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떠난지 벌써 9개월이 다 되어 갔다.
오늘도 달력에 가위표를 치며 지용은 한숨을 쉬었다.
수없이 가위표가 쳐진 달력은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짐작 할 수 있게 했다.
시간이 지난만큼 계절도 변해 으슬으슬떨리는 팔을 문지르며 내심 추워진 날씨를 실감했다.
어제 기상 정보에서 말했던 대로 오늘부터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려나 보다.
너의 마지막 모습은 예쁘고 눈부신 봄이었는데.
꽃샘추위로 인해 꼭 지금과 같은 날씨였던 그 날을 떠올렸다.
보일러 온도를 높이다 눈에 들어온 서랍장 위의 사진을 집어들며 말했다.
그지, 승현아? 사진 속에는 마냥 해맑게 웃고 있는 자신과 승현이 있었다.
사진을 보니 코 끝은 찡해지고 여전히 네 향기가 맴도는것만 같은데.
너는 어디로 가버린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