 앞서갔다.
오빠는 따라와 라는 말을 남겨두고 혼자 휙휙 앞으로 걸어갔다.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은 날 충분히 당황시키기게 충분했고,
계속 여기서 당황하다가는 발걸음이 빠른 오빠를 놓칠 거 같아
빨리 생각을 지우고 오빠를 쫓아가기에 급급했다.
혼자 휙휙 걸어가던 오빠는 어느 교실에서 멈춰섰다.
따라가던 나도 자연스레 멈췄다.
"지연아. 너 프로듀싱 하는거 좋아한다고 했지?"
"...네?"
"그럼 여기 동아리가 최고여, 나도 있고 애들도 좋고."
"..."
"무엇보다 너가 좋아하는거 많이 할 수 있어!"
혼자 싱글 싱글 웃던 선배는 나를 쳐다보며 "어때, 괜찮지?" 라는 말을
내뱉었고, 나는 정말 당황하며 문을 열려는 선배의 팔을 잡았다.
"아니 선배 잠시만요.."
"왜?"
"여기 보스잖아요,, 제가 여기를 어떻게 들어가요"
"왜?? 너 프로듀싱 좋아한다며! 면접만 보면돼!"
"..네?"
"면접도 나 있으니까 상관 없고,, 괜찮지??"
"아니 그래도 선배.."
"너 여기 아니면 미화활동 동아리 들어 가야 할껄,, 갈 곳 없다며"
"..."
"여기 프로듀서 급하게 구하고 있거든, 네가 딱이야. 언능 들어가자"
반박을 할 수 없었다. 미화활동 동아리는 죽어도 싫었다.
더운날 추운날 불구하며 밖에서 쓰레기 줍기는.. 정말 싫었다.
하지만 나는 들어가지도 안들어가지도 못했다.
저 선배가 착각을 굉장하게 하나 하고 있는게 있는데,
난 프로듀싱을 좋아하는게 아니라 , 프로듀싱을 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거였다.
작년, 어떤 영화에 꽂힌 적이 있었다.
프로듀서와 사랑에 빠지는 무명가수의 이야기였는데,
프로듀싱을 하는 사람이 그렇게 까지 섹시 할 수가 있나 생각을 하며
영화관을 나왔던 기억이 있다.
한창 내 모든 이야기와 생각은 프로듀서의 생각이였고,
내 이상형은 프로듀서였고,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자연스레
말을 하게 된 것을 저 선배는 그렇게 듣고 있던 거였다.
그 순간 내 머리를 지배했던 생각은
"자 얘들아! 내가 말했던 프로듀싱 좋아하는 후배!"
"..."
망했다 한글자 밖에 없었다.
"지연아 들어와!"
난 모르겠다. 망했다는 생각보다 미화활동이 더 싫었다.
"안녕하세요.."
기어가는 목소리로 동아리부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고개를 들었을때,
나를 무표정으로 보고 있던 너와 눈이 마주쳤다.
너와 나의 첫 만남 이였다.
안녕하세요. 바지입니다.
굉장히 떨리네요 허허..
사실 제 경험으로 글을 적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음.. 막상쓰니 부끄럽고,, 잘 못쓰는거 같고,,
여러분의 18살을 추억하시고, 첫사랑을 떠올리시면서 읽어주세요.
그럼 저는 너무 감사할 것 같아요.
읽어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