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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엔총] 마왕의 캄비온 05 | 인스티즈
















"일이 생각보다 더 난처하게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


"어찌된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켄이 보고를 하다 말고 제 앞의 등을 돌리고 있는 마왕을 쳐다보았다. 미카엘이, 직접 움직인 것 같습니다. 라비와 함께. 차마 뒷 말은 꺼내지 못 한 켄이 반응이 없는 마왕의 눈치를 살폈다. 마왕은 켄의 말을 듣고서도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초점이 없던 제 눈을 질끈 감았을 뿐 이였다. 옛 친구. 지금은..





"그만 나가 봐."





켄이 마왕에게 고개를 숙인 후 마왕의 방을 나섰다. 마왕은 차마 감은 제 눈을 뜰 수 없었다. 차마 그 이름을 입에 담지 못 했다.










엔의 방 앞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던 혁을 발견한 건 마왕이였다. 엔이 사라진 이후 매일 밤만 되면 마왕은 엔의 체취가 남아있는 엔의 방에서 앉아있곤 했다. 덕분에 엔의 방에 남아있던 엔의 체취는 점점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것을 알아챈 마왕은 엔의 방이 열리지 않게 봉인을 해두었다. 엔이 돌아오면 풀리도록.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몰랐지만. 그 이후로도 마왕은 매일 엔의 방 문 앞에서 서성이곤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엔의 방을 찾은 마왕은 자신보다 먼저 와 있는 손님을 발견했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혁이었다. 혁은 제 귀를 감싸쥔채, 그렇게 쓰러져있었다. 마왕이 무릎을 굽혀 혁의 식어버린 손을 마주잡았다. 그리고 곧 흘러들어오는 불쾌한 기억에 인상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직접적인 기억을 살펴본다는 것은 아주 역겹고 거북했다. 혁의 손에서 제 손을 뗀 마왕이 차마 혁을 다시 만질 수가 없어 능력을 써 혁을 침대로 이동시켰다. 알고싶지 않았다. 그날 밤의 사실을, 묻어두고 싶었다. 마왕이 한숨을 쉬며 다시 제 방으로 들어갔다. 켄의 잘못이 아니였지만. 켄을 원망하게 되는 이 마음을 어쩔 수 없었다. 신을 원망해야 하나. 작게 소리내어 말 한 마왕이 제 말을 다시 되새겨 보고 헛 웃음을 터트렸다. 신이라.




"신이라.."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던 혁이 천천히 눈을 떴다. 엔의 방 문 앞이 아니였다. 제 방 천장과 방 안 구조물을 한 번 훑어 본 혁이 헛웃음을 지었다. 꿈이었나. ..꿈이였을까. 사실 꿈이 아니라는 것은 어느 누구보다도 혁이 제일 잘 알고 있었다. 제가, 꿈이라니. 웃기지 않은가. 하지만 사실로 받아들이기엔 혁은 지금 너무나 힘들었다. 왜일까. 제가 왜 이리 힘든 것 일까. 혁은 곧장 해맑게 제 품에 안겨 웃던 엔을 떠올렸지만. 비단 엔 때문만은 아니었다. 엔 때문만이였더라면. 혁은 진작에 이 성을 나서 제 손으로 엔을 데려왔을거다. 혁이 아파오는 머리에 다시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은 혁의 의식이 점점 흐려졌다. 웃는 엔의 모습. 자는 엔의 모습. 남 몰래 눈물을 흘리던 엔의 모습. ..그날 밤 엔의 모습. 혁의 의식이 완전히 흐려졌다. 혁이 곧 깊고 깊은 잠에 빠졌다. 혁이 마지막으로 생각한 것은 무뚝뚝하게 앉아있던 마왕과, 엔과 같이 놀던 저 자신. 그리고 웃으며 저와 엔을 바라보는 켄이였다. 









*







회의장을 나서자마자 곧장 엔의 방으로 찾아간 홍빈이 엔 대신 문을 열어주는 라비의 모습에 눈을 찌푸렸다. 라비는 상의 와이셔츠 단추를 잠그고 있었다. 홍빈이 설마, 하는 심정으로 라비를 밀치고 엔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엔은 제 침대에서 옷을 벗고 누워있었다. 라비는 엔에게서 눈을 떼지 못 하는 홍빈의 모습에 미간을 좁혔다. 홍빈은 여전히 망연자실하게 엔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예상했었잖아. 누군가는, 해야만."



"그게 너일 필요는 없었지."




홍빈은 엔에게 정신이 팔려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 하는 것 같았다. 라비의 얼굴이 더 더욱 굳어졌다. 홍빈은 여전히. 라비에게 시선을 두지 않았다.




"그럼. 니가 했어야 한다는거야 지금?"




분노의 찬 라비의 목소리에 그제서야 홍빈이 눈길을 돌려 라비를 쳐다보았다. 라비는 굉장히 화가 난 표정이었다. 내가 해야했었을까. 속으로 곱씹고 곱씹어도. 홍빈은 차마 라비에게 대답을 해 줄 수가 없었다. 뭐가 잘못된걸까. 분노의 얼룩 진 라비의 얼굴이 무서웠다. 말을 꺼내지 못 하는 홍빈의 모습을 지켜보던 라비가 의자에 걸쳐진 제 자켓을 걸쳐입었다. 홍빈은 여전히 라비의 질문에 대답할 생각을 하지 못 하고 그냥 멍하니 라비만 쳐다 볼 뿐이였다.





"좆 같으니까. 그런 표정 짓지마."





라비가 엔의 방을 나섰다. 홍빈은 차마 라비를 잡을 생각 조차 하지 못 했다. 뭐가.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제가 왜. 화가 났었을까. 무수한 질문들로 베베 꼬인 홍빈의 머릿속엔 답이 없었다. 정답이 없었다.





"가요. 라비씨 걱정되잖아요."




땅만 보고 있던 홍빈이 엔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올렸다. 언제부터, 무엇부터 듣고 있었을까. 엔은 홍빈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홍빈씨가 지금 라비씨 걱정을 한다는 거에요."




홍빈이 엔의 눈을 쳐다보았다. 엔의 흐려져있던 금색 홍채가 다시 빛나고 있었다. 내가 라비에게 가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여전히 홍빈의 머릿속은 질문들로만 가득 차 있었다. 홍빈을 지켜보는 엔의 표정이 안타까움으로 물들어갔다. 지금이 아니면 더 이상은.. 엔이 차마 말을 꺼내지 못 했다. 그저 안타까웠다. 곧 모든 것을 잃게 될 홍빈이. 결국엔 사라지게 될 미카엘이. 홍빈은 끝끝내 용기를 내지 못 했다. 홍빈은, 라비를 잡지 못 했다.










*









엔의 생사여부를 알아 보러 갈꺼야. 켄이 혁의 침대 옆에 마련되어 있는 의자에 앉아 말 했다. 엔의 이야기가 나오면 벌떡 일어나 좋아할 줄 알았던 혁이였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혁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혁은 침대 헤드에 걸쳐 앉아 깊은 생각에 빠져있는 듯 해 보였다. 한참이나 말을 이어가던 켄이 의아함을 느끼고 혁을 쳐다보았다. 혁은 복잡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혁, 듣고 있어?"





켄이 혁의 몸을 흔들었다. 그제서야 혁이 고개를 돌려 켄을 쳐다보았다. 마주한 혁의 눈빛이 진지했다. 그제서야 켄은 알 수 있었다. 혁은 지금 굉장히 진지하다는 것을. 여차하면 정말 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얘를 데려가는 건 잘못된 선택이었나. 켄이 한숨을 쉬었다. 혁은 여전히 진지한 눈빛으로 켄을 보고 있었다. 잘 들어, 혁.






"우린 가서 생사 여부만 확인하고 오는거야. 만약 거기서 사고를 치면."



"우리가, 죽겠지."





혁의 반응은 담담했다. 켄은 혁을 선택한 것에 대해 진지한 후회 중이었다. 위험하더라도 그냥 똘마니 하나 데려갈 걸 그랬나.




"아니. 엔이 죽어."




켄이 한숨을 쉬며 말 했다. 혁의 두 눈이 크게 띄여졌다. 어, 저건 좀 귀엽다. 속으로 웃으며 혁의 반응을 지켜보던 켄이 펼쳐놓고 있던 서류를 정리하며 일어섰다. 오늘 밤에 움직일거야.




"..엔 보러가자."













분량 많지않아요? 뿌듯뿌듯 갱장히 뿌듯뿌듯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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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ㅋㅋㅋㅋㅋㅋ작가님 귀여워서 순간 피식하고 웃었ㅋㅋㅋㅋㅋㅋㅋㅋ엔이 그래서 어떻게 되는 거예요ㅠㅠ
10년 전
코알라
앗. 제가 귀엽다구요?! 헤헤헤헿ㅎㅎ 내님이 더 귀여우세요~♥ 엔은.. 음ㅠㅠ어ㅠㅠ 어떻게 되는 걸까요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
아아.. 라비 안죽었근요ㅎㅎ 효기가 빡돌아서 사고 치면 엔이 죽는 구조란.. 뭔가 쏘우?ㅎㅎㅎㅎ 그래서 엔과 마왕과 혁,켄은 어찌되는건가요? 궁금해라ㅠㅠㅠㅠ 다음편 기다릴께요~~~
10년 전
코알라
다음편 들고왔지요! 다음화에 만날수도 있다는 소문이?! 흐헿흫헿ㅎ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0년 전
독자3
하 정말.. 작가님 도대체 이런 소재를 어떻게 생각하셨어요!!! 저번에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한건 순전히 제탓입니다!! 기억력이 원래 안좋아서 그런건데.. 이런 글을 읽고 흐물흐물기억하다니..(자책) 정말 한자한자 꼼꼼히 읽고있어요 멀입력..b 사랑해요..♡
10년 전
코알라
제가 정말 이걸 쓰려고 네이버 다 뒤지고.. (눈물) ㅋㅋㅋㅋㅋ 마캄이 멀입력은 체고시다! 저도 짱짱 사랑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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