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김도영] 나의 청춘, 나의 도영 (MY LIFE, MY DOYOUNG)
W. 토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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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왜 이렇게 저기압이냐? "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왔다. 하지만 봄이 아닌 듯한 쌀쌀하고 어두운 저녁 날씨덕분에 돕바를 입고 있는 학생들이 몇몇 보였다.
봄, 3월, 개강, 그리고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이 시기. 그리고 새내기도 물론 모든 대학생들이 술로 죽어나가는 이 계절. 봄. 물론 중간고사도 포함이다.
대학가에는 많은 술집들이 있고 시끌벅적했다. 개강하면 모든 학과가 하는 행사. 개강총회 겸 파티다. 길거리에는 많은 과잠들이 보였다.
비슷한 날짜를 잡기 때문에 일주일정도는 대학가는 시끌벅적 할 예정이다. 나, 역시 지금 개강총회에 왔고 계속 언짢은 내 모습을 본 재현은 속삭였다.
" 아, 진짜 이번 생은 글러먹었어. 씨이발. "
난 결국 욕을 뱉어냈고 소주잔을 비워냈다. 맞은편 동기들은 기분 좋은지 헤헤 웃으면서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내 앞에 있었던 나연은
" 왜!!? 누가 우리 이쁜이를 화나게 만들었어?!! "
" 야. 내가 이번에 교양학점 부족해서 교양 신청한거 알지? "
" 어어! 당연히 알지이~ "
" 신청했는덴 오류나서 취소됐거든? 그래.. "
" 어어!!! 그래서 너 학교에 전화해서 빼애에엑!! 거렸잖아!!! "
말을 말자. 이 년 벌써 술 취했네. 난 고개를 절레 흔들었다. 나연은 이러지말고 술게임하자며 날 불러댔다.
결국 썅욕을 해댔더니 나연은 나 밉다며 다른 쪽으로 가버렸다. 아, 술게임 할 기분 아니라고요.
" 어,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그거? "
나연 말고도 이 사실을 아는 재현은 내게 물어왔다.
" 사이트 오류는 우리가 어떻게 해줄 순 없다고 화 많이 나겠지만 남은 강의 듣는게 낫다고 그러는거야. 그래서 화를 억누르고 뭐있나봤더니. "
" 응응 뭐였어? "
" 최현목교수님의 경영학.. "
교수님의 이름을 듣자 재현은 짠한 표정을 짓더니 비었던 소주잔을 채워줬다.
학점 개똥으로 주기로 악명 높기로 유명한 교수 중 하나. 심지어 강의 내용도 경영 관련된 내용이라
팀플은 기본이며 발표, 토론, 과제폭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최악의 강의. 그래서 사람들이 피하는 강의 중 하나였다.
부들거리면서 다시 소주를 들이켜마셔댔다. 아, 진짜 이번 생은 망했어. 망했다.
" 자자, 애들아!! 분위기도 좋은데 우리 학생회 소개랑 과대 소개 한번 하고 갈까?! "
박수를 치더니 소개 한번 하자는 선배. 아니 문태일오빠였다.
" 아, 저 오빠 왜 저래. "
혀를 끌끌 차면서 아니꼬운 표정으로 태일오빠를 쳐다보고 있었다. 내 말을 들었는지 내게 웃으면서 가운데 손가락을 날려댔다.
학생회소개를 하면서 자기를 학생회장이라고 소개하는 태일오빠였다. 학생회 소개가 끝났고 과대차례였다.
" 아, 안녕하십니까! 영상학과 18학번 이민형입니다! 1학년 과대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
제법 새내기들 중 훈훈한 남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우리여자동기들도 그렇고 언니들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있었다.
그 풋풋함이 1년 전 나를 보는 것 같아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태일오빠는 나를 보며 웃더니 손가락질을 했다.
" 야 민형아! 너 과대일 하다가 모르는거 있으면 쟤한테 물어봐. 쟤 작년에 1학년 과대 했어~ "
" 아, 진짜 미쳤나봐!! 문태일 언제 뒤져? "
" 존나 선배한테 말하는 것 봐. 개싸가지없어. "
진짜 죽여버리고 싶었다. 깐족거리면서 나를 보며 웃고 있는 태일오빠를 보며 화가 치밀어올랐다.
그렇게 주요사람들 소개가 끝날 쯔음. 태일오빠는 아차하더니
" 아, 이번에 복학생 한명 들어오는데 아직 안왔네. 곧 올거야. 여자들 대기타라. "
" 왜요왜요!!? "
이유를 모르는 후배들, 그리고 과동기들과 몇몇의 사람들. 나머지 선배들은 아무말 없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나, 여자선배들. 뭐가 그렇게 좋은지 흐뭇하게 웃거나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질렀다. 나와 재현은 눈마주치며 갸우뚱거렸다.
그 때, 나연은 헐레벌떡 우리 앞으로 오더니
" 야, 나 소연언니한테 들었는데 이번 복학생 존나 대박이래. "
" 왜? "
" 우리 학과. 과탑이래. "
" 아, 그래에? "
" 아니! 니가 생각하는 성적 말고 "
난 당연히 성적인 줄 알았다. 하지만 나연은 인상을 찌푸리고는 얼굴에다가 제스쳐를 취하더니 엄지 척 세우면서
" 이거, 얼굴로 과탑이래. 아니 그냥 우리 학교 원탑이래! 미친거 아니야!!? "
잘생김에 환장하는 나연은 비명을 질러댔다. 얼마나 잘생겼길래 그러나싶었다.
" 아니, 야 임나연. 넌 보지도 못했으면서 비명 지르고 난리야. 잘생겨봤자 뭐 거기서 거기 아니야? "
시큰둥하게 소주잔을 채워 다시 벌커덕 마셨다. 내 말을 들었던 유라언니가 얼굴을 들이대더니
" 야. 너 실물로 보면 그런 말 안나올걸? "
" 에이, 진짜 그정도에요 언니? "
" 야이씨, 너 나중에 도영이얼굴 보면 어떤 표정하는지 내가 딱 볼거야. "
라며, 유유히 사라지는 유라언니였다. 복학생이름 도영인 것 같았다.
잘생겨봤자 거기서 거기아닌가 싶었다. 살짝 웃음이 나왔다. 재현이랑 이야기를 하다가 소맥 말고서는 한입 마시려는데 순간 웅성웅성거렸다.
" 도영이 왔어!!!!?? "
우렁찬 태일오빠 목소리에 깜짝 놀라 소맥 먹다가 사례걸려서 겨우 진정시키고 다시 마실려는데
" 아, 형 진짜 오랜만이에요. "
알 수 없는 목소리에 이끌러 다시 고개를 들었을까. 키 큰 남자 한명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얼굴 보는 순간
또 다시 사례가 걸리고 말았다. 정작 난 목 아파죽겠는데 내 눈길은 온통 그에게 가있었다.
내 반응에 저 멀리서 유라언니가 깔깔 웃어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왔다. 할 말을 잃었다. 겨우 정신차리고 재현이를 불렀다.
" .. 재현아. "
재현이도 보고 살짝 놀랬는지 말을 더듬거리면서 대답을 했다.
" 나 진짜 이번 생은 망한 줄 알았거든? 연애라든지, 공부같은거.. 그것들을 포함된 내 청춘이 망한 줄 알았어. "
" 어어.. 근데? "
" 다시 생각해보니까 아닌 것 같다. 존나 미친거 아니야? "
그로 인해 보잘 것 없었던 나의 청춘이 시작됐음을 알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