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보내고 보냄의 연속이다. 모두가 살면서 한 번씩은 겪었을 가슴 아플 이별은 나는 조금 더 어린 나이에, 조금 더 아픈 방식으로 겪었다.
그리고 이건 지금껏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숨겨두었던 진짜 나의 이야기. 내 가장 아픈 상처였던 동시에 치부이기도 했던 조금은 부끄러운 이야기.
내 아이를 버렸던 오세훈과 대학 선, 후배로 다시 만난 썰 00. prologue.
안녕. 이런 곳에 글을 써 보는 건 처음이라 되게 떨린다.
어떤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할 지 많이 고민되는데
나는 말주변도 없고 글도 잘 못 쓰는 편이라 그냥 생각이 나는대로 내 이야기를 해 볼게.
일단 나는 올해로 스물 세살이 됐고, 이름은 ㅇㅇㅇ이야.
중, 고등학교 땐 공부를 참 잘 했고 남들이 다 부러워하던 남자친구도 한 명 있었어.
지금 내가 하게 될 이야기는 그 아이의 이야기야.
헤어진 지 삼 년만에, 나는 그 아이랑 대학 선 후배로 만나게 됐거든.
제목을 봤으면 다들 짐작했겠지만 그 아이는 나와 내 아이를 버렸어.
우리 아이는 세상 빛도 채 보기 전에 차가운 시체가 되어서 산부인과 병동의 폐기물로 버려졌지.
오세훈.
가끔 아랫 배가 미친듯이 아프고 아무것도 없는 공허한 뱃속에서 아이의 태동이 느껴지는 듯한 착각이 들 때.
나는 그럴 때마다 늘 생각하곤 했었어.
제발 남은 인생동안은 오세훈을 다시는 마주치지 않게 해 달라고.
꿈에서도 내 머릿 속에서도 완전히 사라져서 없었던 사람처럼, 아예 내 인생길에서 그 좆같은 기억을 떠올리지 않게 해 달라고.
치열했던 고 3 수험생의 시절이 지나고 S대에 입학이 결정된 그 당시의 나는 하루하루가 마냥 행복했었어.
모두가 꿈에 그리는 대학, 그리고 나 역시 지난 12년의 세월을 대한민국의 학생으로 살면서 마냥 동경하고 죽은듯이 달려왔던 그 간절한 목표.
나의 이십 대는 그렇게 선물처럼 나를 기쁘게 하고, 때때로 설레게 했었지.
그리고 임신.
나를 거부한 오세훈.
나는 맨 정신으로 살 수 없었어.
결국 대학에도 가지 못했지.
등록금을 반환받고 집으로 돌아오던 날,
그렇게 간절히 그렸던 내 목표를 가슴에 묻고 훌쩍이며 오세훈을 생각하던 밤.
나는 참 많이 울었고, 오세훈은 끝내 내 전화 한 통 받아주질 않더라.
그렇게 끝이었어.
나는 그 아이를 잊기위해 노력했고 매일 밤 꿈에서 만나는 울고있는 어린 아이를 챙기기만도 충분히 벅찼으니까.
그리고 애들아, 나 오늘 오세훈을 다시 만났어.
살고 싶어서 대학을 선택했는데, 그곳에서 다시 지옥을 보게 될 줄이야.
나를 보며 이죽거리는 그 얼굴이 너무 화가 나서 정말 침이라도 한 번 시원하게 뱉어주고 싶었는데, 결국 그것도 못하겠더라.
그냥 바보처럼 그 꼴을 보고만 있었어.
내가 오세훈을 지우고 아이를 마음에 묻기까지 걸린 삼 년이란 시간동안 그 새끼는 참 행복하게 살았던 것 같더라고.
나는 정말 아팠어.
대학도 포기하고 일 년은 방 구석에 처박혀 밥도 물로 제대로 못 삼키고 아파하며 살았어.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시작했던 보육원 봉사 와중에도 이제 막 옹알이를 시작하는 어린 아이들을 보면서 울컥해서 울었고
허한 마음에 바다를 보러가면 당장에라도 뛰어들어 죽고싶다는 생각에 살 수가 없었어.
정신과를 오갔고, 수 차례 상담을 받았으며 이제야 겨우 마음을 추스리고 대학에 왔는데.
다시 시작했던 공부와 재수의 과정에서 또 다시 수 없이 울고 힘들어 했는데.
오세훈은 잘 살고 있더라.
잘 살았나 보더라고.
군대도 다녀왔고, 여전히 잘난 그 면상땜에 신입생들한테도 인기가 장난이 아니더라고.
내가 바보같은 거 알아.
그런데 내가 너무 슬프고 힘들었던 건,
정말 못 견디게 괴롭고 내 자신을 저주할 수 밖에 없었던 그건.
오세훈과 팔짱을 끼고 걷던 그 여자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는 것.
여자친구와 다정히 웃는 그 아이의 얼굴이 내겐 견디기 너무 힘들었단 것.
내가 미쳤나 보다.
근데 난 이제서야 깨달은 거야. 난 오세훈이 너무 밉고 죽이고 싶지만
아직도 그 아이를 잊지못하고 좋아한다.
많이 좋아하고 있다.
나는 아직도 삼 년 전 기억에 허덕이는데
오세훈은 너무나도 예뻤던 그 여자 앞에서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웃고 있어서.
나 너무 아프더라.
포인트 받기도 민망한데 그래도 무플은 민망하니까 포인트 걸어봤어여..ㅋㅋ
짧아서 죄송해여ㅜㅜ 하하..☆★