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홀릭 사내커플
by. 워커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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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근처 카페에서 미팅을하고 사무실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짐.
우산도 안갖고 나왔는데, 5분거리 가자고 새 우산을 사기는 아깝고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과장님 퇴근할때가 된것같아 전화를 해봄.
'여보세요'
과장님
'네'
바빠요?
'응, 이제 회의들어가요'
아
'왜-'
아니에요..
'무슨일 있어요?'
그..
'응'
지금 밖인데 비와서요..
'비와요? 어딘데?'
회사 앞에 카펜데 그냥 우산사서 갈게요. 근데 과장님 회의 들어가야되는거 아니에요? 끊어요!
'기다려-'
기다리라는 말만 남긴채 전화를 끊어버린 과장님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카페에 앉아있는데 5분도 채 안되서 과장님이 카페로 들어옴.
"회의 있다면서요"
"응"
"근데 왜 ㅇ,"
"10분 미뤘어-"
무심하게 대답하고는 가자며 손을 잡아오는 과장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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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회사에서 과장님을 보면 너무 지쳐있어서 금방이라도 쓰러질것 같았음.
일도 많고, 업무외에도 신경쓸일들이 많아 잠도 제대로 못자고 밥도 제대로 못챙겨먹어 저러다 병나는거 아닐까 싶을정도임.
과장님 성격이 또 힘들다고 투정부리거나 표현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내가 어떻게 도와주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상황임.
그러던중 과장님이 오늘 퇴근하고 주팀장님하고 한잔하기로 했다며 못데려다줄것같다하심.
어떻게든 힘든것들을 풀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그날이 오늘인것 같음.
그나마 주팀장님이 과장님 옆에 계셔서 다행인것같기도하고. 미소지으며 내 걱정은 안해도된다며 주팀장님하고 얘기 잘 하시라고 방해안할게요-하고 보내드림.
퇴근을 하고 나도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서 늦게까지 놀려고 했는데 11시가 조금 넘었을까, 과장님한테 전화가 옴.
"여보세요"
이팀장
"주팀장님이랑 벌써 헤어졌어요?"
응
"늦게까지 있을줄 알았는데-"
어디에요?
"어...저.. 집근처 카페.."
왜?
"친구들 만나러...."
왠지모르게 부모님 몰래 놀러갔다가 걸린 아이마냥 말끝을 흐리게 됨.
과장님은 친구들이랑 만난다는 내 말에 '아.. 그럼 지금 못만나겠네-'하심.
"지금요?"
네
내 전화에 집중하고 있던 친구들은 우리도 집에가야지~라며 과장님한테 가보라 함.
.
공원에 있겠다는 과장님의 문자를 보고, 급히 발걸음을 옮김.
공원에 들어서 얼마지나지 않아 벤치에 앉아있는 과장님을 발견함.
"술마셨으면 집에가야지 왜 여기까지 왔어요-"
과장님 앞에 서서 말을 뱉자, 과장님은 취기에 살짝 풀린 눈으로 나를 올려다봄.
와이셔츠 단추도 2~3개 푸르고 그런눈빛으로 쳐다보는데 솔직히 좀 섹시했음. 으른의 향기
나도 모르게 긴장해서 침을 꼴깍 삼키는데, 과장님이 일어나서 나를 끌어안음.
"보고싶었어"
"...우리 헤어진지 5시간도 안됐는데..."
"5분만 떨어져있어도 보고싶은데"
".."
"보고싶었어."
물론 과장님이 나보다는 표현을 많이 하는편이지만 오늘은 왠지 '나 좀 안아주세요-'하는 어린아이 같아 살짝 울컥함.
과장님 허리에 손을 두르고 같이 끌어안고 있으니, 서로의 심장소리가 더 잘 느껴짐.
그렇게 많이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은. 일정하고 뛰는 심장소리를 듣고 있으니 마음이 포근해짐.
"과장님,"
"응"
"힘들면.. 힘들다고 해도 돼요- 다른사람한테는 못해도 나한테는 해줄수 있잖아요"
".."
"애인이 괜히 애인이겠어요? 이런얘기 저런얘기 다하는거지. 힘들다, 쉬고싶다, 지친다, 도와줘라. 이런말들 쉽게 해도 되잖아요-"
"....응,"
"나는 과장님이 편하게 다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응"
"우리 그래도 되는사이잖아요. 그쵸?"
내 질문에 답이없던 과장님은 한손으로 내 볼을 쓰다듬으며 한참을 내려다보다 이내 입을 맞춰왔음.
천천히. 느리게 입을 맞춰오는 과장님 숨에 섞인 알코올향에 나까지 취하는 기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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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들이랑 점심식사를 하고 사무실로 돌아오니 자리에 못보던 간식더미가 가득임.
누가 잘못놨나 싶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물어도, 제것이라고 나타나는 사람이 한명도 없음.
주인찾는걸 포기하고 의자에 앉자 메신저가 울림.
[오늘]
[화이트데이]
[직접주는건 부끄러우니까]
과장님한테 온거였음.
화이트데이는 챙겨주고싶은데 직접주는건 부끄러워 자리에 잔뜩 갖다놓은 과장님이 너무 귀여워서 순간 숨이 막힘.
진짜 회사만 아니었어도 뽀뽀 백번은 해줬을텐데.
절로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고 답을 함.
[과장님이 화이트데이도 알아요?]
[주팀장이 알려주던데]
[에이]
[아까 담배사러 편의점에 갔는데 잔뜩 써붙였길래]
[그런걸로하죠]
[진짜야]
[알았어요 그런걸로 할게요.]
[고맙습니다아]
[응]
직접줬든 아니든, 주팀장님이 알려줬든 편의점에서 알았든.
이런날까지 챙겨주고 또 부끄러워서 짧게 답장하는 과장님이 너무 귀여워서 속으로 아파트 벽 수십개는 부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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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따뜻해서 과장님이랑 산책이나 하려고 석촌호수에 왔다가 옆에 롯데월드까지 와버림.
평소 겁도많고 놀이기구도 무서워서 안좋아하는데, 과장님이 딱 3개만 타고 가자고 꼬셔서 오긴했는데 정신차려보니 후렌치레볼루션 줄이었음.
살면서 놀이공원에 오는것도 손에 꼽힐정돈데, 더군다나 이런 놀이기구는 타본적도 없음.
과장님 손을붙잡고 진짜 못타겠다고 징징거려봤자 과장님 귀에는 들어가지도 않음.
점점 우리 차례가 다가올수록 말이 없어지고 손만 꼼지락 거리고 있는데 과장님이 이거타고나면 내 소원 들어준대서 살짝 솔깃해서 타긴 함.
정말이지 놀이기구를 타긴했는데, 2-3분동안 눈도 못뜨고 소리도 못질렀음. 진짜 무서워서 죽는줄 알았음.
놀이기구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며 과장님은 그제서야 내 눈치를 보기 시작함.
"...무서웠어?"
이제와서 걱정하는척 하는 과장님이 얄미워 입을 꾹 다물고 쳐다보지도 않자 과장님은 어쩔줄 몰라하며 붙잡은 손에만 힘을줬다 뺐다 하는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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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아 이걸 어떻게..아.. 이걸 어떻게 해.."
"소원 들어준다 그랬잖아요~"
"아니 그래도..이건..아.."
소원으로 선물샵에서 파는 머리띠쓰고 사진 찍자니까 과장님은 금방이라도 울것같음.
이런걸 왜 쓰는거며, 또 사진은 창피하게 왜 찍냐는데 나도 물러날 생각은 없음.
'진짜.. 나는 놀이기구도 탔는데.. 실망이에요.. 됐어, 하기싫으면 하지마요..'하고 온갖 속상한티를 다 냈음.
".......사진만 찍으면 되는거지?"
.
결국 과장님은 머리띠쓰고 나랑 사진까지 찍어줌.
내가 둘이 찍은 사진으로 프로필사진을 바꾸자 과장님은 창피하게 왜 그런걸 올리냐고 뭐라 함.
"과장님 프로필사진이 더 창피한데요.."
"뽀뽀하는게 뭐 어때서-"
"머리띠한게 어때서요-"
"뽀뽀랑 머리띠는 다르지"
"그쵸. 머리띠가 낫죠-"
"창피하잖아"
"뽀뽀하는게 더 창피한데"
"남자가 머리띠가 뭐야-"
"뽀뽀하는게 뭐 자랑이라고"
.별것도 아닌걸로 이렇게 투닥거릴만큼 과장님이 많이 편해지고 가까워진것 같음.
그 후로도 한참을 자리에서서 투닥거리다 결국 서로 원하는 사진이면 됐다- 결론짓고서야 저녁을 먹으러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