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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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섯번 반복된 알람소리에 눈을 뜨고는 머리맡에 있는 시계를 봐
아- 벌써 6시 30분
늦기 전에 얼른 일어나서 아침도 차리고 해야 할텐데...
이불속에 움츠려있던 몸을 애써 밖으로 빼내고는 기지개를 한번 쭈욱펴
옆에서는 지난밤 고된 야근에 새벽 2시가 다되어 집에 들어온 탓에
평소 같으면 제일 먼저 일어났을 사람이 알람 소리도 못 듣고 피곤에 젖은 얼굴로 새근새근 자고 있어
나는 이제 막 결혼 한달차, 아직 신혼부부지
옆에서 자고 있는 저..... 남편 김준면, 대학시절에 동아리 선후배로 만났어
사실 학교에서 '김준면' 하면 엄친아에 다가 학생회장을 맡을 정도로 소문이 자자했지
게다가 그에 걸맞게 얼굴도 잘생기고 매너도 좋으니 안 좋아할만한 여자가 어디 있겠어 ㅋㅋㅋ
그렇다 보니 사실 내가 먼저 좋아했지 그런데 나중에는 남편이...
그닌깐...그때로 치자면 준면선배가 먼저 고백해서 사귀게 되었어 그 얘기는 나중에 때가 되면 해야겠다!
여튼 지금 준면이는 모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회사원이고 나는 그냥 평범한 유치원교사야
이렇게 대학시절부터 별탈 없이 순탄하게 2년 연애 끝에 결혼했는데 결혼생활도 연애시절 처럼 순탄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만보자.... 아침에 뭘 하면 좋을까
전날 장을 못 봐서 그런지 반찬은 어제와 그대로, 어쩔 수 없지 준면이가 좋아한다는 핑계로 일주일동안 사골처럼 징하게 우려먹은
사골국에 김치랑 반찬 몇 가지 올려야 겠어,그리고 저녁에 같이 장보자고 해야 겠다.
뜨끈뜨끈하게 데운 사골국을 마지막에 올리고는 한참 안방에서 곤히 자고 있는 준면이를 깨우러가
“여보, 일어나 ”
준면이의 팔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자 잠시 뒤척이다가 끄응 앓는 소리를 내면서 다른 팔한쪽을 내목뒤로 하더니 끌어 당겨
덕분에 엉거 주춤하게 남편의 가슴팍에 안겨 이도저도 못하는 우스운 꼴이 되어 버렸어
“ 조금만 더 자자 조금만 ”
“ 오늘 중요한 회의 있다면서 얼른 일어나 ”
준면이의 배를 팡팡 치자 그제서야 눈을 몇 번 움찔거리더니 떠
내가 팔을 한 쪽으로 걷어내고 엉거주춤 했던 자세를 일으켜 세우자 준면이도 몸을 일으켜
“ 머리가 새집이 됬다 ”
잔뜩 헝클어져 있는 준면이의 머리를 메만져 준 뒤에 손목을 이끌고 부엌으로 향해
말이 이끄는 거였지만 거의 낑낑 되다싶히 이끌면서 식탁에 자리를 앉쳤어
“반찬이 다 떨어 졌던데.... 오늘만 사골국 먹고 저녁에 장보러 가자”
준면이가 고개를 끄덕 끄덕거려, 졸린 눈을비비며 여느 아침처럼 뉴스를 틀고는
그제서야 수저를 들고 밥을 먹기 시작해 가만보면 이때까지 바쁘다는 핑계로 재탕 삼탕을 몇번 했는데도
반찬투정도 안하고 잘먹어주고.... 이럴 때 보면 진짜 남편 하나는 편하게 잘골랐다닌깐....
‘다음 뉴스입니다. 어제 새벽 집으로 귀가하던 한 여성이 괴한에 칼에 맞아 사망하는 사고가....’
한참 밥을 먹고 있는데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듣던 준면이가
여보여보 저것봐 라면서 티비를 가르켜
“ 세상이 얼마나 흉흉하면 저러겠어, 여보도 집에 앞으로 빨리빨리 다녀 ”
“ 걱정마 우리 동네는 안전해”
그러자 준면이가 쓰읍 하는 소리를 내면서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낮에도 길가다가도 묻지마 폭행 당하는 일이 빈번한데
아녀자가 뭘 믿고 저녁에 혼자 늦게 까지 돌아 다닐려고 하는거야 그리고 얼마전 옆동네에서도 ......
아차 하고 주어담을 틈도없이 말한번 잘못했다가 밥먹는 내내 준면이의 훈계아닌 훈계를 받아
요즘은 세상이 어떠냐니 저렇다니 하면서 누가 잔소리꾼 아니랄까봐 아침부터 잔소리도 많지요.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다닌깐....
“그러닌깐 저녁 늦게까지 돌아다니면 안돼고 무슨 일 있으면 꼭 나한테 전화해서 데리러 오라고 하고 알겠지? ”
내가 잔소리에 취해 대충 고개를 끄덕 이자 준면이가 크게 응 이라고 해야지 하면서 다그쳐
“네 알겠습니다 알겠어요~ ”
그러자 준면이가 들고있던 사골국을 탁하고 내려놓더니 심각해진 표정으로 나를 뚫어져라 쳐다봐
“여보, 그거알아? "
"뭘??"
" 얼굴에 김묻었어”
“정말? 어디에??”
“못생김”
그리고는 배를 한번 긁더니 껄껄껄 하면서 그제서야 만족스러운 표정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세상에 연애시절 때도 3번 테이블에서 보내는 라떼 입니다로 사람을 당황시키더니 그 재주 어디 갔으랴
역시 고전 유머전집에서 한번쯤 본 듯한 드립을 자주 날려줘
뭐 그것도 준면이의 빠질 수 없는 매력임을 알기에 나도 이제는 그저 껄껄껄 하면서 웃어넘겨
준면이의 출근 시간보다 한시간이나 늦게 출근하는 탓에 여유를 두고
한참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목이 간질간질해져
왜 이러지 기침이 나올려고 하나 뭔가 따끔 따끔한게 걸린게 기침이 나올둥 말둥
콜록 콜록-
이내 기침을 몇번 하고는 칼칼해진 상태에서 목을 살짝 큼 하고 다듬는데
갑자기 안방에서 다다다다 뛰어오는 소리가 들려
“여보, 감기 걸렸어? 여기로 와봐 이마 짚어보자”
“감기 아니야 그냥 목이 간질거려서 기침 했을뿐이야”
“그게 아닌데 여기로 와봐”
언제 안방에서 나왔는지 잠그다만 와이셔츠를 걸치고는 인상을 쓰면서 내손을 잡고 자기쪽으로 쭉당겨
그리고는 내이마를 한번 짚고 자기 이마를 한번 짚더니 다시 미간을 찌푸리면서 감기 들린거 맞네 열 많이난다 라면서 말을해
사실 준면이가 저러는게 이해가기도해
막 몸이 약하거나 그런건 아닌데 유난히 어릴때부터 감기 한번 걸렸다고 하면 기본은 한달넘게 골골 앓고 다니던 덕분에
시험기간에도 예외없이 이리저리 고생하던걸 봐온 준면이가 입버릇처럼 감기 조심해라 감기조심해라 하면서 특유의 잔소리를 늘여 놓았어
한번은 내 생일날 준면이가 감기걸리지 말라고 목도리나 장갑, 핫팩, 종합감기약 세트를 한박스에 가득 넣어서 선물해 줬던적도 있어
준면이 말에 내이마한번짚고 준면이 이마 한번 짚으닌깐
“많이 나기는 무슨...열 별로 없는데 ”
정말 아주 미세할만큼 온도차이가 난다고 하는 말도 채 듣지 않고 얼른 거실서랍을 뒤적뒤적 거려
“감기약 여기에 넣어 났었는데....”
괜찮다는만류에도 준면이가 저렇게 앉아서 약을 찾다보니 시간이 벌써 7시40분이 된거야
얼른 나가봐야할 사람이 저기서 계속 뭐하냐면서 안방으로 등을 떠밀어 보내
“내가 나중에 사먹을 테닌깐 얼른 출근 준비나해 ”
내가 하도 재촉하자 그제서야 알겠다면서 옷을 고쳐매고는 다시 출근 준비를 시작해
어느새 말끔한 차림으로 정장을 입고 현관문앞에 선 준면이가 신발을 신고 있어
그런데 아침에 머리를 감고 정리했는데도 불과하고 어딘지 모르게 삐죽 튀어나와 있는
준면이의 머리를 발견하고는 삐쳐 있는 한가닥을 잡아서 옆으로 쓸어 올려줘
이렇게 한구석씩 꼭 헐랭한 구석이 있다닌깐.... 알게 모르게 챙겨줘야될 구석이 많은 남편이야
“저녁에 마트가는거 잊지마”
“마치고 전화 할게, 오늘 꼭 병원 갔다와 ”
“알겠어”
“약도 꼭 챙겨 먹고 ”
“알겠다닌깐”
“무슨일 있으면 꼭꼭 전화하고”
“알겠으닌깐 얼른 다녀와 늦겠다 ”
그래도 못 미더운지 준면이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있어 그모습을 보고는
내가 병원도 가고 약도먹고 전화도 꼭꼭 할게 약속! 이라고 엄지를 세우자
그제서야 인상을 풀고는 미소를 보이며 다녀오겠다고 얘기해,
그러다가 우뚝 멈춰 서서는
"아맞다, 뽀뽀 안해주나 뽀뽀?"
그말에 나 감기 걸렸다 얼른가 얼른 손사레를 쳐서 밖으로 내밀고 문을닫아
아 그래도 신혼인데 해줄걸 그랬나... 미안한 마음에 볼이라도 ㅋㅋㅋ 해줄려고 현관문을 열려는데
문밖에서 꿍시렁 꿍시렁거리는 준면이의 나즈막히 들려
" 어휴 진짜 챙겨줘야할 것도 많고 걱정해야 될 것도 참 많다닌깐 "
참...누가 누구보고 할 소리인데 ㅋㅋㅋㅋㅋ
그 소리에 내가 현관문을 열어 뭐? 라고 하닌깐
흠칫 놀란 준면이가 얼른 엘리베이터를 타고는 여보 나 갈께라며 황급히 엘리베이터 문을 닫아
그날은,
30분마다 한번씩 약먹었어? 병원갔다왔지? 몸은 괜찮고? 라는
문자가 내내 끊이지 않았다는건 안비밀
‘김준면씨 회의에 집중 좀 하세요 제발ㅋㅋㅋ’
이라고 답장보냈던거는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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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면이썰 읽고 싶은데ㅠㅠ준면이썰이 별로 없는것 같아서...차라리 내가 적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