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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균 전체글 (정상)ll조회 1262l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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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교생 선생님, 02 | 인스티즈

"쌤, 존나 제 취향이시네요"



---










첫 인사를 마치고 나온 후, 대충  호석쌤과 대화를 나누면서 반별로 위치도 대충 알고,
어디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알아 보고 나니 막상 할 일이 없는 것 같아 심심한 기분이 들었다. 


여긴 어디지, 하고 기웃기웃거리기를 30분째,
기어코 아무 일 없이 돌아가지 못하고 크게 사고를 치고 말았다.




[몬스타엑스] 교생 선생님, 02 | 인스티즈

"아, 괜찮아요?"






여기는 무슨 문이 이렇게 커, 하고 둘러보던 찰나에 강당 문이 열림과 동시에 정통으로 머리를 부딪혔다.
부딪힌 나보다 안에서 연 사람이 더 미안해 하시길래, 괜히 죄송한 마음에 사고를 친거 같아 덩달아 고개를 숙였다.





"아, 전 괜찮아요! 죄송해요, 놀라셨죠?"




강당 안이 왁자지껄한게 너무 더운 탓에 아이들이 강당 문이라도 열어 달라고 부탁한 것 같았다.
고 2구나, 좋겠다. 좋을 때지, 생각하며 강당 안을 기웃거리는 걸 보자 선생님도 내가 불쌍해 보이셨는지, 궁금하시면 들어와서 보셔도 되요, 라는 말을 남기신 덕에 눈치를 살살 보며 강당 무대에 걸터 앉아서 아이들이 족구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고2면, 그래도 아직 마음은 별로 안 급할 때인가, 좋겠다.


내 고등학교 시절을 괜히 대입해서 보면서 아이들을 부러워하는 것도 시간이 지나고,
창밖에서 들어오는 햇살에 다시 교무실로 돌아갈 시간인 듯해서 손목시계를 흘긋 보고 강당에서 일어났다.

"아, 가시게요?"

"네,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초면인데, 저는 체육교사 손현우에요"





그제서야 아직 통성명도 하지 않았다는게 생각나 괜히 머쓱해져 뒷머리를 긁적이며 인사했다.
인사가 기본이라고 강조하던 교수님의 얼굴이 떠올라 부끄러워졌다.





"안녕하세요, 국어과 교생실습 나온 김농농입니다"


"아, 교생쌤이셨구나, 어째 처음 뵈는 분이다 했네요"

"아, 그런가요?"


"네, 쉬세요"


"감사합니다"




-







점심시간, 아직은 친한 선생님이 없는 탓에 처음 발령받은 나로서는 불편하기만 한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얼굴을 튼 호석쌤이 기꺼이 밥을 같이 먹어 주신다고, 영어과에서 두 층이나 내려와 국어과까지 와 주신 덕에 외로운 혼밥 자리는 피할 수 있었다.





"호석쌤!"

"야, 너 가라고"









[몬스타엑스] 교생 선생님, 02 | 인스티즈

"와 진짜 못된거 봐"

"다시 뻗치고 싶냐"

"아니, 유기현이 영어 재미없다고 오늘 짼대요"







[몬스타엑스] 교생 선생님, 02 | 인스티즈

"야, 내가 언제, 나 팔아먹지 말라고"





[몬스타엑스] 교생 선생님, 02 | 인스티즈

"아오, 미친놈들아 왜 거기 서서 난리야, 어디 앉을건데"



뭐지, 이 난처한 상황은, 눈동자 돌아가는 소리가 데구르르 나게 고개를 돌려 호석쌤을 보니,
이미 체념한 듯 밥이나 먹으라는 표정으로 있길래 고개를 숙이고 밥을 푸기 시작했지만,
그 숟가락질은 오래 가지 못했다. 



[몬스타엑스] 교생 선생님, 02 | 인스티즈

"어, 쌤? 밥 여기서 드시고 계셨어요?"



"컥...컥"



"그럼 제가 여기 앉을게요"





하며 당당하게 의자를 빼서 앉는 양아치에 호석쌤도, 나도 경악을 금치 못한 표정으로 녀석을 바라봤다.
그러자 놈은 저 잘생긴거 알아요, 하는 표정으로 턱을 괴고 마주 바라보기 시작하자, 더이상 관심을 주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마음으로 다시 급식판으로 시선을 집중했다.

생각보다 학교 급식이 맛있네, 학생이 별로인 거 제외하면.
노려본 놈의 명찰에는 '채형원' 석자가 쓰여 있었다.




-


"안녕하세요"

왜 이렇게 교무실이 시끌벅적한지를 궁금해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찰나에, 2학년 학생 하나가 쪼르르 달려와 나에게 무언가를 건넸다.
분홍색 태슬이 달린, 연분홍색 장지갑이었다. 
강당에, 아 아까 강당에 두고 온 것을 가져다 준 모양인지, 체육복을 입은 채 머리를 긁적이는 아이에게 새삼 고마웠다.

첫날부터 큰일 날 뻔했네.


"어, 진짜 고마워! 이름이 뭐야?"

"저, 이주헌이요"

"그래? 점심은 먹었고?"

"아, 먹으려고 했는데 시간이 안 맞아서.."

[몬스타엑스] 교생 선생님, 02 | 인스티즈
온통 땀 범벅인 게 지갑을 찾아 주겠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점심을 못 먹은 거 같아서
괜히 미안한 마음에 뭐라도 사주겠다고 무작정 학생을 데리고 매점으로 걸어갔다.

"아, 진짜 안 사주셔도 되는데"

"너 아니었으면 이 지갑 돈 다 잃어버렸어, 점심 못 먹었다며?"

"아, 그러면 저는 저 삼각김밥이랑 빵이요"

"음료수는?"

"어... 바나나우유?"



검은 봉지에 한가득 간식을 사 들려서 아이를 올려보내니 마음이 뿌듯해졌다.
점심을 못 먹어서 좀 그렇지만, 괜히 어머니의 마음이 그런 걸까, 하는 과다한 생각까지 하며 웃게 된거 같았다.






[몬스타엑스] 교생 선생님, 02 | 인스티즈
"쌤"


혼자만의 상상에서 벗어나,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자,
능글능글한 표정을 지은  녀석이 씨익 웃으며 서있었다.


"저도 사주세요"

"어?"



"아니다, 그냥 이거 받고"


[몬스타엑스] 교생 선생님, 02 | 인스티즈

"저랑 걸을래요?"












/

으 이제야 2편이 올라왔어요 ㅠㅠㅠ
길게 생각하는 글은 아니기 때문에 곧 결말이 나지 않을까 싶어용
예쁘게 봐주셔서 다들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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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이렇게 빨리 결말이요...???ㅠㅠ
6년 전
독자2
작가님 유햄찌입니다❤ 몬애기들 음성지원 되는 건 기분탓...? ㅎㅎㅎ 엄청나게 빠른 업뎃과 좋은 작품 언제나 감사합니당?
6년 전
독자3
헐 작가님 곧 결말이라뇨...??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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