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하루종일 멍해
주섬주섬 일어나서 창가에다가가
창문을 여니 모든게다보이는듯해
전깃줄위 새들의 울음소리가들려
새들은 늘 우리를 내려다보지만
사람들은 뭐가그리바쁜지
고개를들어 바라볼 시간따위 없어
하늘위 구름이 소리없이떠다녀
아래를 내려보니 잡초들은 무성해
새싹은 파릇하고 꽃잎들은 상큼하지
평화로운아침
평화로운오후
시간이 째깍째깍지나고나서
하나 둘 새들은 날아가버리고
파아랗던 하늘도 달아나버리고
눈이 시릴 노을이 다가오고있어
하늘은 텅빈채 전깃줄도 텅빈채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바빠보여
평화롭지않은저녁
평화롭지않은새벽
아침에서 시작해 새벽으로 끝나고
내일아침은 다시오고
다시 시작하겠지
하루가 끝나고
다시 나의 곁으로 돌아와
창문을 닫았을때는
이미 아무것도 남아있지않은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