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지나간다. 야, 네가 불러 봐." "휘익~ 쌤~ 예뻐요. 큭큭." 로문 남고에 온 지도 어언 3개월이 다 되어간다. 저런 눈초리, 그리고 저런 행동들. 이제는 전부 다 익숙해졌다. - 3개월 전, 처음 학생들에게 인사 할 때 "안녕하세요, 5반 학우 여러분. 이동욱이라고 합니다. 저는 윤리 과목을 담당하고 있어요. 여러분의 담임 선생님이기도 하죠. 앞으로 잘 부탁해요. 질문 있나요?" "저요, 쌤." "어떤 질문이죠?" "쌤 피부 왜 그렇게 하얗대요? 입술은 왜 그리 빨갛고. 남자답지 않게." 그 말에 큭큭거리면서 웃는 놈들을 보고선 애써 침착한 채 말을 이었다. "유전입니다, 유전. 타고났습니다. 남자 안 같죠? 하하." 애써 웃어 보였다. 만약, 저 아이 혼자 이 교실에 있었다면 목을 물어뜯었을 텐데 말이다. 그렇다, 나는 뱀파이어. 우리 집안 사람들도 모두 뱀파이어다. 내가 세 살 때 나기 시작한 뾰족한 송곳니에 그만 울어버렸다. 악마가 되는 것만 같아서.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날 다그쳤다. "넌 악마가 아니야. 네 피는 순수하고도 귀중해." 뱀파이어가 해만 보면 얼굴이 갈라진다는 속설이 있던데, 나는 아니다. 대신 밖에서 한 시간 정도가 되면 헛구역질과 함께 핏줄이 전부 곤두서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자, 더 질문 없죠?" 그러지, 엎드려 있다 조용히 손을 드는 한 학생. 그런데, 학생 같지가... 않다. 이 위화감은 대체 뭘까. "학생, 질문 있습니까?" "당신 흡혈귀야?"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 인간이 내 정체를 알 리가 없짆아. 네 말에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 대답했다. "하하. 학생 귀엽네요. 그런 시시콜콜한 농담 던지면 반 친구들이 화낼 텐데." 그러자 그 학생은 자기 주변을 한번 둘러 보았다. 그러자 깨갱 하고 꼬리 내리듯 꼬리를 내려 버리는 아이들의 눈초리에 유심히 그 학생을 바라봤다. "이름이 뭐예요, 학생?" "공지철입니다." 이름 한번 특이하네. 속으로 중얼거리며 자기소개를 마치고 반에서 나와 교무실로 걸었다. 이번에 맡은 반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그러다 아이들이 절 부르는 것을 가볍게 무시한 채 걸어갔다. 벌써부터 걱정이다. 5반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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