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황민현]
[안녕하세요, 형사1팀입니다.]
W. 꼬잉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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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에 쓰인 인물들과 사건들은 모두 픽션이며,
어떠한 사실에도 근거하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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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번호170126-036
방 안을 훤히 비춰오는 날좋은 오전의 느낌에
부시럭대며 몸을 뒤척이다 무겁게 감겼던 눈을 뜨는 ㅇㅇ다.
잠귀가 밝은터라 항상 오랫동안 푹 자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ㅇㅇ는
오래간만에 맞아보는 상쾌한 아침에 여유껏 기지개도 켰다.
하지만 옆에서 닿아오는 뜨듯한 숨소리에 경련을 일으키며 부리나케 일어났고,
침대 위를 비춰오는 중천에 뜬 햇빛에 시계를 확인한 뒤.
"일어나!!!! 인간아!!!!!!"
제 침대에서 같이 베개를 공유한 인간에게 소리를 냅다 질렀다.
상식적으로, 분명 아래에서 자라고 했는데 같이 침대 위에서 잠을 잔 황민현을 족치는게 우선이지만
다이얼 숫자가 나타내주고있는 [11:00 AM] 라는 시각에 출근 먼저하고
본부에서 옹팀과 성운오빠와 함께 황민현을 족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한 ㅇㅇ다.
냅다 소리를 지르는 ㅇㅇ가에 베개에 얼굴을 반쯤 묻고 걷어진 이불틈새로 파고들던 민현이는
ㅇㅇ의 손목을 휘감고 제 쪽으로 잡아당겼고,
힘을 풀고있던 ㅇㅇ는 자연스럽게 침대에 다시 눕게되었다.
조금만 더 가까워지면 닿을듯한 거리에 ㅇㅇ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지만,
지금 이 상태가 편한건지 민현이는 꼼짝을 하지않았다.
"우리 출근하지말까."
두 눈은 감겨있고, 두 사람의 온기로 덮혀진 이불에서 빠져나가고 싶지도 않고.
그냥 이대로 ㅇㅇ랑 오늘 하루 같은 침대에 누워있고 싶은 민현이다.
귓속말을 하듯 속삭이는 민현이에 ㅇㅇ는 괜히 온몸에서 열이 나는듯 했다.
그냥 앞을 보고 얘기하면 될 것을......!
물론, 민현이는 몸을 옆으로 튼 상황에서 앞을 보고 얘기한 탓에 본의 아니게, ㅇㅇ에게 귓속말을 하게 된 것이지만
ㅇㅇ는 능구렁이 황민현이 아침부터 수작을 부리는 구나- 라고만 느껴졌다.
혹시나 빨개진 두 볼을 보고 황민현이 놀릴것이라 생각이 든 ㅇㅇ는
옆으로 조금씩, 꼼씰대며 침대의 끝으로 향했다.
느리지만 ㅇㅇ가 제 옆을 피한다라는 걸 느낀 민현이는 두 눈을 감은채로 입꼬리만 잡아당겨 피식, 하고 웃음을 터뜨렸고
몸을 반쯤 일으켜서 애벌래 마냥 침대에 누운채로 등으로 기어가는 ㅇㅇ를 내려다보았다.
누워있는 김ㅇㅇ와
그 위에서 내려다보는 황민현.
대낮부터 요상(?) 야릇한 자세로 설쳐대는 황민현에 예전같았으면 주먹이 먼저 나갔겠지만,
오늘만큼은 이상하게도 몸이 따라주지를 않았다.
나쁜 저주에 온몸이 얼어붙은 듯, 옴짝달싹을 못했고
유일하게 할 수 있던건 ㅇㅇ가 본인의 두 눈을 마주치려는 민현이의 집요한 시선을 피해 두 눈을 요리조리 굴려대는 것뿐이었다.
일분이 한 시간, 아니 하루같은 긴 정적.
민현이는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한참을 ㅇㅇ가와 눈싸움을 하다 몸을 완전히 일으키면서 ㅇㅇ의 팔을 잡아끌었고,
민현이 덕분에 강제기상을 했지만 어딘가 후끈해진 방의 온도에 혼자서 손부채질을 하며 딴청을 피웠다.
손부채질을 하며 시선을 마주하지않으려는 ㅇㅇ가 귀엽게만 느껴진건지
또 입꼬리가 올라간 민현이는 사방으로 뻗쳐있는 ㅇㅇ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늘 오후출근이래, 아침에 연락받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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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일로 오후출근이래-" 거울에 비친 제 몰골을 확인하면서
ㅇㅇ는 혼잣말을 내뱉었다.
오후출근이면, 물론 가장 이득을 볼 사람들은 형사1팀 팀원이라지만
청장님과 형사과 과장님의 동의없이 성우가 자체 권한대행으로 오후출근령을 내렸다면
성우는 몇일 뒤에 검찰소환을 받을지도 모른다.
학부시절때부터, 홧김에 일을 저지르던 옹성우와 황민현이 생각이 난 ㅇㅇ다.
유유상종이라더니...... 둘은 하나같이 먼저 일을 저지르고 뒷일은 차차 생각해보자는
세상에 둘도없는 불도저 형이었다.
재환이와 함께 옹성우와 황민현이 저지른 일을 치우던 학부시절이 생각이 난건지,
몸을 부르르 떨던 ㅇㅇ는 욕실을 빠져나왔고,
욕실 문앞에서 한 손에는 시리얼 봉지를 부여잡고 볼따구 가득히 시리얼을 오물대는 민현이에 놀래서 뒤로 넘어갈 뻔했다.
분명 침대 위에서는 몰랐는데, 지금 얼굴을 마주하고 보니.
얼굴이 부은 민현이가 마치 뚱뚱한 고양이같아서 웃음이 배어나오는 ㅇㅇ다.
요샛말로 뚱냥이라 하던데.....? 어감도 민현이에게 찰떡같이 잘 어울리는 단어에
시리얼만 두 볼 가득히 오물대는 민현이에게 ㅇㅇ는 "뚱냥이...황뚱냥." 라는 말을 건넸다.
"ㄸ,뚱냥?"
"그거 뚱뚱한 고양이라는 뜻이지."
"와- 어제 달래준 사람한테-"
기가 차다는 듯, 콧김만 내뿜는 민현이가 마냥 귀여운 ㅇㅇ는
우리의 황뚱냥에게 점심을 해주려는 건지 이끌고는 식탁으로 향했다.
어제 택시를 타고 귀가한 탓에 뜻하지않게 민현이와 카풀을 하게 된 ㅇㅇ는 이제는 익숙하다는듯이 조수석에 몸을 실었고,
ㅇㅇ가 안전벨트를 맺는지 눈길로 확인하던 민현이는 느긋하게 이동했다.
경력n년차만에 이렇게 느긋하게 출근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새벽에도 성우의 콜을 받고 눈꼽만 땐 채 출근하던 게 부지기수였는데......
ㅇㅇ가와 합작으로 만든 점심밥을 든든히 먹고 깨끗한 차림으로 나오다니.
민현이는 오래간만에 갓벽한 출근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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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냐...? 왜 같이 등장해?"
"ㅎ,혹시....어젯밤......"
발맞춰 들어오는 둘에 옹팀과 성운이는 부끄럽다는듯이 꺆꺆거리며 성인잡지를 본 여고생마냥 호들갑을 떨었다.
능청을 떨어대는 성우에 ㅇㅇ는 뭐냐는듯 눈살을 조금 찌푸리곤 무시한채 회의실로 들어갔고,
민현이 또한 별일 아니라는듯 ㅇㅇ를 뒤를 따랐지만.
"뭐야, 어떻게 된거야- 뜬금없이 웬 카풀이야-"
성우는 순순히 보내줄 생각이 없었나보다.
민현이에게서는 꼭 들어야겠다는듯, 성우는 회의1실의 자동문 앞을 가로막고있었다.
성우의 물음에 눈을 두어번 깜빡이던 민현이는 아~ 하고는 능청스레 탄식 한번 내뱉고는
"쓰다듬고, 달래주고.....뭐 어젯밤에 일이 좀..있었어- "
성우와 성운이. 둘이 동시에 뒷목을 잡는 대답을 꺼내고는 회의실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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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교도소.
탈출 따위는 생각조차도 말라는 듯, 느티나무의 키만큼 높게 쌓여진 담벼락과
그 위를 둘러싸고있는 철조망 덤불.
끼기긱- 하며 기분 나쁜 긁는 소리를 내는 교도소의 입구를 알리는 미닫이 철문에
다들 험악해진 표정을 지울 수가 없었다.
다만, 선두로 선 성운이 빼고는.
성운이는 지금 제가 서 있는 교도소의 모습이 익숙하다는 듯,
오늘 만날 범죄자를 취조하러 걸음을 서둘렀다.
두어달 전, 성운이는 단독현장수사로 이 교도소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오늘 취조할 범인은 구금 중에도 주변 수감자들과 잦은 마찰이 빈번했고,
그 탓에 독방까지 쓴다고 들었다.
언젠가 한번은 큰 사고가 터질거라 예상했지만, 이렇게 큰 사고로 이어질 거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지.
교도소의 범상치않은 외관에 조금 쪼그라든 한 민현이, ㅇㅇ가와는 다르게
성운이는 관자놀이부터 꾹꾹 눌렀다.
"ㅎ,형.....그럼, 취조는 형이 할거야?"
제 뒤에 바싹 따라붙어 소근거리는 민현이에 성운이는 웃음부터 났다.
굳이 그렇게 개미만한 목소리로 애기하지않아도 되는데...
알 수 없는 교도소의 포스에 눌린건지 눈을 땡그랗게 뜨고 소근거리는 민현이에
성운이는 걱정말라는 듯, 민현이에게 대답했다.
"야야- 형만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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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교도관이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우뚝 서있고,
취조실 안의 공기는 서릿발이 설 듯이 냉기만 돌았다.
주어진 시간은 세시간 남짓이었지만,
성운이는 범인이 자신이 묻는 물음에 빠른 대답을 원치않았다.
......할 수만 있다면, 지금 제 앞에서 금단현상으로 손을 떨어대는 저 친구의 어깨를 토닥여주고싶었다.
팔과 다리에 기본적으로 갖춰져있어야하는 상지/하지대 근육도 모두 빠져버린건지
뼈의 둥근 모서리부분이 도드라보일정도로 말랐고,
흡연으로 인해 니코틴에 쪄든 피부며 잇몸까지
범인의 몸 어느 곳 하나 성한 곳이 없었다.
나이는 사회에 갓 나온 21살.
성운이 본인이 이 수감자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벌써 두어달의 시간이 흘렀지만,
꼭 얼굴만 보면 십수년이 흘러버린 착각이 들었다.
취조실 밖에서 이 둘을 보고있던 민현이와 ㅇㅇ가도 아무말이 없었다.
성운이가 취조중인 수감자를 보니 사람의 눈도 똑바로 못 맞추며,
손은 금단현상으로 쉬지않고 떨리는 상황에
성인 남성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앙상한 몸이었다.
"수감자가 살해한 피해자는 신장이 190이 넘는 거구의 성인 남성인데."
무표정으로 수감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민현이에게
ㅇㅇ는 혼잣말이지만, 들으라는 듯 흘려 말했다.
머리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160도 차마 안되어보이는 몸집의 수감자가 거구의 성인남성을 살해했다니,
아니 무엇보다도 ㅇㅇ는 살해동기가 우선적으로 듣고싶었다.
"살해동기까지는 모르겠는데,"
"살해방법은 알 것같아."
조용히 머리를 굴리며 말을 아끼던 민현이는 "독극물로 살인했을거야, 음식에 락스를 태워 먹였다는 것쯤-" 라는 대답을 주었지만,
민현이 본인도 느끼고 있었다.
이 사건은 살인방법에 논점을 두어야하는게 아니라
수감자가 도대체 왜 살인을 계획하게되었는지- 에 논점을 두어야함을.
"무엇이 그를 괴물로 만들었을까."
취조실 유리창 너머의 수감자는 본인이 잠재적 괴물이라는걸 알고있을까,
나지막히 한 마디를 내뱉은 ㅇㅇ다.
취조실과 모니터링 상황실을 가로막는 유리창에는 하얀 입김이 뽀얗게 얹어져갔다.
"혹시, 고등학교 재학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나요."
성운이의 뜬금없는 물음에 수감자는 놀랬다는듯,
내내 숙이고 있던 머리를 퍼뜩 들어올렸다.
평소와 다름없이 이름/나이/출생지와 같은 간단하고 기본적인 인적정보와
거짓된 진술을 받아 적고 빠르게 사라지던 형사들인데,
오늘 저를 마주한 저 하성운이라는 형사는 달라보였다.
말투부터 시작해서 지금 들고있는 서류들까지,
여느 형사들과 다름없는 원리 원칙에만 집착하고 따르는 듯 보였지만
올곧이 자신을 바라보는 저 시선에서 느껴지는 안타깝다는 감정에
울컥- 속에서 부딪혀오는 무언가에 수감자는 눈시울이 조금 붉어졌다.
한번도, 누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은 적이 없었다.
아니, 그 전에. 누구도 자신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으려하지를 않았다.
하지만, 매번 거짓된 진술을 반복하는 것도 지겨웠다,
진짜 피해자는 나인데... 왜 다들 나를 보고 괴물이라하는지.
서러웠다, 서러운 마음에 입은 잘 떨어지지않았지만 꼭 자신의 암울했던 과거얘기를 듣고 싶어하는
저 하성운이라는 형사에게는 털어놓고싶었다.
"......ㄱ,고등학교 ㅇ..일학년 때."
"ㅇ,입학하자마자....ㅇ,왕따를 당했ㅇ어요."
또래보다 작은 키와 마른 몸매에 기집애라는 소리를 들으며 왕따를 당한 수감자였다.
말도 안되는 이유로 셔틀을 당하기 일수였고,
심한 구타와 폭력속에서 우울한 고등학교 3년의 시절을 보냈다.
눈을 마주치기 어려워하는 듯 보이자,
제가 먼저 시선을 탁자위로 떨구곤 수감자의 이야기를 듣는 성운이다.
분명 사연이 있었겠지만, 그 전에 다녀갔던 형사들은 이런 절절한 사연듣기를 원치 않았겠지-
성운이는 부디 수감자가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자신에게 이야기를 해주길 바랐다.
무엇이 그를 괴물로 만들었는가,
이 물음만이 오늘 성운이가 목표한 현장수사였다.
".....계속 시간이 흘러가도......왕따는 ㄱ,계속되었고,"
"ㅈ,졸업식.....마.ㅈ,지막 날 ㅂ...밤에"
"ㅇ,애들이 시켜서 도둑질을 했어,ㅇ요."
모니터링 상황실에서 취조하는 둘을 지켜보던 민현이와 ㅇㅇ는
살해사건의 피해자는 수감자에게 직접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던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것을 맥락적으로 알 수 있었다.
물론, 대략 짐작할 뿐이었음에 계속해서 취조실 둘의 대화를 집중해서 들었다.
"친구들이 무엇을 훔쳐오라고 하던가요."
"ㄱ, 구멍가게에서.....담ㅂ.배를요....."
단순한 절도사건에 연루된 학교폭력 가해자들과 지금의 수감자는
한 교도소에 구금되었고 내려진 구금기간은 그리 길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건 학교폭력의 진상규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학폭 피해자와 가해자를 같은 교도소에 그것도 모자라 같은 수용시설에 구금했다는 점이었다.
점점 답답해지는 이야기에 성운이는 자신의 목을 옥죄어오는 듯한 넥타이를 조금 느슨하게 잡아당겼다.
어리석은 어른들이 또 하나의 죄없는 아이를 잡았구나....
저번 보육원 성매매 사건부터 모든것이 하나같이 다 말도 안되는 개논리를 들이대는 어른들 탓이었다.
느리지만, 애써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던 수감자는
성운이의 물음에 마지막 답을 내어주곤 또 다시 손을 떨기 시작했다.
성운이는 혹시나 방금 전 자신이 넥타이를 느슨하게 했던 동작이 수감자를 불편하게 한건지,
애꿎은 입술만 물어뜯으며 긴장을 했지만,
수감자가 내뱉은 다음 말에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지푸렸다.
"ㄱ,같이 감ㅇ...옥에 있는데.. 자꾸....놀렸고."
"......싫다는데.....매번 걔...아래로....ㄲ, 깔렸어요......."
"그리고.....ㄷ,뒷구멍으로........"
바지도....억지로...벗겨서........ 말을 끝까지 맺지 못하는 수감자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지금까지 버텨준게 대단했다.
온갖 치욕과 정신적 폭력, 그리고 치료가 더해진다해도 다신 씻어낼 수 없는 신체적 폭력까지
성운이는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과연 제가 이 곳에서 이 수감자를 위해 해줄 수 있는게 무엇인지-
고작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 역할이 이 수감자를 진정 위하는건지,
아무것도 해줄 수 없기에 성운이는 답답했다.
그 악몽같은 순간이 눈 앞에서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지
바들거리며 몸을 떨어대는 수감자에 성운이는 손을 뻗어
제 앞에 놓인 수감자의 손등을 꽉 움켜쥐었다.
"도와줄게."
"뭐가 되었든, 어떻게든, 넌 내가 도와줄게."
소리를 죽이며 흐느끼던 수감자의 소리는 성운이의 다짐섞인 한 마디에 오열로 번져갔고,
성운이는 시간이 다 되었다며- 취조실에서 나가라는 듯,
안내하는 교도관들을 따라 순순히 취조실을 빠져나왔다.
취조실을 빠져나오자마자, 성운이는 통화기록 상단에 걸려있는 이름을 눌렀고
연결이 되자마자 지체없이 명령에 가까운 말을 내뱉었다.
"옹성우, 지금 당장 제1교도소로
현장에 투입 될 수있는 모든 인력 넣어서 압수수사 진행해."
"검찰에서 지시불이행 뜨면 나한테 연결해,
가서 내 직함대고 수색영장 발부 받아와."
다른 어른들이 저질러 놓은 만행들, 쉽게 말해 다른 사람들이 싸논 똥을 치우는 입장에서는
이 일이 얼마나 힘들고 짜증나는 일인지 본인들만 잘 알 것이다.
성운이 본인 역시도 힘들걸 잘 알아서 진실을 외면한 채 뒤돌고 싶었지만,
자신이 앞장서서 왜곡된 진실을 밝혀서 저 어린 피해자가 왜곡된 이 세상을 저버리지 않는다면
............나서서 해결하고 싶었다.
더 이상의 무고한 피해는 없어야 한다며 다짐한 성운이는 곧장 본부로 차를 돌렸다.
성운이의 명령어조를 들은 성우는 즉각 형사팀 전원을 제1교도소에 투입시켜 수색하였고,
그 과정에서 말도 못할 더러운 흔적들을 발견했다.
성운이 취조를 맡았던 수감자가 타 수감자들로쿠터 성폭행을 수십여차례 당했다라는 걸 알면서도
제 1교도소장은 사회에 이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면
곧 감찰수사부터 시끄러워질테니 곧장 묵인하였고,
교도관들이 수감자들에게 취했던 행동들은 오로지 낄낄 비웃으며
'그만하라-' 라는 조롱섞인 제지가 다였다.
마음고생, 몸고생했을 어린 수감자에 성운이는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은
어떠한 검사들도 함부로 대들지 못하게 철통같이 수감자를 방어할 변호사를 찾는 일이였고
(일단 수감자가 살인을 저질렀으니, 먼저 형사재판을 해야해서 변호사가 등장합니다.)
제가 알기론 국내에서 말빨로 절대 못 이길 로펌 변호사를 초빙했고,
"....종현아."
"......선처를 부탁해......."
재판결과가 나올때까지 회의1실 안을 헤집고 다니며 잠시를 못 있었다.
[형!! 재판결과 나와써요!!!!!!]
[가석방에 집행유예 10개월이래요!!!! 나이쓰!!!!]
깨발랄한 종현이의 목소리가 회의실을 울렸다.
선처에 다행이라는 듯, 모두들 안도의 한숨을 일제히 내쉬었고
성운이는 뿌듯한 미소를 그제서야 지어냈다.
**
"재환쌤? 퇴근 안 하세요.....?"
[법의학자 김재환]이라는 명패가 붙은 앞문을 누군가가 살며시 열며
고개만 빼꼼 내민채 재환이의 퇴근을 물어왔다.
"아, 전 이거까지 끝내고 퇴근할게요!"
먼저들 들어가세요! 멍뭉미 돋는 눈웃음을 지어보이며
먼저들 퇴근하는 동료 부검의들에게 인사를 나눈 재환이는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와서는 밀린 부검 보고서들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한 명의 피해자를 부검할때마다 적게는 A4 여덟장,
많게는 스무장도 넘어가는 부검 보고서(부검의 소견)에
매일 늘어만가는건 밀린 보고서 업무와 재환이의 누적된 피로였고,
오늘도 재환이는 어김없이 한 손에는 샌드위치,
다른 한 손에는 펜을 쥔 채 나머지 업무을 도맡았다.
샌드위치 한 입에 욱여넣고는 다시 키보드를 열나게 두들긴 재환이는
마지막 장의 마침표까지 말끔하게 쳐 넣었고,
너댓번의 맞춤법 검사기를 돌린 후 제 연구실 안의 프린터로 보고서를 출력했다.
드디어 오늘! 야근탈출이로구나- 뿌듯함이 이로 말할 수 없던 재환이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오늘따라 보고싶은 형사1팀 식구들에 저장된 전화번호들을 뒤적였고,
재환이의 술약속을 흔쾌히 받아드린 성운이에 한껏 들뜬 재환이는
빠르게 부검의 가운에서 환복한 뒤, 발길을 빨리했다.
"김재환!!!!!"
물론,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껄쩍지근한 목소리에 멈칫해야했지만.
국과수 부검의 총괄 과장 장과장.
소문으로는 지금의 국과수장의 무한한 신임을 받으며 차기 국과수장의 자리를 엿본다 들었지만,
그를 평가하는 후배들이나 아랫사람들은 그를 매우 혐오했다.
소위 말하는 온갖 갑질이라는 갑질을 후배들과 아랫사람들에게 부리며
심지어는 유족들에게도 한없이 무례한,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그런 쓰래기같은 사람이라고 재환이는 알고있었다.
한 가지 더 중요한건, 이런 장과장이 외국의 마피아 조직과도 연루되어
굉장히 위험한 일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다.
처음에 장과장을 보자마자 절대 가까이 하지말라고,
무슨 일을 부탁한다면 못들은 척하며 자리를 피하라고.
민현이와 ㅇㅇ는 재환이에게 단단히 일러두었다.
민현이와 ㅇㅇ의 눈썰미와 센스를 잘 알고있는 재환이였기에
당연- 그럴거라고 고개는 당차게 끄덕였다만.......
이렇게 단 둘이서만 마주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재환이었다.
"재환아, 혹시- "
"이 노트북 좀 차에 맡겨줄 수 있어?"
솔직히 말해서, 장과장이 "혹시- " 라며 뜸을 들일때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마른침을 삼킨 재환이다.
하지만, 염려와는 다르게 장과장의 부탁은
그저 노트북을 차에 맡겨달라는 가벼운 부탁이었고,
그렇게 부탁을 받지 말라했던 민현이와 ㅇㅇ의 외침은 잊어버린건지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알겠다는 대답을 한 재환이다.
"고맙다 재환아, 내가 달라고 할때까지만 보관해주면 된다-"
가볍게 재환이의 등을 두어번 토닥인 장과장은 뒤도 안 돌아보고 제 갈길을 갔고,
제 오른손에 들린 노트북 가방에 재환이는
고개를 두어번 절레- 내젓고는 그대로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재환이는 몰랐을 것이다.
아니, 그 누구도,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그 노트북이 어떤 나비효과를 가져올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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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잉온북]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작가 꼬잉온북입니다!
제가 글 서두에 써두었다싶히,
이 글에 쓰이는 모든 소재와 사건들은 모조리 제가 만들어낸 허구이며
매번 나오는 말도 안되는 빠른 속도의 일처리는
이 글이 단순한 소설이라는 점을 참작하시고 글을 봐주셨으면해요.
오늘 나온...... 말도 안되는 빠른 속도의 재판과정과
재판결과가 나오는 속도는 죄다 ㄱ..구라에요......
대부분 하나의 재판이 끝나기위해서는 적어도 8개월의 시간이 걸리고,
형사사건과 관련된 재판은 몇 년씩 걸려서
결과가 나오기도 해요.
그치만! 우리 형사1팀은 처리해야 할(?) 일이 많기에......
저 사건 하나로 길게 끌 수 없어, 빨리 마무리 지었답니다.
하핫, 그냥.......
너무 진지하게만 보지 마시고....
넘어가주시는게.........ㅎㅎ
항상 논리가 0에 도달하는
엉성甲 구라甲
형사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오열)
저 좋으라고 시작한 글인데,
독자님들이 너무나 좋아해주셔서 매번 감동의 눈물만 흘리고있어요(광광)
감사해요-
[암호닉]
정태풍 코어 듐 황밍횽 @불가사리
이수사 어덕행덕 마카롱 허니콤보 뷔밀병기
1FEEL 리본 0209 0118 데이지
황미녀 여름 마이피치 민민 뿜뿜이
보리 애독자 짱요 0846 황배박하
시그널 잠시 킹갓황제민현 니나노 초록딸기 친9
암호닉 감사해여-
혹시, 신청한 암호닉이 누락되신 독자님께서는 다시 한번 신청해주시길 바랄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