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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방탄소년단 정해인 변우석 더보이즈
클첸 전체글ll조회 3417l 1











[EXO/클첸] 회탄 | 인스티즈


"밥 먹자."

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내 입으로 '그래.'라고 내뱉은 후에야 방긋 웃는 얼굴로 숟가락을 들었다.
약간 누런 빛을 띄는 새우 볶음밥을 내려다보며 안에서 올라오는 욕지기를 간신히 참아내고는 고개를 들어 마주앉은 이를 흘끔 쳐다보았다.
역시, 내가 먹지 않으니 너도 먹지 않는구나.







[EXO/클첸] 회탄 | 인스티즈


"먹어, 우이판."

하지만 그의 손은 움직일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가 좋아했던 굴 소스도 넣어서 만든 볶음밥인데. 내 맘도 몰라주고 볶음밥에는 손도 대지 않는 그가 밉다.
하지만 미운들 어찌하리, 나는 그를 미워할 수가 없는데.






"네가 좋아하는 굴 소스도 넣었어. 생긴건 이래도 맛있을거야."

사실 생긴것도 꽤 맛있어 보이는 볶음밥이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그가 먹지 않는 이유를 만들어 내고 싶었기에 변명거리를 만들어낸다고 만들어 냈는데, 어찌되었든 그는 요지부동이었다.







[EXO/클첸] 회탄 | 인스티즈

고개를 들어 그의 눈치를 살피다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나는 재빨리 고개를 수그렸다.





"알잖아, 우이판. 난 굴 소스 별로 안 좋아하는 거. 내가 먹지 않으면, 볶음밥에는 입도 대지 않을 생각이야?"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대답이 들려오지 않을 걸 알기에,
난 '그래. 그렇다면, 내가 먼저 먹을게.'하고는 꾸역꾸역 볶음밥을 입 안으로 집어넣었다.
볶음밥을 삼키는 건 정말 고역이었다.
그렇지만, 내 앞에서 밥을 먹고 있는 그를 보니 맛없는 굴 소스 볶음밥이라도 어떻게든 잘만 넘어갔다.
신기할 따름이었다.





정확하게, 내가 밥을 다 먹으니 그도 곧장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맛있었지? 우이판. 하지만 또다시 그는 입을 꾹 다물었다.
나는 그 침묵을 긍정으로 받아들이고는 그를 향해 웃어보였다.



[EXO/클첸] 회탄 | 인스티즈

잘 먹어줘서 고마워, 우이판.


그릇을 치우려 접시와 수저를 들고 일어서다, 긴 옷을 밟고 바닥에 고꾸라지고 말았다.
장난 치지 말라니까, 우이판. 바닥에 떨어뜨린 접시를 주섬 주섬 줍는데, 소매가 너무 길어서 그것도 쉽지가 않다.
아, 하필 흰 옷을 입은 날에. 소매를 살짝 보니 누런 얼룩이 한가득이다.

이씨, 이거 아끼는 옷인데.

어쩔 수 없이 소매를 팔꿈치까지 접어 올리고는 두루마리 휴지를 뜯어 흘린 볶음밥을 닦아냈다.
같이 밥을 먹었는데도 날 도와주지 않는 우이판에게 살짝 화가 나려 했지만, 난 그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




먹은 볶음밥 접시를 싱크대에 넣어놓고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내가 앉으니 따라앉는 크리스의 모습에 살포시 웃음이 지어졌지만, 곧 그웃음은 울먹임으로 바뀌고 말았다.




내가 고개를 들어버렸기 때문이었다. 늘 이런식이지, 내가 고개만 들지 않으면 될 것을.
하지만 어떻게 우이판, 네가 미치도록 보고 싶은 걸.
고개를 들어도 그가 없는 걸 잘 알면서 왜 자꾸 고개를 들고 그래, 그러긴.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른다는데 한심하다, 김종대.





[EXO/클첸] 회탄 | 인스티즈

커다란 거울속에 비치는 우이판의 옷을 입은 나를 바라보다,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어떻게, 쟤는 우는 모습까지 저렇게 흉해. 우이판은 그렇게 울지 않았는데.

거울속에 비친 내 모습은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었다.
우이판의 옷을 걸쳐 입은 내 모습은 마치, 장롱안의 아빠 옷을 몰래 꺼내 입은 초등학생의 모습같았다.
하지만 이게 최선의 방법이었다. 돌아오지 않는 그의 향기와 체온을 느끼고 싶었던 내게는 이 방법밖에 없었다.
사실, 이제는 우이판의 향기보다 김종대의 향기가 더 크게 자리잡고 있지만.




오늘 하루동안은 우이판이 돌아오기는 글렀다.
내 모습을 저렇게 똑똑하게 봐버렸으니 이제 뭘 해도 울음만 나올 게 분명했다.
이제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 또 다짐을 하며 침실으로 향했다.





[EXO/클첸] 회탄 | 인스티즈

우이판에 잘 때 늘 입었던 푸른색 트레이닝복으로 옷을 갈아입고는 커다란 침대에 풀썩 누워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슬슬 또 그의 향기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나는 또 얼마남지 않은 그의 향수를 물에 몇번 희석시키고는 침대에, 이불에, 베개에 그리고 내 몸에 고루고루 뿌리고서야 편안히 잠 잘 수 있었다.





나는 우이판을 생각하며 그의 베개를 꼭 껴안고는 그가 말하듯이 웅얼거렸다.

잘 자, 종대.

따뜻하지는 않았지만, 마치 그를 안은듯이 기분 좋은 밤이었다.







[EXO/클첸] 회탄 | 인스티즈

"너도 잘 자, 우이판."




*




성가신 아침이었다. 그가 산책갈 때 입던 니트와 선글라스를 끼고 거울 앞에 섰는데, 이 주체못할 입꼬리가 계속 올라가는 탓이었다.




[EXO/클첸] 회탄 | 인스티즈

우이판은 이렇게 입꼬리가 올라가있지 않아.
일부러 찡그린 표정도 지어보고, 손으로 입 꼬리를 쭉쭉 내려봐도 내려오지 않는 입꼬리에 푸욱 한숨을 쉬고는 방에 있던 흰 마스크를 꺼내 썼다.

이러니까 좀 우이판 같네.






"같이 산책가자, 종대."

거울에 비친 우이판이 내게 말했다.

그래, 산책가자 우이판.
어디로 갈까? 응, 집에 들리고 싶다고. 그래, 집에 들렀다 가자.




그렇게 오늘도 내 발걸음은 집 근처의 납골당으로 향하고 있었다.













[EXO/클첸] 회탄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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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레펠이 생각나는...... 취향저격...ㅠㅠㅠㅠ 클첸만세...ㅠㅠ 반전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클첸
ㅠㅠㅠㅠ클첸만세ㅠㅠㅠㅠㅠ엉엉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
아아앙ㅇ아아아아 이럼 앙돼요!ㅠㅠㅠ 작가니뮤ㅠㅠㅠ 정마류ㅠㅠㅠㅠㅠ
10년 전
클첸
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ㅠㅠㅠㅠㅠㅠㅠㅠ우리뚜이쨩ㅠㅠㅠㅠ첸첸이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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