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피코] 소년에게 축복을 04
-박꼬댁
소년에게 ; 음모 |
지호와 지훈의 관계는 좋아질 기미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나빠졌다하면 더 나빠졌다. 시험과 모의고사 성적이 나오면서 어른들은 눈에 보이게 지호만 편애했다. 지호는 좀 못하는 학교에 갔지만 전교 1등을 놓치지않았고 모의고사 등급도 1등급, 못해도 2등급은 받아왔다. 하지만 지훈은 평범한 인문계에 가서 성적은 커녕 출석일수도 제대로 채우는지 의문이었다. 그러니 당연하게 어른들의 기대는 지호에게 쏠릴 수 밖에 없었다. 그 한 달사이에 지호는 가지고 싶은 걸 모두 손에 넣었다. 최신 핸드폰부터 명품 옷까지 아저씨는 지호에게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었다. 지호는 그걸 교묘하게 이용했다. 온 식구가 밥먹는 자리에서 뭐가 필요하다고 슬쩍 흘리면 한 시간도 안되서 지호의 방 앞까지 배달되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지훈의 배알이 꼴리는 건 당연했다. 저 꼬리 아홉개 달린 여우년 제 아비에게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대며 홀려대네. 가만히 앉아서 먹여주는 것만 꿀꺽꿀꺽 잘도 받아먹는다. 지호는 확실히 또래애들비해서는 착한 편이였다. 다만 자신에게 오는 기회는 놓치지않고 덥석덥석 잘 무는 기회주의자 일 뿐이었다.
“엄마, 나 다시 음악을 할려고 해요”
“그래? 너 하고싶은대로 하렴”
“작곡을 할려면 장비가 많이 필요한데 제 방엔 아무것도 없어요”
“엄마가 통장에 돈 좀 긁어볼께”
“아니다! 지호야 아저씨가 사주마 지금 박비서 시켜서 사오게하마”
“안그러셔도 되요, 저도 모아둔 돈 좀 있구요”
“지호야..우리가 성은 다르지만 법적으론 부자지간 이잖니, 아저씨가 사주마”
“아..그럼 잘 쓸게요. 감사합니다”
지호가 서글서글하니 곱게 웃었다. 그 모습을 보고있던 지훈은 자기 집이지만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밥그릇을 절반도 비우지 못하고 숟가락으로 식탁을 세게 내려쳤다. 그리고 지훈은 식탁에 앉은 나머지 세 명을 바라봤다. 역겨운 잡종년, 속에서는 지호를 칼로 수십번을 쑤셨다. 지훈이 지호와 눈이 마주치자 지훈은 지호의 냉담한 표정을 보고 소름이 끼쳤다. 그리고 언뜻 자신을 비웃기라도 한듯 바람빠지는 소리를 냈다. 지훈은 지호의 행동에 자신의 국그릇을 지호의 머리에 뒤엎었다. 엄마는 경악을 했고 아저씨는 식탁을 쾅치며 일어났다. 지호는 머리에서 뚝뚝 떨어지는 국물에 인상을 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좀, 씻고 올께요.
그렇게 지호는 욕실로 들어갔고 지훈은 또 뺨을 맞았다. 보다못한 엄마가 아저씨를 말려 진정시켰다.
“니 형이 뭘 잘 못했다고 그러는거야!”
“아빤 왜 나 사람취급도 안해?”
“지호는 여태 달동네에서 살던 애야! 그러니 더 잘해주는게 당연한거 아니니?”
“왜! 아빠는 나한테 칭찬 한 번 해줘본 적 있어?”
“표지훈! 너 이제 18살이야! 어른스럽게 행동해, 그리고 너가 칭찬받을 일을 한 적 있어?”
지훈이 아저씨를 노려보다 2층으로 올라갔다. 아저씨는 혈압이 올랐는지 뒷목을 잡고 신음을 했고 엄마는 걱정하는 듯 아저씨를 부축해주었다. 지훈이 씩씩거리며 2층으로 올라가니 그새 샤워를 끝낸 지호가 욕실 문를 열고 나왔다. 지훈은 지호의 얼굴을 보자마자 주먹을 날렸다. 방심한 지호가 그대로 맞고 바닥으로 쓰러졌다. 입 안에 고인 피를 바닥에 퉤하고 뱉곤 입가를 손으로 쓸며 도로 일어났다. 지훈은 지호가 때릴거란 생각에 몰래 어금니를 꽉 물고 있었지만 지호를 때릴 생각이 없는 듯 가만히 지훈을 바라봤다.
“내가 나이 어린거 티내지 말랬을텐데”
“뭐?”
“짜증나니까 어린거 티내지 말랬잖아 내가”
“야! 우지호!!”
“내가 더 나이 많다고 했다”
“허?..나 참”
“너, 니네 아버지 돈 많은거 빼고 내새울꺼 있어?”
“......”
“없지? 같잖은거에 질투하기 전에 너한테 생산적인 일을 하는게 어때? 초딩도 아니고 언제까지 아빠 찾을래?”
“이 새끼가 보자보자하니까!”
지훈이 다시 한 번 지호에게 주먹을 날리자 지호는 몸을 살짝 뒤로 젖혀 주먹을 피했다. 몸의 체중을 앞으로 실었던 지훈은 그대로 바닥으로 고꾸라 넘어졌다. 쾅 소리를 내며 넘어진 지훈을 보고 지호는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다 제 방으로 쏙 들어갔다. 지훈은 민망함과 분노로 바닥을 주먹으로 쾅하고 한 번 내려치고는 몸을 일으켰다. 쳐다본 굳게 닫힌 지호의 방문은 꼭 얼음으로 만든 것 마냥 차가워 보였다. 지훈이 발로 지호의 방문을 한 번 뻥차고는 제 방으로 들어갔다. 지훈은 침대에 누워 지호를 괴롭힐 방법을 생각하기 바빴다. 학교가 다르니 학교에서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은 소용이 없었다. 지훈은 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에 빠졌다. 지훈이 지호의 약점이라도 잡기 위해 생김새부터 꼼꼼히 기억해 내기 시작했다. 그러던 도중 아까 저가 지호를 때려 지호가 쓰러졌을 때가 떠올랐다. 막 샤워를 끝내서 뽀얗고 살짝 열이 오른 살과 흘러내린 옷사이로 보인 쇄골과 허리 그리고 도톰하다 못해 두꺼운 입술에 뭍은 피까지, 지훈은 눈을 번쩍 떴다.
섰어 시이발..내가 게인가?
지훈은 제 머리통을 감싸쥐고 심각하게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전에 발기한 제 것를 해결하기 위해 화장실로 향하다 좋은생각이 떠올랐다. 지훈은 지호를 괴롭힐 생각에 속으로 기뻐하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
* 빨리왔죠? 이게 바로 폭ㅋ연ㅋ
** 이번 글 너무 많이 짧네요..죄송해요 하지만 다음편부터 포풍불맠!!!
*** 표지훈 너무 찌질하게 나온다. 지훈 미안 ^^
**** 댓글 달아 주신 분들 고마워요 ㅠㅠ 손아플텐데 ㅠㅠ
포스트잇내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