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밤을 걷다
w. 공 백
늘 너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나라서,
미안해.
[ 09 ]
백야
/
“ … 공백씨! ”
순식간이었다. 문이 열리고, 문 앞에 서있던 그녀가 정국에게로 힘없이 허물어진 것은. 순간적으로 팔을 뻗어 이미 의식을 잃은 공백을 꽉 붙잡았다. 얇은 티셔츠 너머로 더운 열기가 가득한 팔이 느껴졌다. 창을 너머 들어온 달빛에 비친 그녀의 얼굴이 창백하게 물들어 있었다. 문 밖에 서있던 정국이 쓰러진 공백을 조심스레 안아올려 집 안으로 향했다. … 엄마! 인기척에 현관으로 고개를 빼꼼 내민 하연의 눈이 커진다. 하연아, 엄마 눕혀야 될 것 같은데. 정국의 말에 하연이 방으로 달려가 침대 위의 이불을 한 쪽으로 정리해 공백이 누울 곳을 만들었다. 안을 때와 마찬가지로, 정국이 조심스럽게 공백을 침대에 뉘였다. 그녀의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댄 정국의 미간에 깊은 고랑이 새겨졌다. 열이 꽤나 높았던 탓이었다.
“ … 열 많이 나네. 엄마 언제부터 이랬어? ”
“ … …. ”
“ 하연아? ”
식은땀에 젖은 머리카락이 얼굴과 목 주변에 이리저리 달라붙어 있었다. 헝크러진 머리카락을 다정한 손길로 정리해준 정국이, 대답을 하지 않는 하연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자그마한 아이의 얼굴에는 물기가 가득 들어차 있었다. 소리도 못내고 작은 손으로 연신 눈물을 닦아내는 것이 여간 안쓰러운 것이 아니었다. 그 모습을 보던 정국이 팔을 뻗어 하연을 제 품으로 끌어당겼다. 엄마 괜찮을 거야. 아저씨 왔잖아, 응? 작게 속삭이며 서투르게 등을 토닥이자 그제야 아이가 서러운 울음을 터뜨렸다. 울지마, 아가. 자그마한 아이의 뒤통수를 쓰다듬으며 달래자 울음소리가 서서히 잦아들었다. 작게 히끅거리는 아이를 내려다보는 정국의 눈에 안쓰러움이 들어찼다. 제가 오기 전까지 얼마나 무서웠을까.
하연의 머리를 쓰다듬던 정국이 무언가 석연찮음을 느낀 듯, 고개를 들어 방 한쪽 벽에 걸린 시계를 쳐다보았다. 밤 12시를 향하는 시침이 눈에 들어온다. 이 시간대면, 공백이의 남편이자 하연의 아빠가 와 있어야 하는 것이 맞다. 아내인 공백이 아프다면 더더욱. 그런데 이상하게도 집에는 남자의 물건이나, 흔적은 보이지도 않았다. 이상한데. 미간을 약간 찌푸린 정국이 제 품에 안겨 인형을 가지고 놀고 있는 하연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 하연아, 아빠는 어디 계셔? ”
“ 우움 …, 엄져여, 아빠. ”
“ … 응? ”
아빠가 없다는 말에 놀란 눈으로 아이를 쳐다보자, 인형을 가지고 노는 것을 멈추고는 또렷한 눈동자로 저를 올려다 본다. 곧이어 아이의 입이 오물거리며 움직인다.
“ 하여니한테느은, 엄마가 전부에여. ”
“ … 그랬구나. ”
“ 그래서어 … 하여니는 엄마가 아푸면, 무서워여. ”
아이의 말을 끝으로 방에는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밖에 들려오지 않았다. 몇 분이 지났을까, 아이가 손에 들고 있던 인형이 옆으로 툭 떨어지고, 이내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제 품에서 잠든 아이를 내려다 보던 정국이 조심스레 하연을 공백이의 옆에 뉘였다. 아이가 혹시라도 추워할까봐 이불을 잘 덮어주고는 옆의 공백이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여전히 많이 힘든 것인지, 간헐적으로 내뱉는 숨이 불규칙적이었다. 잠시 공백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쳐다보던 정국이 이내 조용한 걸음으로 방 밖을 나섰다.
화장실에서 뜨거운 물을 적신 수건을 들고 온 정국이 공백이의 옆에 앉았다. 손을 뻗어 수건으로 땀에 젖은 얼굴을 찬찬히 닦아내었다. 달빛에 비쳐 창백하게만 보였던 얼굴에는 열꽃이 피어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두어번 얼굴을 닦아낸 정국이 조심스러운 손길로 공백이의 팔을 잡았다. 잡은 팔에도 여전히 열기가 가득해, 정국이 한숨을 내쉬고는 공백이 입고 있던 티셔츠의 소매를 걷어내었다. 제 손 안에 오롯이 잡히는 손목이 너무나도 말라 있어 괜스레 마음이 아파왔다. 혼자 아이를 키우느라 힘들었을 그녀가 안쓰럽기만 했다. 수건으로 천천히 그녀의 팔을 닦아내고, 조심스레 다시 침대 위에 내려놓으려고 할 때였다. 갑작스레 제 손을 잡아오는 공백에 정국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았다.
“ 태형, 태형아 … ”
“ … 공백씨? ”
혹여라도 놓칠까 제 손을 꽉 잡아오는 공백에 당황할 새도 없이, 곧이어 들려오는 낯익은 이름에 정국이 눈을 크게 떴다. 김태형은, 갑자기 왜? 태형과 공백이 아는 사이인지는 전혀 모르고 있던 그였다. 혼란스러움에 열이 올라 붉어져 있는 그녀의 얼굴을 그저 쳐다보고만 있을 때였다. 일순, 그녀의 볼을 타고 한 줄기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순간, 잡힌 손을 빼내려던 정국의 움직임이 멎었다.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은 채 공백이의 얼굴만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뭐가 그리도 괴로운지, 미간이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손을 놓으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그녀의 얼굴을 보던 정국이 낮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벽에 기대었다.
“ 어디 안 갈게요. 그러니까, 울지 마요. ”
/
누군가가 바깥에서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느릿하게 눈을 떴다. 어느새 햇빛이 방 안을 가득 비추고 있었다. 누가 온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몸을 일으켰을 때였다. 툭, 하고 이마에서 무언가가 떨어진다. 뭐야, 하고 집어든 것은 다름아닌 물기가 아직 남아 있는 수건이었다. 이걸 누가 …. 미처 누구인지를 생각할 새없이, 또다시 현관문을 두드리는 누군가에 침대 밖으로 발을 빼내어 일어섰다. 순간적으로 밀려오는 현기증에 옆의 협탁에 잠시 기대어 있다가 방 바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누구세요. 쩍쩍 갈라져 나오는 쇳소리가 가득한 목소리에 이맛살을 찌푸리고는 현관으로 향했다. 정국씨인가. 손목에 걸려 있던 머리끈으로 머리를 하나로 대충 묶은 다음에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낯익은 얼굴에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하얗게 바래진다. 떨리는 손으로 겨우 문을 닫고는 날 내려다보고 있는 눈을 마주했다.
“ … 네가 왜, ”
“ … 공백아. ”
“ 나한테 자꾸 왜 이래, 너. 5년전에 나 떠났잖아. 나 버렸잖아! ”
“ … 버린 거 아니야. ”
“ 그럼 뭔데. 뭔데 이제 와서 나한테 이래 …. ”
그런 눈을 하고 날 보지 마. 다정한 눈빛으로 날 보지 말란 말이야. 네가 그렇게 날 보면, 내가 네 뭐라도 된 것 같잖아. 울음이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다. 울면 안 돼. 눈물을 억지로 삼켜내었다. 울면, 안 돼. 내 다짐과는 다르게 눈꼬리에 매달려 있던 눈물 한 방울이 결국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만다. 그것을 네가 보지 못하도록 고개를 푹 숙였다. 왜, 넌 항상 날 울리고 마는 거니. 네가 우는 것을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고개를 숙이고 손을 들어 눈물을 닦아내었다. 한참 아무 말 않고 내 앞에 서있던 네가, 내 손목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 ... 공백아. “
“ ... ... “
“ 왜 이렇게 말랐어. “
걱정섞인 다정한 말투로 물어오는 너에, 또한번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금방이라도 깨어 버릴 듯한 꿈만 같아서. 이러고 나서 네가 내 앞에서 또다시 사라질까봐.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인 채로,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내었다. 날 먼저 떠난 건 너잖아. 이제 와서 왜 자꾸 사람을 흔들어. 왜 아직까지 날 사랑하는 것 마냥 행동하는 건데. 네게 붙잡힌 손목을 빼내려 비틀었다. 그에 순순히 놓아주는가 싶더니, 이제는 손을 내 이마로 가져다댄다. 어디 아파? 열이 좀 있네. 여전히 걱정스러운 말투. 그것에 괜히 서러워져 내 이마에 다정히 얹힌 네 손을 신경질적으로 쳐내었다. 끝이 없는 희망고문일까봐.
“ 네가 무슨 상관인데. 5년 전에 나 버리고 간 거 기억 안 나? “
“ ... 버린 거 아니라고 했잖아. “
“ 넌 왜 항상 나 힘들게 만들어. 5년동안 힘들게 했으면 됬잖아.
네가 이제 와서 지금 이러는 것도 난 충분히 힘들고 버거워, 태형아. “
그러니까, 그만 가 줘. 나 이제 너 때문에 아프고 싶지 않아. 반쯤 울음이 섞인 내 목소리에, 넌 아무런 행동도, 말도 하지 않았다. 눈치도 없는 햇살은 포근하게 나와 김태형을 감싸고 있을 뿐이었다. 아무 말도 없이, 그렇게 우리가 복도에서 마주보고 서있을 때였다. 엘리베이터가 7층에 멈추는가 싶더니, 낯익은 형체가 불쑥 튀어나왔다. 익숙하게 우리 집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사람이 나를 보고 반가운 얼굴을 했다. 왜 나와 있어, 복도 추운데. 장난스러운 말투로 내게 말해온 그가 내 앞에 서있던 김태형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누군가 싶어 돌아본 김태형과 눈이 마주치자 그의 표정이 빠르게 굳어간다.
“ ... 김태형? “
“ 형, 그게. “
“ 미친 거 아니야, 이 새끼. “
“ 그게 ... 제 말 좀 들어봐요. “
“ 네가, 양심이란 게 있으면, 여긴 오지 말아야지. “
“ ... 형. “
“ 따라와. “
싸늘하게 표정을 굳힌 오빠가 따라오란 말을 남긴 채로 비상계단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들어가 있어, 라고 내게 말하고 비상계단의 문을 쾅 닫는 오빠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져 있었다. … 어떡하지. 입술을 잘근 깨물며 문 앞을 서성거리다가, 하연이가 일어났나 싶어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엄마, 누구여써? 이제 막 일어났는지 조그마한 손으로 눈을 비비며 방을 나오는 하연이에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가, 일어났어? 자신의 물음에 답을 하지 않고 질문을 한 것이 꽤나 불만스러웠던 듯 아이가 삐쭉 입술을 내밀었다. 그냥, 엄마 아는 사람. 이리와. 그에 어정쩡하게 대답을 하며 팔을 벌려 아이를 안아올렸다. 한참을 무언가 생각하고 있던 아이가 입술을 오물거리며 말을 해온다.
“ 아푼 건 다 나아써? “
“ 응. 엄마 괜찮아. 어제 누구 왔었어? “
“ 우웅, 정국 아찌 와써. “
당연히 오빠일 것이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예상 외의 이름에 하연이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응? 정국씨? 내 물음에 하연이가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아, 어떡하지. 너무 죄송한데. 본의 아니게 신세를 진 꼴이 되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고맙다고 해야겠다. 하연이를 소파 위에 내려주고는 방으로 향했다. 휴대폰을 집어들어 알림을 확인하려다가, 협탁 위에 놓여진 약봉지가 눈에 들어왔다. 그 위에 붙어 있는 메모지에는 정갈한 필체로 짤막한 글이 적혀 있었다.
‘ 일어나는 거 보고 가려고 했는데 열한시에 미팅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죽 만들어 놓았으니까, 데워서 먹고 약 사둔거 먹어요. 빈 속에 약 먹지 말고. 대본 리딩때는 건강한 모습으로 봐요. 오늘은 어디 나가지 말고, 푹 쉬어요. ‘
- 전정국
짧은 글에는 세심함과 다정함이 가득했다. 정국씨의 메모를 읽으며, 나는 집에 온게 너였더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한다.
/
「 야, 술 마시러 가자. 」
오후 일곱시쯤 태형에게서 온 문자는 정국을 당황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스케줄은 없냐며 물어보자 없다고 대답하는 태형에 알겠다며 근처 식당에서 보자고 문자를 보낸 정국이 자켓을 팔에 걸치고는 일어섰다. 평소에는 정국이 술을 마시러 가자고 할 때마다 안된다며 거절한 태형이었다. 그런 그가 술을 먼저 마시자고 하다니. 꽤나 의외였던지라 정국이 고개를 한 번 갸웃하고는 제 차를 주차해둔 곳으로 향했다. 약은 먹었으려나. 차로 가는 도중에 밤새 아팠던 공백이 생각나 주머니 깊숙히 들어있던 휴대폰을 꺼내었다. 전화를 하려다가, 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다시 화면을 꺼서 주머니에 도로 집어넣었다. 왜인지 모르게 자꾸만 공백이 신경쓰였다. 고개를 저어 공백에 대한 생각을 털어낸 정국이 차에 올라 엑셀레이터를 밟아내었다.
“ 여기. “
“ 네가 웬일이냐, 술을 다 먹자고 하고. “
“ ... 그냥. “
태형과 만나기로 했던 식당 안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쪽에 앉아 깊숙히 모자를 눌러쓴 채로 제게 손을 흔들어보이는 그가 보였다. 정국이 그의 맞은편에 앉으며 장난스레 묻자, 왜인지 모르게 씁쓸한 표정을 한 태형이 그냥, 이라며 술잔에 술을 채웠다. 무슨 일 있냐? 태형이 든 술병을 빼앗아 그의 술잔에 술을 가득 부어준 정국이 질문을 건네었다. 그에 태형은 대답을 하지 않고, 술잔을 들어 안에 가득 담긴 술을 제 입안으로 털어낼 뿐이었다. 술잔을 내려놓고, 정국을 뚫어지게 쳐다본 태형이 입을 열었다.
“ 내가 보기엔, 네가 뭔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잠 못잤냐? “
“ ... 그냥, 너 공백씨 알지. 이번에 너 하기로 한 드라마 작가님. 공백씨 아파서, 간호해주느라. “
“ ... 뭐? “
어제 드라마 회의 끝나고 밤 늦게 공백씨 애가 울면서 전화했더라고. 엄마 아프다고, 와달라고 하길래 갔었어. 담담하게 말한 정국이 술잔을 들어 술을 들이켰다. 공백이 아팠다는 말에 태형의 표정은 굳어진 채로 풀어질 줄을 몰랐다. 낮에 봤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작고 여린 체구가 눈에 아른거려, 그것을 떨쳐내려 태형이 또 한번 술잔을 비워내었다. 공백이의 창백한 얼굴을 떠올림과 함께 석진이 했던 말을 곱씹던 태형이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각자의 상념에 푹 빠진 채로 술잔을 기울이는 그들의 곁으로 어딘가 낯익은 여종업원이 스쳐 지나갔다. 앞에 놓인 고기를 집다 말고 태형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마침 옆테이블에서 주문을 받는 그녀의 얼굴을 태형이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 ... 김공백? “
“뭐? “
태형의 말에 아무 말도 없이 술잔을 연거푸 비워내고 있던 정국이 옆테이블로 고개를 돌렸다. 그의 시선이 멈춘 곳에 공백이 앞치마를 매고, 한 손에는 주문서를 들고 주문을 받고 있었다. 옅게 화장을 한 듯한 얼굴은 여전히 파리하게 질려 있었다. 오늘은 쉬어야 될텐데 … 정국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태형의 귓가에 낮게 파고들었다. 아픈 애가 왜 … 혼잣말을 목구멍 너머로 삼킨 태형이 계속해서 눈으로 공백을 좇았다. 음식을 들고 돌아다니는 그녀의 뒷모습이 위태로웠다. 저녁시간이라 손님이 많았던 탓에 거의 모든 종업원들이 홀 서빙을 하고 있는 듯 했다. 휘청거리는 공백을 보는 태형의 눈에 걱정이 가득했다.
“ 아가씨 미쳤어?! “
공백이 뜨거운 찌개가 든 뚝배기를 식탁 위에 올려놓으려 할 때였다. 위태롭게 무거운 뚝배기를 들고 있던 공백이의 손에서 힘이 풀렸는지, 결국에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뚝배기가 떨어지고 말았다. 미처 피할 겨를이 없었던 공백이의 손에 뜨거운 국물이 쏟아졌다. 아가씨, 이걸 쏟으면 어떡해! 세탁비 물어낼 거야,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일 똑바로 안 해? 아파할 새도 없이 남자의 폭언이 떨리는 공백이의 어깨 위로 쏟아졌다. 저 새끼가. 이를 바득 갈며 일어나려는 태형을 정국이 팔을 뻗어 저지했다. 너 배우야. 그렇게 나서봤자 득될 거 하나도 없어. 낮게 제게 말해오는 정국에 태형은 결국 자리에 힘없이 앉고 말았다. 몇 번의 폭언이 더 들려오고, 사색이 된 아주머니가 와서 미안하다고 연신 사과를 한다. 그 옆에서 공백 또한 몇 번이고 허리를 굽히며 사과를 하고 있었다. 국물에 데여 붉어진 손은 뒤로 감춘 채였다. 어질러진 테이블을 다 정리하고, 공백이 뒤돌았을 때, 태형과 눈이 정통으로 마주쳤다.
태형과 눈이 마주친 공백이의 안색이 붉어진다. 울 것 같은 얼굴을 하던 공백이는, 결국 몸을 돌려 식당을 뛰쳐 나가고 말았다.
/
안녕하세요, 공 백입니당 'ㅅ'
아이하트 하다가 평소에 틈틈히 써놓았던 푸른 밤 가지고 왔어요.
이거 하고 또 하러가야져 희희 다들 같이해욥 !
신알신 500개 넘었다구 오고 초록글도 올라가고 ㅠㅅㅠ 항상 봐주시는 분들 너무너무 감사해요.
암호닉은 저번 화를 기점으로 받지 않습니다. 6화에서도 받지 않아요.
누락이 있을 시에는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날이 많이 추워요, 아직.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
♥ 암호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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