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GM 꼭 틀어주세요 !
성이름, 나이 스물하나에 21년째 솔로.
평생의 소원은,
“키스 한 번만 해보면 소원이 없겠다고.”
키스를 해보는 것.
역시 21살, 평범하게 연애하고 헤어져 본 경험이 몇 번 있는 김재환은 성이름이 저런 말을 할 때마다 성이름 대신 주위 눈치를 살피는 역할을 한다.
“너 또 이따 술 오지게 쳐먹고 키스 타령 하지마. 애가 세상 무서운 줄 몰라.”
오늘 있었던 소개팅도 시원하게 말아먹었지만 술이라면 언제든지 오케이.
학과 술자리로 향하는 발걸음이 신나는 이름과 그런 이름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재환이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쇼키잉 !!!!!!!!!!!!!!!!!!!”
내숭이라고는 1도 없는 성이름이 공대, 그것도 남자들이 가장 많다는 기계공학과에 들어갔다고 해서 바뀔쏘냐.
처음에 다가갔던 남자들도 성이름이의 너-무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에 기겁을 하고 도망친다.
언젠가는 나의 그런 모습도 사랑해줄 남자가 나타나겠지. 하며 연애를 갈구하진 않지만 이름이는 키스가 미치도록 해보고 싶다.
“그래서 내 소원이 뭐냐면- 읍!”
오늘도 먼저 취해버린 이름을 챙기는(입 단속하는) 건 재환이다.
이름 옆 자리에 앉은 선배가 질 나쁜 선배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더 조심하기로 하면서도 자기가 이런 걸 왜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재환이다.
“이름아, 너 키스 한 번 해보는 게 평생 소원이라며.”
“네!!! 마자여!!! 저 키스 한 번도 안 해봤어욬!!!”
재환이 잠깐 방심한 사이에 이름이는 혼자 부어라 마셔라 하더니 정신줄을 완전히 놓아버렸다.
“오빠는-”
“슨배는 제 스퇄 아이라거 저번에 말씀 드려짜나여!!!”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애써 참는 그 선배를 보며 터질 것 같은 웃음을 억지로 억지로 참아보는 재환이다.
“나 멀쩡해애!! 구구단도 할 수 이씀.”
“칠구”
“팔십일!”
“넌 공대생도 아니다. 야, 일단 그만 마시고.”
재환이 술잔을 집는 손을 저지하자 빠르게 다른 손으로 잔을 캐치해서 입으로 털어 넣는 이름을 재환은 환멸난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키스만 하면 된다니까?? 연애하자는 것도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
이러는 이름이 이제는 익숙하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재환을 동정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이 점점 늘어남을 느끼자 재환은 이름을 억지로 끌고 나온다.
“아 왴!!!”
“술만 마시면, 아니 평소에도 그러긴 하지. 암튼 미친년이 따로 없어!”
이름이는 어어, 하고 검지손가락 하나를 쫙 펴들고 땅바닥을 가리키는데, 재환이 그 곳을 쳐다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야야, 쟤 이상해.”
“뭐, 뭐 또.”
“봐봐, 바닥이 일어났어.”
신박하게 또라이 같은 말을 해대는 이름이 오늘은 정말 완벽하게 취했구나 싶어 빨리 집에 데려다주는 수밖에 없겠다 싶은 재환은 이름을 거의 질질 끌고 간다.
“아니 얔!! 쟤 나한테 인사한다고!!”
“좀 닥쳐!!”
“아 지짜 억울하네? 그리구 지금 어디 가는 거야! 나 클럽 가껀데?”
“뭐?”
“놔봐, 너나 잘해!! 나 클럽 가서 키스하고 오꺼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이름이의 입을 간신히 막으니 손가락을 깨무는 이름을 그냥 버리고 가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드는 재환이다.
어떻게 왔는지 기억도 못하고 겨우겨우 이름이의 집 앞에 도착하자 이름이는 고개를 좌우로 도리도리 돌리며 절대 들어가지 않겠단다.
“오늘 키스하기 전까지 못 들어가!!!”
이 고집불통을 어떻게 하면 돌려보낼 수 있을까 입막음을 한 채 숨을 고르며 생각하는 재환이다.
“읍, 읍. 파-”
답답해하는 것 같아서 손을 떼니 여전히 반쯤 풀린 눈으로 말하는 이름.
“나 술 다 깬 듯.”
“아닌 듯.”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이름이는 재환을 홱,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며 해맑게 말한다.
“너도 남자잖아!”
그런 말을 성이름이한테 듣다니, 재환은 자존심이 상해하면서 나도 남잔데 어쩌라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눈앞으로 바짝 다가온 이름에 화들짝 놀라며 얼굴을 뒤로 뺀다.
“나랑 키스하자!”
“너 취했어!!”
“나 안 취했다고!!”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진짜 할 생각인지 무작정 얼굴을 들이미는 게 자기가 안보는 사이에 이름이 얼마나 술을 퍼먹었는지 재환은 알 수 있었다.
“일로와!”
“야, 너 나중에 후회할,”읍! 하고 키스, 아니 입술 박치기를 하는 이름이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린 재환이다. 그렇게 박치기 했던 입술을 떼고 재환은 약간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후회 하지마.”
좀 전의 입술 박치기와는 다르게 이번엔 재환이 이름이의 뒷머리를 잡더니 부드럽게 입을 맞춘다.
아찔한 술 냄새, 서로의 숨결이 섞이고 한참을 있다가 서서히 입술을 떼자 이름이는 해맑게 웃으면서 ‘아싸 소원성취!’ 하며 엘리베이터 앞으로 뛰어간다.
어쩜 사람이 저렇게 단순할 수 있을까. 방금 이름이의 입술과 떨어져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듯한 자신의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리는 재환이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성덕으로 찾아오지 않고 단편으로 찾아온 이유는 ,, 제가 지금 와이파이가 잘 안되는 곳에 있어서 움짤 업로드가 힘들어요 ...
그래서 미리 저장해뒀던 단편을 올립니다 !
오늘 브금인 Black out이라는 노래를 듣고 바로 떠오른 소재에요!
이 노래를 들으면 제가 다 취해있는 기분이 들어요 ㅋㅋㅋㅋㅋ
성덕은 내일 쯤 업로드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구롬 안뇽^^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