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학교 후배 김상균 x 그의 썸 고딩 윤산하
처음 과모임에서 그 애가 꺼낸 커밍아웃을 들었을 때, 그냥 술에 취해 흘리는 농담이라고 생각했다. 여자애들한테 인기도 엄청 많은 애가 뭐하러 커밍아웃을 하겠어, 그치. 라고 생각했던 것이 내 큰 착각이었다. 모임이 끝난 후 며칠간 그 애는 전처럼 나에게 잘해주면서 편하게 친구들과 지냈고,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애의 옆에는 신입생 남자애가 같이 다닌다는 것이다. 그렇게 한참 마음 속에서 사랑이 싹틀 때쯤 중간고사가 끝난 후의 축제로 한참 학교가 시끄러웠고, 나는 그 애를 찾기 위해 한참 돌아다녔다. 그리고 그 애를 찾았지만 그 옆에는 웬 고딩 교복을 입은 애가…
형~ 산하 저거 인형 갖구 싶은데, 응?
저거? 저거 오빠가 뽑아 주면 산하는 뭐 해 줄 거야.
요로케~ 엉덩이 씰룩이면서 귀여운 짓~♡
그리고 여기에도 뽀뽀, 알았지?
친구들 사이에서도 자연스럽게 뽀뽀라는 단어가 오가는 사이, 그리고 얼굴이 붉어진 고딩.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친 그 애가 나를 불렀다.
" 선배, 얼른 와요. 여기는 내 애인, 저번에 과모임 끝나고 나올 때 잠깐 봤죠
2 고등학교 후배 권현빈 x 동갑내기 전학생 김명준
야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 찝찝해서 후배한테 같이 가 줄 수 있냐고 물어보자마자 그 애가 좋다고 그랬다. 그래서 매일 야자가 끝나면 그 애랑 같이 벚꽃이 가득 핀 골목을 걸었다. 처음에는 그냥 같은 동아리 선배라 그런 거구나, 생각했지만 뭐하러 이렇게까지 해 줄까, 이런 생각에 설마 얘가 나를 좋아하는 건가? 하고 혼자 괜히 얼굴이 붉어질 때도 있었다. 그렇게 한 달이 되던 어느 수요일 밤. 오늘은 후배한테 작은 선물이라도 해 주고 싶어서 직접 고른 핸드폰 케이스를 주머니에 넣고 같이 가려고 야자 끝내고 교문을 나오자 문자가 한 통 와 있었다.? "
[오늘은 혼자 갈 수 있죠?]
[일이 있어서]
조금 서운했지만 그래도 집이 같은 방향이니까, 하면서 일부러 보폭을 조금 크게 걸었다. 그 애의 집 앞까지 왔을 때쯤 보이는 건 그 애랑, 며칠 전에 전학온 남자애였다.
나 때문에 그 선배랑 매일 같이 온 거야?
당연하지, 너 전학온 것도 얼마 안되서 길도 모르잖아. 그리고 그 선배도 덜 무서우니까 서로 윈윈이지
뭐야, 귀여워. 내가 선물 줄게, 눈 감아봐.
그리고 나를 못 본 건지, 아니면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 건지 그 애의 입술이 남자애의 입술로 향했고, 나는 한참을 주머니 속 핸드폰 케이스만 쥔 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3 대학교 선배 김용국 x 선배의 썸인 다른 과 동기 최영재
. 선배는 동아리 활동 때도, 그리고 강의를 들을 때도 말이 별로 없어서인지 주위에 친구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표현이 서툴지만 나에게는 가끔 맛있는 것도 사 주고 그랬다. 덕분에 주위에선 선배랑 사귀는 게 아니냐는 장난이 섞인 말도 나왔고 나도 그런 선배한테 호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선배의 핸드폰에 같이 찍힌 남자애를 보면서 괜히 누굴까 궁금해졌고, 나는 조심스레 선배한테 누구냐고 물어봤다.
- 아, 그냥 아는 애야.
- 혹시 그 일어과 걔 맞죠?
- …
선배의 침묵에 나도 자연스럽게 입술을 앙 오므렸고, 선배는 핸드폰으로 누군가에게 카카오톡을 보냈다. 그리고 강의가 모두 끝난 후 먼저 나간 선배를 보다가 한참 후에 마지막으로 강의실 문을 닫고 나와 집에 가려는데 별관 쪽에 보이는 선배와, 사진 속 그 남자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살짝 옮겼다.
아무리 보고 싶어도 그렇지, 강의 시간에 누가 막 연락해요. 들키면 어쩌려구
우리 자기 보고 싶은데 어떡해, 그럼.
진짜, 선배를 누가 말리겠어.
마지막으로 내가 본 모습은, 선배랑 그 남자의 키스하는 모습이었고 나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머리 속이 단단히 엉킨 느낌이었다. 아, 내일 학교는 자체 휴강이 답이다.
예전에 다른 곳에서 썼던 글을 살짝 바꿨습니당. RPS 미리 제목에도 언급했구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