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중*고등학교.
너는 화장도 하지 않고 단정한 교복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뻤다. 그래서, 너에게 고백하는 남자들이 가끔씩 있었고,
너는 그 고백들을 다 거절하였다고 나에게 말한 게 아닌 차인 남자 아이들의 입에서 들었어야 했고 나는 괜시리 뿌듯한 마음에 너와 더 친해졌다.
사랑이라는 걸 믿지 않았다, 그저 철없는 소리였을지도 모르다.
여자들이 고백을 해오면 그냥 받아주고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일주일 그렇게 이별하였다.
그 이별의 이유 중 하나는 널 시기 질투 하는 것.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런 일이 있을 때 마다 이별을 하자 했다
매달리는 여자들을 다 뒤로하면서도 네가 고백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면 나는 은근히 화가났다.
소유욕 이였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너보다 일찍 널 좋아하고 있었다. 널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 네 주변 사람들을 정리했고
나는 내 옆자리를 계속하여 바꿔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 너는 나에게 문득
" 정국아, 나는 나에게 무슨 존재야? " 라며 물어왔고
나는 그저 속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 친구. " 라는 짤막한 답을 너에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내 말을 들은 너는 허탈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고
내 새로운 여자친구에게 잘해주라며 말을 돌린다.
어느 날, 교실. 아니 복도에서부터 김탄소 이야기로 시끄럽다.
' 김탄소, 쟤 여우 아니야? '
' 아, 맞다. 김탄소 걔 전정국 어장 속에 빠져서 못 나온다며. '
서로 수준 낮은 대화를 하며 낄낄거리는 모습을 아니꼬운 모습으로 지켜보다
" 그 딴 말 누가 짓거리는 건데?
나도 같이 좀 알자.
김탄소가 여우라는 말, 내가 어장치는 말 그거 누구 입에서 나온건데. "
여자들의 표정을 겁에 질린 표정으로 아니, 그게 아니 라는 말만 반복할뿐,
주변 남자아이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았는지 입을 다문다.
" 너네 이딴 소리 한번만 더 짓거리면 그 땐 다 죽어. 알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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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달라붙는 남자 아이가 생겼다, 박지훈이랬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김탄소에게 직접적으로 간섭하지는 못하였다.
나는 이미 너에게 쓰레기가 되었을 수도 있으니까.
그 후배에게 조용히 다가가 떨어져 달라 협박 아닌 협박을 하였고 나는 다시 너의
유일한 남자 사람 친구가 되었다.
/
그렇게 성적을 가지고 끙끙거리던 너는 결국 높고 높은 나와 같은 대학교에 붙었고
그렇게 우리의 고등학교 시절의 끝. 졸업식이 다가왔다.
나는 너와 어울리는 꽃다발을 주문 제작해 졸업식 날 너에게 건냈고
꽃다발을 건내받은 너는 여전히 예뻤다,
예전처럼 완벽한 민낯은 아니지만 화장을 연하게 한 네 모습은 더욱 더 빛이 났다.
내 꽃다발을 건내 받은 네 표정을 분명히 예전처럼 웃어야하는데
점점 굳어져갔고 희망고문이라는 단어와 함께 날 좋아한단다.
그런 네 말에 잠시 당황하다가도 남자답게 고백을 해야하는데 나는 멀어져 가는 널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
그 동안에 너는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내 수많은 전여친들과 스킨쉽을 하는 모습을 보며
너도 나를 좋아했고 나는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수수한 너를 좋아했다.
나도 너에게 대답을 해야하는데 너는 없다.
" 탄소야, 나도 좋아해. "
" 김탄소, 아니 탄소야, 나도 널 좋아해. "
어떤 말도 너에게 전할 수가 없었다.
어쩌면 너는 나의 첫사랑이며 끝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