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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자고"
다리를 꼰 자세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자세가 매치되어 거만해보였다 건너편에 앉은 남자는 차분하게 눈을 치켜뜨며 커피를 한모금 홀짝 마셨다
"그래 알았어"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발 뒤꿈치로 바닥을 긁었다
"똥강아지 새끼.... 버릇 언제 고칠래? 발좀 그냥 냅두지...." 부글부글 끓는 속을 달래고 백현은 의자를 살짝 끌었다
"난 아쉬울거 없는데?....왜 헤어지자는 건지는 물어봐도 되나?" 찬열은 픽 하며 바람빠지는소리로 웃고는 백현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한번 말할때 좀 알아듣지....질렸다는거잖아" 백현은 얼굴이 달아오름을 느꼈다 몸이 더웠다 그래도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눈물은 절대로 흘리지 않으려고 애쓰며 커피를 찬열의 얼굴로 쏟자 찬열은 눈을 깊게 감으며 눈 부위를 손으로 닦아냈다
"너는 인간쓰레기야 어디서 이딴 드러운새끼가 런웨이로 굴러들어와서.... 왜? 혹시 세탁비 필요하냐? 자 이거 받아먹고 다신 보지말자 알았지?"
지갑에서 오만원짜리를 꺼내 찬열의 얼굴에 뿌렸다 주변의 웅성거림이 느껴졌다 뭐야? 모델 박찬열 아니야? 그 드라마 나왔잖아 저번주에 끝난거.... 밖은 생각보다 어두웠다 어두운만큼 속도 타들어갔다 술이 먹고싶었다 핸드폰 전화번호부를 뒤졌지만 120명 가까이 되는 사람중 그 흔하디흔한 술친구가 없었다 학교를 헛다녔나 직장을 헛다녔나 둘다 맞는것 같다
지금까지 술마신 상대는 불편하디 불편한 유부남 상사와 박찬열밖에 없었다 지금은 둘다 불편하다 혼자 마시는 수밖에 없는건가 이제서야 대학때 아싸였던게 후회된다 그땐 편하다고 느꼈는데 역시 사람은 인맥이 중요하구나.... 뼈저리게 느끼다가 맨마지막에 있던 ♥찬열♥ 을 보자 헛구역질이 나왔다 내가 이렇게 오글거리는 게이였구나 싶어 이름을 바꾸려다가 삭제가 보였다 삭제하면 실수로라도 연락 안하게 되려나
집으로 걷는 길은 추웠다 손도 시리고 코도 시렸다 평소같으면 집에 가는길이 추웠을까 소복히 쌓인 눈에 발을 내딛을때 마다 뒤에는 발자국이 새겨졌다 어제는 발자국이 네개 였는데 참 이상하고도 기묘하다 방금까진 천하의 나쁜놈이였는데 지금은 옆자리가 비어있는게 정말 심심했다 어제는 집가도 되냐 그저께는 안 춥냐 하면서 심심한 거리에서 내 귀를 메꾸던 목소리가 사라졌다
한숨을 푹 쉬며 집으로 들어갔지만 바깥보다 더 어두웠다 불이 켜지자 이곳저곳 옷이 널부러져있고 과자 봉지도 분산되어 있었다 아무 신발도 없던 현관에는 가지런히 운동화가 놓여있었다
"장애야 나가" 아잉 하며 비글이 달려들었다 제발 나가 이 신발만 잘 정리 하는놈아
"10분 만에 과자봉지랑 옷 정리 안하면 니 그 웃고있는 입 꼬매버릴수도 있다" 네 김종대 명령 받들었슴돠 하며 옷을 주워들며 접었다
"아...아니다 김종대 부엌가서 술 가져와봐" 네헤? 하며 음흉한 미소를 날리며 부엌으로 가는 종대의 뒷통수에 몰래 엿을 날리고 유리탁자에 있는 봉지를 쓰레기통에 밀어넣자 비로소 사람이 있을 공간이 되었다
"우리 똥강아지 뭐땀시 그라누" 똥강아지 들으면 토나와 하며 양말을 화장실 앞에 던졌다
"설마...헤어짐? 에이 설마 닭살커플이 헤어질리가" "헤어질리가 있어 씨발놈아"
종대의 얼굴이 창백해지며 백현 옆에 붙었다 진짜로?리얼리?진심?참트루?그니까바이사귀면안돼멍청아 내가니그럴줄알았어똥강아지더좋은남자만날...아니여자를만나라결혼을할때가됐어백현!
"좀 닥치고 마시기만 해봐 그럼 예뻐해줄게 그리고 그럴줄 알았으면 진작에 말을 해라 예언비글아" 에휴 하며 한숨으로 말을 끝맞추며 앞에 놓인 그토록 싫어했지만 지금은 반가운 소주를 입으로 털어넣었다 입에들어가자 혀를 감싸고 식도로 넘어갔다 왜 이런걸 마시지 쓰디 쓴데 하며 생각했던때가 있지만 지금은 이해가 되는듯 하다 한잔 두잔 세잔씩 비워가자 왜 이렇게 어지럽지 빈혈인가 했다 종대는 어깨를 흔들고 나는 어지럽고 하지만 입에서는 뭐라 말이 나오고 손에는 뭐가 들려있다 종대는 뺨을 치고 나는 어지러운 머리로 신세를 한탄했다 왜 내가 차여야돼 헤어져도 내가 차는데
내가 더 아깝지 않나 솔직히 내가 더 귀엽고 잘생기고 키..... 내가 더 행복한데 박찬열이 후회할일이야 난 괜찮게 살 수 있어 속에서 파도가쳤다 무언가가 올라오는듯 했다 서서히 더 어지러워졌다 백현아 미쳤어? 변백현 야 변백현 니 방금 흑역사 생성함 추카하며 종대가 말했다 그렇게 자장소리를 들으며 나는 어둠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
| 흨흨흨 |
아 처음 글써 봐요 아 인기 없으면 어쩌지 이제 이글은 서서히 어둠속으로 빠져듭니다...껄껄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