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어제 저녁에 온 친구들이 오늘 늦은 오후에 갔어. 예전같으면 엄마가 맛있는 거 많이 해주고 방은 따뜻하냐,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라. 이렇게 해줬을텐데. 이제 엄마가 없으니깐 이런 부분 살짝 걱정했지만 친구들이 착하고 생각도 깊어서 그런지 설거지도 깔끔하게 하고 오후에는 할머니도 도와줬어. 이런 삶에 적응하고 있는 내가 두렵긴 하더라. 물론 적응해야하는 게 엄마가 남기고 간 나의 큰 숙제이지만 빈자리가 할머니, 아빠, 오빠, 그리고 나에 의해 채워져나간다는 사실이 잔인하다. 엄마는 엄마의 자리가 있었는데. 응답하라 1988에서 이런 에피소드가 있었어 엄마. 정팔이 엄마가 놀러간다고 며칠동안 집을 비웠어. 그 집의 남자들이 그 어떤 사고도 치지않고 엄마가 없는 며칠을 보낸거야. 근데 정팔이 엄마는 아무 문제 없던 그 며칠을 굉장히 서운해하더라고. 자기가 하루라도 집에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할 남자들이 그렇게 잘 살고 있었으니말야. 엄마도 그런 느낌일까? 우리 엄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있을까? 날씨도 점점 풀린다. 몸 건강하고 시간 나면 갈게요. 사랑해. 보고싶다. 안기고싶다. 이야기도 하고 싶고 냄새도 맡고싶다. 손도 잡고싶다. 쌍꺼풀 짙은 눈도 정면에서 보고싶다. 정말정말 사랑한다고 말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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