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종현 - Lonely (feat. 태연)
처음 연습실에 들어갔을 때는 오로지 데뷔만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곤 했었다.
목표가 있다는 것은 참 신기했다.
그 목표 하나만 보고 달려가게 해주니까.
하지만 목표가 단순히 하나만 있는 것은 좀 곤란했다.
목표를 이루고 나면 모든 것이 허망하게 느껴질 때가 있기도 하거든.
다행히 나는 그런 쪽에 속하지는 않았다.
사랑해도 될까요?
08
(그의 이야기 - 下)
w. 복숭아 향기
"형. 무슨 생각해요?"
"아무 생각 안해."
"피곤하죠?"
"응."
아이. 그러니까 지민이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독한 아이였다.
내가 연습실로 돌아가자마자 내 앞으로 와서 했던 말이 이거였지.
'무슨 노래 듣고 싶으세요?'
'어?'
'형 나가계시는 동안 준비했어요. 어떤 거 듣고 싶으세요? 나 오디션 때 부른 거 부를까요?'
그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은... 묘했다.
내 앞에서 바짝 긴장한 채로 또박또박 말을 하는 지민이의 모습이 뭐랄까...
되게 강단있어 보였다고 해야할까.
서먹하게 지낼 것만 같았던 지민이하고도 꽤나 친해졌다.
물론 나이차라는 것이 약간의 거리감을 줄 수도 있기는 했지만 이 정도가 딱 좋았다.
그날 이후로 나는 동생들에게 엄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우리 팀의 리더는 내가 아닌 남준이기 때문이었다.
내가 형이랍시고 이랬네 저랬네 해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어쨌든 일상으로 돌아왔다.
멀게만 느껴졌던 데뷔를 하게 되었고 하루하루 어쩌면 연습생 시절보다 더 많은 연습을 반복하며 지내게 되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샵에 가서 헤어 메이크업을 하고 방송국으로 향하는 일은 언제 해도 참 익숙해지기 힘들었다.
하다보면 익숙해지겠지만.
"음료수 마실래요?"
"무슨?"
"태태가 콜라 마시고 싶다 그래서."
"내가 갔다올게."
"네? 괜찮은데..."
"애들한테 뭐 마실거냐고 물어봐."
계속 졸린 채로 멍하니 있을 수는 없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지갑을 집어들었다. 자판기가 어느 쪽에 있더라.
뒤돌아보니 쇼파 위에서 잠들어있는 윤기의 모습이 보였다. 어제도 작업실에 밤새 있느라 잠을 못잤단다.
잠도 많은 애가 고생이 많네. 푸스스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밖으로 나갔다.
자판기는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태형이는 콜라. 아마 지민이도 콜라겠지. 정국이는 우유 좋아하는데. 자판기에 바나나 우유 같은 건 없을텐데...
주스나 이런 거 뽑아다줄까. 호석이랑 남준이는 뭐 마시려나. 호석이 아침도 안먹었는데.
윤기는 자고 있으니까 이따가 따로 주던지 해야지.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복도 안은 매우 혼잡했다. 아침부터 여기저기 불려다니는 스텝분들부터 그 사이를 돌아다니는 많은 가수들까지.
"둘, 셋! 안녕하세요! OOO 입니다!"
대기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인사를 하는 신인그룹들도 있었다.
얼마 전 까지 우리의 모습이기도 했다.
이번에는 어떤 사람들이려나. 궁금한 마음에 슬쩍 고개를 돌려보았다.
그리고 나는 멍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한가운데 서서 환하게 웃고있는 사람. 너였다.
-
나는 너를 기억하고 있었다.
사실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면서 지낸 적은 없었는데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어쩌면 한 쪽 구석에 가만히 자리잡고 있던 기억이 모습을 드러낸 거 일수도 있었다.
그 전까지는 나도 그다지 너에 대해 생각을 하며 지내거나 그러지는 않았으니까.
그리고 너는 나를 기억하지 못했다.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오늘 데뷔하게 된 OOO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먼저 아는 척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생각해보면 너는 내 이름조차 모르고 있었다. 너는 내게 이름을 알려줬지만 나는 네게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아이돌로 데뷔를 하고 나서 잘되는 그룹이 있는가 하면 이름도 알리지 못하고 가라앉는 그룹들도 있었다.
사실 후자가 더 많긴 했다.
다행히 우리는 그나마 전자에 속했다.
모든 그룹들이 그렇듯 처음에는 한 명에게 주목이 쏠리기 마련이었다.
우리 팀에서 그 몫을 담당했던 사람은 태형이었다. 쟤 누구야? 라는 말 한 마디를 시작으로 사람들은 우리의 무대를 챙겨보기 시작했다.
딱히 질투가 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어차피 누군가는 맡았어야 하는 일이었다. 그렇게라도 이름을 알리고 무대에 오르는 것만으로 지금은 충분했다.
아직 신인이었기에.
이름을 알리고 나서 차근차근 위로 올라가는 건 훨씬 더 더디고 힘든 일이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멤버들은 긍정적이었고 우리의 노래에 자신이 있었다. 나는 그런 멤버들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피해를 주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늦게까지 연습실에 있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너무 바쁘게 지냈다. 조금이라도 더 이름을 알리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무대 위에 오르기 위해 우리는 항상 바쁘게 지냈다.
그리고 내게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왔다.
"별이 빛나는 밤에."
밤 10시부터 12시까지.
어쩌면 황금시간대라 불리는 라디오 디제이를 맡게 된 것이었다.
처음으로 '방탄소년단' 이라는 이름으로 1위를 한지 얼마 안되고 나서의 일이었다.
게다가 내게 단독으로는 처음 온 기회이기도 했다.
거절할 수 없었다. 아니. 거절할 리가 없지.
"여러분과 제가 같이 호흡을 맞춰간 게 벌써 한 달이 지나가고 있네요. 처음보다 많이 늘었나요?
세상 모든 직업들이 그렇듯이 라디오 디제이라는 일 역시도 참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쵸?
그래도 여러분들 사연 하나하나를 읽어볼 수 있는 지금 이 시간이 저에게는 참 소중한 시간이랍니다.
석진 오빠. 오늘도 잘생겼어요. 그래요. 저는 오늘도 잘생겼습니다. 자. 201n년 n월 n일. 오늘도 시작합니다."
첫 곡을 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보이는 라디오는 아니니 잠깐 자리를 비우는 건 괜찮겠지.
출근하기 직전까지 연습실에서 춤을 추다 와서 그런지 온 몸이 뻐근했다.
멤버들은 가끔 나를 보며 쉬엄쉬엄 해도 된다고 말을 하기도 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냥 작게 웃어보일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쉬엄쉬엄이라니. 내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광고까지 나가니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었다.
잠깐 목을 축이려 정수기가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인기척이 느껴졌다. 힐끗 고개를 돌려보았다. 너였다. 정확히 말하면 너와 네 멤버들이었다.
"또 성이름이만 나가?"
"그렇다네."
"그럼 우리는 왜 부른 거야?"
"왜겠어. 들러리로 부른 거지."
"이럴 거면 그냥 부르지를 말지."
"그러게나 말이다."
"성이름. 빨리 와."
"가."
늦은 시간까지 촬영이 있었나보다.
나도 모르게 비상구 쪽으로 몸을 숨기고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너는 조금 멍한 표정으로 네 멤버들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는지 얼굴색이 마냥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아."
너는 발걸음을 멈추고 작게 중얼거렸다.
"담배 땡긴다."
이 말을 들은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담배... 담배라... 찾아본 바에 의하면 네 나이는 스무살이었다.
담배를 피우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너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앞에서 짜증 섞인 목소리로 너를 부르는 네 멤버들 때문이었다.
-
우리는 태형이를 시작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팀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멤버들을 비하하거나 그러는 건 아니었다.
흔히 말하잖아. 입덕을 책임지는 멤버라고. 그 역할을 태형이가 갖게 된 거일 뿐이었다.
이 말을 왜 다시하냐고?
우리와 다르게 너희는 아까 전 그 말의 후자에 속하는 팀이었다.
흔하디 흔한 아이돌 중 하나로 취급이 될 뿐이었달까. 너무 냉정하게 말한다고 해서 뭐라 하지 않기를.
연예계에서는 냉정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법이었다.
그랬던 네가 급속도로 인기를 얻게 된 계기는 생각보다 별 거 아니었다.
사진 한 장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직캠.
대학 행사에서 무대를 하는 네 모습을 한 팬이 직캠으로 찍어 올린 것이었다.
5분이 되지 않는 영상이 갖고 있는 파급력은 어마어마했다.
그리고 너는 자연스럽게 sns나 각종 포털사이트에 이름이 오르내리게 되었다. 역주행이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너만' 유명해졌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너희 팀의 다른 멤버들에는 관심이 없었다.
방송국에서도 너를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아마 내가 봤던 그 상황 역시 무슨 일인지 대충 감이 왔다.
방송국에서는 너 하나만을 원했는데 네가 제의를 했거나 너희 회사에서 제의를 해서 다른 멤버들이 잠깐 같이 나오는.
뭐 그런 상황겠지.
"뭐봐요?"
"직캠."
"아. 성이름?"
"응."
호석이가 내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자연스레 손을 들어 호석이의 머리칼을 쓸어내렸다. 머리를 감은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부들부들했다.
보고 있는 것은 네 직캠이었다.
단순히 무대에서의 네 모습 때문에 네가 유명해진 것은 아니었다.
무대가 끝나고 사회자가 시켰던 짤막한 라이브. 그 덕분에 사람들은 네 무대를 찾아보곤 했다.
"관심있어요?"
"응."
"네?"
"관심도 없는데 영상 보겠냐."
"그건 그런데..."
"있어. 예전에 잠깐 만났거든."
"전 여자..."
"그건 아니고."
푸스스 웃으며 호석이의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귀여운 자식. 표정 멍해진 거 보소. 자꾸만 웃음이 새어나왔다.
무대에서의 너는 화려하고 예뻤지만 가끔 대기실 복도에서 마주치는 너는 그렇지 못했다.
혼자 멍한 표정으로 서있기 일수였고 어쩔 때는 두 손이 벌벌 떨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항상 웃고 있었다. 적어도 카메라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내가 너의 이런 모습들을 보게 된 건 라디오 덕분이었다.
가끔 시간 여유가 있어서 목을 축이러 복도로 나오면 네 모습을 볼 수 있었으니까.
아무래도 너도 비슷한 시간대에 예능이던 라디오던 고정 자리를 하나 꿰차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네 모습을 마주칠 때마다 너는 벽에 머리를 기대 가만히 서있었다.
나는 늘 비상구에 몸을 숨겨서 그런 네 모습을 바라보았고.
'아침에 먹은 김밥 세 조각에 점심에 먹은 단백질 쉐이크. 저녁에 먹은 샐러드. 도합 850 칼로리.'
...
'내일은 먹으면 안되겠다. 연습실 가야하는데...'
가끔 이렇게 혼자 중얼거릴 때도 있었다.
다이어트 때문에 힘든 건가.
'대본 외워야 하는데... 녹음 스케줄이 어떻게 되더라. 기억 안나네. 어... 그러니까...'
하이힐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던 네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왔다.
그리고 네 무릎이 꺾이면서 너는 그대로 아래로 고꾸라졌다. 내가 차마 나와서 잡을 새도 없이 일어난 일이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얼른 나가서 너를 부축하려 했다.
하지만 내가 나가기도 전에 멀지 않은 곳에서 달려오는 네 매니저의 모습을 보았다.
'이름아! 성이름!'
["...살고 싶어, 죽고 싶어?"
"글쎄요."
"이런 질문에 글쎄라고 대답하는 건 뭐지?"
"그다지 살고 싶지도 죽고 싶지도 않거든요."
"..."
"그냥 태어났으니까 사는 거지. 다들 그렇지 않아요?"]
"형. 석진이 형!"
"응?"
"저녁 뭐 먹을거에요?"
"고기 먹을까?"
"먹어도 된대요?"
"그냥 먹는 거지. 뭐. 윤기는?"
"남준이 형이랑 오고 있대요."
매니저 품에 안겨서 유유히 사라졌던 너는 그 날 방송도 아무렇지 않게 마무리를 했었다.
어떻게 알았냐고? 그 날 방송을 내가 봤으니까.
예전에 가만히 내 넋두리를 들어주던 너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오랜만에 마주한 그리고 요즘에는 거의 매일 마주하는 너는 지쳐있었다. 어쩌면 그 때의 나보다 훨씬 더 많이.
"집에 쌈장 있나?"
"없을걸요?"
"그럼 그냥 고추장에 먹자."
"밥은 있어요!"
이제는 내 차례였다.
받은 것이 있다면 돌려줘야지.
기회가 된다면 말이야. 나를 기억도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다가가서 무작정 말을 들어준다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그 기회 역시
"여자 주인공으로는 성이름 씨를 생각하고 있어요."
"..."
"지금 제의를 하는 거에요. 할 마음 있어요?"
"그럼요."
빠르게 찾아왔다.
-
[암호닉]
데이지 뷔밀병기 단아한사과 호두껍질 지민둥이 새글 짐데이 핑진 김석이긴 너만보여 짐니재이 골드빈 두부 짐느러미 하나의 방탄 딱콩 하리보 쵝오
쮸글 핀아란 진달래 별하늘 망개짐니 공백 붕어 뜌 민스님 피치모드 청퍼더 여하 일구구삼 빙빙 베네핏 강여우 키딩미 달달 초록하늘 1218 롸? 0207
두유망개 노츄껌뜌 지닝 꾸엥 초코 솜구 율곰이 포뇨 새싹이 전스티니 유즈 호비호비 민슈가천재짱짱맨뿡뿡 윤기와 산체 두부 찹쌀 자몽슈 망개야
잠시 래번클로 틀틀이 7842 쉼표 아듀 우즈 블루문 호비 반짝반짝진이별 ★벚꽃파워★ 핫초코 여운 롸아미 다홍빛 이션 피리 오만원 오빠아니자나여
요를레히 고래고래 초코아이스크림2 하핳 0209 땅위 이월 뷔마베 탄둥이 스치면인연 공배기 영감 환타 콜라 밤밤 복숭아자두 1227 1023 내말을들어석진
에인젤 헤롱이 둡부 윱 별똥별 연쀼 찌야 태랑 반포생 융7ㅣ 슬아는 쀼ㅣㄹ 소소한 토토로 씽씽 똑띠 비밀 모찌민 무네큥 찜찜 어피치 하르마이니
녹차맛콜라 아임유얼홉 정국어린이 정꾸 분위기 땅위 잇찐 병아리 알럽태태 진파카 꾸꾸 진진이 아린 쀼쮸뜌뀨 뀰 0207 융봄 퍄퍄 ♡자주보고싶어♡
김러브 단비
암호닉 신청은 5화에서 마감했습니다.
예상대로 조금 짧게 나왔네요...ㅎㅎ
다음화부터는 다시 여주 시점으로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