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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찬백] 오타쿠 PC방 01 | 인스티즈

 

 

 

 


오타쿠 PC방

취미든 취향이든 간에 그저 저 냄새나는 입을 틀어막고 싶다, 라는 기분이 든 건 바로 내 옆 자리에 앉은 구역질나는 오타쿠때문일 터. 오덕이란 표현은 좀 귀엽고, 그냥 딱 오타쿠스러운, 그런 오타쿠였다. 내가 왜 그렇게 단정짓느냐고? 이 새끼는 보통 븅신이 아니다. 남자 주제에 남자 아이돌을 보면서 하악댄다. 게다가 하수구에서 마악 건져올린듯한 구린 체취와 깊은 입냄새는 오타쿠의 표본에 딱 걸맞아준다. 씨발, 흡연석은 가기 싫어 사람 없는 구석탱이 찾아서 명당이다 하고 좋아했구만, 컵라면에 물을 받고 후다닥 뛰어오는 저 오타쿠 새끼를 보자마자, 먹은 것도 없는데 뭐가 자꾸 올라오는 것 같았다. 곁눈질로 몇 번 흘겨봤지만 모니터 속 흉물스런 남정네들이 뭐가 좋은지 연신 웃기만 한다. 눈치도 졸라게 없다. 근데 이 녀석도 눈치로 흘끔 봤어도 생긴건 꽤 생겼다. 샤워 좀 시키고 옷도 꼬까옷 입혀놓으면 여자 몇 명 줄 서겠는데. 머리도 단정하게 싹둑 자르고. 이때 제일 의문인건 왜 안그러느냐, 이거야. 왜 오타쿠질이나 하고 다니냐고. 대체 생긴건 멀쩡해가지고 왜 저럴까? 원래 잘생긴 놈들은 다 게이냐? 근데 나는 게이가 아닌…. 그냥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자. 어쨌거나 남이사고, 저 오타쿠 새끼도 전혀 그럴 의향 없어보이니 신경 꺼야겠다. 바쁜 키보드 두드림 소리 사이로 황봉고의 꼬질한 교복 니트가 보였고, 그 위에 꽂힌 (이라 쓰고 '얹혀있는' 이라 읽는다.) 명찰 위에는 변백현, 이라는 이름이 번쩍거리고 있었다.

 


자주 가던 단골 피씨방은 방학과 동시에 만석이 들어차서 자리 없이 쫓겨났다. 그래서 헤매다 대충 눈에 띄는 피씨방을 골라 마구잡이로 들어온 곳이 바로 이 소행성pc. 이름 되게 후지다. 이름값은 하는지 손님도 들쑥날쑥 휑하다. 그리고 냄새나는 오타쿠들이 많이 오는 것 같다. 내 옆자리 오타쿠 새끼만 봐도 딱 견적 나온다. 피씨방에 오면 으레 담배 내지는 컵라면 냄새가 몸에 베는것이 늘상이였건만, 오늘은 하수구, 구역질, 그 밖의 각종 구린 이미지를 연상케하는 냄새가 베버릴 것 같은 생각에 갑자기 온몸에 발작이 온 듯 소름이 돋았다. 시간도 20여분이나 남았는데 아쉬울 거 없다. 그냥 빨리 나와서 서울의 맑은 공기를 누리고 싶다. 그 어느 누가 서울 공기 더럽다 했는가. 오늘만큼은 매연 냄새도 소 모는 시골 공기 부러울 게 없을거다. 나는 찝찝한 마음에 괜히 몸을 탈탈 털고, 그런다고 냄새가 빠지겠냐만은, 그 오타쿠 녀석 뒷통수도 졸라게 갈겨주고, 담배와 라이터를 챙겨 알바생에게 힘 좀 내라는 무언의 격려를 담은 가벼운 고갯짓을 한 후 피씨방을 빠져 나왔다. 이러저러해서 비록 똥은 밟았다쳐도 사람은 적으니 자주 올 것 같다만, 처음 좌석 선정이 나의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여가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니 주의하는 게 좋겠다.

 

  

오늘은 날씨가 좋다. 나름 아침 일찍서부터 나왔는데도 데이트하는 커플들이 여러 짝 있다. 근데 뭐, 나랑은 상관없는 얘기다. 실은 날씨가 좋든가 나쁘든가도 별로 중요치 않다. 단지 컵라면을 눅눅하게 먹는가 프레쉬하게 먹는가의 차이 정도? 나에게 날씨란 정의는 그렇다. 모든 것은 피씨방과 연결지어 틀을 이룬다. 항상 하루의 절반은 피씨방에 있다. 그게 나의 일상이고, 특별한 일과다. 부모님한텐 죄송스럽기는 한데, 썩어 남는게 돈인데 공부할 필요도, 열심히 일을 할 필요도 못 느끼겠다. 그저 날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고, 오늘도 내일도 난 피씨방에 썩어 있을 거라는 것. 그게 내 인생관의 전부다. 갑자기 으쓱한 기분이 들어 헤벌쭉 웃었더니 옆에서 수군대는 소리가 들린다. 살짝 쪽팔렸다. 인정. 상기된 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잰걸음으로 이곳을 황급히 빠져나가려던 찰나, 내 앞을 가로막는 어떤 장애물 덕분에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모자 챙 때문에 위를 볼 순 없고, 처박은 눈길 아래 그림자진 모양을 따라 읽어보는데, 존나 구리다. 그림자가 구려. 뭐랄까, 오타쿠같고 냄새날 것 같고, 뭐 그런 느낌의…. 어? 오타쿠? 갑자기 불과 몇 일전의 끔찍한 기억이 상기되면서 나는 모자를 허겁지겁 벗어재꼈고, 내리깐 눈을 똑바로 쳐들었다. 그러자 보이는 건…. 진짜 그때 그 오타쿠였다.

 

 

˝인연이 깊네용. 랄까, 살짝 무례했나요? ˝

 

알면 입 닥쳐, 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냥 모른 체 잡아떼기로 했다.

 

 

˝네? 실례지만 누구신지….˝

 

˝ 에? 꽤 당황스럽군요. 몇 일전, 소행성 피씨방 그 쪽 옆자리에 걸터앉은 저였습니다만, 이래도 기억 안나십니까?˝

 

 

응. 존나 기억나. 씨발 미치겠어. 분명 모니터에 잡아먹힐듯 눈을 박고 있던 새낀데 언제 또 날 의식했대? 알면 알수록 무서운 새끼다.

 

 

˝ 아, 그 때 그 분이구나. 하하, 반갑네요. ˝

 

 

그럼 전 이만. 인사치레로 목을 까딱하고 돌아서려는데 오타쿠 새끼가 내 앞을 막는다.

 

 

˝ 이, 이것도 우연인데 코-히 한 잔 어떠신지, 랄까. 꽤 괜찮은 곳 알거든용. ˝

 

 

왜? 나랑 데이트하게? 누가 남자 둘이서 텁텁하게 커피마시고 싶겠냐? 그리고 코히는 또 뭐야. 방사능 옮았냐.

 

 

˝ 아, 죄송해요. 바쁜 일이 있어 그만.˝

 

 

형아 피방 좀 가자. 좀 놓아줘 제발,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면 졸라 쨀 수 밖에…….

 

 

˝ 지금 피방 가는 길인거 다 압니다만, 제가 일주일 치 피방 쏠테니 한 번만 같이 가시죠. ˝

 

 

오타쿠 새끼의 말투는 꽤 단호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쏠쏠한 조건. 있어봤자 30분? 길어도 한 시간? 참을 수 있어. 피씨방 다이렉트권이 걸렸는데 그 정도 쯤이야.

나는 그 오타쿠 놈의 제안을 수락했다.

 

 

 

 

초반에는 못생긴 변백현이 나옵니다

실망하지마시떼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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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홀ㅋㅋㅋㅋ기대됩니다ㅎㅎㅎㅎ신알신이여ㅕ!!!
10년 전
독자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밌어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변백혘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최근본것중에젤웃겨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담편기다릴게웋ㅎㅎ
10년 전
독자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왘ㅋㅋㅋㅋㅋㅋㅋㅋ재밌어욬ㅋㅋㅋㅋㅋㅋ다음편이기대되네요ㅋㅋㅋㅋ신알신하고갈게여ㅕㅕ
10년 전
독자4
ㅋㅋㄱㅋㅋㅋㅋㅋㄱㅋㅋㅋㅋㄱㅋㅋㄱ너뮼ㄱㅋㅋㅋㅋ웃기곸ㅋㅋㅋㅋㄱㅋㅋㅋ참신한데여? 다음편 진짜 너무 기대되여ㅠㅠㅠ♥! 신알신하구가여~
10년 전
독자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기대되옄ㅋㅋㅋㅋㅋ
10년 전
독자6
난희골혝ㅋㄱㅋㅋㄱㅋㄱㅋㄱㅋㄱㅋㄱㅋㄱㄱㅋㄱㅋㄱㅋㄱㅋㄱㅋㄱㅋㄱㅋㄱㅋㄱㄱㄱㅋㄱㅋㄱㄱㅋㄱㅋㄱㅋㄱㅋㄱㅋㄱㅋㄱㅋㅋㄱㅋㄱㅋ신선하다 이것을 틈메이러라고부르자 ㅇㅋㄱㄱㅋㄱㅋㄱㅋㅋㄱㅋㄱㅋㄱㅋㄱㄱㅋㄱㅋ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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