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부터 엄마는 나에게 집 밖은 위험한 곳이라고 귀에 닳도록 말해왔다. 나는 그 말에 왜요? 라는 의문 하나 제기할 수 없었다. 그렇게 말하는 눈빛이 너무 사나워서 그랬던 것 같다. 열여덟이라는 나이까지 와서도 그 말에 의문점 한마디 던지지 못 하고 있는 이유는 아마 습관이 들어서 그런 것일 거다. 당연하게 엄마의 말에 한마디도 대들 수 없는 습관. 물론 그러한 습관은 애초에 내가 열여덟이나 먹은 지금도 엄마의 눈빛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고쳐지지 않는 부분이겠지. 마치 눈 속에 호랑이라도 숨겨둔 듯한 눈빛이기에 나는 그 눈빛이 두려워서라도 최대한 엄마의 앞에서 집 밖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왔다. 나의 집은 도시와는 조금 떨어진 구석에 자리하고 있는데 그랬기에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나로썬 엄마말고는 누굴 마주칠 일도 구경 할 일도 없었다. 엄마가 허락하는 밖의 범위는 고작 집 앞의 정원이 다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살아오다 보니 사실 나는 감정이라는 단어의 정의도 잘 몰랐으며 그것을 느끼는 법도 잘 몰랐다. " 나비야. " 그래서 그런가,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 감정의 주인인데도 불구하고 도무지 알아챌 수가 없었다. 하늘로 확 솟았다가 땅으로 곤두박질치기도 하며 우주에 온 듯 둥둥 떠다니는 이 느낌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정말, 정말 도무지 모르겠다. 엄마에게 물어본다면 가르쳐 주실까? 애초에 그런 무거운 눈빛을 가진 엄마가 이런 가볍게 날아다니는 듯한 기분을 아실까? " 오늘은 춥다. 일찍 들어가자. " " ...... " " 그대신 네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줄게. 무슨 이야기가 좋아? " 전정국. 이름이 전정국이라고 했다. 나는 그를 10살이 되는 해의 봄날, 엄마에게 용케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가보고 싶다는 소리를 짓걸였다가 거하게 혼이 나곤 훌쩍이며 정원 중앙의 커다란 벚꽃나무의 밑에 앉아 멍을 때리고 있을 때 처음 보았다. 어딘가 낯선 곳을 온 듯 사방을 두리번거리던 정국이는 그를 향해 멍을 때리던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나를 향해 해사하게 웃어주었었다. 아직도 그 장면이 생생하다. 하얗고 고운 남자아이, 그리고 그 앞을 장식하며 흩날리던 핑크색의 벚꽃잎들. " 아무거나. " " 아무거나? " " 응. 네가 해주는 이야기라면 다 좋아. " 내가 그날의 정국이를 제일 선명히 기억하는 이유는 하나였다. 그날을 기점으로 나의 세상이 색을 입었기 때문에. 나는 그날 이후 온통 흑백이였던 세상에 색칠을 하기 시작했다. 모두 전정국 때문에, 전정국 덕분에. EP1 :: 탓을 한다는 것의 초점 부부에게 아이가 생겼다. " 얘, 너에게 동생이 생긴단다. " 이제 5살이 된 아이는 그 말에 기뻐하기는 커녕 뚱한 반응으로 입술을 내밀었다. 자신이 덜 사랑받게 될 것이라는 직감때문인지 어째 벌써부터 동생이라는 존재가 거슬리게 느껴지는 것이다. 기뻐할 줄 알았던 아이의 반응이 영 시큰둥하자 여인은 의외의 반응에 당황한듯 왜 동생이 싫으니? 하고 아이를 달래듯 잔잔한 미소와 함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넘겨주며 물었다. 5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이는 부모님의 사랑을 받는 법을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그들의 행복을 내가 망쳐선 안된다. " 아니아니. 좋아. " 나도 동생이 생긴다! 꺄르륵 웃는 아이의 얼굴에 그제야 안심한듯 미소를 더욱 진하게 펼치는 제 어미의 얼굴에 아이는 더욱 과장해서 웃어 줄 뿐이었다. 지금 미움을 사게 된다면 제 동생이 태어난 뒤에 자신은 정말 찬밥신세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웃음이였다. 조금 지나 태어난 아이의 동생은 여자아이였다. 남자인 자신보다 조금 더 애교있는 아이는 부모님의 사랑을 조금 더 많이 가져가기에 충분했다. 동생이 태어남에 따라 아이에게는 작은 습관이 생겼다. 부모님이 동생과 더 가까이 있을 때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씹어대는 좋지 않은 습관이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아이는 남자답게 멋진 골격을 자랑하며 커갔고 그의 동생은 얇은 선을 그리며 어여쁘고 더욱 더 애교있게 커갔다. 아이가 16살이 되었을 때 부모님의 사랑은 온전히 동생의 것이 되었다. " 오빠!! 피크닉가자. 피크닉~~ " 너는 참 해맑구나? 아이는 점점 웃음을 잃어가는 저와는 다르게 웃음이 넘쳐 여기저기에 뿌리고 다니는 동생을 못마땅해 했다. 그리고 그 웃음들이 모두 어릴 때부터 꾸준히 자신의 몫마저 뺏어 사랑받은 이유에서 나오는 것들이라 여겼다. " 갑자기 피크닉은 무슨 피크닉이야. " " 옆 마을 사과할아버지가 좋은 장소를 아신대. 날씨도 좋구... 가자. 응? " 동생이 말하는 사과 할아버지는 옆 마을에서 사과농장을 관리하는 할아버지를 말하는데, 요새 아이가 꺼리는 인물 중 한 사람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제 부모님은 이 마을에서 가장 돈이 많았고 그걸 상징하는 듯 마을에서 단연 튀는 저택을 가지고 있었다. 부모님은 마을에 친한 어르신 한 명이 없었는데 어릴땐 그저 친하지 않구나 하는 일차원적인 생각만 하고 말았는데 이정도 머리가 크고 나니 그저 친하지만 않다고 생각했던 그들의 눈빛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그 눈빛들은 자신이 동생을 보는 눈빛과 매우 흡사했다. 그들은 돈도 그리 많은 어린 부부가 아이들과 자기들만의 세상을 가지며 주변인과 인사 한 번 하지 않고 지내는 것이 고깝다는 식으로 말해댔다. 사실 중점은 인사가 아닐텐데 말이다. 그 눈빛들은 옆 마을에서도 크게 작용했다. 모두가 아이의 부모님을 두고 수근덕 거렸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아이는 모든 마을사람들을 꺼려했다. 부유한 자신의 부모를 시기하는 것이 눈에 훤한데 괜한 인사나 태도를 트집잡아 이유를 붙이는게 그저 웃겨보였다. " 그냥 집 근처로 가자. 굳이 옆 마을까지 갈 거 있니. 부모님도 힘드시고... " " 으으응, 아니야. 엄마아빠도 가자고 하셨어. 가자! 응? " 동생이 따라가려는 할아버지는 최근 사과농장을 말아먹었다. 무슨 일인지 산에서 짐승들이 내려와 농장을 망쳐놓았기 때문이다. 최근 왕래도 없던 그가 왜 갑자기 이 마을의 가장 부유한 집으로 찾아와 순진한 아이를 꼬드겨 피크닉 이야기를 꺼냈을까. 뻔하지 않나. " 안돼. 내가 엄마아빠한테 말씀드릴게. 우리끼리 더 예쁜 곳으로 가자. " 내 말에 동생은 울음을 터뜨렸다. 왜 그렇게 반대를 하냐는 것이었다. 너는 정말 그저 천진난만 하기만 하구나. 왜 더 넓게 보지 못 하는 거야. 어이가 없는 울음에 그저 어정쩡하게 우는 동생을 바라보고만 있을 때 그 서러운 소리에 여인이 달려와 뚝 그치라며 그녀를 토닥였다. " 너는 나이를 이만큼이나 먹어놓고 동생을 울리면 쓰니. " " 엄마 그 할아버지는 아니예요. 마을 사람들이 우리집을 얼마나 좋지 않게 보는데 심지어 최근에 농장을 날려먹은 낯선사람을 따라간다뇨. 마을 사람들이 얼마나 영악하고 시기와 질투에 물들어 있는지 아시잖아요. " " 네 동생이 이렇게 가고싶어 하잖니. 한번쯤은 괜찮아. " 결국 아이는 끝까지 동생만을 싸고도는 제 어미의 말들에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 자신은 가지 않겠다 선언하고 돌아섰다. 여인의 표정이 애처롭게 물들었다. 아무리 사랑을 주어도 남의 사랑을 더 크게 보는구나. 여인에게 아이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집을 나서는 순간까지도 여인은 집에 혼자 남은 아이가 걱정되는듯 뒤돌아보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아이의 부모님과 동생은 하루가 지나도 이틀이 지나도 한달이 지나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정원의 소리 (The sound of the garden) " 돌아가신 거야? 그 할아버지가 죽인거야? " 제법 심각하게 묻는 나의 표정에 푸스스 웃던 정국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지.. 그 마을엔 돈에 눈이 먼 사람들만 있었거든. 탐욕에 눈이 먼 사람들이지. " 너는 할아버지만이 잘못됐다고 생각해? " " 응? 그럼... " " 동생은? " " 동생이라니? " " 고작 피크닉때문에 할아버지를 따라갔다가 봉변을 당한 거잖아. 동생이 아니였음 부모님이 죽지 않았을 텐데. " " 그게 왜 동생의 탓이야? 모두 그 할아버지의 탓이지. " " 정말? 그런데 그 아이는 모든게 다 동생의 탓이라고 여겼어. 동생만 아니였음 모두 평화롭게 살아갔을텐데 떼를 써서 지옥에 부모님을 데려간 동생의 탓이라고 생각했지. " " 그거 정말 잘못 된 생각이다. 누구를 더 원망해야 하는지 잊은 거 아냐? " 정국이는 어쩐지 아무런 말도 없이 나의 머리칼을 넘겨주기만 했다. " 그러게. " 어딘가 어색해진 분위기에 괜시리 바닥의 풀을 만지작 거리며 눈치를 보자 정국이가 그런 나를 눈치챈 듯 괜히 한번 예쁘게 웃어보이곤 자리에서 일어서서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얗고 예쁜 손. 정국이는 정말이지 달라진게 없었다. 가끔씩 어디서 나를 찾아오는건지 궁금할 때가 있다. 곧 그런게 뭐가 중요해 라는 생각으로 바뀌긴 하지만 늘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는 궁금증. 정국이는 대체 왜 이런 깊숙한 곳에 발을 들인걸까. 대체 어느 문을 통해 여기로 들어온 걸까. 그러나 직접 물어볼 생각은 없었다. 나에게 그 긴 시간동안 말해주지 않은 이유가 있을거라 여기기 때문이다. 언젠가 저 많은 이야기들 속에 정국 본인의 이야기가 있을거라 여기기 때문에 늘 궁금증을 참을 수 있었다. " 나비야 우리 나가볼까? " " 뭐? 어딜? " " 밖으로. " 순간 엄마의 눈빛이 떠오름과 동시에 어깨가 움찔 떨렸다. " 언제까지나 여기에 갇혀 있는거 지겹지 않아? " ' 밖은 정말 위험한 곳이야. ' " 네 생각보다 밖은 훨씬 아름답고 즐거운 곳이야. " ' 사람들이 너를 가만히 놔두지 않을거야. ' " 빨리 나갔다 오면 아주머니도 모르실거야. " ' 특히 남자를 조심해야해. 알겠니? ' 급기야 정국이와 엄마의 모습이 겹쳐보이기 까지 하자 극도의 공포감이 나를 들이닥쳤다. 아니 나는 나갈 수 없어.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나에게 내밀어진 고운 손을 내치자 정국이 서있던 자세를 숙여 쭈그려 앉더니 나에게 내쳤던 손을 다시 조심스레 내밀었다. 정말이지..... 나는 너를 무시할 수가 없다. 고작 손으로 나의 시선을 이끌고 새로운 세상을 안내하는걸. " 엄마가 날 가만두지 않을거야. " " 빨리 다녀오면 문제없어. 아주머니 집 밖으로 나오신적 한번도 없으시잖아. " " 만약 오늘 나오면 어떡해? "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이미 정국이의 하얀 손을 잡고 있었다. " 다 괜찮을거야. " 이상하지. 정국이가 저렇게 말하니 정말 다 괜찮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문 앞에 섰을 땐 이미 모든 잡생각들이 사라진 후였다. 정말이지 마법같았다. 정원의 소리 (The sound of the garden) " 우와..... " 그렇게 정국이를 따라 나온 밖은 생각보다 훨씬 아름다워서 눈물이 핑 돌 정도였다. 처음 보는 다른 사람들과 도시라는 북적이는 공간, 그리고 옆의 정국이라는 마법.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는 곳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치 다른 행성으로 온 것만 같은 기분에 몸이 적응하지 못 하고 있는 듯, 마치 걷는 법을 까먹은 것 처럼 삐걱대는 나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왜 나는 이곳에 이제서야 발을 내딛은 걸까. 조금 더 일찍 나와볼걸. 그리고 그런 마음이 커질 수록 엄마에 대한 의문과 반감도 함께 커져 갔다. 왜 나를 가뒀어, 왜 나에게 이곳을 위험한 곳이라고 한거야? 이곳은 사람들이 나를 가만 두지 않을 거란 엄마의 말과는 다르게 너무나도 평온한 발걸음들이 이어지는 장소였다. " 어때? " " 좋아. 너무 좋아! " 이상하게 집과 정원에서 들이키던 공기보다 더 상쾌한 느낌에 부러 숨을 더 강하게 들이마시고 내뱉으며 설레는 마음에 쿵쿵 세게 뛰어대는 심장을 느끼고 있으니 옆에서 정국이가 쿡쿡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괜히 촌스러워진 기분에 창피해져 왜 웃냐고 발끈하자 아니라고 고개를 젓는 모습이 빛을 받아 더 하얗고 곱게 보였다. " 정국아 너 진짜 예쁘다. " " 나 남잔데? " " 근데 정말 예뻐. 피부도 하얗구.... " 아참, 내가 무슨 말을.... 정국이를 보고 예쁘다고 느낀 적은 많아도 그 말을 직접 입 밖으로 꺼낸적은 없었는데.. 괜시리 쑥쓰러워져 입을 앙 다물고 괜히 다른 곳을 쳐다보는척 두리번 거리고 있으니 옆에서 정국이가 쳐다보는 시선이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 나비 네가 더 예뻐. " 그 한마디에 괜히 볼이 뜨거워지는게 느껴졌다. 나비라는 애칭을 지금 들으니 왜이리 뜨거운지 모르겠다. 이건 무슨 감정이지? 어쩐지 처음 도시의 풍경을 마주했을 때 뛰었던 심장보다 더 거세게 뛰는 지금의 심장에 머리가 핑 돌만큼 혼란스러워져 버렸다. 정말 뭘까. 마법일까? 그냥 이대로 집이고 뭐고 정국이와 도시의 한가운데로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무언가가 잘못된걸 이제야 확실히 느낀것도 정말 웃기지만 밖으로 나와 보게 된 큰 건물들,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사람들과 생전 처음보는 움직이는 커다란 철덩이들, 그 모든 새로움이 내 눈을 뜨이게 했다. 엄마는 무언가 잘못된걸 나에게 가르치고 있다. " 이제 슬슬 돌아가자. " 나온지 정말 얼마되지 않았는데 들리는 정국이의 아쉬운 소리에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왜냐는 나의 시무룩한 목소리에 정국이는 마치 위로를 주려는 듯 내 손에 조심스레 깍지를 끼곤 아쉬운 미소로 웃어보였다. " 해가 지고 있어. 돌아가야지. 밤에도 집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아주머니가 정원으로 나오실거야. " 그 말에 잊고 있었던 엄마의 눈빛이 떠올랐다.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선 안된다. 아쉽게 뒤를 응시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그리도 어두울 수가 없었다. 집으로 도착했을 땐 이제 겨우 해가 다 졌을 때 였다. 정국이는 내가 들어가는걸 지켜보고 가겠다며 정원에서 손을 흔들어 주었고 나는 그 장면을 눈에 담을 시간도 없이 재빨리 집으로 들어섰다. 살금살금 까치발을 들어 숨죽이고 내다본 엄마의 방문 너머로 자고 있는 엄마가 보인 후에서야 나는 참았던 숨을 모두 몰아쉴 수 있었다. 당연히 이미 정국이는 가고 없겠지만 괜시리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소리가 크게 날까 조심스레 문을 다시 열고 정원을 내다보자, " 어....? " 당연하게도 정국이는 없는데 처음보는 아이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 아.. 그.... 따라올려고 따라온건 아니고.... " 원래같으면 당황한듯 황설수설 말을 이으며 시선을 흔들고 있는 저 낯선 소년을 어서 내쫓아야 하는데 어쩐지 그러고 싶지가 않았다. 혹시 얘도 마법일까? 하는 바보같은 생각이 내쫓음을 말리는 것이었다. 고작 도시를 한번 내다본 것으로 나의 그 지독한 습관이 고쳐진 것일까. 이상하게 지금도 여전히 엄마의 그 눈빛이 뇌리에 스칠때면 잡아먹을 듯한 심리가 들이닥쳐 나를 살떨리게 만들었지만 두렵지는 않았다. 그래서 내쫓긴 커녕 슬쩍 열어뒀던 문을 완전히 열고 소년을 응시했다. 소년은 부담스러운 내 눈길에 무단 친입으로 인한 화가 섞여 있다고 생각했는지 더 안절부절하지 못 하며 두 손을 모아 빌기 시작했다. " 미안. 진짜 멋대로 들어오려는 의도는 아니였는데.... " " ...... " " 이런 곳을 처음 보거든. 그래서.... 아니.. 아.... " " ...... " " 여튼 미안해! 지금 나갈게. " 그 말을 끝으로 부랴부랴 나가려던 소년을 잡아 세운건 나였다. 도시에서 온 아이일까? 그곳은 어떤 곳일까. 언젠가부터 내 머릿속에 스며들어온 의문들이 차고 넘쳐 흐를 지경이었다. 저 아이라면 나에게 엄마가 알려준 거짓 된 밖의 모습이 아닌 진실 된 밖을 알려주지 않을까? " 저기...! " " 어.. 응....? " " 나...나랑...! " 친구할래? 그 한마디를 뱉고 그런 말을 했다는 내 자신에게 놀라 그만 문을 쾅 닫아 버렸다. 다리에 힘이 풀려 문에 등을 맞대고 주르륵 주저앉은 내 모습이 얼마나 웃길지 안다. 오늘은 정말 이상한 날이다. 내가 생전 처음 밖으로 나갔으며 정국이에게 예쁘단 말을 입 밖으로 꺼냈고 네가 더 예쁘다는 한마디에 심장이 부숴질 듯 뛰는 뜨거움도 느꼈고 이렇게 누군가에게 친구하자는 말을 꺼내기도 했다. 정말이지 이상한 날이다. " 하자! " 그렇게 주저앉아 눈만 꿈뻑대고 있을 때 밖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그 아이였다. " 내 이름은 김태형이야!!! " " ...... " " 내일 또 올게!! 내일 봐! " 나에게 두번째 친구가 생겼다. 안녕하세요 ! 글잡에서 읽은 글은 상당하지만 써보는건 처음이네요 '-'!! 처음 쓰는 글부터 조금 어두운 내용을 심을 것 같아요 하하 중간중간 떡밥들이 가득하니 예상하면서 읽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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