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날. 백설공주라는 머리가 창틀같이 검고, 피부는 눈처럼 하얗고 입술은 피같이 새빨간 아름다운 공주가 태어났습니다.
왕국의 모든 사람들이 공주의 탄생을 기뻐했고 공주는 모든 축복을 한 몸에 받으며 자라났습니다.
왕도, 왕비도, 국민들도 모두들 공주를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할 이야기는 모두들 아는 아름다운 공주, 백설공주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조금은 추악하고 더럽고, 또 조금은 불쌍하고 슬픈 다른 '공주'의 이야기입니다. 그녀의 이름은 흑설공주. 그녀는 백설공주의 쌍둥이 언니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백설공주와는 다르게 보기싫게 곱슬곱슬한데다 시들어말라버린 홍당무의 색처럼 주황색의 머리카락을 가졌으며 썩어버린 보리자루처럼 누런 피부를 가졌습니다.
왕비는 그녀를 처음보자마자 비명을 내질렀습니다. 왕 역시 그녀를 내켜하지 않아 그녀는 숨겨지고 천대받으며 자라게 되었습니다.
15살이 되던 어느날, 흑설공주는 지하실 구석에서 쪼그려 앉아 훌쩍거리다 바닥에 떨어진 앵두를 보게 되었습니다. 끼니를 제대로 때우지 못해
배가 고팠던 그녀는 무심코 앵두를 먹게 되었는데_ 무서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수백년전 지하실에 갇혀 쓸쓸히 죽어간 마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마법의 힘이 담긴 앵두였던 것입니다. 마녀는 자신처럼 설움과 고달픔을 지닌 자에게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게 하지 않기 위해 그녀의 마지막 힘을 다 해 앵두 하나만을 남겨놓고 사라졌는데 그 앵두를 흑설공주가 먹은 것입니다.
15년을 천대받으며 살아왔던 흑설공주의 설움과 고달픔은 똘똘 뭉쳐 복수심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녀는 왕과 왕비를 죽이고 왕비로 변장했으며 백설공주를 죽일 계획을 짜게 되었습니다.
후의 이야기는 모두들 아시다시피.....」
"...죽어..."
<흑설공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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