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날, 그 속에 봄을 닮은 너.
봄이 오는 느낌은 청명하고, 하늘은 잿빛에서 푸른색으로 바뀌었다.
아직 바람은 등골이 오싹 할 정도로 서늘하지만, 비추는 햇살이 그 느낌을 날려 버릴 만큼 따뜻하다.
좋다고 할 수도, 나쁘다고 할 수도 없는 이른 봄날씨에 찬열이와 멤버들은 이번에도 역시 선배님들의 무대를 응원하기위해 방송국을 갔다한다.
보고싶은 내 마음이야, 너희를 이렇게라도 볼 수 있다는게 기쁘기도 하면서
하나 둘 컴백하시는 선배님들을 보며 너희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1년. 자그마치 1년이다. 1년동안 1곡을 발표하고 너희는 안개 속으로 숨바꼭질을 하고있다.
다음달엔 나오겠지,하던 생각이 어느새 반년을 넘어 지금은 예상하기도 조금 지친다.
선배들이 각자의 색깔로 신명나게 노래하는걸 보면서, 나도 이렇게 안타깝고 슬픈데 너희는 오죽하랴.
가수도 사회 생활이다보니, 자연스레 붙여진 너희의 라이벌이라는 그룹은 어느새 팀의 색깔을 찾아 평화와 자유를 노래하는데
아이들은 색깔은 커녕 1곡외에 다른곡을 평가받은 적이 없다니 이 얼마나 통탄할 일인가.
내가 보아온 아이들의 회사는, 그리 어리석은 사람들이 아니니까 뜻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억울하기도, 밉기도하다.
이 나이에 아이돌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하기도 우스워보일 수도 있지만, 아이들과 찬열이의 모습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내가 좋아할 수 밖에 없구나 싶어서 헛웃음이 나오기도한다.
오늘도 너무나 어여쁜 아이들의 설렌 봄햇살같은 웃음을 보며 나도 웃어본다.
따스해진 햇볕때문인지 아니면 빛나는 선배님들을 보기 때문인지 오늘따라 더욱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들을 하나하나 보며 모니터를 붙잡고 쓰러진다.
찬열이 역시 내가 껌뻑 죽어나던 안경과 검은 야상에 얼굴을 조금 파묻은 채 웃는 모습이 외려 가슴을 쓰리게 한다.
마치 태양을 억지로 쳐다보려는 것처럼 눈이 따갑다.
그 어떤 바다보다 푸르고, 그 어떤 하늘보다 청아하며, 그 어떤 땅보다 단단하고 굳센 찬열이의 모습을 보면서
왜 가랑비에 젖어가는 강아지마냥 축축 처지는지 모르겠다.
일주일 후면, 이제 만물의 시작이라고 하는 봄이 온다.
앙상한 가지 위엔 살포시 푸른 잎사귀들이 자리할 것이고, 학생들은 새로운 친구에게 인사를 건넬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갈피를 못 잡아 헤매이던 나를 다독여 힘차게 걸어 나아가려 한다.
귀찮다,는 핑계아래 미뤄두었던 것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내 꿈을 만들어가고 싶었다.
찬열이 너도 지친 발걸음이었겠지만, 크게 기지개 펴고 나와 함께 걸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그만 꽁꽁 감춰두고 이쁜 찬열이와 아이들의 모습을 당당히 보고싶다.
완연한 봄에 나타난 만큼, 그 때 다시 돌아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조금은 앞당겨주었으면도 하다.
예쁘고 새로운 모습을 더 빨리 보고싶기도하고, 내가 열심히 걷고있을 때 아이들도 다른 곳에서 열심히 걷는 모습을 보고싶어서.
물론 전자던 후자던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한것 같지만...
나는 찬열이가, 아이들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으면 하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싶고.
그래서 나는 나의 영역에서, 아이들은 아이들의 영역에서 세상을 바꾸려는게 아니라 정의롭게, 본인들로 인해 행복해하고 달라지는 사람이 많아지게 되었으면 하다.
내가 찬열이로 인해 웃음이 많아지고, 아이들로 인해 열정을 되찾은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아이들로 인해 꿈과 희망을 찾았으면 하다.
그리고 아이들도 초록 빛 멜로디를 들려주었으면 하기도 하고.
하얀 도화지에 오색 크레파스 덧칠 하고 있는 너희의 꿈이 좀더 올바르고 희망찬 길로 나아가길 바란다.
손목에 둘러있는 민트색의 '어디든 천국일테니' 가사를 들여다보며 두근 거리는 마음을 되잡아 본다.
찬열이와 함께 걸을 수 있는 이번 생이. 같은 하늘아래 누가 먼저 가는게 아니라 같이 숨 쉬며 살아가는게 기쁘다.
너도 그 걸어가는 삶 '어디든 천국'이었으면 하다.
사랑해. 이 말은 사실 너무 오그라들어서 잘 안하는 말이다. 뱉으면 뱉을수록 더 가슴떨리고 커져가는 것 같아서 안하려했다.
그런데 언제 눈 감을지 모르는 짧은 생에 이 마음을 감춰둬서 뭐하려나싶다.
비록 닿지못하고 날아가다 공기중에 흩어진다하더라도, 말이나 실컷 해볼란다.
사랑해. 사랑한다 찬열아.
찬열아 너의 하루는 어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