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제일 부러운 분 N 75 ••• ㅣ잡담(큰방)
1분전(2018.1.18 21:29)ㅣ조회963ㅣ현재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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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대로라는 드라마 하성운 나오는거인데 곧 하거든?
근데 이거 작가가 하성운 프듀 때부터 팬이래 여기서부터 배찢........
처음 하성운 캐스팅 떴을 때 작가가 남자주인공 하성운 아니면 안한다고 했다는 기사도 뜸
제작발표회에서 뽀블리 성운 작가 감독 이러케 앉아서 막 하성운이 작가님한테 물 챙겨주고
기자가 작가님한테 캐스팅 비화? 같은 거 물어봤는데 하성운 팬이었다는 얘기할 때 옆에서 존* 스윗하게 바라봄
본진에 대입해보면 쥬금 ........
근데 뜬금없지만 옹성우 감독 거의 연예인급으로 잘생기지 않았냐
거의 내남자 옷도 잘입음
암튼 작가님 겁나 예쁘시고 성덕이라 부럽다 익들아 시간 나면 제발 지금이대로 제작발표회 영상봐줘
익인1
ㅁㅊ 나 그거봄 괘설레ㅠㅠㅠㅠㅠㅠㅠㅠ
익인2
촬영장 비하인드 보니까 감독님이랑 작가님이랑 반말쓰던데 무슨사이일까 궁금
ㄴ글쓴익인
헐 비하인드도 있어?
ㄴ익인4
웅 네캐에 있어 홍보차 올린듯
익인3
와 감독님 미모 감동 실화
삐빅- 성덕입니다
C
제작발표회 이후로 나에게 수식어가 하나 따라붙었다. '성공한 덕후'. 맞는 말이긴 한데, 내 인스타 계정이 폭발 직전인 게 문제다.
성운이한테 찝적대지 말라는 악플부터 시작해서 옹성우와 무슨 사이냐는 댓글들과 끊임없이 오는 다이렉트 메시지에 지칠대로 지쳐 아무 것도 하고 싶지가 않아서 촬영장에 며칠 간 나가지 않기로 했다.
사람 심리가 왜 그런지, 응원해주는 댓글 100개보다 심장을 찔러대는 악플 1개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하···.”
지이이이잉- 지이이이잉-
“여보세요”
‘어디야’
“집이지.”
‘밥은.’
“시간이 몇 신데. 먹었지.”
‘··· 워너카페로 나와.’
“지금? 야.”
자기 할 말만 하고 끊어버리는 옹성우다.
대충 틴트만 바르고 패딩을 끝까지 잠군 뒤 집을 나섰다. 바람이 더 차가워진 듯 했다.
카페에 들어가자 벌써 음료를 시켜놓고 나를 기다리는 옹성우가 보였다.
“왜 불렀어?”
휘핑크림을 한 입 먹으며 아무렇지 않은 척, 먼저 말을 꺼냈다.
“그 말 하려고 온 거면 나 간다.”
“하성운.”
“뭐.”
“하성운하고 너무 가깝게 지내지마.”
“··· 왜?”
“그런 게 뭔데.”
“나중에 말해줄게.”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 촬영장도 내일부터 나간다.”
다짜고짜 찾아와서 하성운이랑 가깝게 지내지 말라니, 그 이유를 알려주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말하는 옹성우에게 화가 나서 그냥 카페를 나왔다.
지잉-
하성운
[작가님 뭐해요?]오후 10:12
성운이의 연락임에도 신나지 않았다. 요즘 나에게 지나치게 잘 해준다고 생각하긴 했다.
그냥, 작가한테 잘 보여서 나쁠 건 없으니까, 하고 넘겼는데 옹성우까지 이런 말을 하니 마음이 싱숭생숭 해졌다.
집에 있다고 답장한 뒤 정말 집에 들어가 바로 침대에 누웠다. 아무 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
삐빅- 성덕입니다
“작가님, 오셨네요!”
“아, 네. 하하.”
“어디 아프셨던 거에요?”
“몸이 조금 안 좋았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결국 오늘도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하루가 시작되었다. 조금 다른 것이라면 오늘 드라마가 처음으로 방송을 한다는 것.
시청률은 3, 4화 쯤 가서 봐야 된다고 선배 작가님들이 많이 말씀하셨는데,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신경이 쓰였다. 사람들의 반응도 궁금했고.
“작가님 혹시 오늘 촬영 끝나고 시간 있으세요?”
“네··· 딱히 일은 없는데?”
“그, 혹시 저랑 영화 보러 가실래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그런데 그 순간, ‘하성운하고 너무 가깝게 지내지마.’라는 옹성우의 말이 스쳐지나갔다.
흔쾌히 좋다고 말한 것은 어쩌면 옹성우에게 보란 듯이 하성운과 지내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심술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하성운과 단둘이 영화를 본다는 사실은 내 심장을 들쑤셔 놓기에 충분했다.
“어, 형 들어가.”
“··· 행동 조심해.”
9시 57분, 드라마 시작 3분 전이다.
“네··· 엄청 떨리네요.”
“영화 보기 전에 보고 갈까요?”
결국 차에서 같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15세 미만의 시청자에게 시청 지도를 해주세요. 라는 화면이 지나간 후, 보영 씨의 뒷모습으로 드라마가 시작됐다.
‘죄송해요, 제가 청각장애인이라서··’
화면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이 남자가 내 옆에 있는 이 남자가 맞는가...
믿겨지지 않는 현실에 옆을 바라보니 화면이 뚫어지도록 자신의 첫 연기를, 첫 드라마를 모니터링 하는 하성운이 보였다.
손바닥이 저릿했다. 가끔, 너무너무 달달하거나 아련한 드라마, 웹툰 장면을 볼 때, 심장이 뛰다 못해 손바닥이 저릿해오는 것을 느낄 때가 있었다.
하성운에게 눈을 뗄 수 없는 지금, 그런 감정이 들었다. 이게 팬으로서의 감정인지,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감정인지 알 수 없었다.
와- 짝짝짝, 하고 작게 박수를 치며 서로를 마주보고 웃었다. 괜찮은 것 같죠? 하는 나의 말에 너무 좋은데요? 라고 성운이가 웃으며 대답했다.
드라마는 성공적이었다. 사람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특히 성운이 연기에 대한 칭찬이 많아서 옆에 앉아 댓글을 읽어주니 부끄럽다며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큭큭 웃는다. 으아 너무 귀여워···.
어느새 영화관에 도착해서 흰 마스크를 끼고 모자를 덮어쓴 성운이와 오히려 의심받지 않으려고 나는 얼굴을 가리지 않고 나왔다.
영화관은 한적했고 발권기에서 티켓을 뽑은 후 바로 입장했다.
신과 함께. 평소에 하정우를 성운이 다음으로 좋아해서 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보게 되었다.
“저 하정우 진짜 좋아하거든요.”
“작가님 나 좋아한다면서요.”
훅 들어온 말에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고개를 돌리고 성운 씨 다음으로요··· 라고 작게 말하니 꺄르륵 웃으며 장난인 거 알죠? 란다.
장난, 장난인가? 지금까지 나에게 해왔던 말들이 그냥 한 순간의 장난인가.
하필 이럴 때 옹성우 생각이 났다. 표정이 굳었는지 성운이가 내 눈치를 살피며 물어왔다.
“기분 나빴어요? 미안.”
“아뇨아뇨, 하나도 기분 안 나빠요.”
“시간 다 됐네, 들어가요.”
영화가 시작되고,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가 차례로 나오고 드디어! 하정우가 나왔다··· 완벽한 수트핏에 순간 헙, 하고 입을 틀어막다 앗··· 하며 손을 슬금슬금 내렸는데 옆에서 날 따라하며 헙 하고 입을 막은 채 웃는 하성운···. 분명 날 놀리는 건데 이런 모습조차 귀여우면 어쩌자는 거야···.
영화는 점점 절정으로 치달았고 나는 휴지를 챙겨오지 않은 것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삐질삐질 나오는 눈물을 열심히 닦으며 엔딩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앉아있었다.
“성운 씨는 안 울었어요?”
“조금?”
“그럼 거의 메마른 수준인데.”
“그런가요? 하핫.”
새벽 1시가 넘어가서, 택시타고 가겠다는 나의 말에 굳이굳이 데려다주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차에 타 내 집으로 출발했다.
“완전 다르죠?”
“그럼 작가님은 어떤 스타일 좋아하시는 거에요? 전 좀 키 작고 좀·· 그런데 하정우는 키 크고 어깨 넓고 목소리도 좋고,”
“그런 게 어딨어요.”
“···.”
“둘 다 각자만의 매력이 있는데, 그리고 성격이 좋잖아요.”
“성격 좋은지는 어떻게 알아요? 화면에 비춰진 모습일 뿐인데.”
“그냥, 알 수 있어요. 그리고 내가 지금 성운 씨 보고 있으니까 더더더 알 수 있어요.”
“들어가요-”
“네, 오늘 고마웠어요! 빨리 들어가서 쉬세요!”
웃으며 손을 가볍게 흔들고 떠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런 게 성덕이구나. 나 성덕 맞구나.
성운 시점
“하성운 씨, 잠깐 얘기 좀 합시다.”
어느 날 촬영이 끝나고 옹성우는 나를 따로 불러냈다.
“성이름이한테 왜 그래요?”
“무슨 상관이시죠? 저는 그냥 배우로서···”
“마음도 없으면서 사람 상처 받게 하지마세요.”
“어 형. 주차장으로 갈게.”
드라마 촬영하는 동안 지내게 된 오피스텔으로 이동했다. 괜히 사람 신경을 들쑤시네.
기대도 안했지만 역시 옹성우는 나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듯 했다. 당연하지, 당연한 거였다.
‘네, 뭐 작가님 덕에 캐스팅 된 거니까. 그리고 제 팬이시잖아요. 작가님한테 진짜 관심 있는 건 감독님 아니세요?’
‘··· 됐습니다.’
작가님이 술에 취했던 날, 택시를 잡아 보내고 난 뒤 옹성우가 물었었다. 그래, 이 때 나는 더욱 확신을 가졌다. 작가님을 내 사람으로 만들겠다는 확신.
딱히 그럴 필요는 없었다. 그냥 내 열등감이 조금은 해소 될 수 있는,
‘뭘 봐 찐따새꺄.’
흐릿하게 떠오르는 기억에 미간을 찌푸리자 매니저 형이 어디 아프냐고 물었다. 괜찮다는 말, 아프면 바로 말하라는 말. 따뜻한 말들이었다.
“뭐야 오글거리게.”
나는 충분히, 사랑 받는 사람이다.
들어가자마자 씻고 침대에 누워 리모컨을 찾아 TV를 켰다. 1시가 넘어서 그런지 볼만한 게 없었다.
‘부러워서 싫어.’
채널을 돌리던 손이 멈추었다.
‘가난하고 괴팍하고 깡마르고 볼품도 없으면서 날 초라하게 만들어서 싫어. 질투 나게 만들어서 싫어. 너처럼 되고 싶은데 너처럼 될 수 없으니까 미워하는 수밖에 없어.’
‘그래서 냄새가 나는 거야.’
‘내 질투에선 썩은 냄새가 나.’
TV를 꺼버렸다. 이불을 끝까지 올리고 눈을 감았다. 썩은 냄새가 나. 내 질투에선 썩은 냄새가 나. 언제부터 시작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알고 있다.
내 질투에서 썩은 냄새가 난다는 것을.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지만,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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