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학생이 가는걸 멍하니 보다가 교무실 안으로 들어서고
제일 먼저 보이는 선생님께 조심스레 다가갔음.
.. 저기, 선생님 ..
" 어?.. 아, 전학생! 맞지? "
" 아.. 네! "
" 반가워! 선생님이 일 때문에 좀 늦을거 같은데..
먼저 교실에 올라가면 맨 뒷자리에 남는 자리 있을거야.
거기에 앉아있어! "
" 네..! "
.. 조용히 교무실에서 나와서 교실이 위치한
3층 까지 계단으로 올라가서 겨우 도착한 교실에
복도에 모여서 얘기 중인 아이들 사이를 뚫곤 교실로 들어옴..
문을 열자마자 애들이 쟤는 뭐지? 이 표정으로 바라보고 막 ㅠㅠㅠ
그래서 무표정 짓고 맨 뒷자리에 가서 앉고는
자고있는 짝꿍 뒷통수를 바라봤음..
힐끔 보는데 계속 애가 움찔움찔거림 ㅋㅋㅋㅋㅋ
웃겨서 계속 움찔거리는거 보다가 선생님 들어오셔서 앞에 보고 자세를 바꿔 앉았음.
" 어.. 다들 앉았지? 음, 딱히 전할 말은 없고 우리반에 전학생이 왔어! "
선생님 말에 애들 눈이 다 나한테로 옴.. ;;
당황스러워서 그냥 애들 눈 피하려고 눈만 이리저리 굴림..
그러다가 어떤 남자애랑 눈이 마주쳤는데.. 아까 버스에서
안겼던 그 학생인거야.. 나랑 눈 마주치니까 살풋 웃는데.. 약간 소오름.. ;;
그냥 일어나서 내 소개 간단하게 하고 고개 꾸벅 숙이고 앉음..
다들 박수 쳐주고 나는 고개 푹 숙이는데 옆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시선을 옮기니까 자고있던 남자애가 일어난거임..
부스스한 머리에 덜 떠진 눈으로 나를 보더니 갑자기..
내 어깨에 기댐 ;; 이런 미친놈을 다봤나..
나 얼어가지고 그냥 가만히 허리 꼿꼿이 세우고 있는데
기대고 있다가 몸 일으키더니 나 보고 뭐라하는거임 ㅠㅠㅠ..
" .. 너, 누군데 여기 와서 앉아있냐 "
" .. 전학 왔는데 "
" 여기 너가 앉을 자리 아닌데 "
" 선생님이 여기 앉으랬는데.. "
" 다른 자리도 있잖아. 지금 네가 깔아뭉갠 내 뭉실이는 어쩔거야 "
뭉실이?.. 살짝 몸 일으키곤 두리번 거리는데 의자에 아무것도 없는거임..
뭐야 저 이상한 놈은.. 아까부터 어깨에 기대질 않나..
그냥 무시하고 다시 앉는데 갑자기 나를 팍 밀치는 거임 ;;
이 시부럴 개 시부럴 새끼가!!!
바닥에 넘어져서 쳐다보는데 의자에서 잘 보이지도 않는
깃털을 줍더니 내 뭉실이~♥ 하는거임..
진짜 그때 알았지.. 얘는 진짜 미친놈이란걸...
눈치보다가 이정이한테 카톡 보냄 ㅠㅠㅠㅠㅠ
털어놓을 사람이 없는걸.. 또륵또르륵
아아.. 그는 떠났습니다.. ㅠㅠㅠㅠ
옆에 있는 애 힐끔 보다가 그냥 고개 돌리고
멍때리다가 오랜만에 공부를 시작했음..
수업시간을 마치고 점심시간이 된거임..
근데 난 같이 먹을 사람이 없네?.. ㅋ.. ㅋㅋㅋㅋ
그냥 매점 이나 가려고 일어서는데 갑자기 누가 내 어깨를 잡는 거임..
누구야.. 고개 돌리는데 보이는 사람은..
" 짠!! 누나 오랜만이다!! 그쵸? "
" ... 서, 성종아!!!!!!!! "
예전에 나랑 어렸을때 미미인형 가지고 자주 놀았던 동생 성종이였음 ㅠㅜㅠㅠ
나 반가워서 그대로 성종이 안고 좋다고 실실 웃는데
성종이가 나 내려다보면서 머리 헝크림.. ㅠㅠㅠ
" .. 너 이자식, 지금 누나 머리 헝크리는 거야? "
" 누나 예전엔 누나가 더 컸는데, 이젠 내가 더 크다, 그쵸? "
" 그러게.. 많이 컸네! "
성종이가 어깨동무하더니 같이 밥 먹으러가요! 하길래 급식실로 같이 내려감.
급식 받고 성종이랑 자리 잡아서 밥을 먹으려는데 성종이한테 와서
장난 거는 친구들에 밥도 제대로 못 먹겠는거임..
이것들이.. 밥먹을땐 개도 안 건들인다는데..
나는 째릿째릿 남자애들한테 눈치 줌..
근데 갑자기 성종이 옆에 남자애가 식판을 놓고 앉는거임..
돼지처럼 밥풀 입에 묻힌 줄도 모르고 먹다가 고개를 들었는데..
아까 아침에 부딪혔던 그.. 학생.. 이였음..
학생도 깨작깨작 젓가락으로 밥알을 입에 넣곤
나랑 눈이 마주치니까 어! 하고 삿대질하길래 나는 그냥
어색하게 하하.. 웃고 성종이도 두고 잔반처리하고 나옴 ㅠㅠㅠ
내가 좋아하는 장조림도 다 버림 ㅠㅠㅠㅠ 찌부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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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알신 댓글 너무 감사드립니다 ㅠㅠㅠㅠ
물론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