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연이 형! 이 편지를 읽고 있을 때면 내가 가족들이랑 배 낚시를 하고 있을 거에요~ 형은 휴가 잘 보냈어요? 어떻게 휴가동안 전화를 두 통밖에 안 했지? 우리 사이 멀어졌어 인정하죠?
형, 나는 형이 리더라서 참 좋아요 옛날부터 그랬지만 형이 리더의 직책에서 힘들어 할 때 전부 헤아려 주고 싶은데 내가 그릇이 작다 보니까 많이 미안한데, 형은 오히려 그런 나를 알아주기라도 하는지 먼저 다가와서 장난 쳐 주잖아요 사실 나 웃고 있어도 웃을 기분이 아닌 적이 훨씬 많았어요 더 무거운 짐이 되는 거 같아서 형이랑 있을 때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많고 많지만 형이 방송에서 나랑 있는 모습 더 많이 비추게 할 때에요 사실 우리는 늘 보여지는 직업이니까 사람들도 보이는 모습만 믿잖아요 근데 난 형과 함께할 때는 그 누구보다 친한 사이로 보이는 거 같아서 그게 참 좋아요, 그리고 그건 영원히 기록 되니까 영원히 그렇게 보일 거니까 참 좋아요 사실 나 형이 숙소에 없을 때 형 침대에서 몇 번 자기도 했어요 이상하게 형이 누운 자리에는 형이 가진 그 특유의 향기가 있어서 너무 좋아요 무슨 향기라고 해야 될까... 아무튼 좋아요 형이 맨날 캔들 만들고 그래서 그게 옮겨진 건가 싶기도 하고, 아 맞다 나 어제 캔들 두 개 챙기고 나왔어요 다음부턴 제 값 쳐 줄게요! 형, 보고 싶다 무지 보고 싶어요 어제 우리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모습을 일부러 찾아서 봤는데 엄청 풋풋했어요 그만큼 진솔한 거 같았고 그래서 좋았어요 형은 여전했어요 그 때나 지금이나 따뜻했고 상냥하니까 나 내일 아침 일찍 도착할 거에요 형 자고 있을 거죠? 당장 안을 거에요 휴가는 좋지만 형이랑 떨어져 있는 건 싫어 철 없어 보이는 말 해서 미안해요 형은 어른스러운 재환이가 좋다고 했지만 난 형 앞에서는 늘 어린 재환이 하고 싶어 그래야 형이 잘 챙겨 주지! 요즘 혁이랑 붙어 있기만 하니까...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맞아요 질투! 형, 사랑해요 형이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 생기면 형한테 제일 먼저 말해 주면 안 되냐고 물어 봤었잖아요 꼭 얘기할게요 제일 먼저 ‘형한테 형이라고’ 까지 쓰던 재환은 연필 끝을 깨물다 작은 지우개로 벅벅 지웠다. 그래, 아직은 아니야. 빼곡히 채워진 편지가 마음에 드는지 옅은 미소를 띈 재환이 봉투 안에 편지 두 장을 넣었다. 학연, 너는 알까. 나에게 존재만으로 모든 것을 안심 시켜 주고, 위로해 주는 너가 있기에 오늘도 살아가는 내가 있다는 걸. - 이 글의 학연이도 몰랐겠지만 너도 내가 고백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지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 그렇게나 사랑스럽고 예쁘면서 사랑해, 내 스위티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