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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변백현님이 배주현님과 함께 있습니다.



배주현님과 연애 중

7월 14일


좋아요 506개 댓글 483개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박찬열 존나 짜고 치는 거 다 티남;;;;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오세훈 존나 에바;;;;;;;;;;;;;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김종대 최소 씹새끼 각이다 미친놈;;;;;;;;;;;;;;;;;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김종인 뒤져 걍 ㅋ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김미희 배추현 ㅊㅊ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오징어 실화?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도경수 김에리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오세훈 이거 ㄹㅇ이면 김에리 조난 불쌍해서 어캄;;;;;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박찬열 병신아 그걸 말하면 어떡해;;;;;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김종대 김에리 괜찮아 애기야 오빠가 있잖아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김종인 종대야 에리가 그냥 뒤지래 ㅋ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도경수 상황 존나 심각함 병신들아;;;;;;;;;;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박찬열 지금 에리랑 같이 있음?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김종인 ㅇㅇ 니들 10분내로 도경수 집으로 집합 변백현 님도 오셈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도경수 집주인은 난데 그걸 왜 니가 정함................?




아침부터 일진이 좆같았다. 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미친 듯 울려대는 폰부터 자고 있는 나를 억지로 깨워서 불러내는 도경수 덕에 누구라도 건들이면 터질 것 같았다. 이른 아침부터 나만 빡치는 건 아닌지 눈도 제대로 못 뜬 김종인도 도경수 집으로 들어오면서 투덜거렸다. 씨발, 아침부터 부르고 지랄이야. 김종인의 꼴을 보고 실실 웃는 도경수를 보고 김종인이 첫마디로 뱉은 말이었다. 오는 내내 안고 잤던 건지 들고 있던 곰돌이를 도경수 얼굴에 던져버리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괜찮은 편이었다. 그나마.




"야 씨발 미친."

"어그로면 와꾸에 니니짱 던질 거니까 그렇게 알아라."

"니니짱 누구?"

"요거 ㅎㅎ"

"병신."




도경수의 말부터 일이 점점 더 좆같아지기 시작했다. 야, 씨발 변백현 배주현이랑 사귀는데? 내 눈이 절로 뜨이는 순간이었다. 아, 그 연애 중. 눈이 나만 뜨인 건 아닌지 니니짱을 안고 있던 김종인은 도경수의 말에 눈을 떴다 대수롭지 않게 다시 눈을 감아버렸다. 야, 저 새끼 지랄하는 거 한두 번이냐. 변백현이 누구를 사귀겠어. 내가 지 좋아하는 거 다 알 텐데. 그리고, 말을 다 끝내지 못 했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는, 아니 제발 도경수의 어그로이기를 바라면서 무심코 던진 말이 다 끝나기 전에 도경수가 다시 내 말을 가로막았다.




"씨발 진짜라니까. 변백현이랑 배주현이랑 연애 중 올라왔다고."

"ㅇㅇ 지금 거기 존나 핫플이잖아."

"? 김종인 알고 있었음?"

"당연히 어그로겠지 싶어서 뒤지란 말만 했는데?"




도경수가 말했을 땐 안 믿었었다. 아니 믿기지도 않았다. 변백현이?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찡그려졌는지 내 표정을 살피던 도경수가 물었다. 너 괜찮아? 아니. 괜찮지 않았다. 말도 안 되고 믿기지도 않았다. 멍하니 있는 나에게 다가온 도경수는 살며시 내 손에 폰을 쥐여주고는 변백현의 타임라인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애들 사이에서도 난리가 난 건지 올린 건 두 시간 전인데 벌써부터 좋아요와 댓글의 개수가 올라가고 있었다. 그와 반대로 내 기분은 존나 바닥을 쳤다. 씨발.




"야, 어그로겠지. 변백현 그 새끼 요즘 맨날 폰만 보더니. 지랄이겠지."

"우선 애들 집합시킴. 변백현한테 직접 들음 믿길 것 같은데."

"어디로 집합시켰는데?"

"여기."

"오 씨발 누가 들으면 너네 집인 줄 알겠다?"




우리 집인데 존나 지멋대로 애들 부르고 지랄이야. 씨발, 내 과자. 애들을 집합시켰다는 말에 바빠진 건 도경수였다. 어제 사둔 과자를 숨겨야 한다나 뭐라나. 부엌으로 달려가버린 도경수를 바라보다 다시 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말이 안 되잖아. 다 알잖아, 변백현. 너도 나한테 한없이 다정했잖아. 나 좋아하는 것처럼 굴었잖아. 나를 좋아하던 게 아니었어?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았다. 물어보고 싶은 말들도 많았다. 저절로 떠오르는 기억 속 변백현은 내 마음도 모르고 환하게 웃고만 있다.




"김에리."
"..."

"김에리."

"..."

"야, 정신 차려 병신아. 변백현 깝치는 거 한두 번이냐."




김종인의 위로 따위는 내 귀에 박히지 못 했다. 아무 말도 들리지도 않았고, 듣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변백현이 절실했다. 얼른 와서 해명해주길, 아니라고 웃으면서 나한테 해주길 그냥 그렇게 바랬다. 다 알잖아. 설상 사귀는 게 맞다고 해도 이건 좀 아니지 않아, 백현아? 내 머릿속에만 맴돌던 수많은 질문들과 생각들을 정리해줄 문이 열렸다. 익숙하게 들어온 박찬열과 김종대, 그 뒤를 따라 오세훈과 무심하게 폰을 보던 변백현까지.




"존나 느리게도 온다?"

"이미 우리는 오면서 변백현한테 얘기 다 들었거든."

"야 김에리 걍 듣지 마. 들을 가치도 없음."

"가치를 판단해주기도 좆같음. 야, 걍 뺨이나 한 대 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앞에서 존나 바람 넣지 마. 에리는 뺨 안 치고 싶을 수도 있잖아. 그치, 에리야? 다정하게 웃으며 다가온 변백현이 내 옆에 앉는다. 김에리 울었냐? 눈 존나 빨개. 평소와 같이 오세훈이 장난을 쳐왔다. 평소 같았으면 잠 못 자서 그러거든 병신아. 아, 내 생각에 잠을 못 이뤘어? 우리 에리가 오빠 좋아하는구나. 이런 식으로 대화가 이어져야 했는데 도저히 답을 할 기분이 아니었다. 오세훈과 장난을 칠 기분도 당연 아니었고. 원하는 대답이 안 나오자 오세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박찬열 옆으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무겁게 깔린 적막, 1분이 1년 같은 시간 속에 예쁜 네 입술이 움직였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

"에리야."

"..."

"나 주현이랑 연애해."

"..."

"장난도 아니고, 벌칙 때문도 아니고."

"..."

"내가 주현이 좋아해서 먼저 사귀자고 했어."




대답 듣고 싶어서 나 그렇게 쳐다본 거 아니었어? 무슨 대답이라도 해, 에리야. 아니면 욕이라도. 세훈이 말대로 뺨이라도 칠래? 여전히 다정한 변백현은 쓸데없이 내 맘을 두드렸다. 전혀 설렐 상황 아닌데. 이 타이밍에 울어야 맞는 건데. 이상하게 변백현을 바라보고 있는 내 심장은 여전히 쿵쿵거렸다. 많이 좋아해? 무슨 대답이라도 해야 이 적막이 끊어질 것 같아 내뱉은 말이었다. 짧은 질문이었지만 그 속에는 많은 말들이 담겨있었다. 언제부터 좋아했는데?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동안 네가 나한테 한 행동들은 그냥 친절이었던 거야? 나를 좋아한 게 아니었어, 변백현?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

"응."

"..."

"많이 좋아해."



쓸데없이 친절한 변백현은 친절히 내 마음을 다 부숴버렸다. 변백현에게 듣고 싶었던 말의 주어는 내가 아니었다. 변백현은 배주현을 좋아한다. 그리고 나는 지금껏 그래왔든 변백현에게 친구일 것이다. 그나마 아슬아슬하게 이어오고 있던 애매한 관계는 변백현의 연애로 인해 확실하게 답이 내려졌다. 







친구말고 애인하면 안 돼?

1. 변백현

틀어주세요

F(x)_Goodbye summer







변백현을 언제 처음으로 좋아했더라. 이젠 기억조차 잘 안 나는 희미한 기억을 더듬었다. 더듬던 손이 멈춘 건 중학생 시절 변백현과 김에리였다.




'아, 쌤 진짜 짝피구는 오바잖아요.'

'날씨 좀 봐요, 쌤. 진짜 쪄 죽는다니깐요?'

'한 번만 더 잔소리 나오면 다음부터 계속 반에서 공부만 할 거야. 그래도 좋아?'

'그래서 선생님 피구 공이 어디 있다고요?'




날씨가 화창하다 못 해 녹아내릴 것 같은 날이었다. 매번 알아서 하고 싶은 거 하라고 우리를 남겨두고 가버리던 체육 선생님이 이상하게 짝피구 하라고 강요했던 그날이기도 했다.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아 옆에서 투덜거리고 있던 승완이와 대충 하고 나오자는 말들을 나누고 짝을 찾았던 것 같다. 번호 순서대로 짝을 맞추는 아주 쉬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반에 누가 있는지조차 잘 몰랐던 나에게는 고역이었다. 반대편에서 남자애가 먼저 자기 짝꿍이 나인걸 알았는지 손을 들고 나를 쳐다봤다. 아, 쟤구나. 이름이 뭐랬더라, 김준면이랬나.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

"안녕, 에리야. 날씨 진짜 덥다, 그치."

"그럼 대충 하고 쉬면 되겠다. 좀만 하다가 쉬자, 준면아."

"어? 내 이름 알고 있었어? 나는 모르는 줄 알았는데. 우와."




신기하다는 듯 보다가도 감탄사를 연발하며 수줍게 웃던 김준면을 바라보며 나도 같이 웃어줬다. 나 그 정도로 반에 관심 없는 사람은 아닌데. 어색하게 웃음만 오고 가는 와중에 누군가가 김준면을 불렀다. 잠깐만! 나 금방 다녀올게! 혼자 있을 내가 뻘쭘할까 금방 다녀오겠다던 김준면은 엉성하게 뛰어 자신을 부른 친구에게로 향했다. 햇빛이 너무 세서 손으로 이마를 가려 그늘을 만들었다. 김준면에게 무언가 속닥속닥 거리던 남자애는 만족한 듯 웃으며 김준면과 함께 내게 걸어왔다. 존나 강아지 같이 생겼다. 내가 변백현을 보고 든 생각이었다.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

"아무래도 나랑 짝꿍은 다음에 해야겠다. 우리 다른 팀 됐거든."

"야, 얼른 가. 곧 시작할 거니까."

"에리 파이팅!"




해맑게 웃던 김준면은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곤 상대편 여자애를 찾아서 가버렸다. 덕분에 남은 건 나와 변백현이었다. 너무 어색해서 닭살이 돋을 지경이었다. 전에 체육부장 뽑을 때 손들었던 걔인 건지 목에는 휘슬이 달랑거렸다. 한 손에는 피구공을 들고 어색하게 웃어 보이던 변백현은 내게 다가와 아무렇지 않게 내 손을 잡고는 자신의 허리 위에 올렸다. 이게 뭐냐는 듯 쳐다보고 있으면 고개를 돌린 변백현은 환하게 웃으며 내 시선에 응했다.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

"더워도 참아. 체육 끝날 때까지 참으면 아이스크림 사줄게."

"... 어?"

"꽉 잡아, 짝꿍."




눈부신 햇살 아래 변백현은 그렇게 내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

"와 씨발 존나 안 끝나. 개 같은 새끼야. 니 뒤에서 고생하는 에리 생각 안 하냐!"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고, 멀대 같은 새끼야. 계속해."

"저기... 계속하다가는 내 폐가 찢어질 것 같은데, 친구야..."




진짜 딱 죽을 것 같았다. 땀 안 흘리고 뽀송뽀송한 기분으로 다시 교복으로 갈아입으려고 했더니 존나 완벽하게 실패. 피구를 하는 내내 변백현은 앞에서 공도 잡고 던지고 피하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체육부장이라고 존나 잘하네, 첨엔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내 씨발 이 새끼는 왜 안 죽어서.라는 생각까지 도달했다. 아까 꽉 잡으라는 말은 빈말이 아니었는지 변백현을 꽉 잡고 따라다니느라 변백현 체육복은 이미 늘어져버렸다. 반대편에서 또 공을 던지려는 박찬열의 말에 맞받아친 변백현의 뒤에서 살며시 얘기하자 당황한 표정의 변백현이 또 고개를 돌렸다. 어... 너무 나만 생각했다. 괜찮아, 짝꿍? 안절부절하던 변백현에게 대놓고 얘기해주고 싶었다. 너 같으면 괜찮겠냐고...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

"야, 그만해. 여기까지. 너네 에리 아니었음 우리한테 졌어. 에리한테 고마워해."

"존나 짝꿍 사랑 오졌네. 야, 에리야 고마워."

"가자, 짝꿍. 아이스크림 사줄게."




변백현의 말을 끝으로 게임은 끝났다. 살벌하게 주고받아지던 공에게 맞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이미 힘을 다 써버려서 너무 힘들었다. 변백현의 체육복에서 손을 놓자 잔뜩 늘어난 체육복이 눈에 띄었다. 와 씨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개새끼에 그 짝꿍이네. 존나 열심히 잡았나 보다. 에리야 존나 멋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걸 나만 본 거는 아닌지 박찬열이 다가와 비웃었다. 괜히 쪽팔려져 인상을 찌푸리곤 변백현의 체육복을 펴주려고 만지작거리자 볼 끝까지 빨개진 변백현은 그런 내 손을 잡고는 그 자리를 벗어났다. 너 괜히 우리 짝꿍한테 그러지 마라, 내가 꽉 잡으라고 한 거거든. 박찬열에게 으름장을 주는 것도 잊지 않은 채 말이다.




"아까 많이 힘들었지. 무슨 아이스크림 좋아해?"

"안 사줘도 되는..."

"내가 고마워서 그래. 나 때문에 땀 완전 많이 났잖아. 얼른 골라, 얼른."




변백현의 재촉에 얼떨결에 초코맛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자기도 똑같은 아이스크림을 집어 들고는 계산하기 위해 줄을 맞춰서 섰다. 변백현은 내 손을 잡았다는 사실을 깜빡한 건지 여전히 내 손을 잡은 채 언제 줄 끝나나 확인하는 중이었다. 괜히 손에 땀이 나는 기분이고 더 잡고 있다가는 내 볼이 빨개질 것 같아 변백현에게 잡힌 손을 살짝 빼냈다. 그제야 변백현은 계속 손을 잡고 있다는 걸 알았는지 어색하게 미안, 하고 내게 사과를 건넸다. 마주 잡고 있던 손이 괜히 화끈거리는 기분이었다.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

"김에리 땀 봐. 진짜 더웠나 보다, 너."

"누구 덕에 오랜만에 좀 뛰느라."

"그래서 내가 이렇게 아이스크림도 사주잖아. 수고했어, 짝꿍."




같은 아이스크림을 입에 문 채 같이 매점을 나왔다. 변백현은 열심히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나를 놀리고 싶은 건지 계속해서 말을 걸어오기 바빴다. 근데 너 진짜 잘 뛰더라. 그동안 체육시간에 가만히 있길래 어디 아픈 줄 알았네. 다음엔 같이 농구할래? 배드민턴도 재밌을 것 같다. 그치? 옆에서 나만 쳐다보며 쫑알거리는 변백현이 시끄러워 변백현 손에서 녹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입에 넣어줬다. ㅇㅁㅇ 이 표정으로 아이스크림을 입에 문 변백현은 머지않아 웃음을 터트렸다. 지금 시끄럽다고 내 입에 아이스크림 넣은 거야? 아 귀여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변백현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체육부장이라는 사실밖에 없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깨달았다. 말 되게 많은 애라고. 근데 그마저도 되게 귀엽다고.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

"아까 준면이랑 짝꿍 바꾼 거, 그거 내가 준면이한테 부탁한 거다?"

"왜?"

"너랑 친해지고 싶었거든. 친해지는데 짝피구만 한 것도 없지. 그래서 일부러 바꿔달라 그랬어."




변백현이 나한테 직접적으로 잘했지? 하고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왠지 잘했다고 얘기해줘야 할 것 같았다. 잘했어. 내 짧은 칭찬에 옆에서 따라오던 변백현이 잠깐 멈칫하더니 다시 내 옆으로 다가와 웃었다. 나 잘했지, 잘했지? 생긴 것만큼 강아지처럼 행동하는 게 퍽 귀여웠다. 나도 모르게 변백현을 따라서 웃어버렸다. 앞으로 더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건 남자 중에서 변백현이 처음이었다. 처음. 그냥 그 의미를 주고 싶었다. 변백현은 내게 처음이 됐다.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수업시간에는 창밖을 보는 게 습관이었다. 누구는 창가 쪽 앉으면 잠만 존나 온다던데 나는 이상하게도 잠보다는 밖을 보는 게 일상이 됐다. 이유 중에 하나는 승완이가 나랑 멀리 떨어져 앉았다는 이유도 한몫했다. 하필이면 과목이 역사라서 그런지 애들이 거의 대놓고 자는 중이었다. 안 자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 체육시간 끝내고 바로 역사 수업 듣는 게 힘들기는 하지.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밖을 쳐다보다 고개를 돌렸는데 순간 변백현과 눈이 마주쳤다.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




원래 나를 쳐다보고 있었던 건지, 아니면 고갤 돌리다 눈이 마주친 건지 변백현은 시선도 안 피하고 나와 계속 눈을 맞췄다. 열심히 설명 중인 선생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이다. 괜히 부끄러워진 내가 먼저 고개를 돌려 변백현의 시선을 피해버렸다. 뭐야, 왜 저렇게 쳐다봐. 사실 체육시간 전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던 변백현이 이상하게 의식이 됐다. 괜히 심장이 쿵쿵거리고 볼도 빨개지는 것 같고. 펴져있는 교과서에 낙서만 하고 있는데 내 책상 위로 툭, 뭔가가 날아왔다.




'오늘 학교 끝나고 뭐 해?'




둥글둥글 쓰인 글씨에 누가 던진 거지 싶어 고개를 들자 변백현이 나를 보며 웃어 보인다. 이상하게 변백현은 꼭 사람을 따라서 웃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았다. 변백현의 쪽지에 최대한 예쁘게 글씨를 적었다. 그냥 왠지 그러고 싶었다. 변백현에게는 글씨마저도 예쁘게 보이고 싶었다.




'집에 가.'




세 글자지만 예쁘게 적은 글씨를 변백현이 비행기 접은 선을 따라 똑같이 접고는 날렸다. 교과서에 얼굴을 박고 설명을 하던 선생님은 다행히 못 보신 것 같았다. 나이스캐치. 내가 날린 비행기를 잡은 변백현이 입모양으로 내게 말하고는 웃어 내가 적은 글씨를 살폈다. 그리곤 샤프를 들어 또 무언가를 적는다. 뭔가 비밀연애를 하는 연인이 친구들 몰래 쪽지를 주고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또 툭, 내 책상 위로 예쁘게 접힌 비행기가 날아들었다.




'같이 가자. 끝나고 맨날 혼자 나가는 것 같아서. 오늘 나도 혼자거든. 같이 가자.'




내가 변백현을 의식하기 전부터 변백현은 나를 의식했던 건지, 아니면 우연인지는 몰라도 혼자 가는 걸 알고 있었다. 승완이와 집 방향이 반대이기도 했었고 무엇보다 노래를 들으며 가는 게 익숙해서 그렇게 다녔는데 그걸 봤나 보다. 변백현의 제안이 나쁘지도 않고 옆에서 쫑알쫑알 거리는 거 듣는 게 노래보다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답장을 적었다.




'그래. 같이 가자.'




"김에리! 아까 변백현이 던진 거 그거 뭐야! 가지고 나와!"




비록 변백현에게 전달되지 못 하고 선생님한테 뺏겨버렸지만.




"변백현 김에리 둘 다 밖으로 나가!"




결국 밖으로 쫓겨났다. 자는 애들은 뭐라 안 하면서 쪽지 가지고 뭐래... 투덜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던 변백현과 눈이 마주치자 이유 모르게 우리는 서로 웃었다. 괜히 자기 수업시간에 애들 다 자니까 불똥 튄 거 봐. 근데 에리야, 교실보다 여기가 더 시원한 것 같지 않아? 역시 변백현은 쉬지도 않고 또 쫑알거렸다. 그리곤 언제 들고 나온 건지 작은 부채를 내 앞에서 보여주며 내게 부채질을 시작했다.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

"이번에도 나 때문에 나온 거니까. 미안해서."

"미안할 것도 많다. 나도 똑같이 쪽지 썼는데?"

"답장 뭐라고 썼어?"




부채질을 하던 변백현이 해맑게 물었다. 그냥. 같이 가자고. 복도 바닥을 쳐다보며 얘기를 하자 변백현이 나를 또 빤히 쳐다봐왔다. 더우니까 가는 길에 또 아이스크림 먹자. 장난스럽게 말을 하는 변백현을 보고 또? 하고 대답을 했는데 대답 소리가 컸는지 안에 있던 선생님이 나와 또 우리를 꾸짖었다. 벌 세우려고 내보낸 거지 누가 너네 연애질하라고 내보낸 줄 알아? 우리한테 짜증을 부리는 선생님의 말 중에도 괜히 기분이 이상했다. 너네 연애질하라고 내보낸 줄 알아? 이 말만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

"아무리 생각해도 존나 이해가 안 돼. 나만 그러냐?"

"ㅇㅇ 너만 이해가 안 가는 듯."

"아니 씨발 그렇잖아. 존나 뜬금이 없어. 김에리도 아니고 왜 배주현인데?"




그렇게 꼬우면 변백현한테 가서 직접 물어보던가. 여자친구 보러 간다며 먼저 가버린 변백현에 남은 애들끼리 무료한 시간만 보내고 있는데 휴대폰 게임만 하던 오세훈이 입을 열었다. 그 옆에 있던 박찬열이 변백현한테 얘기하라고 하자 인상을 쓰던 오세훈이 반박했다. 아니, 변백현한테 물어봤는데 대답을 안 하잖아. 야, 니가 변백현 제일 오래 봤으니까 알 거 아니야. 왜 그런 것 같아? 오세훈의 집요한 물음에 게임을 하던 박찬열이 빡친 건지 휴대폰을 내려놓고는 오세훈을 쳐다봤다.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

"씨발 고작 일 년이야. 니네보다 오래 봤으면 뭐 얼마나 오래 봤다고. 그렇게 따지면 나만 오래 봤냐? 김에리도 오래 봤어 새끼야."

"그렇다고 김에리한테 물어볼 수는 없잖아, 미친놈아."

"나 귀 있어, 병신들아. 다 들려."




오세훈과 박찬열의 무의미한 대화를 듣다 한 마디 하자 둘을 입을 다물었다. 또다시 찾아온 정적에 김종대가 못 참겠는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이 새끼 갑자기 왜 저래. 김종대를 쳐다보지도 않고 얘기를 꺼낸 김종인을 시작으로 분위기 존나 띄울 수 있는 거 아니면 닥치고 앉아라, 도경수에 분위기 파악 좆도 없냐? 박찬열과 걍 앉아라 종대야. 오세훈을 끝으로 김종대는 일어났다는 이유 하나로 갈굼을 당했다. 평소에 이런 일이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다들 장난칠 상황이 아니라는 걸 잘 아는 듯싶었다. 아 근데 씨발 김종대 존나 짠하네...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

"존나 나만 갈궈, 씹새끼들."

"왜 일어났는데."

"이럴 거 그냥 나가자. 분위기 존나 구린데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거야. 차라리 나가서 놀자."




저 새끼 진짜 왜 저러냐. 야, 경수야 한 대 쳐. 질색을 하던 김종인의 주문에 명 받들겠음. 하고 도경수가 김종대를 발로 차버렸다. 아 씨발 왜! 야 김에리! 존나 짜증나지! 노래방이라도 가서 존나 지르자니까! 김종대가 찡찡거리며 괜히 나를 걸고 늘어졌다. 저 새끼 그냥 지가 노래방 가고 싶은 거 아니야? 박찬열이 짧게 한 마디 하자 김종대가 아니라고!! 하면서 계속 찡찡대기 시작했다. 나쁜 제안도 아니었다. 노래라도 부르면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아질 것 같았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야, 가자. 김종대가 가고 싶어서 가는 거든, 아니든 가자 그냥."

"괜찮겠냐?"

"노래방 가면 뒤지냐? 다들 폰만 볼 거 놀자고 그냥."




그렇게 우리는 시내로 나왔다. 내가 말할 때는 존나 갈구더니 에리가 말하니까 바로 듣네... 옆에서 꿍시렁 거리던 김종대의 목소리는 오세훈에 의해 사라졌다. 우선 나오기는 했는데 어느 노래방을 가야 하지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와중에 우리 모두의 시선이 한 곳을 향했다. 존나 익숙한 모습이 눈앞에 있어서.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

"그러게 내가 굽 없는 거 신고 나오랬잖아. 왜 사서 고생을 하세요, 배주현 씨."

"너한테 예뻐 보이고 싶어서 신고 나왔지! 그래도 첫 데이트인데..."

"앞에 조심. 어이구, 예쁘게 보이려다가 발목 다 나가겠다."




누가 봐도 잘 어울리는 커플이다. 잘생긴 사람 옆에 예쁜 여자. 구두 때문에 휘청거리는 배주현을 잡아주는 변백현의 손이 퍽이나 익숙해 보였다. 나쁜 생각이고 별로 하고 싶지도 않은 생각이지만 자꾸 들어오는 생각을 막을 수는 없었다. 최근 바쁘다는 핑계로 나와 같이 집에 가지 않았던 이유가 배주현 때문이었구나. 신발 가게 다 와가니까 좀만 참아. 다음에 구두 안 신고 나오면 사탕 사줄게. 꽉 잡아, 내 손. 배주현의 귀여운 투정 뒤로 들려오는 변백현의 목소리에 내 눈에는 저절로 눈물이 고일 수밖에 없었다.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

"더워도 참아. 체육 끝날 때까지 참으면 아이스크림 사줄게."

"... 어?"

"꽉 잡아, 짝꿍."




'신발 가게 다 와가니까 좀만 참아. 다음에 구두 안 신고 나오면 사탕 사줄게. 꽉 잡아, 내 손.'




내가 너에게 빠진 그날의 네가 겹쳐 보였다. 나는 아직도 이렇게 그날만 추억하면서 항상 너를 향해 웃는데 너는 이제,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1 | 인스티즈

"이런 거 안 신어도 충분히 예뻐."




다른 사람을 보며 웃고 있구나.













아이들은 현재 고등학생이랍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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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다음 화가 더 궁금해지네용
6년 전
독자2
신알신 누르고가요!!!! 재밌어요♡♡♡
6년 전
독자3
백현아ㅜㅜㅠㅠㅠㅠ 우리 에리 마음 흔들어 놓구 그렇게ㅠ가버리며늉 오또케!!!??
6년 전
독자4
ㅜㅜㅜㅜㅜㅜ 학생 배켠이라니 ,, 대박대박 넘 재밋써요 ,,( ;∀;)
6년 전
독자5
어떻게..ㅜㅜ 너무 재밌어요!
6년 전
독자6
하하하 미친거죠 배텬이가 하하하ㅏㅎ
6년 전
독자7
최고에요 알림 받아야징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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