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한바탕 정사를 나누고 난 뒤의 대화였다.
여느날과 다름 없이 옆에는 와인을 한 병 끼고, 함께 나란히 침대 헤드에 기대어 누워있었다.
평소처럼 학교 생활이라던가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난 사소한 다툼들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하던 표지훈은, 살짝 당황했다.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 좋아하는 사람 생겼다고."
잘못 들은 줄 알았고, 그래서 다시 물었고, 그렇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같았다. 좋아하는 사람, 생겼다고 했다.
"어떤 사람인데?"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그에 대해 물었다.
생각보다 당당하고 아무렇지 않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말하는 ㅇㅇ이 낯설었지만, 지훈은 당황한 티를 낼 수는 없었다.
"되게 평범해. 말하는 것도 그렇고, 생긴 것도 그렇고. 그냥 딱 보통 남자야."
"그런 평범한 남자 어디가 좋은데?"
"흐-. 난 평범해서 좋은데. 그 쪽이랑 많이 달라.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참 평범해."
평범해서 좋다.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 이제 그만 얘기할래. 졸려. 나 깨우지 마."
졸리다며 품 속으로 파고드는 ㅇㅇ에게 자연스럽게 팔베개를 해주었다.
ㅇㅇ은 곧 잠이 들었다.
평범한 남자, 좋아졌다고 했다.
표지훈은 도무지 ㅇㅇ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쿨하게 넘어가기로 했다.
원래부터 그 두 사람의 관계, 이해할 수 없는 관계였다.
작가의 말 |
성실하게 쓸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일단 시작해 보아요. 잘부탁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