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온앤오프 샤이니
여싄 전체글ll조회 401l 4

#18

 

 

 

 

 


"환자분이 기억하는 시기는 어느 한 시점을 경계로 그 전까지만 기억하는 것 같

습니다. 그러니까 그 후는 잊어버린 것이지요. 그래서 두 분을 기억 못하는 것

같구요."

"…."

"원래 이런 경우가 흔치 않은데. 환자분이 그 시점에 많이 힘드셨나봅니다."

 


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성열이형은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떴다. 남우현은 어색하게 명수형의 곁에서 말벗이 되주고 있었다. 하루

종일 명수형은 남우현이 자신의 옆을 떠나지 못하게 하였다.

어느덧 하루가 지나 학교에 가는 길. 남우현은 왠일로 나보다 일찍 일어나 챙기

고는 내게 말했다.

 


"나 병원 갔다 갈게. 먼저 가 있어."

 


난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맨날 늦잠만 퍼자는 놈이라 일찍 일어나는 법을 모

르는 줄 알고 있었는데. 하긴, 병원에서 돌봐야 할 사람이 두 명이나 되니까 녀

석의 마음도 약간 알 것 같다.

어쨌든, 난 지금 학교에 가는 길이다. 중간에 성열이형도 만났다. 명수형이 깨

어났을 때부터 성열이형은 계속 저기압 상태였다. 지금도 물론.

 


"형."

"응."

 


내가 불러도 쳐다보지도 않고 앞만 보고 걸어갔다. 원래 말도 엄청 많고 밝은

성격이었는데 이런 성열이형이 낯설기만 하다. 난 억지로 성열이형에게 말을 걸

었다.

 


"오늘 날씨 좋죠?"

"응."

 


지금 제 말 듣고 있기는 한거예요? 마음속으로 그렇게 물었다. 난 성열이형이

모르게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때, 계속 말없이 걷던 성열이형이 내게 말했다.

 


"김명수 평생 기억 못 찾는 걸까?"

"글쎄요. 그걸 안 물어봤네."

 


잠시 성열이형의 눈치를 보았다. 성열이형의 표정이 그리 좋지 않다.

 


"내가 그동안 지 챙겨주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나쁜 새끼."

 


성열이형은 그런 말을 중얼 거렸다. 난 뭐라 위로해 줄 말을 찾지 못해 잠자코

걸었다.

 


"쭈구리, 넌 안 섭섭하냐?"

"섭섭하죠. 근데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본인이 힘들다는데."

 


성열이형이 고개를 푹 숙였다. 괜히 말했다. 생각없이 내뱉은 말에 난 내 자신

을 자책했다.

그 후로 성열이형은 아무 말이 없었다. 성열이형과 헤어지고 교실로 돌아왔을

때 남우현의 자리는 역시나 비어있었다. 그리고 1교시가 시작되었다. 어제 너무

무리했던 탓인지 눈꺼풀이 천근만근이었다. 결국 졸음을 참지 못하고 난 4교시

까지 풀로 딥슬립을 해버렸다.

이런...남우현이나 하는 짓을.

 


"야."

 


꿈나라에서 헤매고 있을 때, 누군가가 날 흔들어 깨웠다. 여기가 어디지? 꿈에

너무 빠져있었던 탓에 여기가 어딘지조차 헷갈렸다. 눈을 떠 고개를 들어보니

남우현이 한심하다는 듯 날 쳐다보고 있다.

 


"누군 아침부터 힘들게 병원 갔다 왔는데. 잠이 오냐?"

"....몇 시야?"

"밥 먹으러 가자."

 


말을 마치고 남우현은 다짜고짜 내 팔을 끌어 일어켜세웠다. 그리고는 내 팔을

잡고 급식실로 끌고 갔다. 그 광경을 본 주위 사람들이 수근 거리는 소리가 들

렸다. 하지만 남우현은 신경쓰지 않는 듯 하였다.

그나저나...

 


"이것 좀 놓고 가면 안 돼?"

 


손목이 부러질 것 같다. 뭔 힘이 이렇게 세.

하지만 내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남우현 덕분에 우리 두 사람은 순식간에 급

식실에 들어섰다. 우리 두 사람을 보고는 남우현의 친구들이 입을 쩌억 벌렸다.

남우현은 급식판을 집어 내게 덥석 들려주었다. 그리고 자기 식판을 집어 들고

는 숟가락, 젓가락을 내 손에 쥐어주고 자신의 것도 집어 들었다.

 


"뭐하는 거야."

"밥 먹자는 거."

"애들이 쳐다보잖아."

"누가?"

 


남우현이 주위를 둘러보자 우리를 쳐다보던 아이들이 허겁지겁 밥을 먹는 시늉

을 한다. 남우현은 고개를 갸웃하며 날 쳐다보았다.

 


"누가 쳐다본다고 난리냐."

 


하여튼, 눈치 없는 새끼.

그렇게 우리 두 사람은 식판을 받아 들고 나란히 앉았다. 그런데 남우현은 무언

가 마음에 안 들다는듯 가만히 앉아서 식판을 내려다보더니 그걸 들고 내 앞으

로 와서 마주보고 앉았다. 내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자 그 특유의 바보

같은 웃음을 지었다.

 


"왜?"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더니. 그 얼굴에 대고 차마 뭐라 할 수가 없어서 난

말없이 숟가락으로 밥을 퍼서 입에 넣었다. 남우현은 날 그렇게 끌고 와 놓고

지 밥은 한술도 안 뜬채 턱을 괴고 내가 밥 먹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뭐해. 밥 안 먹고."

 


부담스러워서 체할 것 같잖아. 내가 그러자 남우현이 씨익 웃었다.

 


"너 밥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부르다."

"또 시작이야…."

"팍팍 좀 먹어라. 삐쩍 말라가지고."

 


그러더니 남우현은 숟가락을 들어 밥을 엄청 많이 푸더니 '아'하며 내 입에 갖

다 대었다. 뭐하자는거임? 내가 입을 꾹 다물고 그렇게 쳐다보니까 남우현이 웃

으며 내게 말했다.

 


"'아' 하라고."

 


와, 말투 봐. 어떻게 웃으면서 저렇게 말할 수가 있지?

반 협박조에 가까운 말투로 남우현이 그러자 난 어이가 없어 픽 웃어버렸다.

 


"지금 협박하…."

 


숟가락이 내 입안에 푹 쳐박혔다. 남우현이 억지로 밥을 먹이고는 숟가락을 빼

냈다. 그리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지도 밥을 먹기 시작했다. 아니, 저게.

 


"우으애? (죽을래?)"

"아, 국 개짜다. 내가 발로 만들어도 이거보단 잘 만들겠네."

 


말돌리는 거 보소.

난 입안에 가득 찬 밥알을 꼭꼭 씹어 꿀꺽 삼켰다. 그리고 열심히 밥을 먹는 남

우현에게 말했다.

 


"너 나한테 왜 이러냐."

"너 좋아한다니깐?"

"난 너 싫다고."

"상관없어."

"와, 진짜."

 


얼굴에 철판을 깔았나.

진짜 태연한 얼굴로 그런 남우현을 보고 있자니 얄미워 죽겠다. 내가 막 남우현

을 갈구려고 입을 여는데 언제 왔는지 남우현과 같이 다니던 애들이 남우현의

어깨를 툭툭쳤다. 남우현이 미간을 확 찌푸렸다.

 


"야, 잠깐 나랑 얘기 좀 하자."

 


그때 남우현에게 맞았던 놈이다. 남우현이 고개를 돌려 그 놈을 쳐다보더니 픽

웃었다.

 


"지랄하네."

"뭐?!"

 


남우현은 다시 고개를 돌려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야, 밥맛 떨어졌다. 나가자."

 


그리고는 식판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눈치를 보

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우현이 식판을 들고 그 놈을 지나쳐 가려는데 그 놈

이 굳은 얼굴로 남우현을 잡아 세웠다.

 


"너 내가 우습냐?"

 


급식실 안에 있던 아이들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집중되었다. 순식간에 급식실

안이 고요해졌다. 남우현은 여전히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그 놈을 쳐다보았다.

 


"몰랐냐? 너 존나 웃기게 생긴 거?"

"뭐?!"

 


풉.

헐. 나 웃어버렸다.

하지만 다행히 그 말에 빵 터진 게 나뿐만이 아니었다. 급식실 안에 있던 아이

들도 웃음이 터져 나오는 걸 고개를 돌리거나 밥을 먹는 척 하며 숨기고 있었다

. 그 놈은 진짜 화가 난 듯 남우현의 멱살을 잡아 끌었다.

 


"너 시발, 내가 부모 없어서 불쌍해서 좀 챙겨줬더니. 은혜를 이렇게 갚냐? 이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새끼야."

"....부모가 없어?"

"그래, 너 부모 없잖…. 악!"

 


남우현은 급식판을 내려놓고는 그 놈의 복부를 발로 세게 걷어찼다. 쿵하는 소

리와 함께 그 놈이 뒤로 나자빠졌다. 놀란 여자애들이 소리를 질렀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남우현의 표정을 읽을 수는 없었지만 충분히 상상이 갔다

. 내가 두려워했던 남우현의 얼굴. 머리속을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남우현은 다시 그 놈을 일으키더니 주먹으로 내려쳤다. 여기저기서 비명 소리가

들려오고 사태의 심각성을 안 아이들이 선생님을 부르러 뛰어 나갔다.

남우현은 제정신이 아닌 듯 했다.

 


"다시 말해봐. 뭐라고?"

"미...미안ㅎ…."

 


또다시 남우현의 주먹이 그 놈의 얼굴을 가격했다. 난 차마 그 광경을 보지 못

하고 눈을 꽉 감아버렸다.

 


"다시."

 


남우현의 얼굴에 살기가 어렸다. 그 놈은 입에서 퉤하고 피를 뱉어냈다. 그리고

숨을 몰아쉬며 남우현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 하지만 남우현의 주먹은 다시

놈의 얼굴을 가격했다.

 


"다시 해보라고."

 


놈이 입을 열기도 전에 남우현의 주먹이 다시 공중에 치솟았다. 그때, 누군가

남우현의 손목을 꽉 붙잡았다. 남우현을 포함한 모두의 시선이 그 사람에게 꽂

혔다.

 


"그만해."

 


성열이형이 굳은 표정으로 남우현을 내려다보았다. 남우현은 성열이형을 보더니

무섭게 일그러져있던 표정을 조금 푸는 듯해 보였다. 주위에 있던 아이들이 남

우현의 밑에 깔려있던 그 놈을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그 놈은 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남우현이 성열이형의 손에서 자기 손목을 탁-하고 빼냈다. 그리고 자리

에서 일어나 그대로 급식실을 나갔다. 성열이형이 남우현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가 내게 고개를 돌렸다.

 


"나가자."

 

 

 

 

 

 

#19

 

 

 

 

 

 

성열이형과 나는 남우현을 쫓아 걸었다. 남우현은 우리 두 사람이 쫓는다는 사

실을 알면서도 한 번도 뒤돌아 보지 않고 곧장 걸었다. 우리 세 사람이 도착한

곳은 명수형과 남우현의 아버지가 입원해 계시는 병원이었다. 남우현은 아버지

의 병실로 들어가고 나와 성열이형은 병실과 좀 떨어져서 남우현을 지켜보았다.

남우현의 아버지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남우현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성열이형

이 그 두 사람을 지켜보다가 고개를 돌리고는 나에게 말했다.

 


"가서 인사라도 드릴까?"

"남우현이 별로 안 좋아하지 않을까요?"

"그런가? 그럼 편하게 얘기 나누게 우린 돌아가자."

"괜찮을까요? 아까 진짜 상처받은 것 같았는데."

"괜찮아. 그런 데 단련된 놈이니까."

 


성열이형은 그렇게 말하고는 출구로 걸어갔다. 그러다 문득 아침에 성열이형이

했던 말이 생각나 다급히 뛰어가 성열이형을 붙잡았다. 성열이형이 피곤한 얼굴

로 날 쳐다보았다.

 


"명수형한테 가요."

"…."

 


성열이형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고민하는 것 같았다. 갑작스럽게 몰아붙

힌 사고에 성열이형은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혼란스러울 것이다. 얼굴을 튼지 얼

마 안 된 나도 이렇게 혼란스러운데 그렇게 죽고 못 살던 성열이형은 더 할까.

난 성열이형을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성열이형의 손을 잡고 명수형

의 병실 쪽으로 끌었다. 성열이형은 못 이기는 척 내게 끌려 명수형의 병실 문

앞에 다다랐다. 1인 병실이라 드나드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명수형의 병

실 문은 명수형의 마음처럼 굳게 닫혀있었다. 성열이형의 표정이 굳어있는 걸

확인하니 내가 괜한 짓을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차피

마주해야 하는 현실. 난 천천히 명수형의 병실 문을 열었다. 명수형은 창가에

서서 창문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는 우리에

게 고개를 돌렸다. 며칠 사이 수척해진 얼굴이었다. 난 성열이형을 병실 안으로

밀어넣었다. 성열이형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고 난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명수형은 아무 말이 없다.

 


"형, 우리가 병문안 왔어요. 우리 보고 싶었죠?"

 


성열이형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명수형은 우리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미안해요."

"뭐가 미안해요. 형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요. 우리가 기억 다시 찾아주면 되니

까. 그쵸?"

 


난 성열이형에게 구원의 눈빛을 보냈지만 성열이형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이

없다. 명수형은 고개숙인 성열이형을 말없이 바라보다가 천천히 성열이형에게

다가갔다. 조용한 병실 안에 슬리퍼 끄는 소리만이 울려퍼졌다. 어느새 명수형

의 한 발자국 앞까지 다가온 명수형이 성열이형의 어깨에 손을 올리려는 순간,

성열이형이 명수형의 손을 탁-하고 쳐냈다. 놀라서 눈이 동그래진 나와 달리 명

수형은 그 표정, 자세 그대로 가만히 서 있었다. 성열이형이 천천히 고개를 들

어 명수형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울음을 참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한테 나는 이거 밖에 안 되는 존재였냐…."

"…."

"이렇게 한 번에 잊을만큼. 하찮은 놈이었냐고."

 


차라리 화라도 냈으면 덜했으려만. 한숨섞인 어조가 듣는 사람을 더 슬프게 만

들었다.

 


"난 너 힘들어 할까봐 나 힘들어도 안 힘든 척 하고 기분 안 좋아 있으면 풀어

주려고 별 지랄 다 하고. 혹시나 니가 또 죽으려고 할 까봐 맨날 옆에 붙어서

너 혼자 아니라고. 내가 옆에 있다고. 일부러 티내려고 안간힘을 썼는데 넌 항

상 혼자 불행한 척, 힘든 척 다 하면서 나한텐 하나도 털어놓지 않았어. 난 맨

날 너만 보고 있었는데 넌 맨날 혼자 세상에 남겨진 양 그렇게 슬픈 얼굴 하면

서 나 같은 건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이렇게 다 잊을만큼 힘들었으면 적어도 하

나 정도는...털어놓을 수 있었잖아. 난 니 그림자처럼 맨날 니 옆에 있었는데

한 번만 바라봐줬으면 됐잖아. 난...난…."

 


성열이형의 눈에서 굵은 눈물방울이 툭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난 너한테 뭐였냐…."

 


그 말이 끝나자 명수형의 눈에서도 눈물이 툭툭 떨어졌다. 마치 지금 성열이형

의 마음처럼. 어느새 나도 울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홍수처럼 현실은 두 사람에

게 들이닥쳤다. 늘 밝은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늘 힘들어 했었다. 명수형이 매

일 쓰던 가면을 성열이형 또한 아무도 모르게 쓰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

게 그런 걸 해왔다는 사실이 날 더 가슴아프게 만들었다.

성열이형은 그 말을 마치고 병실을 나갔다. 그리고 그제서야 나는 문 앞에 서

있던 남우현을 발견했다. 남우현은 명수형을 바라보고 있다가 내게 눈을 돌렸다

. 남우현도 마음이 복잡한 듯 했다. 명수형은 제자리에 주저앉아 펑펑 울었다.

난 말없이 다가가 명수형을 안아주었다. 아직 모든 걸 잃은 게 아니다. 감히 내

가 추측한다면 이렇게 쉽게 잃을 만큼 두 사람의 추억은 가벼운 게 아니었다.

 


"울지 마요."

 


내가 이렇게 위로해준다고 감정이 추슬러질지는 모르겠지만 난 형식적인 위로를

건넸다. 명수형은 내 옷 소매를 꽉 붙잡았다. 그러나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아

마 지금 가장 힘든 사람일 것이다.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이렇게 힘든 것인 줄

오늘에서야 알아버렸다.

난 남우현에게 성열이형에게 가보라는 눈빛을 보냈다. 남우현은 그 뜻을 알아

챘는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어디론가 뛰어갔다.

명수형과 나는 한참을 그 자세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 명수형의 울음이 멈

추었을 때, 명수형이 퉁퉁 부은 눈으로 나에게 말했다.

 


"나 좀 도와줄래요?"

 


그렇게 우린 추억이라는 퍼즐을 맞추기 위한 한 조각을 찾았다.

 

 

 

 

 

 

 

#20

 

 

 

 

 

 

"3학년 8반이라고 했지? 몇 번이라고?"

"야, 우리 들키면 퇴학 당할지도 몰라."

"남의 학교 한 번 들어왔다고 무슨 퇴학이야."

"그럼 우선 사정을 얘기하고 사진을 찍던가 어쩌던가 하면 안 될까? 나 진짜 심

장 떨려서 기절할 것 같애."

"무슨 남자새끼가 그렇게 겁이 많냐? 시끄러우니까 그냥 조용히 따라와."

"넌 여자애가 왜 이렇게 겁이 없냐? 무ㅅ…."

"찾았다."

 


드르륵- 정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3학년 8판의 교실문이 벌컥 열렸다. 호원

은 연신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벌렁벌렁 뛰는 심장을 쥐어잡았다. 초조해하는

호원과 달리 현아는 마치 자기 교실마냥 명수의 자리를 찾아내서는 주머니에서

카메라를 꺼내 찰칵 사진을 찍었다. 호원이 금방 울 것 같은 표정을 하고는 현

아에게 말했다.

 


"다 찍었으면 빨리 가자."

"아직 옥상 남았어. 옥상이 제일 중요하다 했단말야."

"아, 그 형은 무슨 혼자 맨날 학교를 탐방하고 다녔대? 찍을 데가 뭐 그렇게 많

아."

"아씨, 옆에서 계속 조잘조잘. 너 확 묶어서 여기 가둬놓고 가버린다?"

 


호원은 울상을 지으며 현아의 뒤를 따랐다. 현아는 씩씩하게 계단을 올라가 옥

상문을 벌컥- 열었다. 그리고 찰칵찰칵 사진을 두 번 찍었다. 호원이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내가 어쩌다 이런 여자를 만나가지고…."

"가자."

 


현아가 앨범을 들어가서 사진들을 확인하고는 기분좋은 얼굴로 호원에게 어깨동

무를 하였다. 호원은 식은땀이 나는 것을 슥 닦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막 두어걸음 갔을 때 엄청 큰 덩치 한 명이 두 사람의 앞을 턱하니 막아섰다.

호원은 순간 심장이 얼어붙는 걸 느꼈다.

 


"니네는 뭐냐?"

"헐."

 


한쪽 눈썹을 꿈틀거리며 덩치가 엄청 큰 남학생이 두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 그리고 그 뒤에 시커먼 남학생들 무리가 위엄있게 서서는 두 사람을 경계하듯

쳐다보고 있었다. 호원이 손을 벌벌 떨며 현아의 옷깃을 붙잡았다. 현아도 갑작

스러운 돌발 상황에 머리가 굳어 말이 튀어나오지 않았다. 그때, 두 사람을 노

려보고 있던 무리의 남학생들 중 한 명이 호원을 검지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

다.

 


"어? 너 성열이 동생 아니냐?"

"뭐?"

 


남학생들의 시선이 호원에게 꽂히자 호원은 이때다 싶어 고개를 세 번이나 끄덕

거렸다. 덩치가 큰 남학생이 호원에게 말했다.

 


"근데 너 여기 무슨 일이냐?"

"네? 아, 그러니까…."

"명수 오빠 도와주러 왔어요."

 


현아가 호원의 말을 가로챘다. 현아의 말을 들은 남학생들이 일제히 눈을 동그

랗게 떴다.

 


"명수가 왜?"

 


덩치 큰 남학생이 현아의 두 어깨를 덥썩 잡고는 말했다. 현아는 표정 하나 변

하지 않고 얘기했다.

 


"사고가 나서 머리를 다쳤대요. 그런데 남우현 말고 아무도 기억 못한대요. 그

래서 다시 기억 찾아줄라고 오빠가 명수오빠가 자주 갔던 데 사진 찍어서 보내

달라고 했어요."

"뭐어~~~?!"

"그러니까 지금 빨리 가야되요."

"우리도 같이 가자!"

 


갑자기 남학생들의 눈이 번쩍 빛났다. 사나이들의 우정이 불타는 순간이었다.

현아는 약간 당황스러운 눈치였다.

 


"이렇게 떼거지로 가면 무서워 할텐데."

"괜찮아! 우리는 나쁜 놈들이 아니다!"

"그래도 좀…."

"야, 그냥 가자."

 


호원이 현아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현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푹 내

쉬었다.

 

 

 

 

 

 

 

.
.
.

 

 

 

 

 

"명수야!"

 


이산가족 상봉이 이만큼 감격스러울까. 김현아가 전화로 미리 통보하기는 했지

만 정말 떼거지로 몰려온 명수형의 친구들 때문에 명수형은 당황스러운 눈치였

다.

 


"누..누구."

"기억을 잊어버렸다는 얘기는 벌써 들었다! 우리 불쌍한 명수…."

 


병실 한 쪽에는 병문안 온다고 사온 과자 네 봉지와 담뱃갑으로 꽉찬 검은 봉지

하나가 놓여있었다. 난 형들이 듣지 못하게 한숨을 푹 내쉬었다.

 


"왕자님이 키스해주면 기억을 되찾을 지도 몰라!"

"야, 이 멍청아. 명수가 남잔데 공주가 해줘야지!"

"그런가? 공주는 어디서 찾지?"

"저 말인가요?"

 


김현아가 무리들을 비집고 나와서는 수줍게 그렇게 말했다. 난 얼른 김현아를

거기서 끌고 나왔다.

 


"저 사람들 왜 데리고 온 거야. 간호사 누나들이 시끄럽다고 난리잖아."

"어쩔 수 없었어. 안 데리고 가면 몰래 학교 들어온 거 학주한테 다 말한다고

협박하잖아."

"하아, 진짜."

"어이! 친구! 빨리 시작하지?"

 


난 키득키득 웃어대는 김현아를 한 번 노려보고는 김현아의 핸드폰을 들고 명수

형에게 갔다. 명수형을 주위로 둥그렇게 둘러 모여 모두가 같이 김현아가 찍어

온 사진을 넘겨보았다. 명수형이 사진을 넘길수록 미간을 점점 찌푸렸다.

 


"여기가 형이랑 내가 처음 만난 옥상이구요. 여기가 형 자리. 그리고 여기가 매

점."

"기억이 나니?"

 


무리 중에서 노란 머리를 한 형이 물었다. 명수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여기저기서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요. 점차 기억 날 거예요."

"맞아. 아직 포기하긴 일러."

"그래, 우리가 있잖아!"

 


이 형들은 무슨 스포츠 만화를 찍는 줄 아나보다. 명수형도 그 말을 듣고는 피

식 웃었다.

 


"근데 성열이는 어딨냐?"

"아, 그게…."

"어? 저깄다!"

 


노란 머리를 한 형이 문쪽을 가리켰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이 곳을 지켜보고 있

던 성열이형이 움찔하는 게 보였다. 무리들이 우르르 성열이형에게 몰려가자 성

열이형은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했다.

 


"야! 잡아!"

 


도대체 저 형들은 여기에 왜 온 걸까….

 

 

 

 

 

 

 

 


#21

 

 

 

 

 


남우현은 명수형 옆에 자기가 있어줘야 한다며 병원에서 쪽잠을 잤다. 그리고 1

교시가 시작되기 1분 전에 자기 자리에 앉았다. 내가 등을 쿡쿡 찌르자 자기 잘

거라며 깨우지 말라고 신경질을 냈다. 4교시까지는 풀로 자 주시고 점심도 거르

셨다. 죽은 거 아니야? 자고있는 남우현의 코 밑에 손가락을 대보니 다행히 죽

지는 않았다. 근데 나 이 자식 때문에 급식 혼자 먹었다. 아니, 안 먹을꺼면 진

작 말해 주던가. 괜히 기다리게 만들어 놓고.

 


"야, 집 갈 시간이야."

 


반 아이들이 칼하교를 하고 나와 남우현 둘만이 교실에 남았을 때. 난 남우현의

다리를 발로 툭툭 차며 그렇게 말했다. 남우현이 부스스한 얼굴로 일어나 눈을

슥슥 비볐다.

 


"벌써 끝났냐?"

"벌써라니…. 너 어제 잠 안 잤냐?"

"잠이 안 와서. 아, 아빠한테 전화왔었다."

 

남우현은 통화기록을 들여다보고는 하품을 길게 한 번 했다. 그리고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가 다시 주저앉았다.

 


"다리에 쥐났어."

 


어쩌라고? 내가 그런 표정으로 내려다보자 남우현은 그럴 줄 알았다며 자기 다

리를 몇 번 주무르더니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휙 교실을 나갔다. 순간 화가 치

밀어 올랐지만 꾹 눌러 참았다. 내가 지 기다려 준 건 생각도 안 하고 저렇게

휙 나가버리는 너란 새끼 나쁜 새끼.

 


"야!"

"응?"

 


빠르게 멀어져가는 남우현의 뒷통수에 대고 그렇게 소리치니 남우현이 멈춰서더

니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다. 난 씩씩대며 남우현에게 다가가 남우현의 다리를

힘껏 걷어찼다. 남우현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뒹굴었다.

 


"뭐야!"

"아, 미안. 요새 노안이 왔나봐. 눈이 잘 안 보이네."

"뻥치시네. 너 일부러 그런 거 다 알아."

"그래? 그럼 말고. 잘 가라-"

 


대문 잠궈 버릴거야. 혼자 중얼중얼 거리며 자리를 뜨려는데 남우현이 뒤에서

소리쳤다.

 


"나 오늘도 병원에서 잘 거니까 기다리지 마라!"

 


쳇. 누가 지 기다린대?

 


"안 기다려! 너 앞으로 우리 집 들어오지 마! 니 짐 싸서 택배로

보내버릴거야!"

"뭐?!"

 


흥!

 

 

 

 

.
.
.

 

 

 

 

 

카톡!


'진짜 택배로 보내버릴거냐? -개객기-'

'어.'

'왜그러는데 -개객기-'

'몰라'

'삐졌어? 내가 잠만 자서? -개객기-'

'나 잘거야. ㅃ'

'아왜에에에에에에 왜그래 -개객기-'

'ㅃㅃ'

'야!!!!!!!!!!!!! -개객기-'

 


나도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침대에 누워서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자니

천장에 남우현이 둥둥 떠다닌다. 다시 눈을 꼬옥 감고 떠보니 펑하고 사라진다.

내일 정신병원에라도 가봐야지. 하고 다시 눈을 감고 몸을 옆으로 돌려 누웠다.

원래 이쯤되면 남우현이 불 꺼줘야 되는데.

 


카톡!

 


아, 잠잔다니까 왜 계속 카톡질이야!

신경질적으로 핸드폰을 들었는데 남우현에게서 온 게 아니다.

 


'쭈규리 쭈규리 쭈쭈 -성열이형-'

 


....뭐지. 이 형은.

 


'?'

'여기 어디ㅑ ㄴㅏ 데리러와 -성열이형-'

'술 먹었어요?'

'ㅇ -성열이형-'

'어디서요?'

'몰라 지금 공ㅇㅝㄴ -성열이형-'

'거기 가만히 있어요'

'나 지금 병원갈거야 -성열이형-'

'안돼요 거기 가만히 있어요 저 지금 나가요'

'시로ㅗㅗㅗㅗㅗㅗ -성열이형-'

 


진짜 인간들이 나한테 왜이러냐…. 또르르

 

 

 

 

 

 

 

 

 

 

 

 

 

 

 

==============================================================

 

 

내가 썼지만...........진짜........하아......................차마 쓰고 다시 읽지 못하겠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ㅏ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ㄱ 완결을 빨리 내야되는데 머리가 굳었어

또르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오늘제정신이아니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오늘 내에 몇 편 더 올리고 잘게요 그럼 그때까지 빠잉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내사랑 울보 동우에요 ㅋㅋ 읽은건 한참전인데 인티 점검때문에 지금 댓을 다네요 ㅠㅠ 아 명수야 ㅠㅠ 왜 기억을 잃어버려서 ㅠㅠ 성열이의 마음을 슬프게하니 ㅠㅠ 나쁜자식 ㅠㅠ 빨리 기억 찾길 바래 ㅠㅠ
11년 전
여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시와줘서 고마워요S2
11년 전
독자3
심각하게 말하는건데 요즘 인티가 렉이 심해졌어요 ㅋㅋ
11년 전
여싄
ㅋㅋㅋㅋ그러니까요 그래도 서버점검하고 나서 접속자수가 예전으로 돌아와서 기분이 좋네요
11년 전
독자2
우왕!이에요 ㅠㅠ재밌어요 오늘은 길어서 더재밌었던것같아요 명수빨리 기억찾아야할텐데ㅠㅠ 성열이가 불쌍해요ㅠㅠ
11년 전
여싄
ㅠㅠ그러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저는 주인공을 슬프게 만들면 왜 뿌듯할까요..........
11년 전
독자4
슬픔다음에는 기쁨이오니까요!??ㅎㅎ
11년 전
여싄
그래서 그런걸까요?ㅋㅋㅋㅋㅋㅋㅋ암튼 우왕님 댓글 일일이 다 확인했어요 최근에 ㅋㅋㅋㅋㅋㅋ 일일이 다 댓글 다는게 쉽지 않은데 감사합니다 님 덕분에 글 쓸 맛이 나네요 ♥
11년 전
독자5
아녜요ㅠㅠ길게느낌을 써드리고싶은데 생각이 풍부하지않아서ㅠㅠ 제가 더 감사해요!!!항상 재밌는글써주시니까요ㅎ
11년 전
독자6
감성 이에요 ㅋㅋㄱㅋㅋㄱㄱ 그래성규한테왜그러냐 ㅋㅋㅋㅋㅋ 우리쭈규리한테 ㅋㅋㅋㅋ
11년 전
독자7
딸기! 아 겁나 속사포로 읽고 잇어요 워메. 성열이 카톡 귀엽다. 오늘은 우현이도 귀엽네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른 명수가 기억을 찾았으면 좋겟고. 명수 친구...왜 떼거지로....☆★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기타 버스 끊겼어요4 경배 02.21 09:30
기타 미국유학중 게이가된것같다;;12 (Q&A특집)42 미국큥이 02.21 09:29
엑소 [엑소/세준/개그(?)] 호모파라다이스.217 베르아트 02.21 07:46
기타 그러나2 02.21 02:36
기타 [국대망상] 흑설공주 0118 까끌러워 02.21 02:30
엑소 [EXO/카디] 마성의 김.게.이 Chapter.0120 Genie 02.21 02:20
B.A.P [BlockB.A.P/피오젤로] 아저씨, 덤비세요 037 zz0 02.21 02:16
인피니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2 카이릿 02.21 01:36
기타 [국대망상]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ver. +제주특집36 쮸쀼쮸쀼 02.21 01:28
기타 네가 따뜻해서 봄이 왔다24 페브리즈 02.21 01:28
엑소 [EXO/카디] 오늘 도경수랑 같이 하교함135 도경수여우년 02.21 00:52
기타 자니..48 02.21 00:40
기타 [학교2013] 그리고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지 0837 어이쿠야 02.21 00:38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2 카이릿 02.21 00:31
기타 [국대망상] 흑설공주 004 까끌러워 02.21 00:24
샤이니 [샤이니/온쫑] 사랑하는 내 종현이에게2 시조새 02.20 22:36
인피니트 [인피니트/현성] 세상을등지다.18~2111 여싄 02.20 22:33
블락비 [블락비/표권범] 남부지구대 이민혁경위입니다 0312 범아흫해라좀 02.20 22:06
인피니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 호애긱키 02.20 21:57
엑소 [EXO/오백] Give up0215 또로롱 02.20 21:43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 솜사탕 02.20 21:40
엑소 [EXO-G/준희총수] 이상한 1학년이 찝쩍거려ㅜㅜ 106 김준희 02.20 21:19
샤이니 [EXO샤이니/퓨전/카이태민/카탬] 아저씨(가제) 008 카이릿 02.20 21:14
엑소 [EXO/루민/루시우] 소모적 연애론 A21 ahram 02.20 21:09
기타 [흥수남순] 친구사이 연인사이 번외8 마크 02.19 00:04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39 냉동만두 02.19 00:02
엑소 [엑소/세준/개그(?)] 호모파라다이스.118 베르아트 02.18 23:47
전체 인기글 l 안내
7/4 19:18 ~ 7/4 19:20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