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따가워. 좀 살살해봐."
피딱지가 앉은 입술에 조심스럽게 연고를 바르는 성우는 마치 자기가 아프기라도 한듯 표정을 찡그리며 연고를 발라왔다.
"내가 그 침대에 있고 네가 연고를 발라줘야 맞는 그림 아니냐?"
이래뵈도 내가, 입원횟수로 따지면 VIP급일껄. 병원에 입원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굳이 사건을 정리하는 동안 잠시라도 병원에서 영양제를 맞으라는 반장님의 말에 군말없이 이를 따랐다.
물론 제발 자기랑 절교하고 병원에 오지말라는 재환쌤의 말이 떠올라 최대한 입원사실을 숨기려 다른 의사쌤들에게 비밀로 해달라 부탁도 했지만, 그 누구보다 빠르게 들어와 이제 아주 VIP가 되기로 작정했냐며 잔소리 폭탄과 함께 연고를 챙겨주고간 재환쌤이었다. 그리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내가 관리 대상이라며 반장님은 성우에게 밀착감시를 지시하셔서 이렇게 내 짜증을 받아가며 연고를 발라주고 있는 성우였다.
물론 나는 뻔뻔하게도 내 덕에 조직원들이 바글바글할 경찰에서 벗어나있는 줄 알라며 성우에게 온갖 심부름을 시켜댔다. 링거를 맞는 3시간 동안 뭐가 먹고 싶다, 등이 가렵다, 어깨가 뻐근하니 주물러보아라 등등 온갖 귀찮은 일들로 성우를 괴롭혔지만 바보같이 착하기만한 옹성우는 짜증을 한번 낼 줄도 몰랐다.
그리고 성우가 사준 고급 도시락세트로 점심을 해치우고도, 딸기쉐이크가 먹고싶다고 주문하자 군말없이 지갑을 챙겨들고 나가는 성우였다.
"김여주 환자님, 다른데 불편하신 곳은 없으세요?"
"네, 괜찮아요. 근데 혹시 저랑 같이 입원한 환자 병실은 어디에요?"
"네? 김여주님, 혼자 입원하셨는데요?"
나의 상태를 체크하러 들어오신 당황스러운 간호사 선생님의 말에 몇번이고 입원환자 차트에 '강다니엘'이 없는지 확인을 부탁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환자 명단에 그 이름은 존재하지 않았다.
분명 내 옆 병실에 입원했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다친곳도 없고 멀쩡하다고 분명 같이 왔던 형사님들이 말해줬단 말이야.
"혹시 강다니엘 그분, 저번에 입원하셨을때 자주 오셨던 분이죠? 아까 형사님들이 그분 찾으러 갔을땐 없었다고, 빨리 찾아야한다고 이갸기 하시던데..."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던 간호사는 급격히 어두워지는 내 표정을 확인하더니 그제야 본인이 말 실수를 했음을 깨달은 것 같았다.
다니엘이 사라졌다니, 찾으러 갔을 때 없었다니. 말도 안된다, 다니엘이 그럴리가 없다.
자꾸만 눈앞에 차갑게 식어가던 꿈속의 다니엘 모습이 떠올랐다. 지금 당장 다니엘을 내 눈으로 직접 봐야했다. 적어도 다니엘이 사라졌다는 말이라도 내 귀로 똑똑히 들어야했다.
빠르게 침대에서 일어나 거칠게 손에 꽂힌 링거바늘을 빼버렸다. 그 모습에 병실안에 있던 간호사가 소리를 지르며 나에게 다가왔다. 하지만 그런 간호사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바로 의자에 걸려있던 외투를 집어들었다. 잠시 링거를 맞는거라 병원복을 갈아입지 않았어서 곧바로 병실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택시!!"
***
"자, 일단 진정하고 우리 이야기도 좀 들어봐."
"다니엘 어디있냐구요."
병원에서 택시를 타고 경찰서로 오자마자 곧바로 사무실로 달려들어갔다. 나의 갑작스러운 등장보다는 다니엘이 어디있냐고 찾는 나의 물음에 더 놀라하시는 형사님들이셨다.
서 안에는 아직 조사중인 조직원들이 많이 남아있어 아무리 제정신이 아닌 나일지라도 더이상 소란을 피울 수 없었고 형사님들이 말리는 손길에 따라 회의실로 들어왔다.
도대체 다니엘은 어디에 있으며, 왜 나에게 옆 병실에 있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까지 숨기려했는지 알아야했다. 애써 흥분을 억누르고 자리에 앉은 나의 앞으로 윤형사님, 하형사님, 황형사님이 차례로 마주보고 자리에 앉았다.
"사실... 여주 네가 나오고 지원팀이랑 건물 안으로 들어갔더니, 복도에 간간히 핏자국만 있고 아무도 없었어. 놈들이 다니엘을 데리고 도망친건지, 뭔지 모르겠는데 우리가 들어갔을땐 사라져있었어."
"왜 거짓말 하면서까지 숨기셨어요?"
"그게, 다니엘이...음, 사실은...."
"나 때문이야."
갑작스러운 황형사님의 말에 멍하니 황형사님을 바라봤다. 그 말이 사실인듯 황형사님은 입술을 달싹달싹 움직이면서도 좀처럼 당당하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정말 다니엘이 자신과 관련되어 있고 그런 사실을 용납할 수 없다는듯 황형사님의 눈에서도 자책, 원망, 분노, 슬픔의 다양한 감정들이 뿜어져 나왔다.
"안 들을래요."
더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형사님들이 하는 말이 듣기 싫어서가 아니라, 다니엘이 하는 말이 듣고싶어서 였다.
“말하자면 쫌 길어요, 내 나중에 다 설명해줄게."
네 입으로 나중에 다 설명해준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안들을거야. 네가 직접 이야기해줄 때 까지 기다릴거야.
"저 오늘 병가 쓸게요."
“한강 하굿둑에 남자 시체가 나왔답니다.”
“아이고, 13일의 금요일이 맞긴 하구나.”
시체가 나와도 하나도 이상할것 같지 않은, 가득한 안개와 여기저기 끼어있는 이끼.
진흙가득한 이곳을 지나 조금 걸어가면 그 주변을 지키고 있는 파출소 순경분들이 각잡힌 경례를 건넸다.
그리고 반쯤 진흙에 묻힌채 발견 된 시체. 그 시체에 조금 더 다가가면 진흙이 잔뜩 묻은 손에 아슬아슬 매달려 있는 팔찌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엄마가 내 어릴때 사준 팔찌인데, 옛날꺼 티 안나죠? 우리 엄마 패션센스가 쪼매 죽이거든요.”
아니야, 세상에 같은 종류 팔찌가 얼마나 많은데. 아닐거야. 애써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고 고개를 휘휘 저어봐도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는게, 차오르는 눈물을 막을 수 없었다.
진흙이 손에 덕지덕지 뭍었지만 상관하지 않고 얼굴을 벅벅 닦았다. 내눈으로 똑똑히 확인할거야. 다니엘이 아니라고, 그냥 안타깝지만 다른 사람이라고.
천천히 남자의 얼굴을 가리고 있는 천으로 손을 뻗었다. 이 천 뒤에 가려져있을 얼굴이 제발 그가 아니길, 바라고 또 바랬다.
낯선 감촉의 천이 손에 다이고 천천히 천을 올리면,
♩♪♪♪-
울려버리는 알람에 결국 꿈속의 남자가 다니엘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었다.
그꿈을 꿈지도 꽤나 시간이 지났고, 다니엘이 사라진지는 2주라는 시간이 흘렀다.
내가 가져온 총, 그리고 그 안에 든 마약. 그 결정적인 증거들과 도망친 여자들. 그렇게 많은 증거들이 모이고 모여 수사가 진행되었지만, 정작 그 건물 안에 남아있던 조직의 중심적인 인물들은 어디로 도망갔는지 흔적도 나타나질 않았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 나는 제대로 밥을 먹을수도, 웃을수도 없는 하루들을 보냈다. 강력1팀 전체는 오로지 이번 조직사건만을 전담으로 수사했고 나는 오늘도 개인적으로 다니엘을 찾는 다는 핑계로 홀로 서에서 빠져나와 목적지로 향했다.
그렇게 내꿈만 꾸면서 늘 내 걱정을 해주던 다니엘과는 다르게 다니엘 꿈을 꾼적이 거의 없는 나였다. 다니엘에 대해 아는것도 없는 나인데, 매번 목숨을 걸고 나를 도와주던 다니엘이 또 생각나 울컥 마음이 울렁였지만 이제 슬퍼하기보단 다니엘을 찾는데에 노력을 기울이기로 다짐했다.
똑똑-
“누구세요?”
“아...저는 강남경찰서 강력반.. 아, 이게 아니라 다니엘이랑 친한 사람인데요...”
경찰서에 가만히 앉아 다니엘을 찾기 보단, 뭐든 발로 뛰어야 마음이라도 편한 나라서 결국 다니엘이 다니던 체육관에 찾아왔다.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고 나를 뭐라 소개해야할까 고민하며 말을 꺼내면, 어리숙한 나의 소개에도 “아!” 하고 손바닥으로 박수를 치며 밝은 미소를 건네는 한 남자가 나를 체육관 안으로 안내했다.
“누나가 그 예쁜 경찰누나 맞죠!”
뭐랄까, 잘생김과 예쁨을 둘다 가지고 있는 것 같은 이아이는 웃으며 나를 반겼다.
“다니엘 형이 누나 이야기 진짜 많이 해줬어요.”
“제 이야기를요..?”
“네, 지겹도록, 했던 이야기 또 하고 그런다니까요.”
해맑게 이야기하던 지훈이라는 아이와 내가 동시에 생각에 잠겨들었는지 둘다 말이 사라지며 고개를 숙였다. 해맑게 웃던 지훈이의 얼굴에도 슬픔이 비쳤다.
“다니엘 형, 추가로 발견된 단서같은건 없어요..?”
“........”
“그 형, 대회 나가기만 하면 무조건 국가대표는 따놓은 단상이었는데, 갑자기 일이 생겼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냥 미친 헛소리겠지 했는데 진짜 말도 없이 대회 일주일전에 이렇게 사라져버렸어요. 그래서 관장님은 드러눞고, 난리도 아니였어요.”
“.........”
“누나도 슬픈데 이런 이야기하면 실례인거 아는데, 제발 꼭 찾아달라고 말하는거에요. 그 형, 그렇게 쉽게 죽을 사람 아니잖아요.”
다니엘을 간전히 바라는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지훈의 큰 눈엔 약간의 이슬이 맺혔고 그걸 보고도 못본척 하는 나는 더욱더 다니엘을 찾아야만 했다.
경찰서로 돌아와서는 지겹도록 읽고 또 읽었던 서류를 뒤졌다. 참고인 이름에 내 이름이 새겨져있고, 내가 진술한 내용들이 한가득 적혀있었다. 그리고 그 내용들 중 ‘박우진’, ‘강다니엘’ 두 사람의 이름이 자꾸만 눈에 띄게 들어왔다. 그 이름을 또 가슴에 새기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여주, 술이나 한잔 하러가자.”
“안먹을래.”
“내가 육회 살게.”
이 사건이 일어나기전, 사건이 끝나면 육회에 소주한번 거하게 사겠다고 스스로 말해오던 성우였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모든걸 다 털어놓겠다고도. 결국 거절할 수 없는 그 제안에 오랜만에 둘이 마주보고 앉아 술잔을 기울였다.
“와, 김여주. 살 빠진거봐라, 턱살이 다 들어갔네.”
애써 밝은척 분위기를 띄우는데는 전문인 성우지만, 밝게 웃어줄 힘이 없었다. 나의 밋밋한 반응에 성우도 홀로 술잔을 들이키더니 다시 진지하게 이야기를 꺼내왔다.
“원래 이사건 담당 하형사님이셨잖아. 그래서 맨날 욕을 입에달고 사셨던거 기억나?”
맞아, 정말 이 조직만 수사하면, 하루에도 수천가지의 욕을 하면서 매번 파일을 던지기 일쑤였지. 하형사님의 잔뜩 튀어나온 입술이 생각나 옅에 웃음이 번졌다.
“그래서 조직원들이 얼굴을 잘아는 하형사님 대신에, 황형사님이 조직에 잠입하기로 했었어.“
아무생각없이 손끝으로 빈 술잔을 톡톡 건들이던 행동이 멈추고 천천히 성우를 바라보았다. 성우역시 음식으로 가득찬 테이블만을 바라보며 이야기 할 뿐이었다.
“근데 너 혼자 외근 나가던날, 다니엘이 갑자기 찾아왔더라. 그러면서 자기가 미래를 봤다고 이야기하는데, 우리 수사내용까지도 다 알고있는거야.”
“..........”
“다니엘이 그렇게 우리수사에 도움을 준게 한,두번이냐. 그래서 믿었지. 근데, 황형사님이 잠입을 하다가 들켜서 살해 당한다는거야. 그러니까 얼굴을 안알려진 자기가 잠입을 하겠다고 그렇게 말하더라.”
당황스러운 말에 눈빛이 이리저리 흔들렸고 목이 타 절로 차가운 물을 들이켰다. 다니엘, 꿈으로 다 봤던거구나. 거기서 황형사님이 죽는걸 본거야.
“근데 아무리 그래도 일반인이 잠입수사를 하게 어떻게 놔두냐. 그래서 안된다고 했더니, 어느날 반장님을 만나서 설득시키더라. 근데 다니엘이 우리보다 싸움도 잘해, 신기도 있어, 다 잘났잖아. 그래서 결국 설득당했어. 너 뿐만아니라 우리팀 이외에는 철저하게 비밀로 하고 다니엘이 조직에 들어갔어.”
그제야 모든 퍼즐이 딱딱 맞추어진 기분이었다. 다니엘이 연락이 안되던 이유도, 내가 알면 큰일이 난다던 형사님들의 말도 모든게 이해가 되었다.
“근데, 그것만 묻자. 다니엘 너 사촌동생 아니지? 황형사님이 죽으면 여주 네가 슬프다고, 그래서 안된다고 자기가 대신 들어가야한다더라.”
마지막 성우의 그말에 그동안 꾹 참아왔던 수도꼭지 터져버리듯 울음이 터져나왔다. 입으로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으려 손으로 가려도 가려지지 않았다. 당황스러워하는 성우가 급히 휴지를 주며 달랬지만 한번 터진 울음은 멈출줄 몰랐다.
“그냥....친한동생.....사촌동생...이라고....”
그 와중에도 친한 동생을 사촌동생이라고 하는거라고 그렇게 변명하려 애를 썼지만 자꾸만 터져나오는 울음에 막혀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 나를 안쓰럽게 바라만 보던 성우가 결국 조심스럽게 나를 안으며 달래주었다. 어깨를 토닥이며 내뱉는 괜찮아라는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
13일의 금요일이 다가오면 올수록 유독 시체가 발견되는 일이 잦았다.
“폐가에 시체가 발견됐다구요?”
우리팀이 아니어도 다른팀의 무전기나 전화로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무엇보다도 몸이 먼저 반응했다.
다행스럽다고 해야할까? 70세 노인의 고독사, 20대 여대생의 시체 등 다니엘과 비슷한 점이 없는 시체들만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다른 서에서도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들리면 절로 반응하는 나와 그런 나의 반응을 보며 긴장하는 팀원들이었다.
그리고 달력에 동그라미 쳐진 13일의 금요일 역시 많은 전화가 걸려왔다. 그리고 그 전화가 걸려올 때 마다 누구보다 빠르게 전화를 받는 나였다.
하지만 점심시간이 지나고 시간이 지나도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아 홀로 애가 타면, 유독 느낌이 이상한 전화벨이 강력3팀의 전화기에서 울렸다.
“한강 하굿둑에 시체가 나와요?”
벌떡-
너무 급한 나머지 외근을 다녀오겠다는 말도 남기지 못하고 곧바로 차에 달려가 시동을 걸었다. 차안에 매달려있는 차량용 방향제가 내 마음을 대변해주듯 멈추지못하고 계속 흔들렸다.
하굿둑의 끝없는 길을 지나 차에서 내리면 꿈처럼 가득한 안개와 여기저기 끼어있는 이끼가 나를 반겼다.
그 스산한 분위기가 이곳이 맞다고 이야기해주듯 으스스한 바람도 함께 불어왔다.
진흙 가득한 이곳을 지나 조금 걸어가면 그 주변을 지키고 있는 파출소 순경분들이 각 잡힌 경례를 건넸다.
꿈과 달라진게 있다면 너무 빨리 와서 일까, 감식반도 도착해 있지 않았고 그래서 시체의 얼굴도 가려져 있지 않았다.
그리고 여전히 반쯤 진흙에 묻힌채 발견 된 시체. 그 시체에 조금 더 다가가면 마찬가지로 진흙이 잔뜩 묻은 손에 아슬아슬 매달려 있는 팔찌가 눈에 들어왔다. 그 팔찌또한 그대로였다.
시체의 얼굴은 가려져있지 않았지만 반대쪽으로 돌려져있는 고개덕에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덜덜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며 시체의 얼굴로 손을 뻗었다.
돌려져 있는 이 얼굴이 제발 그가 아니길, 바라고 또 바랬다. 평소 아무 종교도 믿지 않는 나이지만 하느님, 부처님, 제발 그 누구든 이 사람이 다니엘이 아니게 해주세요.
떨리는 손 때문에 주먹을 꽉 쥐었다가 천천히 손을 뻗었다. 남자의 얼굴에 묻어있는 진흙이 손에 데이고 천천히 고개를 돌리면,
다니엘이 아닌 다른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그 안도감에 다리에 힘이 풀렸고 진흙탕에 쪼그려앉아 한손으로는 땅을, 한손으로는 얼굴을 짚었다. 다니엘이 아니라서, 다니엘이 어딘가에서라도 살아있길 바라는 다른 의미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제발, 어딘가에라도 살아만 있어줘 다니엘아.
“김여주. 너, 뭐야?”
차마 다른 파출소의 순경들처럼 보는눈이 있어서 일까, 현장에서 아무말 하지않던 3팀의 반장님은 경찰서안으로 복귀하자 마자 불같이 화를 내셨다.
“넌 뭐하는 놈인데 남의 팀 현장에 네가 먼저 가있어!?”
화가나신 3팀의 반장님은 현장감식때 사용했던 하얀 장갑을 거칠게 벗으시고 나에게 던졌다. 힘없이 날아온 장갑이 내 얼굴에 부딫히며 땅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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