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략결혼 박지민X그의아내 너탄
안개비
정신없이 맞춰오는 입맞춤에 저항할 기회도 내겐 없었다. 벌어진 입속으로 헤집고 들어오는 지민의 그것을 받아내지도 뿌리칠 방법도 모른채 그저 지민이 맞춰오는대로 그대로 있었다. 그런 내 반응이 언제까지 가는가 시험이라도 하듯 침대 밑에 어정쩡하게 쭈그려 앉아있던 나를 금새 들어올려 침대에 눕히고는 옷속으로 손을 넣었다. 여전히 그의 것은 내 입안을 유람하고 있다. 머릿속에 빨간 경보음이 마구 울려대로 이 상황이 겁이나 그만 울음을 터뜨렸다. “도둑고양이마냥 몰래 입맞출땐 언제고, 이걸 바라고 한 일 아닌가? 왜 울고 지랄이야.” “그런 거..아니예요..” 나의 울음이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 짜증이 밀려온 듯, 그는 작게 욕을 읊으며 방문을 닫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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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장님. 미국본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테이도련님께서 이번 인사권 관련해서 인사팀장 해임안을 제출하셨다고 합니다.] 지민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이 또하나 는 셈이다. “후..대체 무슨생각인거지.” 인사팀장은 지민의 사람이었다. 그렇잖아도, 지난 번 주주총회때부터 저의 사람인 인사팀장을 마땅찮게 여긴 테이라는 것쯤은 알고있었다. 허나 이렇게 빨리?. 성격급한건 알고있었지만. 무얼믿고 저리도 오만방자하게 구는건가. 대주주 어머니가 있다고 한들. 과반수의 사람이 찬성을 해야 안건이 가결된다는 걸 모르는 건가. 아님 벌써 주주들이 그들의 사람이 된 것일지도 모르지. 골치가 아파왔다. 한동안 찾지않았던 두통약을 꺼내들었다. “뭐지?” 약을 입에 넣으려는 순간 서재문이 열렸다. 빼꼼 고개를 내밀고 머뭇거리는 이는 제 집안에 들어와 살고있는 못마땅한 제 명목상의 아내라는 것쯤은 단박에 알아차렸다. 내가 서재는 들어오지 말라고 분명 경고했을텐데. 심기가 흩어졌다. “아...잠은 침실에서 주무시라 말씀드릴려구요, 빈방에 가서 잘게요” 할 말 끝났으면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갈 것이지, 한참을 머뭇거리길래 눈치를 주었다. 밉다하니, 눈치도 없나. 가뜩이나 아픈머리가 더 지끈해지는거 같다. “약은..왜..어디아프세요..?” 고작 한다는 말이 저 말이다. 무슨상관이지, 내가 뭘하든. “신경꺼.” 결국 예민하던 신경은 짜증을내고 말았다. 거슬리지 않으면 감정상할 일 없잖아. 명목상 아내는 보이는 이들 앞에서나 필요한 존재지, 지민,제 사적인 공간에선 불필요한 존재였다. 아...죄송합니다. 또 제게 미안하다며 문을 닫고 나가는 이를 바라보다. 손에 쥐고있던 약을 입에넣고 삼켰다. 미안하기 전에, 애초에 미안할 행동을 하지말아야지. 저러니 내가 정을 줄래도, 줄 수가 없는거야. 지민의 마음엔 이미 반항기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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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약속 있으세요?” 그의 출근준비를 도우며 슬쩍 물었다. “왜” 퉁명스럽게 내게 물었다. 그의 퉁명스러운 목소리에 순간 움찔했지만 용기를 내서 답했다. “저..친구가 보자고 해서요. 약속있으시면, 그 시간에 맞춰서 잠시 나갔다올려고요..” 내 말을 씹고 가방을 들고 현관으로 향하는 그였다. 역시, 안되는구나. 체념하고는 그의 뒤를 따랐다. “다녀오세요” “맘대로 해.” 문맥없는 그의 말을 이해하는데, 3초 걸렸다. “친구만나고 와도 된다는 말씀이세요?” 되묻는 나의 말에 대꾸하진 않았다. 아니라고 안하셨으니, 허락한거겠지..? 얼마만에 외출이냐. 신이나 얼른 친구에게 답을했다. [어, 정국아! 허락맡았어. 6시에 만나!!] 정국이랑은 중학교때부터 친구였다. 고아라고 따돌림당하고 놀림당하는 나를 유일하게 감싸주고 편견없이 대해준 고마운 친구였다. 나의 결혼식을 끝으로 만나지 못했었다. 정국이도 공부하느라 바쁘고, 나도 이 집안 규율을 익히고 적응하기까지 바빴던 탓이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려니 마냥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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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인사팀장 해임권을 제출해” [글쎄..내가 요즘 좀 심심해져서 말이야. 그건 그렇고, 형한테 ‘너’라는 지칭은 좀 그렇다? 지민아.] 미친놈. 하루차이에 형이란다. 내가 이런 시답지않은 농담이나 주고받자고 전화한게 아니란 것쯤은 잘알텐데. 우리가 그렇게 친한사이는 아니잖아. 안그래? “당장 기각해. 회사가 니 놀이터야?” [글쎄..그건 이번에 있을 주주총회때 보자고. 알잖아, 과반수가 동의를 해야 가결된다는 것쯤은. 공정하게. 원리원칙 좋아하는 니 방식대로. 그때보자, 여긴 새벽이라서 말이야. 담부턴, 예의 좀 지켜줘? 제인이 옆에서 칭얼거려서 말이야] 질퍽한 키스소리와 곧 이어지는 여자의 신음소리. 미친놈. 또 왠 여자를 집에 들였나보다. 피는 못속인다고. 아직도 어린 여비서들이랑 희희덕거리는 우리회장님 피를 물려받았나보네.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니가 믿고있는 카드가 도대체 뭐야. “실장님. 오늘 제이스퀘어 호텔 대표님께서 저녁식사를 같이하자고 하셨습니다. 약속 잡을까요?” “그렇게 해요” 어차피 오늘은 밖에서 떼우고 들어갈 참이었다. 김탄소도 약속있다고 했고. 어제 괜히 승질낸게 조금은 맘에걸려 나가는 걸 허락해준 참이었으니, 호의를 베푸는 김에 그럴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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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아, 여기” 영화관 앞에서 만나자는 정국이의 말대로 영화관앞에서 정국이를 기다렸다 “늦었지, 미안. 야...오랜만이다!” 안본 사이에 얜 더 잘생겨졌단 말이야. 아니라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와...너 더 잘생겨졌다, 인기 진짜 많겠는데?” “인기는 무슨, 그런거 없어. 됐고, 뭐볼래? 오늘은 내가 쏜다!” 알바를 했다며 그 돈으로 오늘 하드캐리를 해주겠다며 큰소리 치는 정국이를 보고 웃음이 터졌다. 요즘 재미있는 영화가 뭐지.. 둘다 애니를 좋아해서 코코를 선택했다. “어이구, 너 잠 못잤냐? 아주 영화관이 아니라 호텔에 온 줄 알겠다?” 영화를 보는데, 어제 그 일때문에 잠을 설친 탓일까 계속해서 졸음이 쏟아져 나도 모르는 새 잠이 들었었다. “...ㅎ 미안! 어제 잠을 설쳐가지구...” “하긴 신혼이면, 한참 뜨거운 밤을.” “그런거 아니거든!!” 꼭 매를 벌어요, 얘는. 전정국의 등짝을 사정없이 때려줬다. “기든 아니든, 밥먹으러 가자. 배고프다” 그러면서 나를 데리고 어디론가 향하는 전정국이었다. 정국이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굉장히 고급스럽게 보이는 호텔앞. 고개를 위로 올려 영어로 된 호텔이름을 읽어보니 제이스퀘어호텔이라 쓰여져 있었다. “내가 진짜 비싼 밥 사준다는 것만 알고있어라.” 그러면서 나를 데리고 호텔레스토랑에 들어가는 정국이였다. 아니. 잠깐만, 여기진짜 비싼 곳인데? 얘가 무슨 돈이 있다고 여기서 밥을 먹제.. “야, 전정국. 잠깐만. 여기 진짜 비싸보이는데.? 딴 곳가자. 우리가 무슨 돈이 있다고..” 전정국을 잡고는 나가자고 발길을 돌렸다. “......” 그가 그 앞에 서있었다. 비서와 함께 있는 것을 보니 약속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의 비서가 나를 보고는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나 또한, 그 인사에 응해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했다. 내가 그의 비서와 인사를 나누는 순간에도 그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우리를 응시했다. 결혼식에서 지민씨를 본 적있는 정국이 그에게 인사를 했다. 정국이의 인사가 무안하게 그는 인사에 응해주지 않았다. “아..지민씨. 이쪽은 제 친구 전정ㄱ” “친구를 만난다지 않았나?” 그가 내게 물었다. “아.네. 친구예요. 중학교때부ㅌ” “바람피라고는 허락 한 적없는 것같은데?” 이게 무슨 소리인가, 바람이라니. 당최 알아들을 수 없는 지민씨의 화법에 놀란 눈만 끔뻑이고 있었다. “집에 가있어, 보는 눈이 많아.” 그 말을 끝으로 내게서 멀어지는 지민씨의 뒷모습을 보다 레스토랑에서 나왔다. 정국이에겐 미안하다고 다음에 내가 밥을 사겠다고 하고는 헤어졌다. 범상찮은 상황을 눈치챈건지 정국이는 알겠다며 다른말은 하지않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곤 다음에보자하고 갔다. 나는 곧장 집으로 향했다. 그가 오기전, 잠자코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그의 심기를 건드려서는 좋을 것이 없다는 걸 잘 알고있기에. 박력지민이는 사랑이쥬? 테이의 정체가 누굴까요!!!!? 멤버중 한명이겠죠ㅎㅎ 여러분 모두 불금 잘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