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텁지근한 여름 밤. 찬열과 백현은 늦은시간까지 쉬이 잠이 들지 못했다. 에어컨을 틀어놓고, 백현은 찬열의 틈에 안겨 빌려온 DVD를 보았다.
진짜 웃긴다? 그치?
그러게
서로가 있기에 외롭지 않다. 어린시절 함께 고아원에서 자랐고, 둘은 필연처럼 사랑했고, 함께이다. 백현이 졸린듯 찬열의 틈으로 더 파고들었다. 왜 이렇게 응석을 부릴까? 찬열은 백현의 머리칼을 헝크렀다. 파고드는 백현을 떼어내고 금방 앞에 맥주를 사오겠다며 콘솔위 지갑을 집어들었다.
늦었어..
괜찮아~ 금방 다녀올게 졸리면 자고있어!
새벽 2시 늦었다고 걱정하며 현관문까지 쫓아나와 조잘거리는 백현의 입에 짧게 입을 맞추며 나갔다.
그래... 무슨일이 있겠어? 백현은 다시 거실로 돌아가 쇼파에 앉아 DVD에 집중을 했다. 흘러나오는 영화주인공 말들이 점점 희미해지고 눈이 감겼다.
*
3년전, 맥주를 사오겠다고 집앞 편의점을 나갔던 너.
그리고
지금 내눈앞에 3년만에 나타난 너는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
*
지나가지 않을것 같은 기나긴 여름이 끝이나고, 짧았던 가을도 끝이났다. 백현의 발 밑에 바스라지는 낙엽들... 저녁 찬거리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던 백현의 휴대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네... 네... 알겠습니다.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끊고 백현은 찬거리를 낙엽위에 던져두고 왔던길을 되돌아간다.
*
왜 이제서야 온거야?
...
대체 3년동안 어디서 뭘 했어?
...
무슨말이라도 해봐...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던 너의 어깨는 볼품없이 말라버렸고, 나를 바라봐주던 눈의 한쪽은 빛을 잃었구나...
깡마른 너의 몸을 부둥켜안고 우는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너의 한쪽 눈, 그리고 초점 없는 의안. 백현은 눈물을 닦고 찬열의 거칠어진 손을 꼭 잡았다.
그런 눈으로 보지마... 전혀 내가 누군지 모르는것 같다는 눈으로 보지마. 백현은 찬열의 무릎에 얼굴을 묻고 아이처럼 울었다.
집에 가자
절 데려가주실건가요?
응...
왜요?
널 사랑하니까...
*
3년, 너를 그리며 잠들지 못했던 나의 열대야는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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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불막 아닌 내용도♥♥ 휴대폰으로 써서 어색 어색^^;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